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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키운 국회… 예산 40% 더 늘려
[국회 특권 이대로 안된다] [上]
박수찬 기자
김정환 기자
입력 2023.07.18. 03:43
제75주년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뉴시스
제헌절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시민 600여 명은 “국회의원 기득권 폐지가 헌법 정신”이라고 외쳤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성명에서 “국회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을 비롯해 국회의원 특권은 186가지에 달한다”며 “국회야말로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했다. 장기표 특본 상임대표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정신에 맞게 행동하는 길”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특권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이 여야 경쟁을 넘어 특권 폐지 같은 정치 개혁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성난 민심과 달리 지난 10년간 국회 예산은 40%, 인력은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수당을 비롯해 자기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가 기득권을 내려놓기는커녕 몸집만 키우는 셈이다. 국회 예산은 2013년 5218억원이었지만 올해 7306억원으로 증가했다. 늘어난 예산 2000억원 중 절반은 인건비였다. 2017년 국회의원 보좌진에 8급 비서관이 신설되면서 국회 정원(국회의원 제외)은 2013년 4041명에서 올해 4553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의원실 한 곳마다 한 명씩 둘 수 있는 인턴을 포함하면 인원은 4800명이 넘는다. 국회는 인턴을 정원에 포함하지 않지만 인턴에게는 월 200만원이 세금으로 지급된다.
그래픽=이철원
의원 외교 예산도 2013년 72억원에서 올해 167억원이 책정됐다. 국회가 만든 ‘국회의원 외교 활동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의원들이 의원 외교를 나갈 경우 비즈니스석 항공권과 숙박비·식비, 차량임차료 등이 지원된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는 부산엑스포 유치 때문에 의원 외교 예산이 더 증액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해외 출장의 경우 “정말 필요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 5명은 스페인·프랑스·독일을 10일간 다녀오는 데 비즈니스석 항공료 5500만원을 포함해 세금 9000만원을 썼다. 기재위에서 논의 중인 ‘재정 준칙’ 제도를 시찰한다는 이유였지만 외유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요청이나 국제회의 이외에 ‘위원회의 해외 시찰’도 국회의장의 승인이 있으면 세금을 지원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처럼 아내까지 데려가 해외에서 골프 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의원 외교라면서 본인이 쉬기 위해 주말을 끼고 출장 일정을 잡는 관행은 여전하다”고 했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주최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열린 ‘특권폐지 국민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위치고 있다./ 장련성 기자
국회의원은 월평균 1285만원을 수당으로 받는다. 일반수당과 급식비 등이 매월 20일 통장에 입금되고, 설과 추석에는 명절휴가비로 414만원씩 받는다. 국회의원 1명에겐 9명(인턴 1명 포함)의 보좌 인력이 지원되는데 이들 인건비도 월평균 4500만원이 넘는다. 의원과 보좌진 인건비만 의원실 1곳당 7억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월 150만원 가까운 주유비와 차량유지비, 사무실 운영비, 정책 자료 발송료 등은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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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회는 2022년 국회의원 수당을 월평균 12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같은 해 일본 의회는 코로나 고통 분담 차원에서 2020년 4월 시작한 수당 20%(약 월 250만원) 삭감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뉴질랜드 의회는 2020년 7월부터 6개월간 장관직을 맡은 의원은 20%, 일반 의원은 10%씩 수당을 삭감했다. 이 조치로 20억원가량의 세수가 절약됐다고 뉴질랜드 언론이 보도했다. 인도 의회 역시 “코로나로 인한 비상 상황에 대응하겠다”며 2021년 1년간 의원 수당을 30% 삭감했다. 한국에선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 등 일부 의원들이 자진해 수당 일부를 반납, 기부했지만 해외 같은 수당 삭감은 없었다.
“의원 특권 포기하라” 거리로 나온 시민들 -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주최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열린 ‘특권폐지 국민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위치고 있다. /장련성 기자
국회의원의 ‘무노동 유임금’ 문제도 국회 안팎에서 계속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구속 중 수당 지급 문제다. 국회의원은 임기 도중 구속이 돼도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이상 입법활동비 등 수당이 그대로 지급된다. 3억5000만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작년 9월 법정 구속된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의 경우 형사 사건으로 직위가 해제되면 월급의 50%, 3개월 후부턴 30%만 지급하고, 서울시의회 등 지방의회에선 조례를 개정해 구속된 의원에게 의정활동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본인 재판 준비 등의 이유로 휴가신청서를 내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회의 참석 특별활동비(하루 3만1000원)를 주는 관행, 여야 대립으로 상임위 구성이 안 돼 국회가 제 기능을 못 해도 수당을 지급하는 문제 등도 대표적인 무노동 유임금 사례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자 여야는 일을 안 하면 수당을 줄이는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10건 이상 발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노리고 법안을 발의하지만 정작 계속 주장하는 의원은 찾기 어렵다”며 “자기 목에 방울을 다는 문제라 의원들의 양심에만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여야 지도부와 혁신기구는 최근 국회의원 무노동 유임금 해소,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여의도에선 “또 한 번의 쇼”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 앞에 모인 국회의원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보름 전쯤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수찬 기자
박수찬 기자
정치부 기자로 국민의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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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
2023.07.18 04:39:38
문가놈 자기연금 셀프인상 욕먹었듯 // 국회의원 특권법과 수당및 세비인상 // 지들이 결정못하게 원천봉쇄 해야해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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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러도
2023.07.18 03:57:53
저것보다 더해도 즐라도는 찍어주니까.
