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의 별명은 대광보조관음大光普照觀音이고,
육관음 중 하나로 육도六道 가운데 아수라도阿修羅道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범어로 에카다사무카Ekādaśamukha,
11최승最勝·11면의 의미다.
에카다사는 숫자 11,
무카는 얼굴을 뜻한다. 밀호는 자민금강慈愍金剛이다.)
머리 위에 있는 11면 중에서 좌우의 10면은 보살의 10가지 단계인
인위因位의 10지地를 표시한 것이며
맨 위의 1면은 11지의 불과佛果를 나타낸 것이다.
모든 중생이 무명無明을 11품品으로 바꾸어 11지 불과를 얻는다는 뜻이다.
보살의 상호는 성취의 원만한 공덕을 나타내기 위해 그를 구체화한 것이다.
『십일면관자재보살심밀언염송의궤경十一面觀自在菩薩心密言念誦儀軌經』에서 그 공덕을 분류했다.
(변화관음인 십일면관음을 설한 『십일면경』은 『십일면관자재보살심밀언염송의궤경』,
『십일면신주경』, 『십일면관세음신주경』의 약칭이다. 불공不空이 번역했다.)
■ 십종승리十種勝利
▲ 이제병離諸病 : 모든 질병을 여윈다.
▲ 여래섭수如來攝受 : 일체를 여래가 섭수한다.
▲ 호재곡護財穀 : 자연히 금은재보와 모든 곡맥 등을 얻게 된다.
▲ 원적불해怨敵不害 : 원한이 있는 사람과 원수를 막아낸다.
▲ 국왕위문國王慰問 : 국가의 높은 사람으로부터 먼저 문안 위로를 받는다.
▲ 불피충독한열不被虫毒寒熱 : 독약이나 벌레의 독을 입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를 물리친다.
▲ 도장불해刀杖不害 : 칼과 몽둥이 해를 입지 않는다.
▲ 수불익水不溺 : 물에 빠지지 않는다.
▲ 화불소火不燒 : 불에 타지 않는다.
▲ 불요절不夭折 : 비명횡사하거나 요절하지 않는다.
이 보살은 허공장원 남쪽에 위치하고 그 상호는 하얀 피부고,
본신本身의 얼굴이 있고, 그 머리 위에 분신分身으로 11개의 또 다른 얼굴이 있다.
이를 십일면이라고 한다.
11면의 얼굴은 정수리에 셋,
그 오른쪽에 셋,
왼쪽에 얼굴이 셋 있고,
정상과 뒷면에 각각 얼굴이 하나 있다.
11면 관음은 보통 팔이 둘인 것이 많지만 4비상도 있다.
2비상일 경우의 지물은 보통 연화와 보주지만 4비상일 경우 지물이 여러 가지다.
오른쪽 첫 번째 손은 시무외인을 하고 두 번째 손은 염주를 들고 있으며,
왼쪽 첫 번째 손은 활짝 핀 연꽃을 들고 두 번째 손에는 보병이 있다. 연화대 위에 앉아 있다.
『십일면관음신주심경十一面觀音神呪心經』에는
정수리 위의 세 얼굴은 온화한 자비의 보살상을 한 자상慈相이고
왼쪽의 세 얼굴은 공포와 분노를 상징하는 진노상이며
오른쪽의 세 얼굴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백아상출상을 하고 있다.
후면에 있는 한 개의 얼굴은 크게 웃고 있는 대소상大笑相의 얼굴이며,
맨 위의 한 얼굴은 여래상如來相으로 부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얼굴은 약간 앞으로 숙이고 후광이 찬란하게 빛을 낳는다.
머리마다 화관을 썼고 각 화관에는 아미타불이 있다.
옛날에 조성한 상호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보살의 용모와 얼굴의 위치와 배열,
지물과 인상印像 등이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기타 현존하는 입상과 좌상,
팔이 둘인 2비상과 4비상은 의궤에 따라서 대체로 비슷하다.
