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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차 홍도흑산도 섬산행후기
드디어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왔다.
위대한 산악회! 그이름도 멋지고 아름다운 경기로즈산악회에서.
25명의 적당한 인원이 알맞게 뭉쳐서 아기자기하게 섬 구석구석을 돌아 다녔다.
어느 한가지 일정도 틀어짐이 없이 모두 소화 했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여행이어서 내심 흐뭇했다.
지난 35차 강원춘천 오봉산 산행후기를 쓰려고 하다가 시기를 놓쳐 쓰지 못하고, 개천절 한낮에 짜파게티 하나 끓여먹고 멋진여행이 눈앞에 어른거려 피곤을 잊은채로 책상앞에 앉았다.
어머님이 제생병원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받으신지 17일만인 어제 병세가 많이 호전되셔서 일반병실로 옮기셨다.
조금은 한숨돌릴수 있어 가족모두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셔야 마음을 놓을수 있을 것 같다.
병원에서 괄세받으실까봐 중간계산서 나오자마자 얼른 원무과로 가서 깔끔히 계산해 버렸다. 병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연유로 오봉산 산행후기 작성 기회를 놓쳤다.
홍도흑산도섬산행도 가고픈 마음은 없었지만, 산악회이름으로 추진하는 일이고 우리 어머님은 쉽게 돌아가실분이 아니라는걸 믿고 있는 나로서는 형제들과 두아들들에게 맡기고, 이틀간 산악회에 전념하기로 마음먹고는 임원님들과 준비사항을 점검해 나갔다.
지난 7월1일에 큰맘먹고 39명이라는 대부대를 모아 보무도 당당하게 출발했던 홍도흑산도 원정팀이 하찮은 안개 때문에 흑산도 중간지점인 비금도에서 회항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어, 이번만큼은 천재지변도 비켜가라고 빌고 또빌고, 소리도 질러보고, 용왕님이 보우하사 로즈산악회 만세! 도 외치며 아무 탈없이 다녀올수 있기를 기대하고 고대한바, 소낙비가 잠시 내리긴 했지만 우리의 나갈길을 막지는 못하였다.
하루전날인 일요일 오전부터 목포현지여행사인 으뜸여행사 사장님과 실시간으로 전화를 주고 받았다.
여행자보험도 하루전날들어야하는데 주민등록번호가 다르다는 것부터 전날 늦게 합류해주신 이인애 감사님을 추가하는일, 그로인해서 당초 여관방을 6개 쓰기로했던 것을 부부팀이 두팀이 있어 7개로 늘려서 방배정을 완료했으나 한분이 더오셨으니 한 개를 더 달라하여 8개를 쓰기로 하는 것,홍도에서도 우리술을 가져가서 먹기로 했으니 흑산도에서도 우리술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둥, 하루사이에 모든걸 다 이루어야하는 것처럼 많은것들을 결정하고, 번복하고, 추가하며 섬산행 하루 전날을 바쁘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차질없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경애총무님과도 가면서 먹을것들과 술,물,두유,커피,김밥등을 챙겨보기도 하였다.
수시로 기상상황도 컴퓨터를 들여다 보며 체크해 보던중 중요한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으뜸여행사 사장인데 아무래도 태풍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었다.
여행사 사장은 쾌속선 선사에 알아보고,쾌속선 선사는 목포해양경찰서에 알아보고, 해양경찰서에서는 기상청과 수시로 날씨와 파도,안개 특히 올라오는 태풍의 경로와 세기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대비하고 있는 체계로 움직이고 있었다.
10월2일 오후에 우리나라에 상륙한다고는 하지만 남해안이고, 섬이고, 바닷길이고 해서 태풍의 진로와 속도에 따라서 빨라질수도 있다며 아무래도 오후배가 아닌 오전배를 타고 갔다가 다음날 오전배로 나오는 것이 좋겠다라는 전갈이었다.
제18호태풍 미탁인지 미친놈인지는 하필 이때 나타나서 우리의 역사적인 홍도흑산도 여행을 방해하고 있는지 한편 밉고 원망스럽기도 하였다.
