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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구간-사천 둑방길 스크랩 하얀 눈에 발자국을 내며 걸었던 바보의 사천 둑방길 걷기
진센(바보) 추천 0 조회 178 11.03.07 00:47 댓글 18
게시글 본문내용

               

      하얀 눈에 발자국을 내며 걸었던 바보의 사천 둑방길 걷기


 정기걷기공지에 참석 댓글을 달아놓고도 당일 새벽까지 망설인 길이었다.

날씨는 풀렸으나 이주 넘게 지속되어온 감기몸살에 저질체력으로 선뜻 나선다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했다. 더더구나 집에 조카가 와 있었지만 늦은 퇴근에 얼굴도 못 본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정기걷기에 참석 못한다면 삼월 한 달은 정기걷기에 참석이 어려울 것 같아 중간에 탈출할 각오로 무리한 강행을 하기로 하고 종합운동장 팔각정으로 나갔다. 팔각정엔 원주에서 오신 나운님과 속초에서 오신 싸리재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바보는 처음 뵙는 분이시다. 국장님과 이순원 선생님과 몇몇분들이 더 오신다음에 4구간 출발지 명주군왕릉으로 이동했다. 그곳엔 더 많은 인원이 먼저와 기다리고 계셨다.

 

 새로 오신 분들의 소개와 함께 참살이님의 동작에 맞추어 몸 풀기를 하고 걷기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낮은 기온에 아직 잔설이 남아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입구에 들어서니 눈은 생각보다 많이 쌓여있었다. 러셀이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마음속에 갈등이 생겼다. 포기하고 돌아갈까. 괜히 강행했다 더 아프면 어쩌지 싶은 마음도 들었다. 바보가 갈등하는 사이 선두에 몇몇 분이 눈을 헤치며 길을 내고 있었다. 중간에 끼어 에라 모르겠다. 바보도 뒤에 있는 분들을 위해 눈 위에 발자국을 더하여 길을 조금씩 넓히며 걸었다. 눈길에 일렬로 쭉 늘어선 바우님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햇빛에 비친 하얀 눈이 눈부시고 소나무의 푸르름이 시원하다. 걷다보니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 한 마리가 소나무 사이로 내달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요즘엔 고라니의 개체수가 많이 늘었다한다. 양지바른 곳엔 버들강아지 피어오르고 홀로남아 외로워서 제 몸에 두꺼운 얼음을 깔고 마른 수초의 밑둥을 움켜쥐었던 개울물은 마음을 풀고 흘렀다. 봄은 그렇게 산등성이 버들강아지에서 졸졸졸 흐르는 개울을 따라 바다로 달려가고 있었다.

 

 

 

 

 

 

 바보도 이제 마음에 봄을 들여놓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배꼽시계가 종을 쳤다. 그런데 점심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단다. 대략난감이다. 바보는 밥을 먹어야 하는데.ㅠㅠ

우여곡절 끝에 국장님께서 추천한 추어탕으로 점심을 해결하기위해 추어탕 집으로 갔는데

급하게 연락받은지라 준비가 안 되어있다. 추어탕을 먹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배고픈 바보 주방으로 달려갈 수밖에...

 

 눈치 빠른 몇몇 바우님들이 주방으로 달려와서 팔을 거둬 부쳤다.

바보는 파 다듬어 썰고, 청량고추와 마늘 다지고, 부추와 쑥갓을 씻어 썰었다. 하이디님은 반찬을 담고 달가듯님은 수저와 물 컵을 챙기고 그사이 주인은 나물 무치고 추어탕을 끓였다. 완전 전쟁터다. 그렇게 하여 준비가 끝나자 참살이님을 비롯한 남자 분들이 써빙을 도와주었다. 시장이 반찬이라 바보에겐 추어탕이 꿀맛이다.

 

 아... 그런데 배부르니 이제 쉬고 싶다. 맛나게 추어탕까지 얻어먹고 바보가 생각한다는 것이 여기까지다. 하지만 걸어야지 단장님이 자랑하시는 응래교도 건너봐야 하고 역래길도 걸어봐야 하는데.

