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에 있는 아쿠아틱리조트(Aquatic Resort)는 이름 그대로 ‘물과 관련이 있는 휴양지’다. 때묻지 않은 낮은 산, 완만한 비탈을 전혀 더하거나 깎지 않고 그대로 그 위에다 통나무집 몇 채를 올려놓았다. 통나무집 앞으로 조그만 도로가 흐르고, 그 도로 너머에 도로의 열 배가 넘는 맑은 물이 흐르는 그런 곳이다. 야외수영장도 있고, 보트(Boat) 계류장도 있고, 커다란 배 한 척을 띄워서 선상회의실로 쓰는 참으로 복 받은 곳이다. 아쿠아틱리조트에 이런 값진 ‘아쿠아틱’을 부여해준 것은 그 이름도 유명한 춘천댐(Dam)이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춘천’이란 단어는…… 그 이름을 되뇌는 것만으로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추억이 되살아나 가슴을 후벼 파고, 없던 추억이 급조되어 아련히 그리워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아쿠아틱리조트 앞의 큰물은 모두 이 춘천+댐이 모아준 물이다.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서정적인데, 물가에 선 큰 나무도 그렇고, 찬 공기가 투영된 새파란 하늘도 그렇고, 고요함을 넘어 적막한 산하가 그렇다. 리조트에는 산비탈을 따라 쪽배동, 산천어동, 수달동, 산이동, 진이동, 물이동, 연이동, 천이동이 각각 독채로 늘어서있다. 모두 안락하고, 예술적이고, 자연스럽고, 생활하기 편리하게 되어있어서 해먹을 거리 조금과 양서 몇 권과 노트북(Notebook) 하나만 달랑 들고 들어가면 대하소설 한 편정도는 너끈히 쓰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갈아입을 옷을 좀 들고 들어가야 하나?’ 아니다, 필요 없다, 혼자 독채에 들어앉아있는데 아무 것도 안 입고 있으면 된다…… 누가 찾아오기라도 하면 단벌 평상복을 입고 맞으면 되고, 냄새가 나면 빨아서 방 안에다 널어놓으면 된다. 회사에서 잘리면 꼭 이렇게 한번 해보고 싶다. 쓰다 곧 중지한 [땅전]이 “아빠, 아빠”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 나의 꿈은 대하 트래블판타지(Travel Fantasy) [땅전]의 완성이다. 기왕 이렇게 말이 나온 김에 [땅전]의 일부를 밑에다 달아놓아야겠다. http://dondogi.blog.me/100024258780 : 001 - 영월, 서해로 떠나다 http://dondogi.blog.me/100024465418 : 002 - 강화, 정동진에게 영월을 빌다 http://dondogi.blog.me/100024752161 : 003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상 http://dondogi.blog.me/100024978744 : 004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중 http://dondogi.blog.me/100025134717 : 005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하 http://dondogi.blog.me/100026301204 : 006 - 달구벌, 경주라는 이름을 차지하다 http://dondogi.blog.me/100027603397 : 007 - 강화, 정동진의 허락을 받다 http://dondogi.blog.me/100044158738 : 008 - 강화, 인천이모와 만나다 http://dondogi.blog.me/100053935969 : 009 - 남양주, 영월과 양평을 얻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나와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동구래마을이 나오고, 거기서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물가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오솔길이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진다. 동구래마을은 야생화로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 곳인데, 우리가 거기 간 계절이 꽃하고는 영 관계가 없는 계절이다 보니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물가 오솔길을 따라 100% 자연 속 산책을 즐기다 보면 끝에서 길이 ‘V’ 자 모양으로 꺾여 언덕을 넘어간다. 그렇게 언덕 뒤편으로 넘어간 길은 다시 큰물을 만나게 되는데, 조금 전까지의 좋았던 느낌을 (살리고~ 살리고~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살려 발길을 이으면 월척의 명당 연꽃단지에 닿는다. 낚시에 취미가 없는 나로서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낚시로 날밤을 깐 사람들이 소복이 모여서 다시금 대어의 꿈을 꾸는 곳…… 이 곳이 월척의 명당이기도 하지만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해서 계절만 잘 맞추면 연꽃에 푹 파묻혀 죽을 수도 있다던데 우리가 간 계절은 언감생심 그건 꿈도 꾸지 못할 계절이었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나와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왕복 2 차선 도로가 이어진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까 굳이 걸어갈 필요가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된다. 