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농사짓기 브라이언 할웨일, 다니엘 니렌버그 얼핏 보면 가나의 아크라, 중국의 베이징, 캐나다의 밴쿠버 이 세 도시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같은 대도시라 해도 밴쿠버의 인구가 200만 명인 데 반해 베이징은 1,450만 명이다. 일인당 소득도 천차만별이어서 가나 구구민의 연소득은 700달러이고 베이징은 2,200달러이며 밴쿠버는 3만2,000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집안 뒤뜰이나 옥상정원을 기준으로 이들 도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시에서 식량을 경작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인구 600만 명의 아크라에는 공장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이주민들이 꾸준히 몰려들고 있다. 식량이 비싸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이면, 뒤뜰, 공터, 도로변, 쓰레기장 어디든 가리지 않고 작물을 심어 경작한다. 이들은 집에서 먹거나 팔기 위해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한다. 피망, 양파, 양배추 같은 외래 농작물뿐만 아니라 오크라, 고추, 야채 같은 전통적인 농작물도 기른다. 아크라의 ‘도시농부’는 현재 1,000명이 넘는다. 이들의 경작지는 보통 10~12헥타르이지만 교외로 나가면 20헥타르에 달할 정도로 경작 면적이 다양하다. 이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깨끗하면서도 값이 싼 관개용수를 구하는 일이다. 집안 뒤뜰에서 경작하는 농부들은 종종 화장실이나 부엌에서 나오는 하수로 물을 주곤 한다. 깨끗하지 못한 하수는 건강을 위협하지만 아크라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도시의 농부들은 인가의 폐기물을 유용한 비료로 활용하고 있다. 1990년대 베이징의 도시계획가들은 도시경작이 식량을 공급하고 녹지와 수자원을 보존하며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도시농업을 장려하는 교육프로그램과 지원을 제공하고 경작이 가능한 토지 면적을 조사했으며 도시경작의 장기 도시계획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도시농업과 근교농업(도시내, 도시 근접, 도시 주변의 농업)은 베이징 시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농부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주고 있다. 1995년부터 2003년 사이에 베이징 인근 농가의 소득은 두 배로 늘어났다. 베이징에는 수만 가구의 가정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시민들을 위한 농촌 체험용 관광농장이 1,900개가 넘는다. 베이징의 농업 인구는 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시정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300만 평방미터의 옥상에 농작물 재배를 확대할 계획이다. 밴쿠버는 유명한 광광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도시가 주민들에게 과일, 야채 등 농작물을 재배하도록 장려하는 선구적 도시라는 사실을 여행자들은 잘 모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놀랍게도 밴쿠버 시민의 44퍼센트가 야채, 과일, 딸기, 땅콩, 허브 등을 뒤뜰이나 베란다에서 기르고 있다. 시에서는 주민들에게 시유지 내의 17개 공동경작지를 제공해주고 있다.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는 밴쿠버의 따뜻한 기후는 1년 내내 경작이 가능한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밴쿠버의 음식점들은 지역의 농자에서 식자재를 구입하고, 주민들은 구매클럽을 결성해 매주 다양한 농산물을 단체로 구입한다. 이밖에도 시민들은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외에서 매년 두 차례 추수감사제(Feast of Field)를 개최하는 등 커다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경작의 풍성한 역사 세계 모든 도시가 그렇듯이 아크라, 베이징, 밴쿠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물고기와 가축을 기르는 것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이세 도시는 단지 도시농부들이 수 백 년 동안 겪어온 문제들에 대해 약간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을 뿐이다. 예를 들면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대표적인 도시농장이며, 고대 이란, 시리아, 이라크의 초기 도시 주민들은 집집마다 채소를 경작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전형적인 초기 도시들이 최고의 농경지에 자리 잡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농사짓기 좋은 평지는 사무용 건물이나 공동주택 또는 공장을 짓기에도 적합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시 거주자 집단이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거래하는 완벽한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도시농업네트워크(Urban Agriculture Network) 회장인 자크 스미트(Jac Smit)는 “옛날에는 운송비용이 대단히 많이 들었기 때문에 도시 내 농업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당연히 도시농부들은 농업기술을 계속 발전시켜왔다. 마추픽추의 잉카 주민들이 도시 하수를 이용해 소규모의 집약적인 농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한 이래 진취적인 파리 시민들은 스팀나방 방식의 온실에서 상추 하나하나를 유리덮개로 덮어 생물집약적인 농사법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농작물을 멀리 떨어진 런던에 팔기도 했다. 중국 도시의 농부들은 적당한 땅만 있으면 어떻게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추수 방식을 발명했다. 하지만 모든 지역농업이 그렇듯이 산업혁명, 거대도시의 등장, 냉장고 발명과 같은 현대적인 특징들은 도시경작을 구시대적 유물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도시에서 산업용 폐수와 가정용 폐수를 같은 하수관에 흘려보내던 무렵에 하수는 너무 독성이 강해 관계용수로 활용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많은 도시에서는 도시농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예 불법행위로 규정되었다. 지나치게 열정적인 시 공무원과 보건위생 담당자들은 도시 내에서 가축 사육을 없애고 싶어 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 변화가 생겨났다. UN과 평화봉사단(Peace Corps), 기타 국제개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전역의 많은 도시에서 가족농장과 소규모 농장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급격한 도시화와 비효율적이고 비싸기만 한 수송비용, 늘어만 가는 식량 수요는 도시 내에서 경작과 가축 사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고대 도시에서 도시경작이 필요했던 상황이 현대에 와서 재등장하게 되었다. 