태풍도 자연적 현상이라서 한두번쯤 바다생태계를 바꿔주면 오히려 좋다고들 하지만 올해는 다른 태풍들이 많이 찾아와서 더는 안와도 된다는데 천덕꾸러기처럼 우리나라로 기어오고 있으니 참으로 야속하기 그지없는 마음이라 안타까운 노릇이었다.
한번 실패를 맛보았던 터라 두 번은 지기싫어서 오전 7시50분 배를 타기로 하고 여행사에 다른일정에 차질없게 해달라고하니, 배편부터 조치하겠노라고 해서 전화를 끊고는 홍도흑산도에 예약해주신 나를 제외한 24명과 함께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여 이 사실을 알렸다.
결론은 당초 아침 6시 모란민속시장 앞 출발에서 3시간을 앞당겨 새벽 3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급히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었다.
6시에 출발해서 시간이 되면 앞전에 안개 때문에 제대로 전망을 보지 못했던 1시간정도가 소요되는 목포의 심장 유달산을 다시금 돌아보고, 목포여객선터미널 옆에서 점심식사를 한후 1시20분배를 타려고 했었고, 다음날도 오후 4시배로 흑산도에서 나오기로 했었는데 이를 새벽3시에 떠나고, 아침도 버스안에서 김밥과 두유로 해결하고, 바로 여객선터미널로 가서 7시 50분배로 흑산도를 먼저 들러서 섬일주 버스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후 홍도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바꾼것이었다.
다행히 모두가 가능하다고 하셔서 일정변경은 순로롭게 이루어졌다.
마침 버스기사님도 부천에서 오시는 분이지만 성남에서 자고 아침 2시 30분까지 모란장앞에 대기하시겠다고 하셔서 한시름 놓을수 있었다.
다만 아침에 못일어 날수 있으니 나한테 전화 한번 주시란다.
모든 것을 반나절 당겨 놓았는데도 뭔가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다.
중환자실에 가서 어머님 면회마치고 집에 오니 밤9시. 가볍게 배하나 깍아먹고 잠을 청하려고 누우니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배를 먹어서 그런지 배에서는 가스가 차고 부글부글 끓는다.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켰다.
즐겨보는 유튜브방송을 틀어놓고 또 눈을 감았다.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며 나가지를 않는다.
술한잔 먹을까 하다가 못일어 날까봐 그냥 누워있었더니 금새 한시반이 되었나보다.
알람이 울렸으니 일어나야하고, 이것저것 준비를하고 집을 나서니 두시.
카카오택시를 불러타고 버스기사님에게 전화드리니 아직도 주무시고 있다고 바로 나가신단다.
택시는 텅빈 새벽길을 쏜살같이 달려 모란으로 향했고,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겠거니하며 우쭐대며 횡단보도를 건너니 바로앞에 김근재님이 보이고, 버스는 막 불이 켜지고, 그앞에는 여성회원분들 다수가 기다리고 계신 것이 아닌가.
잠도 안주무시고 밤새 기다리신 것 같았다.
몇몇이 모란에서 술한잔 먹으며 시간을 보내셨다고 한다.
대단하다.
전날 죽전정류장에서 타시겠다고 하신 안부영님과 이인애감사님을 제외하고 23명 모두가 3시 전에 버스에 탑승해 주셨다.
피곤한 몸이실테니 버스에 깊숙이 기대어 눈을 좀 붙이셔야 되겠지.
죽전정류장에서 두분을 더 태우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나는 인사말과 함께 전체적인 일정과 유의사항들을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드렸다.
이내 버스 실내등이 꺼지고 기사님을 제외한 모두가 의자 등받이를 제치고 부족한 잠을 채우기 위하여 눈을 감았다.
나도 똑 같이 했는데 잠은 안오고 그저 눈만 감은채로 가끔 달리는 버스 앞유리를 쳐다보며 이정표를 헤아리고 있었다.
버스는 중간에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각자 볼일을 본후 지체할 겨를도 없이 다시 목포로 향했다.
