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강의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팬텀랜치에서 꿈같은 아쉬운 시간들이 흐르고 있다.
내일 새벽 부터는 이곳을 떠나기 때문에 일찍 잠을 청했지만 쉬 잠이 오지 않았다.
각자의 체력을 고려해 먼저 출발할 사람은 먼저 떠나기로 하고 고마운 몇분은 뒷정리를 하고 떠나기로 했다.
내려올 때는 말에 실어 보낼 짐이 예약이 되어 수월했지만
올라 올때는 예약이 다 차있어서 무거운 배낭을 어찌 메고 가야 하나 많이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2개를 보낼 여유가 생겨 무거운 짐은 말로 실어 보냈다.
평소 해보지 못한 텐트 생활을 나이가 들어 하기엔 혹시 무리가 될까 염려 했지만
팬텀랜치 안에서의 캠핑은 협소한 시설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꿈같은 여정으로 기억하며 대만족스러워 했다.
콜로라도 강에는 두개의 다리가 있다
케이밥 트레일에 연결되어 있는" Black Bridge"
Bright Angel 트레일로 이어지는" Silver Bridge"
어두운 새벽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전날 미리 가 보았다.
그랜드캐년 빌리지로 보내는 상수도관이 이 다리를 통해 올라간다.
Silver Bridge 에서 본 Black Bridge
캄캄한 새벽에 헤드랜턴을 켜고 힘찬 콜로라도 물소리와 함께 강가를 따라 모래밭을 한참 걷다보면
점차 날이 밝으며 계속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캄캄한 밤,
헤드 랜턴에 의지하여 걷는 산길은
걷고 있는 사람들만 느껴지는 오묘한 감정들이 있고..
한 2 시간 정도 올라오면 "인디안 가든 캠핑장" 을 만난다.
이 곳에서는 물도 풍부하고 넓은 공간이라 야영도 할 수 있고 쉴 수도 있어 오아시스 같은 반가운 존재다.
2/3 지점에 올라오면 물도 있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그랜드 캐년 빌리지에서 브라이트 엔젤 코스로 이곳까지 내려 와서 경치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 늘 붐비는 곳.
많이도 걸었다.
길고도 긴 저길을 많은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침묵.
피정의 시간과도 같은
값진 이 곳을 올 수 있었던 모든 여건들의 감사함에..
엄마와 아이들
각자 자기짐은 자기가 지고 엄마와 함께 걸어가는 이 가족이 너무도 예뻐 보여
함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 했더니 흔케이 허락해 주었다.
어려서 부터 부모와 함께 이 어려운 길을 걸으면서 서로가 지켜야할 여러가지 공중도덕 들을 배우고
산에서 지켜야 할 예절들을 부모를 통해서 배우는 모습들이 아름답게 보였다.
아이들이나 어른 할것 없이 너무도 잘 지켜는 산행문화,
상대가 올라 오거나 내려가면 비켜서는 사람은 확실하게 비켜서서 서로에게 길을 양보를 하고
어럽고 좁은 길은 안전하게 먼저 서 있던 사람이 손을 내밀어 서로를 붙잡아 주는 일.
우리도 이런 산격있는 산행문화를 빨리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걷는 모습도 있고~
학교에서 그룹으로 와 "인디언 가든" 에서 하루 캠핑하고 올라가는 초등학생이다.
얼마나 열심히 걸어 가는지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부모와 함께 말을 타고 가는 가족도 있고~
순간 포착~ 이 시간이 쉬는 시간~ㅎ
이 터널을 지나면 바로 목적지 부분이다.
짧은 구간의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이는곳.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많이도 걸었다.
적지 않은 연령에도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무사히 안산 즐산한 우리 동료들에게 사랑과 고마움을 전하며
이곳을 알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이곳을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이곳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이곳을 또 걸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어떤 설명과 사진으로도 표현키 어려운
어마어마한 그랜드 캐년 트레일이 궁금해 여기저기 찾아 보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경고를 무시한 무용담만 가득했다.
대 자연의 그랜드 캐년을 여유있게 또한 즐기면서 걷고 싶은데 그런 내용을 찾아 볼 수가 없어
남편의 도움으로 외국 싸이트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걷는 내내 눈 앞에 펼쳐지는 대자연의 놀라움과
메마른 땅,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거친 풀. 수줍은 듯한 그러나 강렬하게 피어난 야생화들..
사정없이 내려 쪼이는 햇빛을 피해 빠른 걸음으로 나를 재촉했지만
어느 것 하나 지나쳐 버리기에는 너무도 고요하고, 너무도 거대하고, 너무도 장엄한 이곳을
걷고 있는 내 자신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견했다.
한 8 년전쯤 한국 트레킹학교에서 트레킹 교육을 받고 스틱 사용법인 마더스틱을 배워
지금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부부는
마더스틱의 유용함과 필요함을 꼭 이야기하고 전하고 싶다.
[2015년] [2018년]
3년 전보다 지금의 모습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ㅎ
꿈의 길인 대자연 신비의 땅 그랜드 캐년을 걸어 볼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뿌듯하다.
알게 모르게 벅차 올랐던 순간들,
우리의 마음 속 한구석에 있는 "뜨거움"이란 것이
어제보다 더 확실한 오늘을 만들어 주는 원동력일 것이다.
만남의 인연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 했다
내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내 생활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얼마만큼 내가 할 수있을까 하는 "물음"도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떠나지 못할 변명과 핑계거리 생기기 전에
내 배낭 안에 새로운 꿈과 추억거리를 담을 생각을 하면서 또 다시 힘을 모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