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색종이로 저고리, 바지, 풍금 그리고 집을 접으며 놀던 기억이 납니다.
오래전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 마지막은 늘 집안의 불이 꺼지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집이 투자의 한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요즘.
서도호의 집 설치미술이 드디어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여행다니며 많은 해외의 집들을 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것은 몽골의 게르입니다.
그걸 보며 소라게가 생각났습니다.
자기 집을 이고지고 다니는 소라게.
집이란게 짐일까?
짐보따리를 어느집에다 펼쳐놓을까?
보여주지 않은 나의 마음 속 기억의 집도 궁금합니다.
기억에 투자하는 가을이 되기를^^*
올 가을 아래 두개의 전시회를 꼭 가보려합니다.
(챕지피티 참조)
*서도호 개인전 일정
전시명: 《서도호》
기간: 2026년 8월 27일 ~ 2027년 2월 9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서도호 — 어떤 작가인가
서도호(徐道濩, Do Ho Suh, 1962~)**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ISD)과 예일대에서 회화와 조각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서울·뉴욕·런던 등 여러 도시를 오가며 작업해 왔습니다.
*그의 작품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핵심어는 집·이동·기억·정체성·개인과 공동체입니다.
특히 유명한 것이 자신이 살았던 집이나 복도·계단·문을 반투명한 천으로 실제 크기에 가깝게 재현한 작품입니다. 단단하고 움직일 수 없는 ‘집’을 가볍게 접어서 이동할 수 있는 천으로 바꾸면서, **“집이란 주소인가, 아니면 내가 가지고 다니는 기억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또 하나의 축은 개인과 집단의 관계입니다. 대표작 《바닥》(1997~2000)에서는 수많은 작은 인간들이 팔을 들어 거대한 유리판을 떠받칩니다. 한 개인은 아주 작지만 그들이 모여 하나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개인은 집단 속에서 사라지는가, 아니면 개인들이 있어야 집단이 존재하는가라는 양면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서도호 작품은 단순히 ‘천으로 집을 만드는 작가’라고 보면 아쉽습니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질문은 오히려 이것에 가깝습니다.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장소가 바뀌어도 나는 같은 사람인가?”
“개인과 공동체의 경계는 어디인가?”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는 특히 좋은 기회입니다. 지난 30여 년의 초기작·드로잉부터 《Who am we》, 《바닥》, 《완벽한 집》, 《둥지/들》과 최신 작업까지 연결해 보여주기 때문에, 서도호가 어떻게 이런 질문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서도호 작품을 철학적으로—‘집·기억·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조금 깊게 설명해드릴게요. 그쪽이 꽤 흥미롭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전시 보기 전에 딱 한 작품만 미리 공부한다면 《바닥》을 추천합니다. 그 작품부터 보면 이후의 ‘집’ 작품에서 왜 개인·공동체·공간이 서로 연결되는지가 훨씬 잘 보입니다.
집은 어디까지가 ‘나’일까
우리는 보통 몸의 경계까지를 ‘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서도호는 그 경계를 넓힙니다.
오랫동안 살았던 방, 매일 잡았던 문손잡이, 올라갔던 계단, 창문의 위치까지도 기억 속에 축적됩니다. 그렇다면 내가 살았던 공간 역시 나의 일부가 아닐까?
그래서 그는 과거에 살았던 공간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천으로 다시 만듭니다. 실제 집은 떠나왔지만 기억 속 공간을 다시 몸 밖으로 꺼내놓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왜 하필 ‘천’일까요?
여기가 서도호 작품에서 아주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건축은 원래 무겁고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반대로 천은 가볍고 투명하며 접을 수 있습니다.
즉, 정착해야 하는 집 → 가지고 이동할 수 있는 집으로 바뀝니다.
서울에서 미국으로, 다시 영국으로 이동하며 살아온 그의 경험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서도호의 집은 특정 주소에 고정된 집이라기보다 기억 속에서 가지고 다니는 집입니다.
‘통로’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방보다 오히려 문, 복도, 계단, 출입구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한 공간과 다른 공간의 사이에 존재하죠.
한국과 미국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고향과 타향 사이, 개인과 집단 사이….
서도호에게 인간은 어느 한곳에 완전히 고정되어 있기보다 계속 경계를 통과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존재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질문을 가지고 전시를 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사는 집을 떠난다면, 그 집에서 무엇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
가구는 버릴 수도 있고 건물은 두고 가지만, 햇빛이 들어오던 방향이나 계단을 오르던 느낌, 창밖의 풍경 같은 것은 몸에 남습니다.
그래서 서도호의 작품은 처음에는 거대한 설치미술처럼 보이지만, 오래 보고 있으면 의외로 **아주 개인적인 ‘기억에 관한 미술’**로 다가옵니다.
*이대원 개인전
기간/26년 8월6일~11월8일
장소/덕수궁 현대 미술관
전시 제목은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덕수궁관에서 8월 6일~11월 8일 열립니다. 작품 120여 점, 아카이브 100여 점으로 규모도 상당합니다. 초기작 《북한산》(1938)부터 대표적인 과수원·산·연못·들판 풍경까지 그의 화풍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건 이대원을 단순히 **‘화려한 색의 행복한 풍경화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한국의 자수·나전칠기 같은 공예의 색채와 동양화의 붓질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색점·색선·색면이 겹쳐지는 자신만의 현대회화로 발전시킨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그래서 회화를 좋아하신다면 이대원전은 꽤 추천할 만합니다. 서도호가 공간·기억·이동을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라면, 이대원은 색채와 풍경을 실제 눈으로 즐기는 맛이 큰 전시라 두 전시가 아주 다릅니다.
첫댓글 그림을 어떻게 봐야하죠?
"그냥 참 좋다~~~그거면 되는거야."라는 미술평론가의 말이 기억납니다.
그쵸. 좋으면 된겁니다.
물론 아는만큼 보입니다.
그 아는게 꼭 지식을 말하는게 아니라, 시간 즉 살아온 세월, 경험치 일 수도 있더군요.
그래도 조금 공부하면 확실히 시야는 넓은 듯 합니다. 그 조금에 도움되라고 쬐끔 정보 올려드립니다.
미술 뿐만 아닌, 다른 어떤 것들도 관심도의 차이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삶에서 오는 경험도 중요하지요.
덕분에 미술 공부 좀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