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9 일 (2015.12.31.목) : 다시 콜롬보로.
6시에 일어나 7시에 식사를 마치고 8시에 버스 정류장을 향해 출발했다. 호텔 앞에 있으니 툭툭이가 와서 안선생이 “How much?”라고 물으니, 200루피란다. 얼른 타고 가면서 손짓으로 200루피라고 했지만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툭툭이가 왔을 때, “300루피, OK?”라고 했단다. 툭툭이 기사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버스 정류소에 왔더니 짐이 많다고 태워 주지 않아 다음 버스에 짐으로 1인분 값을 계산하기로 하고 차에 탈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차비를 받을 때가 되니 2인분 차비를 내란다. 처음에는 1인분 차비를 더 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해 봤지만, 여기서는 차장이 “갑”인지라 부당한 대우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승차 인원은 만원인데 짐이 자리를 2개 차지했으니 할 말은 없다. 이 사람들은 식언(食言)을 밥 먹듯 하므로 핸드폰으로 녹음을 하든지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런 말 한 적 없다.’라고 하면 우리 처지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 ‘Intercity Luxury Bus’의 내부 천장에 44개의 에어컨 구멍이 이 차의 출신 계층이 ‘Luxury’란 것을 말하고 있다. >
럭셔리 버스는 우리로 보면 동내 버스라 하나, 중형 버스 정도의 크기다. 요금은 1인 285루피라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다. 승차 인원은 차장과 기사까지 포함하면 30명이다. 그런데 에어컨의 구멍은 44개로서 열대의 뜨거운 태양 아래 승객에게 쾌적한 온도로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감히 ‘Luxury’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캔디에서 서쪽으로 116㎞의 거리를 3시간 30분이나 걸려 도착했으니 빠르기가 시속 33㎞이다. 속도에서는 결코 ‘Luxury’란 이름을 붙일 수 없겠다. 우리는 콜롬보 교통의 중심지인 포르 역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이곳의 날씨는 화창, 그 자체였다.
‘포르 역’에서 ‘새피어 호텔’까지의 거리도 모르고 방향도 모르는 우리는 툭툭이를 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택시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600루피를 주기로 하고 탔는데 안경을 쓴 툭툭이 기사는 곧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 두 사람은 우리 숙소에서 해안을 본 적이 없고 해안도로도 이렇게 긴 것이 있는 줄 몰라 점차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기사가 우리가 가려는 호텔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그러다가 불법 우회전을 했는지 교통경찰에게 적발되고 말았다. 나는 그제야 일단, 우리가 정의로운 경찰의 보호 아래 있는 상태라 지금까지의 긴장을 풀고 사태를 관망할 수 있었다. 우리 툭툭이 기사는 햇볕에 탈색이 다 된 쑥색 윗도리의 등판이 땀에 젖어 흥건했고 후줄근한 회색 바지 아래는 먼지가 잔뜩 묻은 맨발이었다. 맨발이라니! 햇볕 속에 피의자를 세워 둔 교통경찰이 건물의 그늘 안에서 하얀 헬멧 아래, 인상적인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한참을 이야기하니, 앉으면 바로 동냥을 받을 수 있는 차림새의 툭툭이 기사는 결국 뒷주머니에서 면허증을 꺼내 주었다. 교통경찰은 거의 A4용지 한 장 크기의 딱지를 떼고서야 그를 풀어 주었다.
교통경찰에게 좀 잘 봐주라(Please see him well.)는 말도 하고 싶었고 그에게 뭔가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말이 통해야 위로를 하지. 사람이 아무리 착해도 지식이 있어야 인간 구실을 하는 법이다. 그가 우릴 ‘새피어 호텔’ 앞에 내려주었을 때 “댕큐”라고 한 마디 했을 뿐이다. 알고 보니 ‘포르 역’에서 호텔이 있는 남쪽으로 ‘갈레 로드’가 있고 해변을 따라 ‘갈레 페이스드라이브’와 ‘콜롬보 플랜로드’가 갈레로드와 평행으로 뻗어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정선생과 윤선생이 투덜거리며 들어 왔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툭툭이 운전사가 600루피를 주었더니 1인당 600루피라고 떼를 써 600루피를 더 주었다는 것이었다. 흥분을 잘하는 안선생은 ‘그런 놈을 그냥 뒀어요? 호텔 벨보이에게 끌고 오지’ 하며 분을 참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끌려와야 할 놈은 이미 쾌재를 부르며 도망가고 만 것을.
< 우리의 윤총무가 디미추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좋지 않은 기분을 가지고 호텔로 들어 선 우리는 일단 고자질거리인 새피아 호텔의 지배인 이름이 ‘디미추’란 것을 확인한 후 짐을 풀고 콜롬보에 있는 한식당인 ‘한국관’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한 네 사람은 그래도 여행을 제법 다닌 사람들이라 외국에 가서 굳이 한식을 먹자고 고집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외국에 나왔으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야 된다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번은 만장일치로 한식당에 가기로 했다. 아마 치킨 커리와 피쉬 커리에 질려 며칠 통닭으로, 빵으로, 컵라면으로 저녁식사를 땜빵하고 식사시간도 아침을 제외하면 들쭉날쭉하다 보니 더 이상 허기를 참을 수 없게 된 모양이다.
