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숙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여자’ 원미연, ‘순수한 눈빛을 가진 여자’ 강수지, ‘화사한 웃음이 아름다운 여자’ 박상아, ‘톡톡 튀는 매력을 가진 여자’ 이본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 10월15일.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려워 이들은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모두 모일 수 있었다.
이들 4인방이 방문한 곳은 조금 뜻밖의 장소. 결혼정보회사에서 운영하는 미팅 카페였던 것이다. ‘화려한 싱글’임을 자부하며 살고 있는 이들이 비밀리에 미팅 카페를 찾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들은 1회 때 참석했던 조은숙 대신 새로운 멤버로 참여한 이본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본 “히프 처진 남자는 싫어요”
원미연 은숙이가 해외 촬영을 가는 바람에 오늘 새로운 멤버를 초대했어. 아주 멋있고 화끈한 여자야. 다들 알지? 톡톡 튀는 매력을 지닌 여자 이본이야. 근데 본이 싱글 맞아? 여긴 싱글 아니면 낄 수 없는데….
이본 정말 싱글 아니면 안돼요? 그럼 난 오자마자 가야 되네. 농담이고요. 저 싱글 맞아요.
강수지 본이씨는 몇 살이야? 지난주에 우리 나이는 대충 밝혀졌는데 상아씨랑 둘중에서 누가 언니야? 정확한 나이를 밝힐 필요는 없고. 그냥 누가 위인지만 말하면 돼.
이본 동갑이에요.
박상아 평소에 이본씨 보면 정말 화려하게 사는 여자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이본 화려하게 살려고 노력을 하죠.
원미연 그런데 너희들 여기가 어딘지 아니?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이 있잖아. 사실은 여기 미팅 카페야. 누군가를 소개받고 싶은 사람들만 찾아오는 곳이지. 말도 안하고 데려와서 미안해.
강수지 아냐, 잘했어. 난 이런 곳에 와보고 싶었거든. 미팅을 한번도 못해봐서. 소개팅도 못해봤고. 지금까지는 미팅 한번 안하고도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다 깨졌지(웃음).
원미연 너희들 미팅해본 적 있니?
이본 고등학교 때 딱 한번. 그때 내가 손이 못생겼었는데 차를 마시려고 찻잔을 드는 순간 남자가 그냥 나가버리는 거 있죠. 학교에 가서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이유를 물어봤더니 그 애가 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 손이 그렇게 예뻤대요. 사실 그때 내 손은 내가 봐도 좀 심했어. 손톱이 1cm도 안 됐거든요(웃음).
박상아 전 한번도 못해봤어요. 미국에서 돌아와서 늦게 대학을 들어가는 바람에요. 그래서 늘 아쉬웠어요. 미연 언니는 어때요?
원미연 난 주선을 많이 했지. 한번은 같은 과 친구 9명을 데리고 미팅을 나갔다. 남학생들은 신촌에 있는 모대학의 건축과 학생들이었어. 마침 그날 파트너도 마음에 들어서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당신은 밥만 먹고 살아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알고 봤더니 남자애 한 명이 “연극영화과 나와서 연극배우 하면 밥이나 먹고 살 수 있냐”고 한 거야. 그 말에 친구가 화를 낸 거고. 사실 그때 난 잘 되고 있었거든. 마음같아서는 그냥 있고 싶었는데 명색이 주선이니 어떡해? “얘들아, 가자”하고 나왔지. 나 그 뒤로 정말 이유없이 신촌 많이 왔다갔다 했다(웃음). 참, 우리 이럴 때가 아냐. 커플 매니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거든. 커플 매니저는 여러 사람을 상담해서 어울릴 만한 사람을 짝지어주시는 분이야.
강수지 커플 매니저님은 혹시 남자 친구 있나요?
커플 매니저 네,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질문에만 성실히 답해주세요.
원미연 요즘 남자들은 키가 어느 정도인 여자를 좋아하나요?
커플 매니저 165cm이상이요.
강수지 세상에, 키를 보는구나. 그럼 시력도 중요한가요?
커플 매니저 아뇨. 그건 렌즈를 끼면 커버가 되니까 중요하지 않아요. 강수지씨는 보기에 화를 잘 안내실 것 같고 성격이 좋으실 것 같은데 어때요?
원미연 맞아요. 그건 제가 보장해요. 수지 성격 진짜 좋아요.
커플 매니저 게다가 남자는 대졸 이상이면 되고 다른 건 전혀 보지 않으신다면서요. 직업도 상관없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세요? 그럼 선택의 폭이 넓죠. 아마도 올해 크리스마스는 따뜻하게 보내실 수 있겠는데요.
강수지 정말요? 너무 기뻐요.
