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애 첫 수필집 『발자국 도장』
발간어머니가 눈길에 낸 길, 딸이 문장으로 잇다
일흔의 나이에 펜을 들어 문학의 길에 들어선 이규애 작가가 첫 수필집 『발자국 도장』(한국산문 刊)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번 수필집은 세종문화관광재단의 예술창작지원금을 받아 발간된 것으로, 늦깎이 작가의 열정과 탄탄한 문장력을 인정받은 결과물이다.
총 6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의 부모님과 남편, 자녀로 이어지는 3대의 이야기부터 스승과 친구 등 소중한 인연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한 42편의 수필이 담겨 있다. 저자는 맏딸이자 맏며느리로 살아온 고단했던 젊은 시절을 성실과 끈기로 버텨낸 뒤, 비로소 마주하게 된 평안의 시간을 정갈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특히 영농 생활수기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등 화려한 공모전 경력이 증명하듯, 저자의 글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 독자들에게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라는 깊은 위로와 다시 살아갈 힘을 전한다.
이규애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글을 쓰며 친딸처럼 아껴주시던 시아버님과 매운 시집살이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신 시어머니, 육 남매를 홀로 키우신 친정어머니를 다시 만났다”며, “지난날의 상처를 쓰다듬을수록 가슴 한편에 서러움이 옹이처럼 박히기도 했지만, 열심히 살아온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 국문과)는 해설을 통해 이규애의 문학세계를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온고지신의 글’이라 평했다. 투박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몽당 호미’, ‘붕어빵 두 개’, ‘길어깨’와 같은 소재들은 저자의 손끝에서 고결한 생의 빛깔로 재탄생한다.
일흔의 나이에 한국산문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농민문학 신인상을 받는 등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을 보여준 이규애 작가. 그녀가 남긴 짙은 ‘발자국 도장’은 독자들에게 지나온 시간을 긍정하고 다가올 시간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할 것이다.
2026. 4. 26. 수도일보 민금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