툭툭이를 200루피로 해서 출발을 했다. 한국관에 도착해서 우린 200루피를 주니 아무 말도 않고 갔는데 또 뒤의 툭툭이는 좀 더 안 준다고 투덜거리더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두 사람의 툭툭이만 계속 바가지를 쓰고 씌우려는지 궁금하고도 희한할 뿐이었다. 두 사람의 인상은 선하게 생겨 잘 속게 보이고, 우리 두 사람은 악하게 생겨 말도 붙이기 싫은 인상인 모양이다. 농담처럼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곧 나의 이러한 인상론은 또 다시 거짓말처럼 이상한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데 더 이상 속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찰나, 또 속고 말았으니 그걸 달리 설명할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 처음 본 듯 반가웠던 삼겹살과 된장찌개, 삼겹살이 반가울 경우가 생기리라 어찌 상상이나 했을까? 살다보면 별 희한한 경우도 다 생기는 모양이다. >
식당 안에는 스리랑카 종업원들이 서너 명 있어 혹시 이름만 한국관이고 스리랑카 사람이 운영하는 게 아닐까 했는데 기본 음식이 나오는 것을 보니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 확실했다. 우리는 삼겹살을 시켰는데 1인분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보니 10㎝ 정도 되는 것 10개라고 했다. 삼겹살 6인분에 된장찌개 2인분을 먹고 나니 눈이 뜨이고 사람이 살 것 같았다. 우리 말고도 한국인 4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스리랑카 사람들도 삼겹살을 구워 먹는 게 보였다.
마침 60대 중반의 식당 주인아줌마가 보여 내일 갈레를 가려는데 교통편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은 자가용으로 가서 버스는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잘 아는 여행사의 전화번호를 주면서 여기에 알아보라고 했는데 우리는 어쨌든 우리 힘으로 가기로 했다. 여기서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를 불편하게 했던 툭툭이 타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 일단 툭툭이 위에 “Meter Taxi”라고 붙은 것을 타고, 타면서 ‘메타 택시?’라고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기본요금 50루피부터 시작해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이런 것이 진짜 값진 정보다. 그래서 우리는 근처 재래시장 이름을 알아본 후 툭툭이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Meter Taxi”라고 적힌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배운 대로 ‘메타 택시?’라고 물어보니 ‘오케이’라고 해서 탔더니 정말 50루피부터 시작해 시장에 도착하니 120루피였다. 만약, 이걸 몰랐다면 우리는 무조건 ‘200루피, 오케이?’라고 했을 것이고 툭툭이 기사가 고개를 옆으로 흔들면 우리는 ‘250루피 오케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럼 툭툭이 기사는 타라는 손짓을 하고 우리는 고마운 마음으로 툭툭이를 탔을 것이다. 스리랑카에서 고개를 좌우로 약하게 흔드는 것은 ‘오케이’라는 의미인데 우리는 그걸 ‘노’라는 의미로 받아드려 스스로 50루피를 올려 흥정한 것이다. 스리랑카 사람이 보면 ‘200루피로 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더니 ‘250루피 주겠다. 됐냐?’라고 하는 것과 같다. 뒤차가 와서 ‘얼마 나왔더냐?’고 물으니 ‘240루피를 주었다’는 것이다. 미터기 조작에 걸려 2배의 요금을 지불한 것이다. 아예 얼마 정도가 나오는 것을 알고 타야 하는데 그걸 우리가 알 수가 있나. 윤선생과 정선생은 아예 스리랑카 툭툭이 업계 호구로 이미 소문이 난 모양이다.
시장을 둘러보았지만 재래시장인지라 별로 살 것도 없고 ‘캐슈너트’가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데 막상 사려고 하니 1㎏에 우리 돈 30,000원으로 싼 편이 아니었다. 커피나 한 잔 하려고 백화점 비슷한 곳에 들어가니 와인 스토어가 보여 ‘아락’ 2병을 1,300루피에 사고 ‘비스킷’도 75루피 주고 하나 샀다. ‘커피앤티’에서 커피를 시키려고 하다가 윤선생이 배낭에 돈 봉투를 분실했다고 해서 잘 찾아보라고 했더니 찾아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낸 곳이 ‘와인스토어’니까 아마 거기에 두고 온 것 같다면서 정선생과 갔다. 내가 다시 배낭 안을 차근차근 살펴보니 돈 봉투는 제 자리에 잘 있는 게 아닌가. 얼른 나가 급히 가고 있는 사람을 불러들여 돈 봉투 분실소동은 ‘인도네시아’와 달리 해피엔딩으로 급(急)마무리되었다.