산업국가에서는 교통이 정체되고 지역 농산물이 부족해도 뛰어난 수송능력과 포장기술 발달로 극복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그럴 수 없다. 결구 도시경작이 다시 출현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세계 모든 도시에서 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UN 개발계획(UNPD)은 세계적으로 8억 명이 도시 내에서 경작을 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의 도시에서 가장 많은 경작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에 2억 명은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농사를 짓지만 가족들을 위한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경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UN은 현재 전 세계 도시에서 필요한 식량의 3분의 1을 자급자족하고 있으며,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앞으로 도시농업의 공급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도시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8억5,200만 명 중 75퍼센트가 농촌인구이므로 농촌지역의 영양실조는 절대적인 수치 면에서 여전히 큰 문제이다. 하지만 도시 주민, 특히 아이들의 경우 미량영양소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식량조차 부족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 도시농업은 식량공급을 늘이고 양질의영양분을 제공해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대책이다. 필리핀을 포함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통해 아이들의 영양 상태와 도시 경작 간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확인 할 수 있다. 다행히도 도시의 정치인과 기업인, 계획가들이 생태, 사회, 영양학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용한 정책으로 도시농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도시농업은 무분별한 도시 확장이 초래한 영양실조, 쓰레기 매립지 부족, 생태계먹이 사슬 파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시 내 혹은 도시 주변의 땅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세금에 의해 운영되는 공원 같은 녹지공간과 달리 도시농장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능이 있다. 게다가 농장을 이용해 하수를 처리하고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콘크리트 정글의 열기까지도 식힐 수 있으므로 농장은 도시의 필수불가결한 구성 요소로 인정ㅎ받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식량 사막의 개간 지구상에서 절반의 사람이 도시에서 살게 된 지금, 지역의 먹을거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경작지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 대다수의 사람이 살게 되자 농산물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이동하는 상황이 되었다. 2001년부터 FAO 관계자는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대도시의 식량 공급을 우려해왔다. 이들은 2010년까지 이 지역 대부분의 도시에 실어 나르는 식량 트럭이 급격히 늘어나 해당 도시의 식량공급 능력을 압도할 정도로 과부하가 걸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 방콕에서는 한해에 10톤 트럭 10만 4,000대 분량의 식량이 필요하고, 자카르타에서는 20만 5,000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는 21만 7,000대, 베이징에서는 20만 3,000천대, 상하이에서는 36만대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도시들이 지역 농장에서 필요한 식량을 전량 공급받을 수 없으며, 고밀도 도시로 식량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기반시설과 에너지, 비용이 요구되므로 도시 내 혹은 근교 농장에서 가능한 한 많은 식량을 공급해야만 안정적인 수급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도시 주민들은 다양한 식도락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농촌지역의 전통요리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화된 상업은 곧 전문상점과 다국적 슈퍼마켓들이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동시에 삭막해진 도시의 생활양식은 음식재료를 사서 식사를 준비하고 조리할 시간이 없어 이미 강공된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도시 소비자들은 농촌보다 30퍼센트 더 많은 비용을 식비로 지출한다. 그 이유는 이들이 직접 먹을거리를 재배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식량을 멀리서 배송해오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는 영양 측면에서뿐 아니라 물류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가공 처리된 음식일수록 깨끗한 물과 복잡한 수송 체계, 냉장 시스템을 더 많이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먹을거리에는 더 많은 설탕과 지방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하루 종일 앉아서 보내는 도시의 생활양식과 결합해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 되고 있다. 133개 개발도상국에 대한 여구에 따르면 소득차이가 없이 단지 농촌에서 도시로 공간만 이동한 이주민의 경우 일인당 당분 섭취가 전보다 두 배 늘어났다고 한다. 당분 섭취가 늘어나는 이유는 단지 값이 싸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곡물, 감자, 뿌리식물, 야채 같은 전통적인 식품들은 도시에서 훨씬 비싸다. 예를 들면 베트남 하노이의 이주민들은 쌀과 옥수수, 야치 콩을 더 적게 소비하는 반면에 더 많은 고기와 생선, 계란, 우유, 음료수, 깡통식품과 가공식품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만들어진 음식이 점점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음식을 대체하는 추세이다. 도시에서 먹을거리 문제의 본질은 이렇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은 농촌에 사는 사람보다 더 많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요구하지만 그 생산의 중심에서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시농업에 나서기도 한다. 