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설경 (2016 1/19-1/20, 백무에서 제석까지)
산행일: 2016 01/19-01/20
동행인: 나홀로
일정:
*1/19 2400 동서울 출발
*1/20
0325 백무동 도착
0330 산행 시작
-5.8K
0705 장터목 산장 도착
0750 일출 감상+요기 후 장터목 출발
-0.60K
0850 제석봉 도착
0900 제석봉 출발
-0.60K
0930 장터목 도착
0940 장터목 출발
-5.8K
1240 백무동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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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80KM 9시간 10분 소요
신년 산행으로 대청으로 계획하여 속초 야간 버스를 타려 하였으나 갑자기 대청에서 조난
뉴스가 뜬다.
가족이 반대하여 산행거리도 좀 더 짧고 백업이 잘 되어있는 백무동으로 향한다.
강 추위에도 백무에서 장터목까지는 계곡이므로 칼바람을 피할 수 있고 장터목에서 천왕구간은
칼바람과 추위가 견디기 어려우면 천왕구간을 스킵하면 될 일이다.
다행히 폭설 경보로 인한 입산 통제도 전날 오후 풀렸다. 제대로 된 설경에 기대가 된다.
41인 승 버스에 혼자 전세를 내어 백무에 내리자 마자 바로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바로 한 두 시간 전까지 심한 눈보라가 스쳐간 뒤여서인지 아무도 선등자가 없다.
그야말로 연주곡으로 유명한 '첫 발자욱'이다.
지리에서 처음으로 첫발자욱을 남기고 제대로 된 심설산행을 할 것 같다.
단지 심한 눈보라에 등로가 구별이 안된다.
그나마 돌계단이 있는 곳은 어럼풋 등로를 확인할 수 있고 아님 잡목이 없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20여회를 다녀본 코스지만 구별이 쉽지 않다.
가다 정 문제가 되면 가던 발자욱 따라 돌아오면 될 것이다.
하지만 가끔씩 눈보라로 쌓인 눈구덩이와 설구 등을 지나갈 때면 허벅지까지 빠지곤 한다.
계속 러셀이 안된 산길을 가다보니 두배이상 힘도 들고 생각보다 시간도 지체가 된다.
NO PAIN NO GAIN이라 하지만 댓가가 생각보다 심하다.
힘들게 장터목에 도착하니 아직 일출에 여유가 있다.
장터목에서 부턴 칼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방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한 장갑에 거위털 벙어리
장갑까지 착용했는데도 오른 손 검지 손가락이 마비가 되어 카메라 샷터를 누를 수 없을 정도이다.
더욱이 장터목에서 천왕으로 가는 등로에는 더욱 심한 눈보라로 게속하여 허리까지 빠질 정도의
눈길들이 이어져있다.
그러나 이날 일출 직후의 설경은 이제까지 본 지리 설경 중 최고이다.
반야봉을 비롯한 지리 능선들도 하얗게 덮혀있고 눈꽃들도 눈부시고 활홀하다. 격이다른 설경이다.
제석에서 천왕 구간의 또다른 설경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천왕까지 더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러셀이 되지 않은 등로를 오르다 보니
많이 힘이 들기도 하고 이날 저녁 약속을 위해 아쉽지만 제석봉에서 하산 하기로 한다.
또한 이러한 최고의 설경은 다음을 위해 조금은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