호텔로 돌아와 첫날 디너가 안 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오늘 송년 파티 티켓을 받았다. 파티 입장료가 1인당 4,200루피라서 우리는 상당히 이득을 보는 셈이었다. 10명이 앉는 테이블당 조니 워커 블랙 1병과 포도주 1병, 그리고 약간의 음료수와 음식이 제공되었다. 악단의 1980년대 팝송 연주에 맞춰 서양인들이 몇 명 춤을 추는데 노래가 올드한지라 전부 늙은이들 판이었다.
< 우리 자리는 우리와 이슬람 복장의 30대 중반의 부부와 5살 정도 되는 딸, 이렇게 7명이 둘러앉았는데 술도 안 마시는 모슬렘이 이런 파티에 왜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4,200루피라면 상당히 큰돈인데 겨우 콜라에 과일주스, 그리고 뷔페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은 얼마 있지 않아 가버렸다. 이들도 우리처럼 디너를 못 찾아 먹어 그것 땜빵으로 온 건가? >
방으로 돌아와 오늘 산 ‘메디스’라는 ‘아락’에 비스킷과 캐슈너트를 안주로 해서 한잔 더 마시며 우리끼리 송년의 밤을 즐겼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콜롬보 호텔에서 송년파티를 했는데 오늘은 콜롬보에서 송년파티를 하니 콜롬보와 송년파티는 우리와 인연이 있는 듯하다. 12시 넘어 자리에 들었는데 오늘 밤에도 또 폭죽을 터뜨린다.
< 33°짜리 ‘아락’에 맥주를 섞어 마시니 짜릿한 느낌이 그대로 식도를 타고 흐른다. 컵은 늘 항공사 컵을 이용하는데 사진의 컵은 항공사 컵이 아니다. >
♠제 10 일 (2016.01.01.금) : 갈레를 향하여.
6시에 일어나 7시에 식사를 하고 8시에 갈레를 향해 출발했다. 101번 버스(18루피)를 타고 포르(‘Fort’를 ‘포르’라 발음을 한다)역 근처의 정류소로 갔다. 어제 우리가 길을 물은 늙은 벨보이의 말에 따르면 포르에서 다시 138번 버스를 타고 마하라가마로 가서 갈레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했는데 아침에 새피어 호텔 웨이터의 말은 포르에 가면 갈레 가는 차가 있다고 했다. 이 웨이터는 아침에 계란 스크램블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으니 자기가 가져다주겠으니 앉아 계시라고 해서 내가 이들은 간이 센 편이라서 “No salt.”라고 했더니 계란 스크램블은 가져오지 않고 소금 통을 가져다 준 웨이터인데 우린 늙은 벨보이의 말보다 젊은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호텔에서 출발해 101번이 서는 버스 정류장까지도 한참 걸었다. 시내를 다니는 노선버스는 처음 타는지라 틈나는 대로 현지인에게 물었다. 버스마다 차장이 따로 있어 손님을 태우고 차비도 받고 큰소리로 어디 가는 버스라고 알리기도 했다. 타고 있으니 차비를 받으러 왔다. 손가락 네 개를 펴고 “Four”라고 하니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ten eight.”이라고 한다. “eighteen”이라고 하면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피차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다 알아듣는다. 그래서 72루피를 주니 맞단다. 포르 역이 어딘지 모르고 갈레 가는 버스 타는 곳도 몰라 옆에 앉은 현지인에게 물으니 친절하게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안내해 준다. 정류장에 갔더니 갈레로 바로 가는 고속버스는 없었다.
갈레로 가는 직행이 없어 500루피를 주고 Matara(마타라)까지 Highway Express로 간 다음 다시 갈레까지 가기로 했다. 2시간 걸려 마타라에 도착 후 바로 갈레 행(行) 완행버스를 60루피를 주고 탔다. 가는 중간마다 다 세우다 보니 43㎞를 가는데 다시 2시간이 걸렸다. 에어컨도 없는 버스에 우린 앉았지만 서서 가는 사람도 있어 더욱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화창한 날씨에 버스 창밖으로 펼쳐진 인도양의 푸른 바다가 우릴 위로하였고 혼자 여행을 하는 일본 아가씨가 마침 내 옆에 앉아 지겨운 생각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8시 30분에 버스를 타서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갈레에 도착했으니 6시간이 걸린 셈이다.
Galle terminal에 내려 시가지 쪽으로 나와 왼쪽을 보니 이슬람 풍의 건물이 멀리 보여 아마 저것이 유적지인 모양이라고 짐작하고 그 쪽으로 가다가 지나가는 노인에게 이 길이 갈레 포트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그 유적지라고 생각한 것은 가서 보니 현재 짓고 있는 이슬람의 건물이었다. 이미 점심시간도 한참 지나 당이 떨어진 안선생은 길 건너편 ‘피자헛’이라도 들어가자고 했는데 마침 쓸데없이 눈이 밝은 내가 “중국해산찬청"(中國海産餐廳)이라 적힌 낡은 간판을 발견해 간판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계속 가도 비슷한 집조차 보이지 않아 결국 툭툭이를 타고 일단 포트에 가면 번화할 것이고 식당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포트부터 가기로 했다.