고향에서와 같은 적당하고 믿을 만한 먹을거리를 찾을 수 없거나 음식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시골과 는 달리 도시에서는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 먹을거리가 부족하다는 것과 직결된다. 달리 말하면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라들에게 단순한 취미는 아니다. 필수적인 것이다. 아프리카 몇몇 도시에 관한 연구에서 도시농업에 종사하는 가족이 더 잘 먹는고 밝혀졌다. 칼로리와 단백질 섭취량이나 아이들의 성장률로 측정한 결과이다. 식량과 소득의 원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시 및 도시 근교농업은 아마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중요할 것이다. 아프리카 동부의 도시와 마을에서는 도시거주자 3분의 1이 농업에 종사한다. 아프리카 서부 지역에서는 세네갈 다카르 50퍼센트, 가나 아크라 14퍼센트 등 도시농업에 종사하는 가구 수가 다양하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는 우유 판매량의 60퍼센트가 도시에서 바로 생산된다. 인구가 약 1,000만 명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방콕에서는 나팔꽃, 워터 미모사(water mimosa), 민물고기 같은 수산양식 상품에 대한 수요가 주로 도시 주변의 워터팜 농부들에 의해 충족된다. 태국의 도시집약적 수산양식 상품 3분의 1은 방콕 인근에서 나온다. 그리고 연간 7,50만 달러의 소득을 창출한다. 방콕 북부지역의 메기 농장에서는 태국 전체 산출의 70퍼센트 이상을 생산한다. 방콕 서쪽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태국 식품의 주원료인 수생 나팔꽃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그리고 남쪽 20킬러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틸라피아와 잉어 양식이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도시 내 농가들은 보통 멀리 떨어진 시골 농가보다도 더 많은 양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특히 냉장시설이 드물거나 도로 상태가 나쁜 우기에는 더욱 그렇다. 지역의 식품생상은 원거리 식품 체인점이 소홀히 하는 먹을거리를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훌륭한 옵션이다. 산업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도시빈민 가구들은 부유한 사람들보다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식료품에 지출한다. 심한 경우 소득 중 60~80퍼센트를 먹을거리에 지출하는데, 이 때문에 가격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영양사들과 사회학자들은 산업국의 많은 가난한 구시가지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식량 사막(food deserts)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슈퍼마켓들은 돈벌이가 될 교외의 시장을 찾아 구시가지를 떠났고 교외의 영세한 식료품 상인들을 밀어냈다. 도시에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과 편의점만이 남았다. 그러나 이것은 먹을거리 생활협동조합과 기타 지역에서 운영되는 상점, 그리고 농민의 판로와 지역사회 기반의 농산물 예약판매에 좋은 기회가 된다. 여러 해 동안 슈퍼마켓 하나 없었던 워싱턴D.C.의 아나코스티아 지역에서는 새로운 농산물 시장이 등장해 처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신선한 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도시농민의 등장이 항상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쿠바는 도시농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아바나에서 먹는 농산물의 90퍼센트가 도시와 도시 주변에서 재배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전적으로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의 통상금지령과 구소련의 붕괴로 인해 쿠바에는 농약과 농기계, 식량의 수입이 금지되고 석유 공급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식량을 생산하고 도시ㅗ 수송할 길이 없었다. 엄청난 식량 부족에 직면한 정부는 놀고 있는 땅과 씨앗, 물 등을 공급하고 원예기술을 교육하기 위해 지방특별사무소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같은 동기부여는 식량 부족을 막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도시농업에 대한 지원은 또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재난을 예방하는 현명한 투자였다. 쿠바의 도시농업은 농부, 벽돌공, 판매상, 풀 말리는 사람, 혼합비료 제조업자 등 1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쿠바 농림기술자연합(Cuban Association of Agricultural and Forestry Technicians)의 에지디오 파에즈(Egiddio Paez)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시의 성장과 확장은 항상 많은 빈 공간을 만들어낸다. 종종 쓸기 투기장이 되어 모기, 쥐, 기타 질병을 옮기는 곤충들의 서식지가 된다.” 이렇게 건강하지 못한 공간을 농장과 화원으로 전환시켜 일자리를 창출했다. 쿠바의 도시농민들은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재배를 함으로써 농약으로 인한 건강 및 환경 문제를 없앴다. 이러한 도시농업의 이익이 여러 나라에 필요하다.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에서는 도시농민의 70퍼센트 이상이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 않으며 코트디부아르공화국의 전 수도 아비장에서 그 수는 85퍼센트에 이른다. 하노이 주변지역에서는 농업이 다른 부문에서 거두어들이는 소득의 절반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가나의 쿠마시에서는 이부 도시농민의 연간 소득이 400~800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농촌 농업 소득의 2~3배에 이르는 것이다. 많은 경우 농업은 특히 직업이 없는 도시사람들ㅇ게 적합하며 다양한 일자리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는 출구가 된다.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식량 프로젝터(Food Project)는 저소득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자에서 일하고 소출을 수확하며, 음식을 준비하고, 이벤트에서 식탁을 차리는 등 상업적인 케이터링 사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을 훈련시켰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종교적 관습에 따라 집 밖에 나오지 못하는 10대 소녀들을 위해 아파트 옥상의 남새밭을 돌보는 일거리를 만들어 소득을 창출했다. 이들은 아파트에서 나오는 폐수를 활용했으며 친구와 가족들의 네트워크를 개발해 상품 마케팅에 나섰다. 