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증(證)을 논(論)하다
현훈(眩暈)의 일증(一證)은 허(虛)한 경우가 80~90%를 차지(:居)하고 화(火)를 겸하거나 담(痰)을 겸한 경우는 10~20%에 불과(不過)할 뿐이다.
그 이유(由)를 찾아보면(:原) 노권(勞倦)의 과도(過度)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기포(饑飽)의 실시(失時)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구토(嘔吐)로 상(上)을 상(傷)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설사(泄瀉)로 하(下)를 상(傷)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한(大汗)으로 망양(亡陽)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현목(眴目) 경심(驚心)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노심초사(焦思)하여도 풀리지 않아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맞거나 욕(辱)을 당하여 기(氣)가 탈(奪)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비애(悲哀)로 통초(痛楚: 몹시 아프거나 괴로움)하므로 대규(大叫) 대호(大呼)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모두 양(陽) 중의 양(陽)이 상(傷)한 것이다.
또 토혈(吐血) 뉵혈(衄血) 변혈(便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옹종(癰腫)이 크게 궤(潰)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금석(金石)에 파(破)하거나 상(傷)하여 실혈(失血) 통극(痛極)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남자(男子)가 종욕(縱慾)하여 기(氣)가 정(精)을 따라 거(去)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부녀(婦女)가 붕림(崩淋)하거나 산후(産後)의 거혈(去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모두 음(陰) 중의 양(陽)이 상(傷)한 것이다.
또 대취(大醉)한 후에 습열(濕熱)의 상승(相乘)으로 운(運)한 경우가 있으니, 이는 음(陰)이 상(傷)한 것이다.
대노(大怒)한 후에 목(木)의 강(强)을 함부로(:肆) 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기(氣)가 상(傷)한 것이다.
담음(痰飮)이 중(中)에 유(留)하여 치절(治節)이 불행(不行)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비(脾)가 약(弱)한 것이다. 이들은 또한 유여(有餘)한 중에 부족(不足)한 것이다.
연로(年老)로 정(精)이 쇠(衰)하거나 노권(勞倦)이 날로 적(積)하여 갑자기 불면(不眠)을 앓거나 갑자기 현훈(眩暈)으로 괴로워(:苦)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영위(營衛)가 모두 허(虛)하여 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살펴보건대, 허실(虛實)로 변별(辨)할 수 있느니라. 곧 내경([內經])에서 말하는 것들도 역시 허(虛)를 말하지 않음이 없었다.
어찌하여 후세(後世)의 제가(諸家)들은 늘 각자가 줄곧(:逞) 억측(億)하여 말하는(:說) 것인가? 그 병정(病情)들이 과연 내경(經)의 정의(義)에 서로 합(合)한 것인가? 남(南)을 가리키면서 북(北)이라고 하면 후학(後學)들을 그르치지 않겠는가?
이로 인하여 그 잘못(:尤)을 지적(摘)하니, 아래에 전부(:悉) 말하겠다.
一. 하간(河間)이 현운(眩運)을 논(論)할 때 오직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의 일구(一句)만을 취하여 "제풍(諸風) 도현(掉眩)은 모두 간목(肝木)에 속(屬)하니, 풍(風)은 동(動)을 주(主)하는 까닭이다. 소위 '풍기(風氣)가 심(甚)하여 두목(頭目)이 현훈(眩暈)한다.' 는 것은 풍목(風木)이 왕(旺)하므로 말미암아 반드시 금(金)이 쇠(衰)하게 되어 목(木)을 제(制)하지 못하며, 목(木)은 다시 화(火)를 생(生)하니, 풍(風)과 화(火)는 모두 양(陽)에 속(屬)하고 양(陽)은 동(動)을 주(主)하므로, 두 가지 동(動)이 상박(相搏)하면 선전(旋轉)하게 된다. 화(火)는 본래 동(動)하는데 불꽃(:焰)이 풍(風)을 얻게 되면 자연히 선전(旋轉)하게 된다." 하였다.