『제설부동기』 제6에는 “4비상은 태장계 만다라의 소실지원蘇悉地院(태장계 만다라의 서방 제3중重에 있고 소실지蘇悉地는 묘성취妙成就의 뜻으로 태장계 3부의 성취를 포함함.) 내에서 일계나찰一髻羅刹의 왼쪽에는 십일면관음이 있다. 정면 양쪽의 각각의 면은 서로가 다르다.” 했다. 위에는 5면이 있다. 그 위에 3면이 있고, 팔은 넷이다. 오른쪽 손바닥을 약간 세워 가운데 손가락을 굽히고 있다.(또는 손바닥을 세우고 시무외 모양을 한다.) 그 다음 손바닥은 위를 향한 채 아래로 내려뜨리고 오른쪽을 향해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을 굽혀 염주를 잡고 있다.
왼쪽 손은 둘째손가락을 굽힌 상태로 연꽃을 잡고 있으며 다음 손은 손바닥이 위를 향한 채 아래로 내려뜨리고
네 손가락을 굽혀 조병을 들고 있다.
『십일면관자재보살심밀언염송의궤경』의 기록과는 지물 등이 약간씩 다르다.
경經에 따르면 구멍이 나지 않은 백단향나무로 관자재보살의 몸을 조성한다.
보살상은 11면 4비의 상이다.
오른쪽 첫 번째 손은 염주를 잡고 두 번째 손은 시무외를 하며,
왼쪽 첫 번째 손은 연꽃을 잡고 두 번째 손으로 군지를 들고 있다.
11면 앞의 3면은 자비의 표정인 적정상寂靜相,
오른쪽 3면은 분노하는 표정의 위노상威怒相,
왼쪽 3면은 보살의 얼굴에 이를 드러내고 있는 이아출현상利牙出現相,
뒤의 한 얼굴이 폭소하는 듯 노한 표정의 소노상笑怒相,
맨 위의 1면은 여래상을 하고 있다. 이들 두관頭冠에는 각각 화불이 있다.
십일면의 각각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생을 제도하는 관음보살의 방편신方便身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보살상의 본 얼굴은 본지신本地身이고, 11면의 얼굴은 본지신의 분신分身으로서 방편신에 해당한다. 방편은 무명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데 아주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 방편이 11면의 얼굴이다. 십일면관음보살이 지닌 지물을 살펴보면 중생 구제의 뜻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 손은 감로수의 정병을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은 염주나 영락을 쥐고 있다. 십일면관음보살의 지물인 감로수 정병은 소원성취를 상징하고, 염주나 영락은 중생의 번뇌를 단절시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지물은 무명 중생의 번뇌를 없애고 모든 소원을 성취시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십일면과 지물이 십일면관음보살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십일면관음보살은 인도에서 성립한 최초의 변화 관음이다. 여러 얼굴을 가진 최초의 보살이다. 이 십일면관음의 원형은 고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폭풍의 신 ‘루드라Rudra’에서 연원했다. 루드라는 자연계의 힘을 신격화한 것으로 11황신荒神이라고도 불렸다. 이러한 인도의 재래신이 불교와의 습합으로 인해 보살의 하나로 변모되었다.)
태장계 만다라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십일면관음의 상호는 본면이 3면이며 머리 위에 5면이 있고
그 위에 역시 3면이 있다. 진언밀교의 『십권초十券抄』에는 2비상이나 4비상이다. 정면 위에 6면이 있고,
또 그 위에 4면이 있으며, 맨 위에 1면이 있다고 했다. 『아사박초』에는 4비상은 정면 위에 5면이 있고,
그 위에 다시 3면이 있으며, 정상에 1면이 있다고 했다. 2비상의 경우, 정면 위에 각 5면이 두 줄로 있으며
그 위에는 또 1면이 있다. 그 밖에도 경전과 의궤 등의 기록을 보면 정면의 위, 전후, 좌우 등에 10면을 배열하고 그 위에 1면을 더하여 각각의 면 머리에 화불이 있거나 단 하나의 화불이 1면에 있는 경우도 있다.
십일면의 배열은 다양하고 그 차이가 있으나 중생이 가지는 근심과 괴로움, 병고病苦와 장해障害, 악심惡心과 모든 죄악을 여의고 복을 추구하는 등 현세에서 이익을 주는 것을 상징한다. 특히 육관음과 배합할 때 육도 가운데 아수라도에 빠져 있는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로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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