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산방 꽃편지_49」
태풍이 또 온다기에 긴장했는데 새벽녘에 바람만 세게 불고서 무사히 지나갔네요.
첫서리가 내리기 전에 소임을 다해야 하는 듯 요사이 가을꽃이 다투어 피어나서 무슨 꽃을 먼저 꽃편지에 소개해야 할까 잠시 고민을 했답니다.
뒤꼍 화단 가장자리에서 꿋꿋이 자란 층꽃나무에 앙증맞은 비취색 꽃술을 달은 연보라색 꽃이 층층이 피었네요.
꽃이 피어 있는 모양새를 보면 왜 층꽃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금세 알 수 있는데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잎겨드랑이에 작은 연보라색 꽃 20~30송이가 줄기를 둘러싸고 둥글게 층층으로 여러 층이 피어납니다.
꿀풀과의 층꽃나무는 층꽃풀이라고도 부르는데 나무의 아랫부분만 목질일 뿐 윗부분이 풀처럼 겨울에는 말라버려서 풀과 나무의 특성을 모두 가졌기 때문입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고산 윤선도가 ‘오우가’에서 대나무를 노래한 첫 구절이 층꽃나무의 그것과 닮았네요.
층꽃나무는 거칠고 척박한 땅 어디에도 잘 자라며 야생의 고운 향기를 지니고 있답니다.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피아노 연주곡 ‘가을의 속삭임’과,
“간명한 언어와 따스한 서정으로 삶의 의미와 시대의 진실을 노래”하는 이시영 시인의 ‘아침이면’ 시 한 편 함께 전합니다.
작은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풀벌레 소리와 함께 가을이 깊어가네요.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아침이면
_이시영
귀뚜리는 밤새도록 방 밖에서 울며
아침이면 가장 눈부신 소리의 보석을 낳는다
이슬이다
<가을의 속삭임> _Richard Clayderman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FXN3I8wYnXQ
○층꽃나무 (출처: 꽃과 나무 사전)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7XXXX100302
첫댓글 <가을의 속삭임> _Richard Clayderman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FXN3I8wYn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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