< 포트와 전혀 관계없는 건물. 우린 왜 이걸 포트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
200루피로 흥정을 하고 탄 툭툭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삐질삐질 땀 흘리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헐! 이게 무슨 경우람. 알고 보니 갈레 포트는 터미널 안쪽 길로 아주 가까웠다. 일단 식당을 찾기로 하고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해 보았지만 오늘은 1월 1일인데다가 시간도 이미 식사 시간이 지난 3시 30분경이 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음식점이 오후에 문을 닫고 쉬는 시간이 있다. 하는 수 없이 가게에서 빵과 음료수로 허기를 달랜 후 커피 한잔을 하고 포트 구경을 갔지만 이미 구경하기 전에 지친 터라 눈에 별로 들어오는 경치가 없었다.
< 갈레 포트의 시가지. 숲이 잘 보존 되었고 1800년대 건물들이 남아 있었다. >
6시간 달려 가 1시간 만에 구경을 마친 우리는 바로 정류소로 돌아와 4시 30분 발(發) Highway Express (1인당 400루피)를 타고 갈레를 떠났다. 1시간 30분 만에 카다와타에서 고속버스를 내린 우리는 138번 노선버스를 30분 정도 탄 후 콜롬보 포르에 도착했다. 2시간 걸릴 길을 6시간 만에 간 우리가 올 때는 제대로 바로 온 것이다. 노인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귀가 팔랑귀라서 이리 고생을 한 것이다. 아니면 구글 지도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올 때 타고 온 100번이나 101번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100번 버스가 와서 버스 차장에게 '갈레 로드'로 가느냐고 물으니 안 간다는 것이다. 이때 한 사람이라도 똑똑한 사람이 있었으면 ‘갈레 로드’라고 하지 않고 ‘골 로드’라고 했으면 되었을지 모른다. 현지인은 ‘갈레’를 ‘골’이라고 발음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을 못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국식으로 생각건대, 그렇다면 건너편에서 100번이나 101번 버스를 타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육교를 건너가다가 경찰 비슷한 사람이 세 명이 있어 물어 보았더니 서로 간에 대답이 명확하지 않다. 오늘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벌써 시간은 저녁때를 넘기고 있었다. 하루 종일 땀 흘리며 제 때 식사도 못하고 이리저리 헛걸음질하여 낙망하며 다니다가는 피로가 겹쳐 병이 날듯하여 결국 근처 현지인 식당에서 저녁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현지인 식당에는 늘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식사 전 손을 씻는다. 그러나 우리는 손을 씻는 대신 한 마디만 하면 되는 것이다. “Spoon, please.” 치킨 볶음밥 2개와 에그 볶음밥 2개에 물 1병을 시켰다. 그런데 밥은 둘째 치고 식당 안은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주방의 열기까지 더해져 땀이 비 오듯 했다. 연신 땀을 닦아가며 먹는 볶음밥은 그야말로 인생의 짠맛이라고 할까? 다만, 위로가 되는 것은 4명의 식사비가 900루피밖에 안 된다는 것뿐이다.
< 김치라도 있었으면, 혹은 고추장이라도 뿌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계란 볶음밥. 이들은 별다른 반찬이란 개념이 없는 듯. 한 접시 주면 그것으로 끝이다. >
안선생이 아마 버스 노선을 가장 잘 알리라고 생각해 버스정류소 앞 가게에서 물으니 건너가 101번을 타라고 한다. 다시 조금 오다가 또 다른 가게에 물어도 건너가 101번이라 한다. 알만 한 사람을 찾아 묻는 것, 이런 게 정말 요긴한 생활의 지혜가 아닐까? 스리랑카에서는 모르는 길은 무조건 물어보는 것 이상의 방법이 없다. 단, 그 사람도 모르고 가르쳐 줄 수가 있기에 다른 사람에게 두 번, 세 번 물어 보라는 것이다. 그것도 영어 발음상의 문제가 있기에 차라리 글로 적어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필기구는 항상 지참해야 한다. 버스의 경우, 같은 번호의 버스라고 해서 같은 곳을 가는 것이 아닌 듯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탄 버스가 가는 도로가 왕복 6차선을 가다가 어떤 도로에서는 6차선 전체가 일방통행이었다. 일방통행이라는 말은 올 때 이 차는 이 길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통체계가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101번도 다른 101번이 있는 것 같았다.(?)
2015년 겨울, 남원 버스 정류소에 내린 우리는 광한루까지 도보로 10분에 갈 거리를 50분에 걸쳐 걸었다.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왼쪽으로 가라고 해서 한참 가다가 혹시나 해서 지나가는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오른쪽이라고 했다. 결국 목적지를 또 지나친 우리는 핸드폰의 ‘김기사 앱’의 도움을 받고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처음 가는 길을 갈 때는 최소한 2번 이상 식당이나 가게 등 사람 왕래가 많은 곳에서 물어보는 것이 정확한 정보를 얻는 첩경이다. 요즘은 여러 가지 길안내의 앱이 있으니 이를 이용할 수 있으면 가장 좋고. 잘못된 정보는 단순히 버리면 되는 쓸 데 없는 것이 아니라 이적(利敵)행위에 속한다. 여기서 적(敵)은 우리의 돈과 노력과 시간을 노리는 택시기사, 상인, 등등.
