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가시면류관, 구출 루브르박물관으로 이동 "성당안 성물부터 구조" 화마속 사투..지옥 같았던 노트르담..프랑스 당국 "사고 가능성에 무게
소방 당국의 노력으로 성당의 주요 성물인 가시면류관, 루이 9세의 튜닉 등은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황금 나뭇가지와 갈댓잎으로 엮인 가시면류관은 희귀함과 독특한 형태 등으로 ‘프랑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노트르담의 최고 행정 성직자인 패트릭 쇼베 몬시뇰은 이날 "가시면류관(Crown of Thorns)과 13세기 프랑스 왕 세인트 루이가 착용한 ‘튜닉’(고대 그리스나 로마인들이 입던 옷)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은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보물이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나무 가지를 원형의 다발에 엮은 것으로, 그리스도 희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 세계 일반 관광객들은 매월 첫째주 금요일에 열리는 ‘가시관 및 그리스도 수난 유물 경배 행사’에서나 가시면류관을 볼 수 있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2019년 4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노트르담 성당 내부의 보물들이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며 사진을 찍어 올렸다. /트위터
기록에 따르면 예루살렘의 시온 산에 있었던 그리스도의 가시면류관은 6세기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1238년 베네치아의 상인 손에 저당물로 들어갔다가, 프랑스 왕 루이 9세가 사와서 파리로 가져왔다. 프랑스 혁명 동안에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보관됐다가 1806년 이후 노트르담 성당 안 금고로 옮겨졌다. 이 밖에 13세기 프랑스 왕 루이 9세(세인트 루이)가 착용한 의상 ‘튜닉’도 성당 안에서 안전하게 회수했다.
프랑크 리에스테 문화부 장관은 16일 “(주요 유물인) 가시면류관, 루이 9세의 튜닉(그리스·로마 시대의 소매 없는 의복) 등 성물들은 시청사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진압되기 전 붕괴 위험을 무릅쓰고 내부로 들어간 소방관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유물부터 안전하게 옮긴 덕분이다. 성당 내부에 있던 대형 회화 작품들도 대체로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리에스테 장관은 “회화 작품들은 건조 및 복원 작업을 위해 금요일에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톨릭 성물과 예술 작품을 다수 보유해 왔다. 가장 유명한 성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머리에 썼던 가시면류관이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나뭇가지와 갈댓잎을 원형으로 엮었다. 예루살렘 시온산에 있었으나 1239년 루이 9세가 사들였고 이후 국가적 보물로 귀하게 보관돼 ‘프랑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예수의 수난 때 사용된 성(聖)십자가 조각 및 못 등도 보관돼 있으나 구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은 '장미 창'으로 불리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다.
노트르담 대성당 장미 창
성당 내 3개가 있는 원형의 장미 창은 프랑스 고딕 양식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물인데, 특히 노트르담의 장미 창은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색감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서쪽 장미 창이 1225년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1260년 만든 남쪽 창은 지름 13m에 84개의 유리 패널로 이뤄져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웹사이트엔 세 장미 창을 "가톨릭 최대 걸작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세 장미 창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2사도와 4명의 전도자를 상징하는 16개 동상은 다행히도 화마를 피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성당 측은 지난주 첨탑 보수 공사를 위해 성당 꼭대기를 장식하던 동상들을 이동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오르간 중 하나인 대성당 내 오르간은 불타지는 않았지만 화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잿더미로 변한 화재현장내부
화재 현장에서 대성당 재건 의지를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는(성당 재건은) 프랑스의 운명이며 향후 수년간 우리가 진행할 프로젝트”라고 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도 “대성당을 복원하기 위해 프랑스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원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화재 발생 전인 이달 초 BBC는 노트르담 대성당 골조 공사에만 최소 1억5000만 유로(약 1935억 원)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850년 전에 지어져 전쟁과 폭격을 견뎌낸 성당인데 마치 지옥을 보는 것 같다.” .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진압된 뒤 성당 내부를 취재한 프랑스 언론들은 화마에 소실된 대성당의 내부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망연자실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15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 보도에서 대성당이 불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슬픔에 잠겨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노트르담 성당의 필리프 마르세트 신부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폭격 현장을 보는 것 같다”며 “지붕 위의 불길을 처음 확인했을 때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왔다갔다 했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지난 15일 오후 6시50분쯤 화재가 발생해 중앙에 있는 높이 90m의 첨탑이 소실되고 지붕의 3분의 2가 무너져 내렸다. 불길은 15시간 만인 16일 오전 10시쯤 완전히 꺼졌지만 13세기 프랑스 루이 9세(생 루이) 시기 유물과 건축물 일부가 화마에 소실됐다.
노트르담 대성당 참사에 프랑스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적 기업이 기부 의사를 밝히며 애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희망의 상징으로 여기는 전 세계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 하겠다”며 “애플은 미래 세대에 귀중한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을 돕겠다”고 말했다
성금은 빠르게 모이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 회장은 16일 2억 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구치,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그룹의 프랑수아앙리 피노 회장도 앞서 1억 유로 기부 의사를 밝혔다. AFP통신은 “프랑스 기업들이 약속한 기부 총액이 6억 유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