커플 매니저 이본씨는 솔직하고 화끈하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본 어떤 부분에서는 화끈해요. 좋고 싫음이 분명하죠. 그리고 한번 결정을 하면 후회를 안해요. 결과가 나빠도 제가 선택한 거니까 후회를 하지 않죠.
커플 매니저 무서운 분이시네요. 그럼 이본씨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이본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자기 일에 자부심도 있고 돈도 어느 정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참, 히프가 예쁜 사람이면 좋겠어요. 저를 만나고 싶은 분이 계시면 반드시 청바지를 입고 오라고 전해주세요.
커플 매니저 대개 처음 소개를 받을 때는 정장을 입고 나오는데 어쩌죠?
이본 그럼 두 번 만나죠, 뭐. 한 번은 정장 입고 만나고 다음에는 청바지 입고 만나고.
원미연 뭘 그래. 그냥 청바지를 싸가지고 오라고 그러면 되잖아.
커플 매니저 쉽지는 않겠지만 일단 알겠습니다. 원미연씨는 장점이 너무 많은 성격이라고 하셨는데 정말인가요?
강수지 다 자기 혼자 쓴 거래요(웃음).
커플 매니저 제가 볼 때는 화통하고 리더십이 강해보이는데 어떠세요? 식사값도 본인이 낼 것 같은데….
원미연 맞아요. 형제가 많은 집안에서 장녀로 자란데다 연예계에서도 항상 큰언니나 누나로 통하다 보니까 늘 제가 내게 되죠. 뒤로 빼는 걸 잘 못해서요.
커플 매니저 그럼 데이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인가요?
원미연 네. 맛있게 먹는 건 4번중에 1번쯤 될까? 음식을 시키면 저도 모르게 이미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고 있어요. 여러 사람이 놀러갔다가 술을 더 시키면 괜히 제 가슴이 철렁하는 거 있죠.
박상아 “남자에게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해야죠”
커플 매니저 네. 남성분의 직업이 자유직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방송 관계 일을 하는 것도 괜찮나요?
원미연 그것도 좋아요. 이상하게 나이가 드니까 설명하는 게 귀찮은 거 있죠. 제가 하는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은 집에 들어갈 때까지 하루 종일 뭐했는지 궁금해할 텐데 그런 설명을 하기가 싫어요. 그래서 이쪽 일을 잘 아는 사람이면 좋겠고요. 대신 외모는 안 잘생겨도 괜찮아요. 너무 잘생긴 사람보다는 그냥 남자답게 생긴 사람이 좋거든요.
커플 매니저 그럼 가치관, 성격, 취미 같은 것도 중요한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본 취미도 맞아야 할 것 같아요. 취미가 책읽기, 그러면 정말 짜증날 거예요.
강수지 저는 취미가 독서인 사람 좋아요. 제가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글쓰는 것도 좋아하니까요.
원미연 참, 전 왜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낼 것 같다는 말씀 안해주세요? 수지한테는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낼 것 같다고 해주셨잖아요.
커플 매니저 제 생각에 내년 크리스마스는 따뜻하게 보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웃음). 이제 마지막으로 박상아씨에게 물어볼게요. 여기에 자상, 털털, 성격 좋다 이렇게 쓰셨는데 정말인가요?
강수지 상아씨 성격 좋다는 말 저도 들었어요. 상아씨 코디네이터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박상아 제가 코디한테 잘 해주거든요(웃음). 제가 장녀라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이에요. 코디 화장도 고쳐주고 예쁜 옷이 있으면 이거 입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요.
원미연 진짜 성격 좋다.
박상아 저랑 그 친구랑 인연 맺은 지가 벌써 4년 됐어요.
커플 매니저 뭐 특별히 원하는 것은 없나요?
박상아 작년만 해도 신랑감 조건 1순위는 기독교인이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올해가 되니까 꼭 기독교인이 아니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 내년이면 나보고 절에만 같이 가자고 하지 않으면 되지, 할 것 같아요.
이본 이제 그만 물으시고 좋은 사람이나 소개시켜 주세요. 그럼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할 게요.
강수지 참, 나이는 몇 살 차까지 가능해요?
커플 매니저 원칙적으로 연하는 안 돼요.
원미연 왜요? 요즘 연상 연하 커플들이 얼마나 많은데. 연하 남자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갑자기 은숙이가 생각난다(웃음). 경제적인 안정을 원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또 우리가 아직 마음은 젊거든요.
커플 매니저 여러분들이라면 연하도 가능할 것 같네요. 다들 능력이 있으시니까요. 그럼 다들 몇 살 차 나는 분을 원하시는데요. 키도 말씀해주시고요.
