마트료시카 인형을 아르바트거리에서 본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나는 금가루 반짝이는
옷을 입은 인형을 원했다
커다란 눈동자와 긴 속눈썹의 그녀는 무표정이었고
나는 100 루블에 그녀의 무표정과 휘둘러 입은 전통복을 샀다
점점점점 점이 되고 있다
방 속에 또 다른 방 그 안에 또 다른 방
인형은 긴 속눈썹을 치켜뜨고 한곳만을
바라보았다
얼굴의 미래를 몰랐으므로
마트료시카는 꼼짝 않고 그 방에 그대로 있었다
장난감 처럼 끝이 뾰족한 대성당의 금빛 지붕과
고개 숙여 어둠 밖으로의 탈출을 기원하는 전통복을 입은 사람들과
해양 공원 안에 눈이 지워진 채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눈내리는 거리에서
표정 없이 걷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눈동자에 겹쳐진 침엽수림이 있어
겹겹이 쌓여진 도시는
어둠속에서
방향을 감지 하지 못하고 있다
캄캄한 저녁 밖으로
차마 끄집어 내어지지 못하고 있다
붉은 광장에서 불어온 바람이 그녀와 나의
굳어버린
얼굴에 몰아친다
여전히 바뀌지 않는
이 커다란 인형의 세계가
어둠 속에서
덜그덕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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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여행지에서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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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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