아쿠아틱리조트에서는 투숙객들에게 공짜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나도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 길을 달렸었다. 자전거를 주제로 다시 전개하자면, 리조트를 나와서 왼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왕복 2 차선 도로가 쭉 이어지는데, 아쿠아틱리조트에서 큰 도로까지 가는 약 2 Km 동안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에,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길에, 강변을 따라 유유히 굽어가는 길이기에 연인이 나란히 달리며 밀어를 나누기 제격이지만…… 나는 혼자였다. 공짜로 빌려주는 자전거도 딱딱 못 챙겨먹는 우리가 과연 연인이 맞나 싶다. 아쿠아틱리조트에서 보낸 1 박 2 일 동안 은영이는 자전거 안장에다 궁디도 안 갖다 댔다. 같이 놀아주면 어디가 덧나나? 은영이는 항상 독채 안에만 있었고, 나는 항상 밖에만 있었다. 자전거도 늘 혼자 탔고, 쏘다니는 것도 늘 혼자 다녔다. 내가 무슨 사이클(Cycle) 선수도 아니고…… 내가 무슨 고독한 러너(Runner)도 아니고…… 참 많이 외로웠다. 자전거도 그렇고 산책도 그렇고 멀리 갈수록 돌아오는 길만 멀 뿐이니 참 많이 허무했다. 지난 주에 고향에 내려가니까 하루 날 잡아서 가족여행을 가잔다. 군산에 있는 ‘유로빌리지36(Euro Village 36)’ 펜션(Pension)에서 닭 잡고, 보리밭에서 놀고, 새만금을 구경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1 년 전이다. 하이고야~ 세월이 정말 쏜살같구나~ 이번엔 여기 아쿠아틱리조트에서 모이면 어떨까 잠시 생각했는데 이내 포기해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천은 수도권에서도 그렇고 내 고향 대구에서도 그렇고 너무 먼 곳인 것 같다. 여름휴가 3 박 4 일로 단단히 마음 먹고 가야지 대충 1 박 2 일로 바람 쐬러 가는 곳은 아닌 것 같다. 완전 무공해 산골이라 가까이 두고 자주 들르고 싶지만 그러기가 참 쉽지 않은 곳이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마음껏 즐김으로써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고작 1 박 2 일 있을 거면서 그러려고 마음을 먹은 것 자체가 만용이었다. 앞으로 화천에서 하룻밤 잘 일이 있으면 무조건 아쿠아틱리조트에서 자야겠다. 어떤 하나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전까지는 절대 두 놈을 조지지 않는 내 독기가 어떤 것인지 세상에 보여줘야겠다.
화천에 있는 아쿠아틱리조트(Aquatic Resort)는 이름 그대로 ‘물과 관련이 있는 휴양지’다. 때묻지 않은 낮은 산, 완만한 비탈을 전혀 더하거나 깎지 않고 그대로 그 위에다 통나무집 몇 채를 올려놓았다. 통나무집 앞으로 조그만 도로가 흐르고, 그 도로 너머에 도로의 열 배가 넘는 맑은 물이 흐르는 그런 곳이다. 야외수영장도 있고, 보트(Boat) 계류장도 있고, 커다란 배 한 척을 띄워서 선상회의실로 쓰는 참으로 복 받은 곳이다. 아쿠아틱리조트에 이런 값진 ‘아쿠아틱’을 부여해준 것은 그 이름도 유명한 춘천댐(Dam)이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춘천’이란 단어는…… 그 이름을 되뇌는 것만으로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추억이 되살아나 가슴을 후벼 파고, 없던 추억이 급조되어 아련히 그리워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아쿠아틱리조트 앞의 큰물은 모두 이 춘천+댐이 모아준 물이다. 그래서 더할 나위 없이 서정적인데, 물가에 선 큰 나무도 그렇고, 찬 공기가 투영된 새파란 하늘도 그렇고, 고요함을 넘어 적막한 산하가 그렇다. 리조트에는 산비탈을 따라 쪽배동, 산천어동, 수달동, 산이동, 진이동, 물이동, 연이동, 천이동이 각각 독채로 늘어서있다. 모두 안락하고, 예술적이고, 자연스럽고, 생활하기 편리하게 되어있어서 해먹을 거리 조금과 양서 몇 권과 노트북(Notebook) 하나만 달랑 들고 들어가면 대하소설 한 편정도는 너끈히 쓰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갈아입을 옷을 좀 들고 들어가야 하나?’ 아니다, 필요 없다, 혼자 독채에 들어앉아있는데 아무 것도 안 입고 있으면 된다…… 누가 찾아오기라도 하면 단벌 평상복을 입고 맞으면 되고, 냄새가 나면 빨아서 방 안에다 널어놓으면 된다. 회사에서 잘리면 꼭 이렇게 한번 해보고 싶다. 쓰다 곧 중지한 [땅전]이 “아빠, 아빠”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 나의 꿈은 대하 트래블판타지(Travel Fantasy) [땅전]의 완성이다. 기왕 이렇게 말이 나온 김에 [땅전]의 일부를 밑에다 달아놓아야겠다. http://dondogi.blog.me/100024258780 : 001 - 영월, 서해로 떠나다 http://dondogi.blog.me/100024465418 : 002 - 강화, 정동진에게 영월을 빌다 http://dondogi.blog.me/100024752161 : 003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상 http://dondogi.blog.me/100024978744 : 004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중 http://dondogi.blog.me/100025134717 : 005 - 달구벌, 서라벌과 싸우다 ? 