이본 전 무조건 4살 위인 사람이 좋아요. 연하는 싫거든요. 키는 제가 168cm니까 남자는 178∼180cm 정도면 좋겠어요.
원미연 전 4살 밑이요. 위로는 찾아봐도 남은 사람이 아마 별로 없을 거예요(웃음). 저는 힐을 신으면 170cm는 되니까 남자는 그거보다 크면 되고요. 남자분들중에 키높이 구두를 신는 분도 있는데 그런 분은 싫어요.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도 다른 것으로 극복해야지 키높이 구두를 신는 건 보기 싫거든요.
강수지 나이는 아무래도 상관없고요, 키는 170cm 이상만 되면 좋아요. 제가 162cm니까 그정도면 충분하죠, 뭐.
박상아 전 컸으면 좋겠어요. 전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서양에서는 동양 사람을 은근히 무시하는 버릇이 있어요. 키가 작아서죠.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내 남자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한국에서 살다 보니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사라졌지만요. 175cm 이상의 매력적인 남자라면 좋을 것 같아요.
강수지 “거만한 사람은 질색이에요”
커플 매니저 제 생각에는 가치관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스타일의 남자가 싫으신가요?
이본말 많은 사람, 무식한 사람이요. 매너있고 분위기 파악 잘하고 ‘척’ 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죠. 참, 히프가 처진 사람도 싫어요(웃음).
원미연 왜 화가 나면 사람이 180도 달라지는 사람 있잖아요? 전 그런 사람이 싫어요. 그런 사람은 만약 더 큰일이 생기면 제게서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앞으로 제가 만날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허허 웃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제가 다혈질이라 흥분을 잘하는데 같이 그러면 안 되잖아요.
강수지 한눈에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 거만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은 싫어요.
박상아 싫은 사람은 잘 모르겠고요, 전 자기 여자를 늘 우선으로 생각하는 남자가 좋아요.
이본 한참 이야기하다 보니까 저희가 까다롭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그런가요?
커플 매니저 아뇨.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소개를 받고 나서 까다로워지는 분들이 있으세요. 처음 상담을 할 때는 이거, 이거만 본다고 해 놓고 막상 사람을 만나면 늘 새로운 이유를 대면서 싫다고 하시거든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원미연, “제가 장녀라 장남은 싫어요”
이본 우리는 그런 사람들 아니에요. 뒤끝도 없고 더 이상 딴 소리도 하지 않을 거예요.
강수지 마땅한 사람 있으면 전화번호만 주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다 할테니까요(웃음).
커플 매니저 이 정도면 여러분 모두 3개월, 늦어도 6개월 안에는 결혼하시겠네요. 정말 더 이상의 요구조건은 없으신거죠?
원미연 참, 저 장남은 싫어요. 저도 장녀라서 챙길 사람이 많은데 남편까지 장남이면 양쪽집 챙기다 세월 다 갈 것 같아서요. 차남이면 좋을 것 같은데 가능한가요?
박상아 맞아요. 저도 장녀라서 그 마음 알아요. 장남이면 책임감이 너무 클 거예요. 저도 장남은 싫어요.
커플 매니저 하지만 요즘은 자녀들을 많이 낳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장남, 장녀가 없잖아요. 아들이 하나 밖에 없는 집도 많을 걸요.
원미연 그건 요즘 이야기예요. 우리 때는 보통이 셋, 넷이고 그 이상인 집도 많아요. 그런 집 장남하고 결혼하면 정말 정신없을 거예요.
커플 매니저 아까랑 말씀이 달라지신 거 아시죠? 아까는 뒤끝이 없으시다면서 가치관이 최고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원미연 어머, 저 장남도 좋아요(웃음).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올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데 그게 뭐 어렵겠어요.
강수지 그런데 진짜 우리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을 수 있을까?
원미연 30여년을 기다려도 안 나타나던 남자가 갑자기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한테 어울릴 만한 남자를 찾아준다니까 한번 기다려 보자. 난 내 짝을 만나면 화를 내면서 “왜 이제서야 나타났니? 가만 안둘껴” 하고 말할 것 같은데 너희는 뭐라고 말하고 싶니?
강수지 난 이렇게 말해야지. “그대를 만나기 위해 나 그토록 많은 이별을 했는지 몰라”라고.
박상아 난 <태조 왕건>에서 맡고 있는 왕후 톤으로 말할 거야.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이본 쑥스럽게 무슨 말을 해. 난 제발 그냥 나타나기만 했으면 좋겠어.
자칭 ‘화려한 싱글’인 이들의 대화는 밤이 깊어가도 끝날 줄을 몰랐다. 이들이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선 시간은 밤 12시. 그리고 모두 이상형의 남자가 나타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