도시농업은 일자리 제공과 영양 공급 차원을 넘어 광범위한 건강상의 혜택도 가져다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예는 비만, 심장병, 직업에서 오는 상해의 위험을 감소시켜준다. 도시인, 특히 식물을 재배하고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정신적 질병에 대처하고, 사회적 기술과 자존을 향상시키며, 여가를 선용하게 하는 방법으로 식물 재배와 원예를 활용한다. 원예처방은 스트레스, 두려움, 화, 혈압, 근육긴장 등을 완화 또는 감소시킨다. 또한 환자들의 약물에 대한 의존을 줄여줄 수도 있다. 토론토의 식량정책위원회(Toronto Food Policy Council) 소속 웨인 로버츠(Wayne Roberts)는 도시농업이 건강에 두 가지 이로움을 주는 ‘공중보건의 새로운 선구자’라고 본다. 하나는 도시민에게 더 많은 식량을 제공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식량을 재배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부유한 나라에 비만이 널리 퍼져 있는데 점차 제3세계 도시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식량을 먹으면 농산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도시 곳곳을 도배하고 있는 청량음료와 캔디 자동판매기 대신에 사람들이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보게 된다”라고 그는 말한다. 화원이나 채소밭이 도시에서 사회적 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배만이 아니라 교육의 잠재력이 늘어난다.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는 평화 봉사단이 약용식물을 재배하고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대해 교육하는 방법으로 도시정원을 활용해왔다. 뉴저지 식량정책연구소(Food Policy Institute) 연구원인 앤 벨로스(Anne Bellows)에 따르면 물리적 건강을 넘어 “도시정원은 사람들을 공적 공간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지역사회의 성장과 교육, 건강한 생활양식, 그리고 즐거움을 낳는다.” 웨인 로버츠는 도시농업이 공중보건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세 번째 기능을 기대한다. 마을의 아름다움과 안전, 지역사회 연대 및 사회적 상화작용의 강도를 비롯하여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들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농산물 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슈퍼마켓에 있는 사람들보다 10배나 더 많은 대화, 인사,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도시계획가들은 농산물 시장이 사람들을 한 장소에 집결시킴으로써 정치인, 활동가,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지역의 이슈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포럼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뉴욕의 지역사회 정원에 대한 조사결과 정원이 주민들의 이웃에 대한 태도를 개선하고 쓰레기 투기를 줄였으며, 근린 자산을 보존하고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원의 존재가 소득수준이 높은 마을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마을에서 지역사회의 다른 활동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네 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원이 없는 곳에서는 긴급한 지역사회 이슈가 많은데도 모일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야채 소비의 증가, 식료품비용 감소, 자연환경에서 활동하는 데서 오는 다양한 심리 및 건강상의 이익 말고도 지역사회 정원이 주는 효과는 많이 있다. 도시농업이 단순히 식량공급을 보충하는 것 이상임이 분명하다. 콘크리트 정글의 치유 도시가 식량을 자급자족하고자 할 때 몇 가지 장애가 존재한다. 가장 실용적인 수준에서 보면 옥상에 있는 정원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높은 빌딩은 햇빛을 가린다. 농약에 찌든 농촌의 토양이 더 오염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도시의 토양은 예전의 산업 찌꺼기로 오염되어 있다. 인구가 조밀한 거주지 가까이에서 가축이나 물고기를 기르고 무리하게 도시농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금도 넉넉하지 않은 물 공금, 보건위생, 환경 문제를 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절하게 관리한다면 도시농업이 현실 속에 잠재하는 공중보건 이슈를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고 수질마저 개선할 수 있다. 도시에서는 깨끗한 물이 더욱 비싼 상품이 되고 있어 한 방울이라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의 농부들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빗물이나 인근 강과 냇가의 물을 이용하지만 사람들이 버리는,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을 이용하는 농부도 많다. 국제물관리연구소(IWMI:International Water Management Institute)는 몇몇 아시아와 아프리카 도시에서 채소 50퍼센트 이상이 하수로 재배되었다고 추정했다. 오염된 물 외에도 도시의 농부들과 소비자들은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는 중금속과 기타 독성물질을 비로사여 먹을거리를 오염시키는 원천들에 대해서도 걱정해야만 한다.
더 넓은 의미에서 도시농업은 자연자원을 극히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도시의 집약적인 채소 생산은 기계화된 농촌의 경작에 비해 관개용수의 5분의 1, 토지의 6분의1도 쓰지 않는다. 독일 프라이베르크에서는 침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시 주변의 가파른 언덕에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보조금을 준다.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주변 언덕의 커피농장도 마찬가지 기능을 하는데 정부는 도시 수도세로 보조금을 준다. 하천 유역에 있는 숲속의 커피농장이 도시용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인도 이스트 콜카타 습지에서는 농부들이 생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습지는 1만2,500헥타르에 이르고 254종의 야생 및 양식 어류가 있으며 농업생산을 위한 공간과 주거지가 있다. 이곳은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한 도시 중의 하나인 콜카타의 연안 끝머리에 있는데 습지가 도시하수를 흡수하는 주된 수단이 된다. 독특한 재활용 시스템을 활용해 양식장과 채소밭은 도시하수에서 영양분을 추출한다. 4,000헥타르에 달하는 양어 연못은 광범위한 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 과정을 촉진하여 인도양으로 흘러들어가기 전에 물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도시의 신장이라고 널리 알려진 콜카타 습지에서는 매년 약 1만 8,000톤의 물고기가 잡히고 팔리는데 어업, 양식업, 가공업, 기타 관련 활동을 통해 6만여 명을 먹여 살린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이익들이 전 세계 연안도시들을 고무시켜왔지만 이들 지역을 택지나 산업단지로 개발하라는 투기꾼들의 압력을 정부 당국이 이겨내지 못했다. 