하 http://dondogi.blog.me/100026301204 : 006 - 달구벌, 경주라는 이름을 차지하다 http://dondogi.blog.me/100027603397 : 007 - 강화, 정동진의 허락을 받다 http://dondogi.blog.me/100044158738 : 008 - 강화, 인천이모와 만나다 http://dondogi.blog.me/100053935969 : 009 - 남양주, 영월과 양평을 얻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나와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동구래마을이 나오고, 거기서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물가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오솔길이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진다. 동구래마을은 야생화로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 곳인데, 우리가 거기 간 계절이 꽃하고는 영 관계가 없는 계절이다 보니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물가 오솔길을 따라 100% 자연 속 산책을 즐기다 보면 끝에서 길이 ‘V’ 자 모양으로 꺾여 언덕을 넘어간다. 그렇게 언덕 뒤편으로 넘어간 길은 다시 큰물을 만나게 되는데, 조금 전까지의 좋았던 느낌을 (살리고~ 살리고~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살려 발길을 이으면 월척의 명당 연꽃단지에 닿는다. 낚시에 취미가 없는 나로서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낚시로 날밤을 깐 사람들이 소복이 모여서 다시금 대어의 꿈을 꾸는 곳…… 이 곳이 월척의 명당이기도 하지만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해서 계절만 잘 맞추면 연꽃에 푹 파묻혀 죽을 수도 있다던데 우리가 간 계절은 언감생심 그건 꿈도 꾸지 못할 계절이었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나와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왕복 2 차선 도로가 이어진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까 굳이 걸어갈 필요가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된다. 아쿠아틱리조트에서는 투숙객들에게 공짜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나도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 길을 달렸었다. 자전거를 주제로 다시 전개하자면, 리조트를 나와서 왼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왕복 2 차선 도로가 쭉 이어지는데, 아쿠아틱리조트에서 큰 도로까지 가는 약 2 Km 동안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에,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는 길에, 강변을 따라 유유히 굽어가는 길이기에 연인이 나란히 달리며 밀어를 나누기 제격이지만…… 나는 혼자였다. 공짜로 빌려주는 자전거도 딱딱 못 챙겨먹는 우리가 과연 연인이 맞나 싶다. 아쿠아틱리조트에서 보낸 1 박 2 일 동안 은영이는 자전거 안장에다 궁디도 안 갖다 댔다. 같이 놀아주면 어디가 덧나나? 은영이는 항상 독채 안에만 있었고, 나는 항상 밖에만 있었다. 자전거도 늘 혼자 탔고, 쏘다니는 것도 늘 혼자 다녔다. 내가 무슨 사이클(Cycle) 선수도 아니고…… 내가 무슨 고독한 러너(Runner)도 아니고…… 참 많이 외로웠다. 자전거도 그렇고 산책도 그렇고 멀리 갈수록 돌아오는 길만 멀 뿐이니 참 많이 허무했다. 지난 주에 고향에 내려가니까 하루 날 잡아서 가족여행을 가잔다. 군산에 있는 ‘유로빌리지36(Euro Village 36)’ 펜션(Pension)에서 닭 잡고, 보리밭에서 놀고, 새만금을 구경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1 년 전이다. 하이고야~ 세월이 정말 쏜살같구나~ 이번엔 여기 아쿠아틱리조트에서 모이면 어떨까 잠시 생각했는데 이내 포기해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천은 수도권에서도 그렇고 내 고향 대구에서도 그렇고 너무 먼 곳인 것 같다. 여름휴가 3 박 4 일로 단단히 마음 먹고 가야지 대충 1 박 2 일로 바람 쐬러 가는 곳은 아닌 것 같다. 완전 무공해 산골이라 가까이 두고 자주 들르고 싶지만 그러기가 참 쉽지 않은 곳이다. 아쿠아틱리조트를 마음껏 즐김으로써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고작 1 박 2 일 있을 거면서 그러려고 마음을 먹은 것 자체가 만용이었다. 앞으로 화천에서 하룻밤 잘 일이 있으면 무조건 아쿠아틱리조트에서 자야겠다. 어떤 하나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전까지는 절대 두 놈을 조지지 않는 내 독기가 어떤 것인지 세상에 보여줘야겠다.
첫댓글 춘천가면 마땅히 잘곳이 없었는데 좋은곳이 생겼네요.^^
춘천에선 좀 멀어요...ㅠㅠ 화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