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海達(公之長子) 公의 長子 海達에게 부침
陰十月二十九日 安靜里朴雅便付書 間已入見耶 近果積阻 懷想益切 冬寒比酷 旅履一吉主宅 患節卽時施藥 見效耶
음력 시월 29일 안정리에 사는 朴氏 편에 편지를 부쳤는데 시간 날 때 들어가 뵈어라! 근래 다소 소식이 막혀 가슴에 품고 생각하니 더욱 간절하구나, 겨울 추위가 비교적 酷毒(혹독)하여 잘 지내는지, 시간 날 때 집에 와서 아플 때는 바로 약을 지어 먹으면 효과를 볼 것이다.
※安靜里: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安亭里의 地名인지는 불확실함. 朴雅便: 雅는 敬稱으로 쓰임. 積阻(隔阻): (두 사람 사이에서) 오래 消息이 막힘. 阻막힐 조. 履신 리. 本字는 𡳐, 古字는 𡲟, 𨂠, 𩕎, 同字는 𢔃, 𨇐임. ※屨신 구
※履는 인쇄본에 尸 아래 復이 愎으로 表記됨. 愎강퍅(剛愎: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할 퍅, 乖愎하다, 너그럽지 못하다, 어긋나다, (남의 말을) 듣지 아니하다
※旅履(旅況): 서간문에서, 平交 사이 객지에 있는 사람의 안부를 말할 때 쓰는 말. 患節: 病患과 같은 뜻으로 便紙에 흔히 쓰는 말.
天下士大成功者 非勤苦艱難 則不得遂志矣 每以此四字爲本 分事然後可也 然而有誠心 實力充滿于腔子 外之飢寒 風霜不能 侵我肌肉矣 若無實其內 而徒有外侵 則豈不致病哉
세상 선비들이 크게 성공하려면, 고통을 견디고 힘들게 고생하지 않고는 마침내 뜻을 이룰 수 없단다. 늘 이 넉자(勤苦艱難)를 바탕으로 삼아 일을 처리하면 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誠心이 있고 가슴속에 實力이 充滿(충만)하다면, 밖으로부터의 굶주리고 춥고 모진 풍상이 나의 몸을 침입하지 못한다. 만일 내 속이 튼튼하지 않으면 바로 외부로부터의 침입이 있게 되니 어찌 병에 이르지 않겠느냐?
※勤苦: 고통을 견디며 몹시 애씀. 고난. 艱難: 매우 힘이 들고 고생이 됨. 腔子: 가슴속과 뱃속의 내장 장기가 들어 있는 곳을 가리키는 말. 腔속 빌 강. 飢寒(饑寒):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風霜: 바람과 서리. 많이 겪은 世上의 어려움과 苦生. 肌肉: 근육. 肌살 기. 옛 의학서에는 脾(지라)가 온몸의 기육을 주관하므로 기육이 튼튼한가 튼튼하지 못한가 하는 것은 脾氣(비기)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고 하였다.
身若有病 則萬事瓦解 吾所爲憂 惟汝之疾也 幸須篤心衛生焉 惜財 己所累及 而人無資本 則何事可成 何業可圖 富不儉用 貧時悔之句語 實靑年輩之 不可忘置之詩也 靑年之可惜 亦猶是也
만일 몸이 아프면 모든 일이 散散(산산)이 부서진다. 내가 우려하는 바가 오직 너의 병이니, 부디 위생에 힘쓰길 바란다! 재물을 아껴라! 자신에게 누를 끼치게 되고, 사람이 資本이 없으면 어찌 일을 이루며 어찌 사업을 圖謀(도모)하겠느냐? 富란 검소하게 쓰지 않으면 빈곤할 때 후회한다는 말을, 청년들이 진실로 잊지 말아야 할 詩이다. 청년 시절에는 아끼는 것이 이와 같아야 한다.
※累及: 누를 끼치다. 연루하다.
※ 寇萊公六悔銘云 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구래공 육회명에 이르되, 관원은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을 잃을 때 뉘우치게 되고, 부자는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졌을 때 뉘우치고, 재주는 어렸을 때 배우지 않으면 시기가 지났을 때 뉘우치고, 일을 보고 배우지 않으면 필요할 때 뉘우치고, 취한 뒤에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깨었을 때 뉘우치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뉘우칠 것이다.) 라고 하였다. 寇도둑 구. 萊명아주 래. 悔뉘우칠 회. 醉술취할 취. 狂미칠 광. 醒술깰 성. 寇萊公: 송나라 宰相 寇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