이는 풍목(風木)의 의미(:義)를 해석(釋)한 것인데, 진실로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의 말은 운기(運氣)와 장기(臟氣)가 속(屬)한 이치(理)를 말한 것이지, 현운(眩運)의 병정(病情)을 모두 말한 것이 아님은 모르는 것이다. 반드시 구문편(<口問篇>) 위기편(<衛氣篇>) 결기편(<決氣篇>) 경맥편(<經脈篇>) 해론(<海論>) 등의 의미(:義)와도 같아야 비로소 가장 적절(切)하고도 최근 가까운(:近) 논리(論)인데, 어찌하여 하간(河間)은 그 중에서 하나라도 인용(引)하여 증거(證)로 삼지 않았는가? 오직 풍(風)과 화(風)라는 두 글자만 현운(眩運)의 일증(一證)에다 맞추었으니(:該), 어찌 실수(失)가 아니겠는가?
또 단계(丹溪)가 현운(眩運)을 논(論)하면서 이르기를 "담(痰)이 상(上)에 있고 화(火)가 하(下)에 있으니, 화(火)가 염상(炎上)하여 그 담(痰)을 동(動)한 것이다. 이 증(證)은 담(痰)에 속(屬)하는 것이 많다. 대개 담(痰)이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비록 풍(風)으로 인하여도 반드시 담(痰)이 있다. 기허(氣虛)를 협(挾)하여도 또한 마땅히 담(痰)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보기(補氣) 강화(降火)하는 약(藥)을 겸용(兼用)하여야 한다." 하였다.
만약 이 논(論)에 의거(據)하자면, 모든 현운(眩運)에 속(屬)하는 것은 담증(痰證)이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헌기(軒岐)의 말씀에는 전혀(:絶然) 담음(痰飮)을 언급(及)하지 않았는가? 어째서 단지 "상기(上氣)가 부족(不足)하면 두(頭)는 몹시 경(傾)하고 목(目)은 현(眩)한다." 하였고, "상(上)이 허(虛)하면 현(眩)한다." 하였으며, "독맥(督脈)이 허(虛)하면 두중(頭重) 고요(高搖)한다." 하였고, "수해(髓海)가 부족(不足)하면 뇌전(腦轉) 이명(耳鳴)하면서 현모(眩冒)한다." 라고 하였는가? 이것들 모두 어찌 모두 담증(痰證)이겠는가? 또 내가 앞의 장(章)에서 나열(列)한 제증(諸證)들은 모두 현운(眩運)의 원인(:由)이 아님이 없는데, 또한 그것이 어찌 모두 담증(痰證)이겠는가?
따라서 단계(丹溪)는 말하기를 "담(痰)이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마땅히 담(痰)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다른 약(藥)들을 겸용(兼用)하여야 한다."라고 하였지만, 나는 말하기를 "허(虛)가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마땅히 허(虛)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그 표(標)를 참작(酌)하여 겸(兼)하여야 한다."고 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나는 가릴(:必) 수 없지만, 잠시 내경(經)의 정의(義)를 인용(引)하여 그 대의(大意)를 이와 같이 표현(表)하였다. 현명(明)한 자가 이를 바로잡아(:正) 주기를 기다린다.
一. 두통(頭痛)의 병(病)은 상(上)이 실(實)한 증(證)이고, 두현(頭眩)의 병(病)은 상(上)이 허(虛)한 증(證)이다.
따라서 내경([內經])에서 매우 분명(明)하게 분별(分別)하였으니, 이르기를 "두통(頭痛) 전질(巓疾)은 상실(上實) 하허(下虛)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상실(上實) 하허(下虛)하면 궐(厥) 전질(巓疾)이 된다." 하였다. 이는 사기(邪氣)가 상(上)에 있으므로 통(痛)한 것이니, 따라서 '상(上)이 실(實)하다.' 라고 한 것이다.