우리나라 사람은 남에게 무얼 묻는 것을 폐를 끼친다고 생각해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스리랑카 여행을 다녀본 결과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매우 친절하고 호기심도 많아 우리가 물어주기만을 기다린다고 할 정도였다. 일단 영어가 공용어라서 간단한 영어는 서로 주고받을 수 있기에 늘 묻는 것이 “어디서 왔느냐?”이다. “From Korea.”라고 하면 상당히 호감을 느끼며 접근한다. 그들에게 한국은 잘 사는 나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나라라고 인식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도 좋은 인식을 가진 듯 했다. 그건 아마 외국인 노동자로 들어왔다가 IMF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간 사람들의 무용담(소주라든지 김치찌개가 맛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에서 퍼진 것 같았다. 심지어 자기가 영어에서 달리면 옆의 사람에게 물어서라도 대답을 해주고 그게 안 되면 아예 영어를 잘하는 옆 사람에게 가르쳐 주라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우리가 영어로 무얼 물으면 회피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여긴 반대로 자기들이 우리와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착한 사마리아인 대신 착한 스리랑카인은 우리가 도와 달라고 하기 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듯 했다. 우리는 손만 내밀면 되는 것이다. 다만 그 상대가 툭툭이 기사여서는 절대 안 된다.
< 카바레 정도의 휘황찬란한 조명에 계속 큰 소리로 단조롭게 이어지는 찬불가는 일체 다른 생각을 못하게 했다.>
스리랑카 버스를 타면 일단 승객의 종교나 취향은 무조건 무시된다. 앞에 LED 전광판의 아홉 분의 번쩍이는 부처가 은총을 무차별적으로 계속 승객에게 휙휙휙 퍼붓고 있다. 게다가 빠르고 큰 소리의 찬불가는 우리같이 아무 것도 모르는 승객이라도 내릴 때쯤은 기본 리듬이라도 흥얼거릴 정도로 반복적으로 세뇌하고 있다. 아마 음악 선택은 차주나 운전기사가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이라면 개신교 신자들이 “지옥 버스” 내지는 “우상 버스”라고 난리를 칠 버스가 대부분인데 여긴 그냥 그러려니 하는 거지, 결코 운전기사의 고유 영역에 파고든다든지 반기를 드는 일은 없다.
결국 우리는 길 건너에 와서 101번 버스(25루피) 차장에게 새피어 호텔 가느냐고 두 번이나 확인 후 호텔 옆 정류소에서 내렸다. 올 때는 18루피였는데 올 때와 갈 때의 요금이 왜 다른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그 이유를 물어 볼 만큼 내 정신은 건강하지 않았다. 도착해 방에서 아락과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푼 후 바로 취침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버스에 시달린, 아주 힘든 하루였다.
♠제 11 일 (2016.01.02.토) : 콜롬보 관광.
오늘은 차민다와 9시에 만나 콜롬보 시내 관광과 쇼핑 후 네곰보 공항으로 가는 것이 일정이었다. 원 계획은 택시든 버스든 우리가 선택해 타고 관광을 다니는 것이었으나 그러한 것이 얼마나 무모한 도전이며 우리 나이에 걸맞지 않는 일임을 우리는 어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게다가 캐리어에 짐까지 가지고 다니며 관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다. 전용차량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신경 쓸 일이 없는 여행인지 당하고 나서야 깨닫다니.
먼저 입장료가 200루피밖에 안 하는 강가라마야 대사원으로 갔다. 이 사원은 입장료 값을 하고도 남을 만큼 볼 만한 것이 많았다. 시내에 있는 절인데도 그 규모가 크고 정말 다양한 유물과 전시품에 놀랄 정도였다. 누군가가 기부(donation)한 물건을 어떻게 이 정도로 보관했는지 놀랄 정도였다. 각종의 보석류와 상아로 만든 조각품들, 불교만이 아니라 도교의 관운장 상과 이집트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과 텔레비전에 어린이 드라마 주인공 피카츄 인형에다가 야구선수 미니어처까지 정말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전시해 두었다. 한쪽은 불교 사원이었고 다른 한쪽은 기증 받은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 같은 사원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1월 2일 새해인지라 스님이 만나는 사람들마다 아주 작은, 노란 보자기를 선물로 주었는데 그 안에는 노란 1루피와 하얀 10루피 짜리 새 동전과 실, 그리고 아주 작고 투명한 사리 같은 돌이 들어 있었다. 난 불교신자가 아니지만 새해에 행운을 빌어 주는 부적이라도 받은 듯 기분이 좋아졌다.
