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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민의 따뜻한 세상이야기
 
 
 
카페 게시글
사람 사는 세상 스크랩 울리지 않는 메아리!~
박형민 추천 0 조회 38 11.05.02 14:3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간만에 소식전합니다.

두가지 일을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늦은밤, ○○한테 한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내용인즉 , "저 ○○데요. 이런말 드려서 죄송한데요.

부탁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는 어린이재단 소개로 알게 되어 지금껏 후원하고 있습니다.

당시 화순자애원에 살고 있었고,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올해 광주 모대학 1학년에 입학하였습니다.

조그맣던 아이가 저보다 키도 훨씬 크구요.

아주 씩씩한 청년이 되었답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무슨일이 있는걸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자취방 월세가 밀려 고민이라더군요.

얼마냐 물었더니 10만원이라기에 무작정 계좌번호 찍어라 했더니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녀석!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다 내게 도움을 청했을까?

그간 신경써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곧바로 10만원을 송금해줬습니다.

 

한가지 고백할 말이 있네요..

솔직히,순간 이 아이가 유흥비로 쓰지 않을까 고민했었답니다.

참 내맘이 나빴습니다.

 

○○는 늘 내 아들이라고 말해왔습니다.

부모의 자식사랑은 무조건이라는데...제 마음이 나빴습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스무살 청년 ○○를 내가 현명하게 도울 수 있을까

또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영애원을 다녀왔습니다.

 

6학년 ○○이 생일이었거든요.

일이 늦게 끝나 평소와는 달리 저녁 7시가 넘어 도착하니까 아이들은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쾌합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게임을 배우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당황스러워 쩔쩔매는 내 표정을 보며 아이들은 즐거워합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나서 아쉽지만 작별을 고합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들어오게된 사연은 정말 다양합니다.

오늘 생일 맞은 ○○는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와 영암 삼호에서 살다가

뜨거운 여름날 콘테이너 박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아빠는 과음과 질병으로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나와 뜻을 함께 하는 활동가들이 나름 노력을 기울려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개선되지 않는 아이들의 힘겨운 삶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힘들게 하네요.

1년에 하루뿐인 생일날!~

보통 아이들같으면 생일선물에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외식을 꿈꾸건만

이 아이들에게는 정말 꿈만 같은 현실입니다.

찾아오는 사람도, 외식을 함께 할 가족이 없습니다.

예전처럼 굶주리던 시대는 벗어난지 오래지만 일년에 12만원의 범위내에서 양말, 속옷부터 겉옷까지

모든 피복비를 해결해야만하고 학원 및 특기적성은 후원자들의 후원금과 사회복지사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공모선정이 되야지만 가능하고. 기타 보편적인 여느 가정아이들과 비교해도 모든것이

열악하고 힘겹습니다.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들을 우리 어른들이 방치해야 할까요?

 

지금 제가 사는 화순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가 한창입니다.

저마다 다들 자신이 적임자라고 외치며 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아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태 그래왔듯이 유급선거운동원을 동원하여 세를 과시하며 비방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역겹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리아이들에게는 표(선거권)가 없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모 후보의 캠프에 참여하면서 이번 선거판에서  핵심인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13세이하의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지급' '소득구분없이 입양아동은 보육료무상지원'

'보호시설아동에게는 월10만원씩 아동수당지급 등 기타 북유럽형 복지국가를 모델로 삼아 공약집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진보적인 복지우선의 공약으로 선전전을 하고 있지만 울림이 약합니다.

왜냐면 지역선거가 다 그렇듯이 학연.지연,혈연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박형민씨가 지역현실을 모르는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비아냥을 듣기가 일수입니다.

바보소리를 들을 지언정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제가 내세운 바보같은 이슈들이 언젠가 우리 아이들을 더 낳은 미래로 이끌어 줄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또다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들어섰다고 축포를 터트렸습니다.

계속되는 소득불균형과 계층간 양극화!~

그 가운데서 우리 어른들로부터 소외되고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버려지는 우리 아이들!~

계속해서 이런 아이들은 양산되고 가슴앓이 해보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추적 추적 비내리는 날 오후!

넋두리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행복한 오후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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