한편으론 기사님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4시간 못미처 달려서 목포시 초입에 다다랐고, 나는 모두의 잠을 깨우고 아침간식인 김밥과 두유를 드시게 했고, 버스는 이내 목포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서 모두를 내려놓고 다음날 약속장소를 서로 확인하고는 주차장으로 떠나갔고, 우리일행은 터미널 2층 대합실로 올라갔다.
조금 기다리니 으뜸여행사 사장님이 부랴부랴 올라오셔서 쾌속선 승차권을 나한테 주셨고, 함께오신 부부사이인 무지개여행사 사장님께서 이번 여행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는 무지개여행사 뺏지를 각자 가슴에 달고, 경기로즈산악회 등산리본을 가방에 붙이고서, 각자 배표를 받아들고 2번 개찰구를 통해 선착장 맨 끝에 대기하고 있는 쾌속선에 올라 정해진 좌석에 앉았다.
나는 모두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다시한번 으뜸여행사 사장님이랑 만약의 경우 서로 긴밀히 연락해서 여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자는 다짐을 받고 제일 늦게 배에 올랐다.
배 2층 객실 한켠에 자리잡은 우리 일행들은 가볍게 술판을 벌리고 있었고, 나도 한잔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전날부터 아랫배가 살살 아픈 관계로 자제하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배는 쾌속선 답게 빠르게 내달려 비금,도초도에서 잠시 정박한후 흑산도에 다다랐다.
모두가 흑산도에 내렸는데도 마중나와 있어야할 현지 안내인이 보이질 않아서 여행사의 일정표에 있는 식당에 가서 물어보니 사장님이 옆가게에 계시단다.
가서 물어보니 죄송하다고는 하지만 계속 홍어 손질하시느라 쳐다보지도 않는다.
시건방진넘.
그넘은 우리 일행이 흑산도일주버스를 기다리며 가게옆에서 한잔먹고 있는데도 나와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해댄다.
참으로 세상인심이 좋다.
저러면서도 먹고 사는걸보니 불공평한 세상이기도 하다.
반대로 식당을 하는 부인이 싹싹해서 부인덕에 사는가 보다했다.
우리일행들이 건어물도 많이도 팔아 줬다.
그 비싼 홍어도 한사라 먹었고, 밀주라고 부른다는 비싼 막걸리도 두병이나 사먹었다.
오히려 홍어 산지인 흑산도보다 목포가 더 싼편이다.
홍도에서 도착한 배에서 내린 여행객들까지 한차를 가득채운 흑산도일주관광버스는 11시20분경에 터미널 옆을 출발하여 기사님의 농담섞인 설명을 들으며, 흑산도노래비가 서있는 경치가 아름다운 칠락산 정상부근에서 모두가 내렸고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리는 박춘석작곡 이미자님의 노래를 기리는 흑산도노래비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도 찍고, 개별적으로는 전문사진사가 찍어주고 액자에 넣어주는 사진도 받아들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물론 비용을 지불했지만 말이다.
다시 버스에 올라탄 우리는 나머지 코스를 마저 돌아서 출발장소로 되돌아 왔고, 조금은 늦은 점심을 술한잔과 함께 먹을수 있었다.
남은시간을 기다린 끝에 흑산도를 경유한 홍도행 쾌속선을 타고 30분거리에 있는 홍도로 향했고, 홍도에서 내린 우리는 3번기둥에서 3륜 오토바이 한 대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계시는 서해모텔 사장님을 만나 가져간 짐을 오토바이에 싣고는 서해모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해모텔 앞에서 기 배정된대로 방열쇠를 나눠드리고 깃대봉 산행팀과 섬트레킹팀을 나누어 각자 짐을 방에 두고는 바로 나와서 깃대봉쪽으로 줄지어 올라갔다.
2년전에 같은 코스로 여행을 왔었던 나로서는 깃대봉 오르는길이 낯설지 않았지만 처음 오르시는 분들은 초반 가파르게 이어진 나무계단에서 지칠만도 했다.
