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The Bloggers
 
 
 
카페 게시글
………………전라도맛집 스크랩 [맛집 외전] 우리식당
민욱아빠 추천 1 조회 91 11.08.06 11:1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집안행사로 모처럼 육지땅을 밟는 것은 나름의 나들이같은 기분을 자아냈습니다.  그것도 몸만 맡겨 비행기에 올라타 내리는 것이 아닌, 배에 차를 싣고 남도의 끝자락부터 서서히 육지를 달려 올라오는 기분은 또다른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여행이었지요.  그렇게 달리면서 이전에는 그닥 챙겨보려 하지 않았던 맛집에 대한 기대감도 가져보았습니다.  물론, 순천에 사는 동생의 손맛이 다른 음식에 대한 기대를 뛰어넘게 하긴 했지만, 전주로 향하는 이정에 있어 중간중간의 맛집에 대한 관심이 아주 사라진 것도 아니었지요. 

 

  서울에 있을 때, 남도에 대한 그리움은 너무도 커서, 휴가때나 주말에 무슨 행사가 있으면 무작정 차를 몰고 내려왔었죠.  그렇게 오가며 종종 들르던 집들이 있습니다.  이 집도 그런 집에 속하죠.  구례 토지면의 다슬기로 유명항 우리식당엘 다시 들렀습니다.

 

  이 집은 남해 하동을 거쳐 구례로 이어지는 19번 국도구간 중, 토지면을 관통하는 곳에 위치합니다.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국도길 19번 도로..  그냥 놓아두어도 좋을 것을 토건족과 하동공무원들은 작당을 해서 이곳을 파괴하고 도로확장 공사를 강행하였죠.  미치지 않고서야, 뒷돈이 돌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짓거리들을 자행한 것입니다.

  어쨌든..  전날의 숙취도 풀어야 하고..  어서 메뉴판을 둘러봅니다.  우리는 다슬기 수제비와 다슬기탕을 주문했습니다.

  바로 반찬들이 깔리네요.  전라도답게 반찬도 푸짐하고 그릇도 정감있고, 맛도 좋습니다. 저멀리 간장에 절인 고추장아찌는 적당히 매콤하고 적당히 짭짤한 것이 밥한술에 한입씩 베어물면 참 맛있더라구요.^^

  다슬기 수제비에 넣는 수제비는 그때 그때 반죽해서 넣어주십니다.  저 손으로 반죽을 직접 찢어넣는 손길이 많이 정겹습니다.  부가적으로, 식당의 위생상태가 어쩌니 하는 말씀들은 삼가하시길..  가정집의 주방에서 세균이 더 많이 나온다는 사실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한쪽에서는 나무틀에 담긴 도토리묵이 굳어가고 있습니다.  어서 가야할 여정을 생각지 않는다면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잔도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드디어 다슬기 맑은탕이 나왔습니다.  호박과 부추가 들어가 있는 푸르스름한 맑은 국이 보기만해도 속이 시원해집니다.

  다슬기도 충분히 들어가 있죠.  고추의 알싸함이 살아있고 국물이 깊고 시원한 맛을 냅니다.  살짝 느껴지는 조미료는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먹고난 후에 입이 텁텁해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전날의 숙취가 확 풀리는 느낌은 대번에 생깁니다. 

  다슬기 수제비도 나왔네요. 

  매콤함은 덜하고 밀가루의 약간 텀텀함과 걸쭉함, 그리고 시원함이 아주 좋습니다.  시중에 포장하여 판매하는 수제비반죽도 아니다보니 수제비의 쫄깃함도 아주 좋구요.  아이들에게도 다슬기 수제비는 참 좋은 메뉴였습니다.


  다 비워냈습니다.  오랜만에 들러 다시금 만족감에 겨워 문을 나섰습니다.  섬진강에는 다슬기가 아직 많을 것입니다.  이 집의 다슬기가 모두 섬진강에서 잡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혹여 다슬기를 직접 잡아 이렇게 맛있는 탕을 끓여먹는다면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접 잡아서 한번 가져다드리고 부탁을 해볼까도 싶을 만큼 손맛이 좋은 집이었습니다.

 

  남도를 오가는 길에, 섬진강을 둘러보는 길에 이 집에서 다슬기탕과 수제비를 맛보는 것은 여행을 더더욱 즐겁게 하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육지라는 표현을 하게 된 이 곳에서, 아직은 개인적인 그리움이 남아있는 남도의 공간에서 이런 메뉴들은 제 마음을 붙잡아매는 매력이 있는 메뉴들이죠.  이제 이 집에서 늦은시간 다슬기탕에, 도토리묵에 소주나 막걸리를 한 잔 해 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다음검색
댓글
  • 11.08.08 11:23

    첫댓글 다슬기가 꽤나 큼직하네요!! 아름다운 섬진강 따라 낚시도 한번 하고 맛집들도 한번 다녀봐야겠습니다. 하동과 구례, 화순까지 아주 좋네요! 저는 백반이나 조기찌개도 괜찮을듯합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