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제가 존경하는 박남준 시인의
북 콘서트가 김해의 작은 책방 "생의 한가운데" 에서 있었습니다.
3년 전엔 박 시인의 동네 하동 악양 동매마을에 찾아 가기도 했었죠.
올해 67세의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고, 어린왕자란 별명에 어울리는 작고 이쁜 분이십니다.
보건복지부 입장에선 모르겠으나 법무부 입장에선 확실한 총각입니다.ㅎㅎ
따뜻한 얼음 -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겹 또 한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첫댓글 차디찬 알몸이 봄을 피우는 군요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네. 그렇습니다.
자신을 얼려 가며, 녹여 가며..
희생을 느끼네요. 좋은시 잘읽고갑니다
네.
극진한 희생의 모성이 느껴집니다.
좋은시 감상 잘 했습니다
넵.
좋은 하루 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