고도 365미터라지만 바다에 닿아있는 섬의 특성상 해발365미터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니었다.
나와 이인애감사님,그리고 최정자님이 선두에서 부지런히 오르던중 최정자님이 전날 대청봉을 장시간 산행하고 돌아온 후유증으로 천천히 오시겠다하여 둘이서 신나게 올라 깃대봉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을 둘러보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는 조금 숨을 돌리려는중에 뒤따라온 부산에서 오신분들이 잔뜩 올라와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깃대봉을 뒤로하고 또다시 부지런히 내려오는데 우리일행 6명이 최정자님과 함께 올라오고 계시지 않은가.
그들을 뒤로하고 빨리 내려가서 씻고 식당을 챙겨볼 요량으로 내려가는데 임영순홍보이사님,오영희부총무님,안부영님자매 두분도 숨을 헐떡이며 후미에서 올라오고 계셨다.
시간 늦지 않게 다녀오시라고 하고는 나와 이인애 감사님은 다시 입구에 다다랐고, 방열쇠를 가지고 계신 윤범호형님께 전화 했더니 운동장 입구로 오라신다.
파장인 술상에서 마지막남은 소주한잔을 들이키고는 열쇠를 받아들고 202호로 가서 말끔히 샤워하고 옷도 갈아입고 나오니 개운했다.
1층식당에서는 벌써 여러사람들이 회와 매운탕,그리고 반찬과 함께 식사를 들고 계셨고, 차례대로 입장하신 일행들도 한상씩 꿰차고 앉아 술과함께 홍도의 자연산회를 맛보며 홍도에서의 첫날이자 마지막밤을 준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모이자 큰소리로 경기로즈산악회의 무궁한 발전과 참석해주신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비는 의미에서 힘차게 건배를 하고서는 자리를 돌아 다니며 우리가 가져간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이어진 두 번째 코스.
현삼이네건어물 사장님의 이모님이 하신다는 방파제 포장마차 4번집.
술좋아하는 일행들 여럿이 몰려가서 테이블에 둘러 앉아 또다시 기울인 소주잔.
밤이 깊어 가는줄도 모르고 육지에서 쾌속선으로 두시간반이나 떨어진 홍도까지 와서 방파제에 둘러 앉아 맛있는 해산물과 잎새주를 마시며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술이 부족하다며 올라가며 들른 파전집에서 한잔을 더 마시니 이곳이 집인지 섬인지 천국인지도 모른채 어느새 새벽에 잠에서 깨어보니 우리방 202호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슬픈 인생이 되어 있었다.
방문은 다 열어 놓은채 전날 일찍 맞춰놓은 알람이 두 개나 울려 잠이 깬 4명의 중생들은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내가 다시 일어난 시간은 정확히 5시 23분.
사람들 소리를 따라 몽유병에 걸린 사람처럼 슬리퍼를 신고 나가보니 임부택님이 현관에서 서성이고 있었고, 함께 몽돌해수욕장으로 가니 최정자님과 이인애 감사님이 별도 없고 달도없는 흐린날 밤에 물에서 방금올라온 여인들처럼 방파제 한구석에서 마찬가지로 서성대고 있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대충 씻고는 1층식당에 가니 아침밥을 준비하고 계시는터에 밖으로 나가니 이번에는 소낙비가 내리고 있었다.
홍도일주유람선을 타야하는데 안좋은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다시 식당으로 들어와 모두 함께 아침밥도 먹고 백경록님부부가 찬조물품으로 가져오신 수박 두통도 잘라서 먹고, 유람선 승선권도 나눠들고, 식당을 나서니 이번에는 비가 그치고 있었다.
선착장쪽으로 짐을챙겨들고 내려가서 현삼이네 건어물집에 맡겨놓고, 막걸리 좋아하는 조경호선배와 바로옆 가게에서 오뎅을 안주로 막걸리잔을 기울이니 심심한 일행들이 모여들어 간단히 한잔씩 하고서는 유람선에 오르니 많은분들이 승선해 계셨다.