 

 응래교는 직접 자비를 들여 손수 다리를 놓으신 바우길 이사님이신 하시동님의 본명을 따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역래길은 막힌 길을 처음부터 있었던 길처럼 자연스럽게 탐사대장님이신 바람처럼님이 내어놓은 길이라 하여 이 또한 이분의 본명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응래교도 건너고 역래길도 걸었지만 시간이 예정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어 바보는 사천진리 해변공원까지는 동행을 못하고 중간 탈출을 시도했다.

 

 함께하신 바우님들이 있기에 바보의 사천둑방길 걷기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발자국으로 마음에 담아놓는다.


PS. 적지 않은 인원의 점심값을 내어주신 바우길의 이사님과 늘 앞에서 길을 내고 아름다운 선행을 하시는 바우님들 그리고 그 모든 바우님들에게 기회를 주신 이순원 선생님과 이기호 국장님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바보의 사천 둑방길 걷기후기를 일기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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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3.07 04:32

    첫댓글 와, 후기를 읽으니 그날이 환히 읽히네요. 만나서 반가웠고 눈치 빠르게 돕지 못해서 죄송! 다음에 또 길에서 뵈요~^^

  • 작성자 11.03.07 15:58

    헤윰님 만나뵈서 반가웠어요. 길위에서 또 뵈어요.^^

  • 11.03.07 11:46

    강인체력은 방에서 노닥거리고, 저질체력은 주방에서 주인 아줌마 돕느라 정신없고
    이런 경우를 우리는 흔히 " " 라고 말합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옛말을 떠올리며 분수없이 먹었는데 뒤에 진센님의 손맛이 있었구려 죄송~

  • 작성자 11.03.07 15:59

    ㅎㅎ 추어탕 주인의 바쁜 심정을 알기에...

  • 11.03.07 12:17

    오랫만의 걷기에 참석하시고 멋진 글도 올리시고 .... 길의 사연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서 다음 산행에는 종주하시길 ...

  • 작성자 11.03.07 15:59

    아무도 후기를 올리지 않으시기에 제 일기를 올렸네요.ㅎㅎ

  • 11.03.07 12:37

    점심시간이 젤 재밌는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

  • 11.03.07 13:53

    진센님 정말 멎장이 입니다. 그날 친절히 맞이해주셔서 고맙고 되도록 자주 참석 하겠읍니다.이번주는 남해안 3박4일 해안길 도보에 참가하므로 다음주 뵙도록해요 가정이 평안하고 건강하세요^^^^

  • 작성자 11.03.07 16:00

    맞아요 라벤더님. 바보는 먹는걸 재일 좋아하니.ㅎㅎ

  • 작성자 11.03.07 16:00

    싸리재님 잘 다녀오시고 담에 또 길위에서 뵈어요.^^

  • 11.03.07 13:53

    ㅎㅎ 추어탕집 분위기가 눈앞에 보입니다.

  • 작성자 11.03.07 16:01

    ㅋㅋ 주방과 방안의 전혀 다른 분위기.

  • 11.03.07 17:29

    진센님 저가 안가니 너무 좋지요 앞으로도 가지 말가요 저가 안가니 자주 가시는데 저가 가면 또 안오실 거죠
    그날 갈려고 했으나 전날에 장모님께서 돌아 가셔서 참석 못했 습니다 보고 싶은데*******

  • 작성자 11.03.07 17:33

    흑흑 제가 눈위에 하시동님 보고파 눈물을 얼마나 떨어뜨렸는지 응래교가 잠길라 했는데요.ㅠㅠ

  • 11.03.08 07:38

    맛깔스런 일기 잘 읽었습니다...저도 올해는 마을일을 놓았기에 가능하면 따라 붙겠습니다...

  • 작성자 11.03.08 08:47

    네.참살이님. 길을 위해 애쓰시는 님의 모습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 11.03.08 09:14

    고생하셨어요..
    저는 식당가서 주방에 뛰어들어가는 손님 첨 봤어요. 상상도 못했네요.. 뒤늦게 알았지만.. 죄송해요..
    언니들이 애써 차려 놓으신 밥상 편히 받아서요... 건강 조심하세요.. 너무 혹사하시면 안됩니다. ^^*

  • 작성자 11.03.08 21:00

    ㅎㅎ제가 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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