현운(眩運)의 병(病)에 대해서는 (내경에) 이르기를 "상기(上氣)의 부족(不足)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상(上)이 허(虛)하면 현(眩)한다." 하였는데, 상(上)의 실(實)을 말하는 것은 듣지 못하였다.
그런데 후세(後世)의 제가(諸家)들 중에서 엄용화(嚴用和) 양인재(楊仁齋)의 무리들이 이르기를 "결(結)하여 음(飮)이 되니, 기(氣)를 따라 상역(上逆)한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피로(疲勞)의 과도(過度)로 하허(下虛) 상실(上實)한 것이다." 하였으며, 또 이르기를 "신가(腎家)가 납기(納氣)하지 못하여 제가(諸家)의 기(氣)가 역분(逆奔)하여 상(上)한 것이다." 하였다. 주단계(朱丹溪)도 말하기를 "담(痰)이 상(上)에 있고 화(火)가 하(下)에 있다." 하였다. 대개 이들은 모두 상(上)의 실(實)을 말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와 같이 내경([內經])과 상반(相反)되는 것인가? 아(:噫)! 이는 실(實)로 후인(後人)들이 명철(明)하지 못한 것이로다!
대개 현운(眩運)의 증(證)은 두중(頭重)하거나 혹 안흑(眼黑)하거나 혹 뇌수(腦髓)가 선전(旋轉)하여 동작(動)할 수 없다. 이 실(實)이라고 말한 이유(由)를 구(求)하여 보자면 두중(頭重)은 상(上)의 실(實)이다는 것에 불과(不過)하다. 그런데 이것도 두(頭)가 본래 예전(:往日)보다 중(重)하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중(重)함을 이기지(:勝) 못하는 것이 예전(:往日)보다 심(甚)하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상(上)의 힘(:力)이 이기지(:勝) 못하는 것은 양(陽)의 허(虛)이지, 어찌 상(上)의 실(實)이겠는가? 또 어찌 기(氣)의 귀원(歸元)하지 못함과 제기(諸氣)의 역분(逆奔)이 있겠는가?
대개 상(上)이 실(實)하면 마땅히 강(降)하여야 하고 마땅히 억(抑)하여야 하지만, 상(上)이 허(虛)하면 생기(生氣)를 다시 벌(伐)하는 것은 매우 마땅하지 않다.
이것이 상실(上實) 하허(下虛)의 요지(旨)이다. 이는 변별(辨)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를 그르치면 해(害)가 될 것이다.
一. 두현(頭眩)에는 대소(大小: 어른과 아이)의 차이(異)가 있지만, 결국 두현(頭眩)할 뿐이니, 이로 살피면 허실(虛實)의 병정(情)을 얻을 수 있다.
어째서 이렇게 말하는가?
만약 요즘 사람들(:今人)의 기품(氣稟)이 박약(薄弱)한 것은 소장(少壯)을 막론(:無論)하고 노권(勞倦)이거나 혹 주색(酒色)한 후(後)에 그러하니, 갑자기 경쇠(:磬) 소리 같이 이명(耳鳴)하거나 혹 두현(頭眩) 안흑(眼黑)하다가 별안간(:倏頃) 그치니, 이는 사람들에게 일상(常)으로 있는 일이다. 또 중년(中年) 이후에 현부(眩仆) 졸도(卒倒) 등의 증(證)이 많이 나타나니, 이도 또한 사람들에게 일상(常)으로 있는 일이다.
단지 갑자기 운(運)하다가 갑자기 그치는 경우는 사람들이 모두 두훈(頭暈) 안화(眼花)라 말하고, 졸도(卒倒)하여 불성(不醒)하는 경우는 사람들이 반드시 중풍(中風) 중담(中痰)이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그치는 것은 기혈(氣血)이 패(敗)하지 않았다는 것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旋)이 나타나다가 선(旋)이 그치면 작은 중풍(:小中風)이고, 졸도(卒倒)하여 심(甚)하면 근본(根本)이 이미 휴(虧)한 것이므로 갑자기 병(病)하여 회복(復)이 어려우니 곧 큰 두현(:大頭眩)이다.