우리일행은 유람선 2층 객실 밖에 놓여진 의자에 나눠 앉아 섬전체가 천연기념물이자 다도해국립공원인 홍도의 비경을 기대하며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시는 해설자가 나서서 걸죽한 목소리와 오리지널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배전체를 휘어 잡았고, 선장님의 기적소리와 함께 배는 유람을 시작하였다.
나는 한번 타봤던 유람선이라 그다지 설레거나 들뜨지 않아서 그냥 덤덤하게 경치를 즐기고 있었지만 많은 분들은 홍도의 절경을 배경삼아 한 장의 사진이라도 놓칠세라 부지런히 자리를 옮겨가며 카메라를 눌러대고 있었고, 해설자와 또다른 사진사는 액자용사진을 찍느라 모든이들의 카메라를 찍어 주고 있었다.
몇군데 포인트에서 배는 멈추었고 정말로 잘만 찍으면 멋진 작품이 될수 있는 사진들을 얻어갈수 있을 만큼 홍도의 풍광은 아름다움 그자체였다.
바위 하나하나에 사연이 담겨 있고, 그 모습에 잘도 이름을 붙여서 보는이들의 눈을 이리저리 바쁘게 굴리도록 만들었다.
홍도의 또다른 마을인 홍도 2구마을에서 1구로 나가시는 주민들을 태운 유람선은 막바지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는 고깃배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해설자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마자 나는 예전의 경험을 살려 고깃배에서 직접 썰어주는 생선회를 가장먼저 살려고 1층으로 내려가서 마침 옆문을 열고 있는 선원 앞에서서 18만원을 들이미니 나무젓가락과 초장,그리고 회6접시를 나와 범호형에게 주셔서, 미리 1층객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리 일행들에게 나누어 드렸고, 부족하지만 가져간 술과함께 맛있게 먹었다.
맨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일행들이 사람이 많아서 회가 부족하니 하나만 더 사달라고해서 마지막줄에서서 가장먼저 산것과 가장 마지막으로 산 기록을 세우며 한사라를 달라하니, 남은 것 모두를 주었는데 다른것보다 두배는 되는 것 같았다.
고깃배와 떨어진 유람선은 홍도선착장으로 돌아왔고 모두 내려서 짐을 찾고, 목포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며 승선권을 받아들고, 건어물도 사고, 2층화장실도 다녀오고하는 와중에 배 승선권을 안받아가는 두사람이 안보이길래 전화했더니 그 유명한 4번에서 소주한잔 하고 있단다.
나하고 직장동료였던 김헌주와 이원대님이었다.
부지런히 뛰어가니 거기도 파장이었다.
이내 뿔소라에 소주한잔 얻어 먹고는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이원대님은 거기서 살아있는 전복을 20만원어치나 사셨단다.
우리일행은 10시30분에 출발하는 목포행쾌속선에 몸을 실었고 쾌속선은 흑산도를 경유하여 2시간반만에 목포항에 도착하였다.
오는 배안에서는 아쉬운 마음에 술자리가 벌어졌고 다른사람들이 뭐라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컷 떠들며 먹고 마셨다.
신났다.
목포에 도착하니 세차게 비가오고 있었고, 우리는 터미널옆 제주식당으로 가서 여행중 마지막 식사를 즐겼다.
가져간 술이 떨어져서 식당술을 사먹었고,밥한끼를 충분히 채운 우리는 버스에 올라 노래방을 시작했다.
나도 사람이 많지 않은 관계로 두곡이나 불러 제꼈다.
그렇게 긴긴여정을 부족한 잠을 이겨내며 서로가 깊은 유대감으로 1박2일의 기나긴 여정을 무리없이 소화해 내었고, 여행내내 즐거움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들이어서 무척이나 뿌듯하였다.
이번 홍도흑산도 섬산행에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깃드시고 화목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
나름대로 성공한 여행이라 여기니 이루 말할수 없이 기쁘다.
첫댓글 쾌청하시길 기도합니다
이번섬여행이 얼마나 부담되셨을까 ~모두 무사히 재미있게 다녀와서 다행이고 회장님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