도시의 농부들은 일부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해결책을 내놓는 데 능숙하다. 국제물관리연구소(IWMI)의 가야드리 데비(Gayathri Devi)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하수를 도시 및 도시 주변 농업에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농업을 제약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해도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그것은 농부들과 가족들에게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 가령 인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데라바드는 인도 북부와 남부가 만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인터넷과 생명공합 허브로 떠오른 것을 자랑한다. 하지만 도시 내 1만 5,000헥타르에서 일하고 있는 30만 명의 농부들과 그 가족들은 아주 오래된 관개 시스템에 의존해 식량과 소득을 얻고 있는데 인근 무시강의 강물은 처리되지 않은 쓰레기나 다름없다. 기술이 발달한 도시에서는 농장이 도시로 들어오는 물을 깨끗하게 하고 도시 밖으로 흘러나갈 때 덜 더럽게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안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는 하수를 처리해 틸라피아를 생산하는데 활용한다. 이러한 식으로 길러진 물고기는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실용적임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개펄을 이용해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의 건설비용은 시정부가 부담하고, 이렇게 처리된 하수로 농작물에 물을 대는 지방의 농부들은 토지와 운영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지하수에 지불하는 비용의 절반 정도이다. 도시농업에 주목하면 사람들이 지역의 오염에 대해 더욱 잘 인식할 수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경우 산업폐기물, 쓰레기, 잘못 보수된 수로가 주변 양식장 물고기의 안전성과 맛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심미적 효과와 홍수 통제라는 이유로 시정부가 도시경계 안에 대규모 습지와 호수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최근 보고는 이렇다. “환경의 건강 상태가 좋아야 하노이 주민들이 식량을 생산할 수 있고 소비자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믿는 시정부에 의해 도시농업이 촉진되고 있다.” 쓰레기 처리 문제가 커지고 있는 도시에서 지역농업의 가장 큰 환경적인 측면은 도시농업이 아니었으면 포화상태인 쓰레기 매립지로 갈 유기성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사람들은 소득과 식량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도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수세기 동안 도시에서 가축을 길러왔다. 농장의 동물들은 가정의 음식쓰레기, 농업쓰레기, 깎아낸 풀, 기타 유기물질을 아주 효율적으로 재활용한다. 그리고 동물들의 배설물이 도시 토양을 개선한다. 대체로 전 세계의 돼지, 닭, 소, 기타 가축들이 시골에서 사육될 것이라고 가정하지만 세계의 더 많은 육류 및 육가공품이 도시 및 도시주변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런 것을 고려해보자. 현재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소득 증가와 도시화 덕분에 세계육류의 절반을 소비한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도시 주민들은 더 많은 육류를 소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생산의 중심자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말리의 바마코에서는 2만 가구가 도시 내에서 가축을 기르고 있다. 짐바브웨의 하라레에서는 전체 가국 3분의 1이상이 닭, 오리, 비둘기, 토끼, 칠면조를 기루고 있다. 탄자니아 다르에 스살람에서는 인구의 74퍼센트가 가축을 기르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80퍼센트가 가축을 기른다. 산업국가에서도 사람들이 꿀벌, 벌레, 닭, 기타 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대규모 축산을 장려하는 미규제지역지구제와 보조금 덕분에 엄청난 닭과 돼지사육장이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 기타 여러 아프리카 국가의 주요 도시지역으로 점점 더 가까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미국 동물애호협회(Humane Society og the United States)의 수의사 마이클 그리거(Michael Greger)가 말한 것처럼 “과밀한 개발도상국 도심에 산업농이 과밀한 환경이라면 양쪽 모두에 최악의 상황을 모은 것이다.” 도시에서 동물을 기를 장소가 필요하지만 도시 내 산업농은 무자비하고 생태파괴적인 방식으로 육류를 생산한다. 2005년의 세계은행보고서가 그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사람들과 가축의 과도한 집중이 수십 년 내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 및 공중보건 문제 중 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퍼지는 조류독감 같은 질병의 확산을 염려하고 있다. 그리고 시공무원들은 엄청난 배설물의 처리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 동부 연안, 태국 방콕 인근,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는 동물의 배설물뿐만 아니라 공장 방식의 축산농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중국 동부 연안의 일부지역에는 소비자와 항만시설 근처 1평방킬로미터당 500마리 이상의 가축이 있다. 이는 주변 토지가 감당할 수 있는 동물의 다섯 배나 된다. 도시에서 놓아기르는 소수의 가축조자 때때로 쓰레기 관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케냐 키수무에서는 많은 주민이 소득과 식량을 가축에 의존한다. 그러나 배설물을 감당할 수 있는 땅은 적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키수무에서 나오는 배설물 4분의 3은 농작물을 재배할 비료로 활용되지 않고 조리 또는 난방용으로도 활용되지 못한다. 그리고 도시에 정규적인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없어 배설물이 쌓이고 사여 토양과 물을 오염시킨다. 그러나 현재 키수마에서 살고 있는 사람 중 일부는 연료용이든 돈을 벌 수단으로든 동물의 배설물을 활용하고 있다. 