또 반드시 중년(中年) 이후에 나타나는 것이니, 소장(少壯)과 비교(較)하면 더욱 알 수 있느니라. 이로 살펴보면 풍(風)인지 풍(風)이 아닌지, 담(痰)인지 담(痰)이 아닌지를 허실(虛實)로 깨달을(:悟) 수 있다.
어찌하여 요즘 사람들(:今人)은 병기(病機)를 알지도 못하고 단지 현부(眩仆) 불어(不語) 등의 증(證)만 보이면 풍담(風痰)이라고 말하지 않음이 없으면서, (그 치료를) 소(消)하지 않으면 산(散)하는 것인가?
미약(:幾微)한 기(氣)에다가 다시 산삭(剷削: 깎다)하는 것을 감당(堪)하지 못할까 내가 염려하니, 심(深)히 슬픈(:悲) 일이로다!
첫댓글 현훈(眩暈)의 일증(一證)은 허(虛)한 경우가 80~90%, 화(火)를 겸하거나 담(痰)을 겸한 경우는 10~20%
노권(勞倦)의 과도(過度)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기포(饑飽)의 실시(失時)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구토(嘔吐)로 상(上)을 상(傷)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설사(泄瀉)로 하(下)를 상(傷)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대한(大汗)으로 망양(亡陽)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현목(眴目) 경심(驚心)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노심초사(焦思)하여도 풀리지 않아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맞거나 욕(辱)을 당하여 기(氣)가 탈(奪)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비애(悲哀)로 통초(痛楚: 몹시 아프거나 괴로움)하므로 대규(大叫) 대호(大呼)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모두 양(陽) 중의 양(陽)이 상(傷)한 것
토혈(吐血) 뉵혈(衄血) 변혈(便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옹종(癰腫)이 크게 궤(潰)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금석(金石)에 파(破)하거나 상(傷)하여 실혈(失血) 통극(痛極)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고, 남자(男子)가 종욕(縱慾)하여 기(氣)가 정(精)을 따라 거(去)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며, 부녀(婦女)가 붕림(崩淋)하거나 산후(産後)의 거혈(去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모두 음(陰) 중의 양(陽)이 상(傷)한 것
대취(大醉)한 후에 습열(濕熱)의 상승(相乘)으로 운(運)한 경우가 있으니, 이는 음(陰)이 상(傷)한 것
대노(大怒)한 후에 목(木)의 강(强)을 함부로(:肆) 하므로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기(氣)가 상(傷)한 것
담음(痰飮)이 중(中)에 유(留)하여 치절(治節)이 불행(不行)하여 운(運)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비(脾)가 약(弱)한 것이다. 유여(有餘)한 중에 부족(不足)한 것
연로(年老)로 정(精)이 쇠(衰)하거나 노권(勞倦)이 날로 적(積)하여 갑자기 불면(不眠)을 앓거나 갑자기 현훈(眩暈)으로 괴로워(:苦)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영위(營衛)가 모두 허(虛)하여 된 것
하간(河間)이 현운(眩運)을 논(論)할 때 오직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의 일구(一句)만을 취하여 "제풍(諸風) 도현(掉眩)은 모두 간목(肝木)에 속(屬)하니, 풍(風)은 동(動)을 주(主)하는 까닭이다. 소위 '풍기(風氣)가 심(甚)하여 두목(頭目)이 현훈(眩暈)한다.' 는 것은 풍목(風木)이 왕(旺)하므로 말미암아 반드시 금(金)이 쇠(衰)하게 되어 목(木)을 제(制)하지 못하며, 목(木)은 다시 화(火)를 생(生)하니, 풍(風)과 화(火)는 모두 양(陽)에 속(屬)하고 양(陽)은 동(動)을 주(主)하므로, 두 가지 동(動)이 상박(相搏)하면 선전(旋轉)하게 된다. 화(火)는 본래 동(動)하는데 불꽃(:焰)이 풍(風)을 얻게 되면 자연히 선전(旋轉)하게 된다." 하였다.
