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남"(appearance) 또는 "현현" (manifestation)이라는 뜻을 가진다. 고대 세계에서 이 말은 신의 가시적인 현현이나 신처럼 존경받는 통치자가 그의 왕국의 도시들을 격식을 차려 방문함을 의미하였다. 그런데, 이 단어가 초대교인들에게는 빛이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나타내듯이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서 자신을 계시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이 예수님에게서 보인다는 뜻으로 사용되어졌다. 즉 이 단어는 하나님의 보이는 형태로의 나타나심, 혹은 하나님으로서의 통치자의 엄숙한 방문을 의미하였다. 다시 말해서 "현현"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세상에 자신을 계시하시고 나타내 보이신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주현절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셨다"라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셨다"(the Manifestation of God to the world in Jesus Christ)는 의미가 우선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주현절은 인간이신 나사렛 예수 안에 하나님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신 것을 우리에게 전하여 주는 절기이다.
역사가 흐르면서 주현절은 현현 축일(Feast of the Manifestation), 빛의 축일(Feast of Light), 그리스도 출현의 축일(Feast of the Appearing of Christ), 세 왕의 축일(Feast of the Three Kings), 신의 출현제(Theophany) 등과 같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주승중 교수(장신대 예배와 설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