민간회사인 래그로텍 컨설턴트(Lagrotech Consultants)와 한 개발기구의 투자를 받은 키수마 주민들은 배설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인 연료의 원천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무과 숯가루, 짚, 기타 동물 배설물 성분을 혼합해 만든 배설물연탄은 연기가 거의 나지 않아 다른 연료가 미치는 건강상의 위험, 특히 여성에게 좋지 않은 위험을 막아주고 값 비싼 상업연료를 사지 않아도 되게 해주었다. 또한 가축 소유자들은 남는 배설물연탄을 팔아 부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산업적 가축 생산에 따른 문제를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도시 내 혹은 도시 주변에서는 공장 방식의 축산농장을 금지하는 것이다. 최근 식량농업기구(FAO)의 한 보고서는 지역지구제와 토지이용 규제를 결합시킬 것을 제안했다. 생산자들이 경작지 가까이에서 동물을 기르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조세, 인센티브, 인프라 개발 등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배설물은 거름으로 이용될 수 있고 질병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 FAO에 따르면 가축을 사육할 최적의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토지와 가축의 영양 불균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쓰레기를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가 있는 지역에서 가축을 기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국은 방콕 100킬로미터 내의 대규모 가금류 생산에 대해서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되 이 영역 밖에 있는 농부들에게는 조세를 면제해준다. 이 덕분에 방콕 바로 바깥지역에 집중되어 있던 축산농장 등이 지난 10년간 크게 줄어들었다. 전원도시 1880년대에 이미 에베네저 하워드(Ebenezer Howard)는 현대 도시가 스스로는 물론 주변의 모든 것을 소진한다고 느꼈다. 하워드는 다른 유형의 도시를 구상했는데 공원과 녹색공간을 가진 전원도시(garden city)였다. 그는 그 도시의 인구와 가축 수용능력을 제시했다. 이 도시는 식량 일부를 재배할 정원을 갖고 있지만 근처의 시골에서 식량을 공급받을 여지도 두고 있다. 하워드는 ‘도시로 흘러들어오는 사람들’이 도시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시골을 죽게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가 도시와 시골을 섞어 동질적인 교외 지역을 제안한 것은 아니었다. 상생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내일의 저원도시>(Carden Cities of Tomorrow)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ㄷ. “도시와 시골은 결합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즐거운 결합에서 새로운 희망, 새로운 삶, 새로운 문명이 싹틀 것이다.” 미국의 대공황기에 건설된 그린벨트 도시, 영국의 전후 뉴타운, 오늘날 오리건 주 포틀랜드를 둘러싼 공원에서 하워드가 말한 전원도시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도시와 시골간의 결합이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 중심부에서 멀리까지 뻗어나간 고속도로와 대량수송 수단이 거들고 있는 현대의 도시의 억제되지 않는 성장은 도시를 먹여 살리는 경작지를 위협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하워드가 문제를 제기한 대로 현대 도시의 기본 설계는 본질적으로 인근의 농업을 위협하는 것 같다. 계획가들은 농지를 도시설계에 결합시키기기보다는 포장해버린다. 도시인구가 늘어나 남아있는 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도 그렇다. 미국에서는 과일의 79퍼센트, 채소의 69퍼센트, 낙농제품의 52퍼센트가 대도시지역 카운티 혹은 도시 확장으로 급성장하는 이웃 카운티에서 길러진다. 이는 이러한 형태의 도시농업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될 위험을 안겨준다. 농업이 도시의 풍경과 도시인의 삶에 도움이 도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기업인, 도시계획자들은 식량 문제가 주택, 범죄, 교통과 동일한 관심사가 아닌 농촌 문제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미시간에 있는 웨인 주립대학교(Wayne State University) 지리 및 도시계획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고치기 어려운 사고방식이 부분적으로 도시 식량체계 계획에 대한 ‘단편적인 접근 방법’의 원인이 된다. 전 세계 도시계획가들은 도시 내에 있는 정원과 경작지를 현대적 도시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본다. 많은 도시에서는 농업이 금지되어 있다. 정책 결정자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전환해 도시가 스스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영양학적, 사회적, 생태적, 경제적 이익임을 깨닫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도시에 농업의 여지를 마련하는 것에 관심을 둔 계획가들은 농산물시장이나 지역사회 정원을 넘어 도시설계의 좀 더 심도 있는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 고속도로의 필요성을 줄이는 광범위한 경전철 시스템, 양질의 비료를 창출하는 퇴비장, 점심시가 때 지방의 농산물을 먹는 학교 등이 도시가 주변의 시골을 얼마나 지탱해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중세 영국의 공유지든 오늘날의 보존지구 이든, 시골을 본래대로 유지하는 것이 도시 생활을 파괴하지 않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구성요소인 것 같다. 경작지 또한 교외보다는 공공의 자산에 대한 낭비를 줄인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서는 새로 주택을 공급할 때 조세 수입이 발생하지만 조세수입 1달러당 들어가는 공공서비스 지출이 농지나 공지에서 생기는 조세수입과 비교할 때 몇 배나 더 많다. 경작지 보존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있는 도시에 창의적인 정책이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부족한 것은 강력한 건설 및 교통계의로비에 맞서 싸울 정치적 의지였다. 식료품시장의 입지 선정과 설계가 도시농업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부의 리더십이 없을 때 도시의 식품 소매점 위치는 그저 우연히 비효율적으로 정해지게 마련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식량을 낭비하고 가난한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컨대 FAO 마케팅 그룹의 에드워드 시들러(Edward Seidler)는 인구 500만 명인 하노이의 다섯 개 도매시장 중에서 하나만이 계획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시장들은 모두 자생적으로 발전했으며 현재는 도심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재래시장은 저장 시설과 쓰레기 처리 시설이 불충분하고, 식품의 손상과 손실이 많으며, 식품의 질이 떨어지고 교통체증과 주차문제가 심각해 사고파는 사람들 모두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격은 더 높아진다. 