이는 풍목(風木)의 의미(:義)를 해석(釋)한 것인데, 진실로 비슷한 것 같다.
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의 말은 운기(運氣)와 장기(臟氣)가 속(屬)한 이치(理)를 말한 것이지, 현운(眩運)의 병정(病情)을 모두 말한 것이 아님
단계(丹溪)가 현운(眩運)을 논(論)하면서 "담(痰)이 상(上)에 있고 화(火)가 하(下)에 있으니, 화(火)가 염상(炎上)하여 그 담(痰)을 동(動)한 것이다. 이 증(證)은 담(痰)에 속(屬)하는 것이 많다. 대개 담(痰)이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비록 풍(風)으로 인하여도 반드시 담(痰)이 있다. 기허(氣虛)를 협(挾)하여도 또한 마땅히 담(痰)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보기(補氣) 강화(降火)하는 약(藥)을 겸용(兼用)하여야 한다." 하였다.
만약 이 논(論)에 의거(據)하자면, 모든 현운(眩運)에 속(屬)하는 것은 담증(痰證)이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헌기(軒岐)의 말씀에는 전혀(:絶然) 담음(痰飮)을 언급(及)하지 않았는가? 어째서 단지 "상기(上氣)가 부족(不足)하면 두(頭)는 몹시 경(傾)하고 목(目)은 현(眩)한다." 하였고, "상(上)이 허(虛)하면 현(眩)한다." 하였으며, "독맥(督脈)이 허(虛)하면 두중(頭重) 고요(高搖)한다." 하였고, "수해(髓海)가 부족(不足)하면 뇌전(腦轉) 이명(耳鳴)하면서 현모(眩冒)한다." 라고 하였는가?
따라서 단계(丹溪)는 "담(痰)이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마땅히 담(痰)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다른 약(藥)들을 겸용(兼用)하여야 한다."라고 하였지만, 나는 말하기를 "허(虛)가 없으면 현(眩)이 될 수 없다. 마땅히 허(虛)의 치료(治)를 위주(爲主)로 하면서 그 표(標)를 참작(酌)하여 겸(兼)하여야 한다."고 한다.
두통(頭痛)의 병(病)은 상(上)이 실(實)한 증(證)이고, 두현(頭眩)의 병(病)은 상(上)이 허(虛)한 증(證)이다.
따라서 내경([內經])에서 매우 분명(明)하게 분별(分別)하였으니, 이르기를 "두통(頭痛) 전질(巓疾)은 상실(上實) 하허(下虛)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상실(上實) 하허(下虛)하면 궐(厥) 전질(巓疾)이 된다." 하였다. 이는 사기(邪氣)가 상(上)에 있으므로 통(痛)한 것이니, 따라서 '상(上)이 실(實)하다.' 라고 한 것이다.
현운(眩運)의 병(病)에 대해서는 (내경에) 이르기를 "상기(上氣)의 부족(不足)이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상(上)이 허(虛)하면 현(眩)한다." 하였는데, 상(上)의 실(實)을 말하는 것은 듣지 못하였다.
그런데 후세(後世)의 제가(諸家)들 중에서 엄용화(嚴用和) 양인재(楊仁齋)의 무리들이 이르기를 "결(結)하여 음(飮)이 되니, 기(氣)를 따라 상역(上逆)한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피로(疲勞)의 과도(過度)로 하허(下虛) 상실(上實)한 것이다." 하였으며, 또 이르기를 "신가(腎家)가 납기(納氣)하지 못하여 제가(諸家)의 기(氣)가 역분(逆奔)하여 상(上)한 것이다." 하였다. 주단계(朱丹溪)도 말하기를 "담(痰)이 상(上)에 있고 화(火)가 하(下)에 있다." 하였다. 대개 이들은 모두 상(上)의 실(實)을 말하는 것이다.
