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5. 일요일
영실탐방로와 어리목탐방로를 걸었다.
아침 9시에 영실탐방안내소(주차 매표소)에서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바람이 세게 불고 기온이 낮아서 꽤 추웠다. 겨울 산행 준비를 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실 북서쪽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자 영실기암과 병풍바위가 그 절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탐방로는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돼 있었으며 경사가 완만해서 걷기에 아주 편했다. 멋진 풍경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올랐다.
윗세족은오름전망대에 서자 한라산 북벽의 웅장한 모습을 비롯하여 제주도 북쪽과 서쪽 해안이 한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오름들의 부드러운 능선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람이 몹시 세게 불었고 손이 무척 시렸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기 싫어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고 또 담았다.
윗세오름휴게소를 지나 북벽분기점 방향으로 걸어가자 눈이 쌓여 있었다. 자그마한 계곡을 건너 전망이 좋은 곳에 서서 주변 풍경을 한참 감상했다.
다시 휴게소로 와서 양지 바른 곳에 앉아 김밥을 먹고, 어리목을 향해 내려갔다.
북쪽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다. 가끔 뒤돌아서서 한라산과 윗세오름, 장구목 능선을 바라보곤 했다.
어리목탐방로는 현무암 자연석을 깐 길이 대부분이어서 영실탐방로에 비해 걷기에 힘이 들었다.
어리목휴게소에 도착했고, 이어서 어승생악을 올랐다.
어승생악은 겉보기와는 달리 오르는 길이 완만한 편이었다. 정상에 서니 남쪽으로는 한라산이, 북쪽으로는 제주 시내가 훤하게 보였다.
영실탐방안내소로 가는 240번 버스를 기다리다가 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버스는 어리목휴게소까지 오지를 않고 1km 아래의 어리목 입구에서 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버스 도착 예정 시각을 확인해 보니 7분밖에 남지 않았다! 배차 간격은 1시간에 1대꼴. 뛰기 시작했다. 등산 배낭이 덜렁거려서 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1분 전이었다. 그런데 1분, 2분, 3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지나갔구나 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버스가 오는 것이었다. 5분 정도 늦게서야.
타고 보니 승객이 달랑 나 혼자였다. 영실탐방안내소까지 15분 정도 걸렸다.
버스에서 내려 내 차를 타고 서귀포 시내에서 치킨 한 마리를 샀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귤을 사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도로 경계석에 앞타이어가 부딪치는 바람에 펑크가 났다. 자동차보험 고장출동서비스를 불러 예비타이어로 교체했다.
집에 와서 아들과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 영실탐방안내소(1,000m) → 영실휴게소(1,280m) → 노루샘 → 윗세족은오름전망대 → 윗세오름휴게소(1,700m) → 윗세오름 계곡 건너편 → 윗세오름휴게소 → 만세동산(1,606m) → 사제비동산(1,423m) → 어리목탐방안내소(970m), 9km, 5시간 소요
* 어승생악 해발 높이 1,169m, 화산체 높이 350m, 왕복 2.6km, 1시간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