제3세계 도시에서 주택 건설과 교통 인프라를 구축할 때 지방 공무원들이 식품점과 시장을 계획에 통합시키지 못한다면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거나 멀리 이동해야 할 것이다. 시들러는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먹을거리를 조달하기 위해 시 당국이 지역 소매시장을 설치하고 농민들, 특히 도시 변두리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사람들을 위한 판로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다르에스살람과 스와질랜드의 음바바네와 만지니에서는 지방의회가 교외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소규모 소매시장을 설치했다”고 시들러는 말한다. “바베이도스와 카리브해의 여러 나라에서는 지방의회가 행상을 하며 비바람에 노출되고 도로에서 보행자들의 통행을 가로막았던 상인들을 위해 지역의 버스 정류장 주변에 소규모 소매 시설들을 설치했다.”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응해 도시농업이 생겨난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는 공무원들이 도시농업을 도시생활의 통합적인 일부로 자리 잡게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들은 도시의 농부, 공무원, 농업전문가, NGO 대표들을 참여시킨 협동조합 사업인 도시농업 프로그램(PAU:Programa de Agricultura Urbana)을 만들었다. PAU는 도시의 농부들이 농업 공간을 확보하고 보호하며 부가가치가 있는 농산물로 이익을 보고 새로운 시장과 시장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자 곧 도시전체에 일곱 개의 농산물시장과800개 이상의 지역사회 화원과 채소밭이 생겨나 1만 명의 농부와 가족들을 부양하게 되었다. 협동조합은 또한 저소득층 주택 공급 프로젝트인 몰리노 블라코(Moline Blanco)의 주민들을 보행로, 축구장, 사람들이 식량을 재배할 수 있도록 대규모로 지정된 지역 등을 포함한 대규모 공원의 설계와 건설에 참여시켰다. 로사리오에 있는 농업연구센터(Centro de Estudios de Produccioness Aggroecologicas)에서 일하고 PAU의 구성원이기도한 라울 테릴(Raul Terille)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시의 농부들이 소득을 올리고 가족들을 부양할 기회를 얻은 것이 기쁘다고 내게 말해다. 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주변인이라고 느껴왔던 그들이 자기 도시에 진정으로 기여를 하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 쿠바의 시엔푸에고스에서부터 페루의 피우라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에 이르기까지 시정부 공무원들 역시 농민들에 대한 현장 조사와 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도시 내 가용한 공터를 취합하고 경작지로 적합한지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공무원들은 영구농토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지역을 골라냈는데 이곳에서는 농민들이 토지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게 된다.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는 도시 전체적으로 일곱 개의 농산물시장과 800개 이상의 지역사회 화원이나 채소밭이 생겨났다. 페루 빌라 마리아 델 트리운도(Villa Maria del Triunfo)에 있는 침식작용이 심한 도시에서는 농부 중 83퍼센트가 여성이며 농업이 유일한 소득원이다. 시정부 공무원들은 얼마만큼이 농업에 적합한지를 결정하기 위해 70평방 킬로미터를 조사했다. 2004년 시정부는 경제개발부에 도시농업사무국을 설치했으며 도시농지에 씨앗, 비료, 기타 투입물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충당했다. 그리고 지역 내 가공업과 마케팅을 장려했다. 이 프로그램은 399개 가족과 지역이 공터에 자리를 잡는 데 도움을 주었고, 관개용수 수원을 조사했으며, 2010년까지 도시농업을 위한 터 닦기 계획을 발전시켰다. 계획의 지속적인 이행을 지원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자문그룹도 만들었다. 수년 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지도 작성은 적합한 경작지를 찾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식량의 유용성을 추적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조사 결과 도시 내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건강상 좋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고 암, 당뇨, 고혈압, 심장병 같은 질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푸드 트러스트(Food Trust)의 슈퍼마켓 캠페인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식료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사회에 점포수를 늘리기 위해 8,000만 달러 규모의 민관 파트너십 펜실베이니아 신선식품 금융 이니셔티브(Pennsylvania Fresh Food Financing Institute)를 만들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는 국립보건연구소(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의 지원을 받아 과일 및 채소 소비 패턴과 건강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도시에서 식량을 확보하려는 가장 혁신적인 계획 중에서도 가장 추앙을 받는 것은 옥상정원이다. 만약 식량의 자급자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면 시정부 공무원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도시에서 식량을 확보하려는 혁신적인 계획 중에서도 가장 추앙받는 것은 옥상정원일 것이다. 맨해튼 상업지역과 주택지역의 중간지대에 있는 환경단체 ‘지구의 약속’(Earth Pledge) 본부 옥상에는 상추, 토마토, 가지, 후추, 오이, 다채로운 목초, 고구마 등으로 가득 찬 유기농 채마밭이 있는데 지평선이 만드는 그늘에서 배기오염에서 벗어나서 잘 자라고 있다. 이 단체는 뉴욕 시의 온도를 낮추고 오염을 감소시키고자 한다. 옥상정원은 여기저기에서 생겨나고 있다. 시카고의 시청사는 푸른 잎으로 덮인 지붕을 과시한다. 도쿄에서는 에너지 비용과 도시온도를 줄이기 위해 건평 1,000평방미터 이상인 모든 새 건물에 대해 옥상의 20퍼센트를 식물로 덮게 하는 법령이 마련되었다. 멕시코에서는 간이 수경재배연구소(Institute for Simplified Hydroponics)가 저비용 옥상정원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도시의 땅 없는 농부들이 스스로 식품을 얻고 생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모로코에서는 학생과 지역단체들이 옥상에서 퇴비를 질석으로 채워진 낡은 타이어로 모판을 만들어 전통적인 원예기술보다 훨씬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모판의 바닥에서 나오는 물을 모으고 재활용하여 포준적인원예기법에 비해 90퍼센트까지 물 사용량을 줄였다. 