< 강가라마야 대사원의 입구. 사자와 부처상 등의 조각이 우릴 맞는다. >
무수한 조각 작품들과 불상의 머리와 코브라 상, 그리고 아마 이 절의 고승이었던 것 같은 승려의 좌상, ‘갈 비하라’에서 본 왼쪽 첫 번째 부처 좌상도 여기에 모조품임을 너무 표시 나게 드러내면서 앉아 있었다. 아마 이 절은 세계 모든 불교 유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모조품을 모아둔 절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큰 코끼리 박제 같은 것이 있어 가보았더니 시멘트로 만든 모조품이었다. 하지만 시멘트에 박힌 큰 상아는 진짜 같아서 조금 우스웠다. 시멘트에 상아를 박다니...
< 가까이 가기 전에는 박제인 줄 알았다. 시멘트로 만든 코끼리. 상아는 진짜 같았는데. >
< ‘갈 비하라’에서 본 첫 번째 부처 좌상의 모조품. 위와 아래쪽에 부서진 자국이 너무 뚜렷하다. 돌도 아닌 플라스틱 같은 것으로 만들었는데 왜 이런 조잡한 모조품을 만들어 절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을까? >
< 절에 도교적 성격이 들어와 관운장과 산신령의 모습, 선녀의 모습이 보인다. >
< 앞의 스님과 비교해서 보면 강가라마야 대사원의 부처상들은 크기와 화려함과 다양함과 숫자에 있어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
< 내가 지금까지 본 중에서 가장 추상화된 부처 두상(頭狀) >
< 보로부두르 사원의 거대한 돌탑을 실내로 옮긴 듯한 부처상들. 제주도에 가면 세계 각 도시들의 축소 모형을 만들어 전시해 둔 곳이 있는데 여기도 세계 유명 불교 유적의 모형을 전시하려는 의도였을까? >
< 연화대 위에 앉은 부처가 힌두교의 비슈누의 전용 차량인 가루다(garuda)를 탄 것 같은 모습이 재미있다. >
< 불교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어떤 형상이 부처를 나타낸 것이고 어떤 형상이 보살을 나타내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내 눈에 쏙 들어온 것은 정말 귀여운 이 보살상이었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 날씬하고 세련된 지적인 모습이라면 천진하고 귀엽고 애교라도 부리는 듯한 모습의, 미소가 아름다운 이 보살상은 천상의 사랑을 드러낸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보살상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가 이렇게 여성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 옷의 화려한 무늬 때문인데 틀렸다면 미안. >
< 다른 부처상들보다 훨씬 부처의 사실적이며 인간적 고뇌가 느껴지는 부처상. 문득, 예수상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어디서 본 듯해 다른 절에 있는 것을 모방한 짝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
< 엄청난 크기의 보리수. >
강가라마야 사원에서 대단한 구경을 마친 우리는 다시 국립박물관으로 갔다. 입장료는 600루피에 사진을 찍는 비용을 따로 250루피를 받았다. 사진 찍는 값을 따로 받는 곳은 처음 본 지라 상당히 불쾌해져 정선생이 대표로 입장하고 우리는 정선생이 찍어온 사진이나 보기로 했다. 국립박물관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들어 본 적도 없고 포토 비(費)를 따로 받는 것도 유례가 없는 지라 별로 지적, 문화적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 국립 박물관에서 차민다와 사진을 찍었는데 웃는 사람은 차민다 뿐이다. >
< 박물관에서 찍어온 사진의 대부분은 유리에 플래시가 비치어 별로였고 이 사진이 쓸 만하였는데 동물의 정체는 도무지 모르겠다. >
< 나는 미술관의 이 작품이 ‘스리랑카’다운 모습을 드러낸 듯하여 그래도 마음에 들었다 >
< 분홍색 부겐빌레아.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잎맥이 보일 정도로 사진이 잘 나왔다. 별 기술을 넣지 않았는데 이 정도니, 원! 나의 재능란! >
< 미술관을 나오니 잔디밭에 화분에 다양한 꽃들을 심어 두었다. 이 꽃은 원래는 부겐빌레아라고 하는 분꽃과의 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종이꽃이라고도 한다. 분홍과 붉은색은 흔한데 노란 꽃은 처음 보았다. 여기서 흔히 보이는 걸로 미루어 사람들이 이 꽃을 좋아 하는 모양이다. >
국립 미술관이 박물관 옆에 있었는데 마침 미술관이 내부 수리 중이어서 대신 큰 방 하나에 일부 작품 만 전시하고 있었다. 작품도 별로 없고 보관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가 대부분이 초상화 위주여서 볼만 한 것이 없었다. 국립 미술관에 이은 도로에 길거리 화가들이 미술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어슬렁거리며 구경하였는데 소재가 주로 코끼리, 공작, ‘스틸트 피싱’(Stilt fishing- 외다리 낚시로 스리랑카 전통 어업 방식의 하나) 등 스리랑카의 풍물 위주의 단조로움을 보였다.
