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가시에 찔렸다/김필로
1.
동장군 기승에도
너 어찌 어여쁠까
차라리 덜 고우면
애틋함이 없어질까
긴 세월 어제와 같이
한사코 무심하다
2.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좀 질러봐요
옆방에 신음 소리
거침조차 없건만은
길어진 뽀얀 목덜미
천상에 선녀같다
3.
깊은 밤 깨어 보면
홀연히 눈 떠 있다
감아도 또 감아도
천장구경 초롱지다
살피는 자장가 소리
근심은 잠이든다
4.
트로트 노래하는
그녀는 가수였다
걸걸한 목소리가
너무나도 아련하다
추악한 악마의 계교
손댈 틈 주지 않고
5.
맨 처음 그녈 볼 때
물 먹은 솜 같았다
겁먹어 말 못 하고
어찌할까 망설이다
용기를 부여잡고서
맘으로 파고든다
6.
그녀를 바라보면
샘솟는 측은지심
발부터 머리까지
백 육십의 구석마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화남이 서슬프다
7.
대화를 나누어도
통하지 않는다면
그 무슨 소용일까
속눈썹만 깜박깜박
눈빛만 마주하여도
생각을 알고싶다
8.
더없이 미운사랑
더없이 고운사랑
여전히 마음에는
넉넉함이 부족하다
기적은 바라지 않아
한번 만 웃어다오
9.
그렇게 1년 2년
아까운 계절 사이
재활도 멈추었고
희망마져 멀리가고
가슴에 새겨진 상처
왜 하필 하트일까
10.
치료에 의지하여
찾아간 호스피스
정해진 수에 따라
소독하고 싸매이고
진통제 아니더라도
낯빛은 평안하다
11.
슬프다 슬프도다
흐르는 눈물따라
말 없는 절규마다
들려오는 비명소리
동그란 눈 더 커지고
꼭 잡은 손 떨도다
12.
더 좋은 환경 찾은
이삿날 맑음이다
분홍색 환의복에
피부색은 빛이난다
최적의 의료 서비스
고통이 사라지길
첫댓글 시조에 대한 공부를 하고
퇴고를 거듭했다.
시조의 기본 형식으로
'3장 6구 45자 내'를 바탕으로...
기본이 없어서 삼행시 같은 느낌이 들어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