더 저렇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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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옹
2023.07.18 03:57:53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삭제한 문가놈이 원흉이다. 입헌국가에서 제헌절을 무시하는 놈들은 반역의 노선이 분명하다. 헌법을 무시, 아니면 경시하겠다는 시발점이다. 그러니 그 안에 있는 뱃지 단놈들 모두 자격 미달임이 분명하다. 여의도 돔을 해체하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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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박ㅁ
2023.07.18 04:32:45
국회폐지, 특권 무효화, 입법권은? 유신의회로. 쫄닥 망해야 될 폐기급 구케의원 놈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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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Bee
2023.07.18 06:02:21
아무 쓸모없는 國會.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특혜는 改나 주고 니들은 그냥 집으로 가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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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안
2023.07.18 06:05:05
국회의원 200명으로 줄입시다. 세금으로 일본항공 비즈니스석 타고 일본 여행 다니는꼴 더이상 못 봐주겠습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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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cwleelee
2023.07.18 05:17:44
국회는 지들마음데로 이제는 자물쇠만드는 장치를 해놔야 마음데로 못하지 너무특권이많코 남용하여 국민세금만 축난다 이번기회에 싹정리했으면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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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신령
2023.07.18 06:11:15
지금수준이면 국회원 없어야된다 수준도 안되는자들 특권만누리고 이법활동은 저들만의 잔치고 국민혈세 빠는 흡혈귀들이다 100명 이하로하고 특권다 없애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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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2023.07.18 06:16:18
국회의원 특히 민주당정권 국회의원들은 국민 혈세 갈취 강도가 전문인 북익 충성 토착 불순분자 말종들 아닌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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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사
2023.07.18 06:15:31
구캐의원 인원 절반으로 줄이고 세비는 절반으로 깎고 보좌관은 2명으로 줄이면 지금처럼 싸움도 안하고 김남국이처럼 코인도 안하고 이재명처럼 헷소리도 안할게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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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2023.07.18 06:15:08
이참에 국회의원 정원에 대한 국민투표 하자 100명 이하, 200명 이하, 300명 이하... 압도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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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인
2023.07.18 06:14:15
의원 세비, 의원 정수 등 의회 관련 입법, 사법, 행정 사항은 국회 밖의 위원회 같은 곳에서 결정도록 하면 좋겠네요. 자기 것을 자기가 만드니 문제가 해결 안되죠.
답글작성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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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마
2023.07.18 06:12:38
여의도가 아닌 도적 소굴이었구나~~!!!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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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택
2023.07.18 06:21:25
국회 예산은 국회의원이 결정 못하는 장치를 마련해라. 인간들만 모았어
답글작성
5
0
신전
2023.07.18 06:23:30
100명으로 줄여야 나라가 산다. 철마다 돈 타작하는 해외 연수도 맹탕에 가짜, 빈곤포르노 청담동 술자리 등 가짜 뉴스 공장 직원들, 반정부 꼼수 시민단체 동참하는 지원단체 국회, 뇌숭숭 전자랜지 참외 만드는 북괴 수준의 시위대, 모든 사안을 외눈박이로 보면서 선진 국민 선동으로 몰아가는 국회 정치권이니...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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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2023.07.18 06:13:29
일도 안하고 성과도 없으면서 보좌진 9명이 웬 말이냐? 우선 보좌진 숫자 부터 줄이고, 국회의원도 안철수 안대로 100명으로 줄이자.
답글작성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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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택
2023.07.18 06:25:12
지금수준이면 국회의원 없어도 아무 필요 없습니다. 의원 반으로 줄이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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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도곰탱이
2023.07.18 06:24:30
문재인 국회 이대로는 않돼 ~^ 문재인국회 운동권 간첩들도 색출해야 ~& 문재인 국회는 일 안하고 특혜만 많이 만들고 놀고 "무노동 고임금" 국회 해산하고 "전과자 출마금지" 법 만들어라 .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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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2023.07.18 06:28:39
국민 섬기라고 뽑아놓으니 사리사욕 다 챙기고 목에 힘주고 온갖 특혜에 맨날 여야 소모정치전으로 ㄱㅁㄴ생은 둣전이고 국민위에 군림하는 OO들. 인원을 반으로 줄이고 모든 특권 내려놔야 3류정치가 1류로 바뀐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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彌來韓國
2023.07.18 06:26:40
왜 국회의원이 비즈니스를 타야 하는가? 국민의 명령을 받는 머슴이라면서? 게다가 일도 안 하고. 하는 일도 없고. 국회의원 특권 모두 폐지는 말할 것도 없고 정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세비는 없는 무료 봉사직으로 바꾸고, 생전에 비리가 밝혀지면 비리시점부터 연금은 모두 박탈및 취소하고, 이상의 조건 상향변경은 국민 2/3가 국민투표로 동의해야만 가능하도록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두표를 함께 하는 국민저항운동을 하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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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Lovers
2023.07.18 06:31:31
입법독재 막아야한다..이런 국회가세계어디있나?
답글작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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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사나이
2023.07.18 06:31:11
국회에서돈은많이받아처먹으면서제일일은안하고국민세금이봉이냐 장차관제도도없애라무슨차관이필요하냐아무역할도일도않하는것들왜필요하냐국민세금축내려고앉아잇냐저대로하는일이무엇이냐 무슨일만나면면피할생각만하고잇는데무슨발전이잇냐다들그만하고공무원수도반으로줄여라쓸데없는법들다없애버려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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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산
2023.07.18 06:29:51
국민이심판해야된다 사기꾼 조폭 깡패 지능저하 골통들등 국민괴롭히는놈모두모여있는버러지집단 이런것에촛불혁명이필요하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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