<거리 화가의 작품인데, 보이지 않는 피아노 선율을 허공으로 퍼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그린 듯하다>
점심은 중식당(Xilaton chinese rest)에서 먹기로 했다. 메뉴판을 심사숙고하여 해물 우동 2개와 서양식 파스타 비슷한 면 요리 2개, 마파두부, 매운 돼지고기 요리와 밥을 시켰다. 일단 파스타는 실패였고, 우동도 면이 파스타 면처럼 미끌미끌하고 탱탱하여 중국 면 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파두부와 밥, 그리고 우동국물에 매운 돼지고기 요리의 소스를 넣으니 얼큰한 짬뽕 국물 비슷한 맛이 나서 밥을 말아 먹었다. 이번 점심 식사도 주문 실패. 먼저 1개를 시키고 모자라면 추가를 하고 맛이 없으면 다른 것을 시켜야 한다.
< 독립 광장의 모습, 명판을 보았지만 동상의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
독립광장 일대로 가서 구경하다가 4층 건물의 쇼핑센터로 갔다. 각자 취향에 따라 코끼리, 마그네틱, 선물용 티셔츠 등을 구매했는데 2층에서 3층 계단을 오르던 중 계단 왼쪽에 커튼이 쳐진 이상한 검은 기둥이 있어 무언가 해서 고개를 들어 보았더니 계단에 서 있는 스리랑카 아줌마의 배였다. 처녀 때는 기름기 반지르르한 까무잡잡한 색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배가 나오고 터실터실한데다가 색깔도 거뭇거뭇해져 보기 흉했다. 전통 복장인 사리의 경우 가슴 아래부터 아랫배까지를 드러내기 때문에 중년의 경우 거무튀튀한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이제 시간도 되었고 스리랑카에서 마지막 관광 코스인 ‘켈라니야’사원으로 갔다. 입장료도 없고 차량도 바로 절 안으로 들어가 주차할 수 있었다. 큰 보리수나무가 있고 그 옆에 대단한 위용의 본당이 있었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신자들이 기도에 열중하고 있어 지금까지 사원들 중에서 가장 종교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엄청난 크기의 보리수는 자체가 믿음의 대상이 되어 있었고 외국인인지 아닌지는 흰옷을 입었는지, 채색 옷을 입었는지로 구별이 될 정도로 스리랑카 사람들의 흰옷 사랑은 유별났다. 이제 우리는 ‘백의민족’이란 타이틀을 스리랑카에 넘겨줄 때가 된 모양이다.
< 독립광장의 기둥 문양 > < 켈라니야 사원 입구의 해학적 사자상 >
< 왼쪽의 보리수도 신앙의 대상이며, 오른쪽 건물이 본당인데 뛰어난 조각과 회화로 가득하여 수많은 신도가 건물의 안팎에 가득하였고 부처께 바치는 향연(香煙)이 끝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사원의 바닥 한구석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하룻밤을 오롯이 부처께 기도로 바치는 것이었다. 이 사진에서 특이한 점을 눈치 채야 관찰력이 있다고 하겠는데, 그건 사진에 찍힌 사람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란 사실이다. >
< 본당 건물 안은 부처와 관련된 벽화들이 사면을 채우고 있었다. >
< 보리수나무 제단을 꾸민 둘레석의 조각들. 맨 위에는 오리, 그 아래는 사람, 그리고 코끼리인데 정교하기 이를 데 없다. 나는 이 조각도 오리가 나타나며, 사람의 표정이 다른 것은 생로병사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문스톤과 같은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 >
이제 모든 여행 일정이 끝났기에 공항으로 가 차민다와 헤어졌다. 1일 투어 요금(95불)과 기사 팁으로 늘 10불을 주다가 오늘은 15불을 주었다. 화장실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다시 꾸렸다. 남은 루피를 모우니 동전까지 해서 1,700루피였다. 상점에가 빵과 음료를 돈에 맞게 사서 요기를 했다. 일단 보딩 패스를 받고 짐을 부치는데 같은 동방항공이라 짐이 부산 김해공항까지 연결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별 다른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비행기는 1시간 20분 delay했다. 21시 40분 콜롬보에서 MU232기를 타고 상하이 푸동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기내식 이후 나는 푹 깊은 잠에 골아 떨어졌다.
< 지금까지 먹어본 중 가장 맛없는 기내식. 안에 돼지고기를 조금 넣은 쌈밥. 물 한잔과 이게 전부다. >
♠제 12 일 (2016.01.03.일) : 다시 김해로.
상하이 푸동 공항에 6시 20분에 도착했다. 환승 구역에 갔더니 엄청난 길이의 줄선 사람들이 있었다. 짐을 찾는 것도 아니고 보딩 패스를 받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다. 이건 공항 운영 시스템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9시 05분 발 김해공항 행 MU5043기를 타니 제일 뒷좌석 2개가 비어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김해공항에 11시35분에 도착하여 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은 후 마일리지까지 적립했다. 원 계획은 구포역에서 모두 돼지국밥을 한 그릇씩 먹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부산의 정선생과 윤선생이 일이 생겨 먼저 가고, 청도 사람 둘이서 경전철과 3호선을 타고 구포역에 내려 부전돼지국밥집에서 국밥에 C1소주 한 병으로 귀국주를 대신했다. 안선생은 막판에 몸살이 나서 고생이 심했다. 14시 25분 무궁화 입석을 타고 15시 07분에 청도 도착하여 마중 나온 안선생 사모님 차로 집으로 왔다.