가뭄에 영향 받기 쉬운 나라에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식량에 대한 정부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도시식량정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우원회는 지여 정치인, 기아 관련 활동가, 환경주의자, 지속가능한 농업의 n창자, 지역 개발단체 등으로 구성된 비공식적인 연합이 되어 식량 정책을 결정할 때 광범위한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든다. 가령 기아 관련 활동가 노인 농민들은 비니노가 노인들을 위한 농산물 시장 쿠폰을 배급하라며 로비에서 나설 수 있다. 그래서 기아에 허덕이는 시민들이 건강에 좋은 식품을 구매할 수 있고 농민들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령 하트포드 푸드시스템(HFS: Hartford Food System)은 코네티컷 사람들이 영양 많으면서 가격도 적당한 식품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 단체는 농산물시장을 설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 시장에서 저소득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배급한다. 그리고 집에 있는 노인들에게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하며 코네티컷식량정책위원회(Connecticut Food Policy Council)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는 코네티컷 주의 식량에 대한 의사결정을 돕는다. HFS는 슈퍼마켓에서 가격을 조사하고, 회원 400명의 지역사회 지원 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층에게 농산물의 40퍼센트를 나누어준다. 이들은 또한 경작지 보존에 대해 대중교육을 실시하고, 경작지를 보호하는 정책을 위해 로비한다. 이와 같은 지방위원회들은 정책 결정의 또 다른 장점을 얻을 수도 있다. HFS의 마크 위너(Mark Winne)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역사회를 알고 지방 식량체계의 미묘한 차이를 아는 현장 사람만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시스템을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를 안다.” 관료제 분위기에서 설계된 정책은 구체적인 도시나 지역사회에 적실성이 없거나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HFS는 면접을 통해 수백 명의 하트포드 저소득층 주민들이 이 도시 기아의 주된 원인을 말해보도록 했다. 잦은 굶주림과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의 어려움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겨한 이 단체는 버스 노선을 수정하여 저소득층 동네와 슈퍼마켓을 연결시키도록 노력했다. HFS는 또한 혜택 받지 못하는 지역에 몇몇 농산물시장과 새로운 슈퍼마켓을 여는데 도움을 주었다. 대중적인 참여가 없다면 도시농업을 지원하려던 정책들이 실제로는 도시농업을 해칠 수도 있다. 1980년대 탄자니아 정부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식량을 재배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식민지 시대 동안 다르에스살람과 기타 도시에서 있었던 농업과 가축 사육에 바탕을 두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소 방목지는 부유한 외국인들이 소유한 저밀도 l역에 있었다. 결국 이 정책은 동물들을 도시에서 가장 과밀한 지역으로 데려와 소음과 배설물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불평 공세를 받은 다르에스살람 시정부는 소음, 흙, 배설물 청소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대응했다. 1985년과 2005년 사이에 도시에서 기르는 동물들의 수는 네 배가 되어 인구 성장보다 더 빨랐다. 하지만 문제점이 보고된 사례의 수는 줄었다. 경작하는 땅은 두 배가 되고 수백여 일자리가 창출되었으며 지역에서 재배한 식량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소를 기르거나 뒤뜰에서채소를 재배하는 여성들은 자기 남편보다 연간 2~3배 더 많이 벌게 됨으로써 사람들을 고무시켰다. 탄자니아의 도시개발파트너십(Municipal Development Partnership) 지역이사인 조지 마토부(George Matovu)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단 국가 및 도시 지도자들이 도시농업의 현실을 이해하게 되면 그 경제적 가치, 특히 빈민 가족과 여성들을 위한 경제적 가치를 확신하게 된다.” 도시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시골에서 도시로 사람이 유입되는 것을 늦추는 것이다. 농촌의 정책 결정자들은 빈민들을 위해 농촌에 건강하고 실행 가능한 옵션으로 생계대책을 세워 이들이 도시로 이동할 수 없게 해야 하다. 지난 50년만 해도 더 높은 소득과 더 나은 생활양식을 찾아 약 8억 명이 시골에서 도시로 이동했다. FAO가 2006년에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농촌의 농업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이러한 이주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연구는 농업이 ‘잘 관리된다면’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빈곤 감소, 식량 안전 보장, 범죄 통제, 도시와 시골의 환경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정부와 정책 결정자들이 대개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특히 도로와 농촌 인프라, 신용거래, 농촌의 사회적 서비스를 개선하면 시골을 떠나는 사람들의 비율을 억제하고 도시 중심부에 대한 압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골을 떠나는 사람들은 종종 수도나 몇 안 되는 대도시에 끌린다. 이러한 문제는 농업과 농업 관련 산업이 융성하고 도시농업을 받아들이는 중간 규모의 도시육성으로 해소될 수 있다. 도시에서 낮은 비용으로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에베네저 하워드가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턴을 요구하게 마든 이주는 오늘 날 제3세계에서 진행 중인 변화에 비하면 아주 작은 문제이다. 도시농업과 식량안전보장 자원센터(Resource Centers on Urban Agriculture and Food Security)의 <미래를 위한 도시농업>(Cities Farming for the Future) 편집자인 르네 반 빈후이젠(Rene van Veonguize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다양한 토지이요의 잠재력이 인식되고 충분히 개발된다면 도시농업은 지속가능하게 될 것이다. 도시농업의 지속가능성은 포괄적이고 식량 안전이 보장되며 생산적이고 환경적으로 건강한 도시라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
출처: 옥상사랑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옥상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