어째서 이와 같이 내경([內經])과 상반(相反)되는 것인가? 아(:噫)! 이는 실(實)로 후인(後人)들이 명철(明)하지 못한 것이로다!
현운(眩運)의 증(證)은 두중(頭重)하거나 혹 안흑(眼黑)하거나 혹 뇌수(腦髓)가 선전(旋轉)하여 동작(動)할 수 없다. 이 실(實)이라고 말한 이유(由)를 구(求)하여 보자면 두중(頭重)은 상(上)의 실(實)이다는 것에 불과(不過)하다. 그런데 이것도 두(頭)가 본래 예전(:往日)보다 중(重)하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중(重)함을 이기지(:勝) 못하는 것이 예전(:往日)보다 심(甚)하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상(上)의 힘(:力)이 이기지(:勝) 못하는 것은 양(陽)의 허(虛)이지, 어찌 상(上)의 실(實)이겠는가? 또 어찌 기(氣)의 귀원(歸元)하지 못함과 제기(諸氣)의 역분(逆奔)이 있겠는가?
대개 상(上)이 실(實)하면 마땅히 강(降)하여야 하고 마땅히 억(抑)하여야 하지만, 상(上)이 허(虛)하면 생기(生氣)를 다시 벌(伐)하는 것은 매우 마땅하지 않다.
이것이 상실(上實) 하허(下虛)의 요지(旨)이다.
두현(頭眩)에는 대소(大小: 어른과 아이)의 차이(異)가 있지만, 결국 두현(頭眩)할 뿐이니, 이로 살피면 허실(虛實)의 병정(情)을 얻을 수 있다.
요즘 사람들(:今人)의 기품(氣稟)이 박약(薄弱)한 것은 소장(少壯)을 막론(:無論)하고 노권(勞倦)이거나 혹 주색(酒色)한 후(後)에 그러하니, 갑자기 경쇠(:磬) 소리 같이 이명(耳鳴)하거나 혹 두현(頭眩) 안흑(眼黑)하다가 별안간(:倏頃) 그치니, 이는 사람들에게 일상(常)으로 있는 일이다. 또 중년(中年) 이후에 현부(眩仆) 졸도(卒倒) 등의 증(證)이 많이 나타나니, 이도 또한 사람들에게 일상(常)으로 있는 일이다.
단지 갑자기 운(運)하다가 갑자기 그치는 경우는 사람들이 모두 두훈(頭暈) 안화(眼花)라 말하고, 졸도(卒倒)하여 불성(不醒)하는 경우는 사람들이 반드시 중풍(中風) 중담(中痰)이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그치는 것은 기혈(氣血)이 패(敗)하지 않았다는 것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旋)이 나타나다가 선(旋)이 그치면 작은 중풍(:小中風)이고, 졸도(卒倒)하여 심(甚)하면 근본(根本)이 이미 휴(虧)한 것이므로 갑자기 병(病)하여 회복(復)이 어려우니 곧 큰 두현(:大頭眩)이다.
또 반드시 중년(中年) 이후에 나타나는 것이니, 소장(少壯)과 비교(較)하면 더욱 알 수 있느니라. 이로 살펴보면 풍(風)인지 풍(風)이 아닌지, 담(痰)인지 담(痰)이 아닌지를 허실(虛實)로 깨달을(:悟) 수 있다.
어찌하여 요즘 사람들(:今人)은 병기(病機)를 알지도 못하고 단지 현부(眩仆) 불어(不語) 등의 증(證)만 보이면 풍담(風痰)이라고 말하지 않음이 없으면서, (그 치료를) 소(消)하지 않으면 산(散)하는 것인가?
요약
1. 현훈의 원인: 허팔실(담)이
2. 허의 원인들
3. 하간의 오류, 단계의 오류
4. 상실 하허
5. 허실의 병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