자유여행을 표방한 것은 좋았으되, 음식과 교통편에서 상당히 힘든 여행이었다.
< 모두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 스리랑카 여행 경비 결산서 -
< 여행 출발 전 지출 금액 >
e-비자 : 30불 × 4 = 120불
여행 책자 : 10불 × 4 = 40불 계 160불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 총액 : 109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김해공항 커피 | 14,500원 | 12불 |
상해공항버스(5선) 왕복 | 160위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연운루 저녁식사 | 347위안 | 54불 (카드결재) |
편의점(맥주4+비닐봉지) | 27위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상해호텔내 식당 | 90위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4일 (목요일) : 총액 : 39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푸동공항 커피 후원 | 2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푸동공항내 판소리에서 점심 | 140위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콜롬보 호텔근처 저녁식사, 음료 | 7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슈퍼마켓 쇼핑 | 1,36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5일 (금요일) : 총액 : 144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휴게소 홍차, 초콜릿 | 51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 (Hungry Lion Restaurant) | 4,675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시기리야 입장료 (2명) | 8,4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호텔 내 저녁식사 | 5,2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6일 (토요일) : 총액 : 201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길거리 킹코코넛 | 12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사원 입장료 25불×4 | 10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신발 보관료 (2회) | 2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화장실 사용료 | 5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식사 | 1,1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사롱 구입 | 1,6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맥주, 안주, 비누 구입 | 4,5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호텔 내 저녁식사 | 5,2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 총액 : 219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폴론나루와 입장료 25불×4 | 10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망고 과육 | 1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과 아이스크림 | 1,35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사파리 투어 | 12,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슈퍼마켓 쇼핑 | 1,83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 총액 : 213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호텔 체크아웃 (맥주3) | 1,28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담불라 석불사원 입장료 | 6,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 (중식당 Bamboo Garden) | 5,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캔디 식물원 입장료 | 4,4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식물원 내 커피 | 72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불치사 입장료 | 4,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호텔 내 저녁식사 | 6,22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 총액 : 81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점심식사, 맥주 | 6,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빅토리아 파크 입장료 | 1,2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맥주 | 1,6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전기통닭구이 (2마리) | 1,2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0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 총액 : 83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물 2개 | 1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캔디 불상 언덕 입장료, 기부금 | 1,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 맥주, 물 | 3,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아이스 바 | 24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불교박물관 입장료 (3명) | 1,5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Natural Coffee (불치사 앞) | 1,68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슈퍼마켓 쇼핑 | 1,5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저녁식사용 샌드위치 | 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툭툭 요금 총합 | 1,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5년 12월 31일 (목요일) : 총액 : 141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호텔 → 터미널 툭툭 요금 | 5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캔디 → 콜롬보 럭셔리 버스 요금 | 1,7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콜롬보역 → 호텔 툭툭 요금 | 1,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호텔 → 한식당 한국관 툭툭 요금 | 4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식사 (한식당 한국관) | 9,14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한식당 한국관 → 시장 툭툭 요금 | 39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술 아락 구입 (2병) | 1,3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프라자 내 커피 | 2,32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시장 → 호텔 툭툭 요금 | 47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맥주, 비스킷 | 1,685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6년 1월 1일 (금요일) : 총액 : 52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101번 노선버스 요금 | 72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콜롬보 → 마탈라행 고속버스 요금 | 2,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마탈라 → 갈르 버스 요금 | 24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식사 대용 빵, 음료수 | 6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갈르 포트 내 커피 | 1,32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갈르에서 툭툭 요금 | 4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갈르 → 콜롬보 고속버스 요금 | 1,6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138번 노선버스 요금 | 1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저녁식사 | 9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101번 노선버스 요금 | 1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6년 1월 2일 (토요일) ~ 2016년 1월 3일 (일요일) : 총액 : 199불
내용 | 사용금액 | 비고 |
호텔 환전 손실 | 2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강가라마 대사원 입장료 | 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국립박물관 사진허용 입장료 (1명) | 1,0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점심 (XILATON CHINESE REST.) | 6,8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여행사 1일투어 요금 | 95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기사 팁 | 15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스리랑카공항 상점 | 1,700루피 | <!--[if !supportEmptyParas]--> <!--[endif]--> |
상해 푸동공항 상점 | 80위안 | 13불 |
<!--[if !supportEmptyParas]--> <!--[endif]-->
갹출금액 : 410불 × 4 = 1,640불
총 사용금액 : 1641불
오차 : 1불 (약 1,150원) : 환전시환율, 반올림오차 등
오! 신이시여, 이것이 진정 윤선생의 작품이란 말입니까?
<!--[if !supportEmptyParas]-->
- 둘째 딸아이 결혼식을 하루 앞둔 2016.01.29일 글을 마침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