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가 농작물에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 주말에 아버지와 함께 농지가 많은 곳으로 두더지를 잡으러 나갔었다.
어떤 밭 주인이, 두더지때문에 죽겠다면서 자기네 밭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아래의 사진에 보면 일궈놓은 밭을 두더지가 가로질러 구멍을 판 흔적이 보인다.
사진의 중앙부근에는 흰 색의 농작물이 보이는데...
그건 말라죽은 파의 모습이다.
두더지가 파 뿌리를 헤집고 다녀서, 파의 뿌리는 흙에 묻혀있지 않고 공중부양된 상태.
그러니 뿌리를 통해 물과 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저정도 땅 면적이면... 두더지 두 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두더지 두 마리가 한 가정을 박살내고 있는 거지...
두더지가 굴을 얼마나 멋지게 팠는지 위의 평면사진은 느낌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
그 부족한 부분을 메꿔주기위한 입체사진이 여기 있다. ^^
두더지를 잡는 과정은 이렇다.
(1) 두더지가 출몰하는 지역의 가장자리를 돌면서 두더지 굴을 찾는다.
(2) 두더지 굴의 일부분을 발로 밟아 흙이 평평하게 되도록 만든다.
두더지는 기존의 굴을 재사용한다. 굴은 자식에게 상속된다. 그러니 두더지는 무너져내린 굴을 다시 파고 지나갈 것이다.
두더지가 굴을 다시 파면서 발로 밟아 평평하게 다져놓은 부분을 위의 사진처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3) 산나물을 채취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서너시간 지난 후 아까 밟아놓은 곳들의 흙 모양을 확인한다.
(4) 흙이 솟아있으면 두더지가 최근에 지나갔다고 알 수 있음을 위에서 말했다.
솟아있는 흙의 모양을 살펴보면 두더지가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알 수 있다. 방향을 알아내는것이 중요하다.
두더지는 되돌아오기 때문에, 그 녀석이 다시 이 자리를 지날때 어디에서 올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돌아오는 두더지를 잡을 수 있도록 집에서 만든 두더지 포획기를 설치한다.
아래 사진의 두더지 포획기는 두더지가 사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갈 것을 예상하고 설치한 것이다.
(5) 두더지가 땅을 판다. 흙이 올라온다. 그 흙은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두더지 포획기의 걸림쇠를 건드린다.
걸림쇠가 빠진다. 쇠로 된 바늘이 땅으로 박힌다. 두더지의 엉덩이를 관통당한다.
이렇게 잡은 두더지는 맛있게 냠냠~
두더지 포획기에 검은 매직으로 숫자를 써 놓은것을 보니까 천안함을 침몰시키는데 사용되었다는 북한산 어뢰가 생각나는군.
미치도록 유치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