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여행기3-타이페이에서 타이중으로

[연오랑]

타이완 여행기3

2008년 2월 17일(토)

19:17 공항에 도착. 공항 이름이 바뀌었다. 2005년 당시 중정(中正) 공항에서 타오위안(도원, 桃園, Taoyuan) 공항으로 변했다. 집권 민진당(民進黨) 정권이 장제스[장개석(蔣介石)] 흔적 지우기 일환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창밖으로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출발하기 전에 일주일 기상을 살펴보니 내내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다. 아무래도 북부에서 중남부 지역으로 바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 지룽[기륭(基隆)]에서는 일본 오키나와[충승(沖繩)]로 가는 정기 여객선이 출발한다. 운항계획표를 보니 2월 19일 22:00 지룽에서 출발하는 비룡호는 20일 15:00에 일본 오키나와 나하[나패(那覇)]에 도착한다. 오키나와에서는 25일 20:00 출발하여 지룽엔 26일 18:00 도착한다. 예정대로 운행된다면 타이완 북부에서 며칠 있다가 오키나와까지 갔다 올 수 있는 코스를 짤 수 있다.

하지만, 급작스런 준비로 일본 돈을 은행에서 찾지 못했다. 게다가 날씨를 봐서 타이완 북부에서 사흘을 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 1월 상하이에서 열이틀 동안 날씨가 나빠서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오키나와 행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비가 오지 않는 타이중[대중(臺中)]으로 내려가기로 마음 먹었다.

타이페이 도원 공항에는 먼지 냄새가 난다. 이름이 바뀌어도 냄새는 변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오존 냄새가 나는 건 여전하다.

 

(냄새의 주범인 오존 살균기)

세관신고서는 작성하지 않아도 그냥 통과. 나는 열심히 적은 게 아까워서 직원에게 건네주었다.

버스를 타는 곳은 건물 안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가면 나온다.

20:00 타이중(臺中)으로 가는 구어꽝[국광(國光)] 버스.

1인당 250 위안으로 3년 전보다 20 위안 올랐다.

우등고속처럼 28인승이다. 뒤에 화장실이 붙어 있다.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쿰쿰한 냄새가 난다. 오늘 탄 손님이 많지 않다. 10여명이 안된다. 1청사에서 몇 사람 더 태우고 출발한다.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빈 차로 운행해선 회사 경영 사정이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다.

아마 고속도로로 진입한 모양이다. 어둡고 비가 오는 가운데 불을 꺼서 눈을 감고 잠을 잤다. 얼마가 지났을까 실내 불이 켜진다. 타이중에 거의 도착한 듯하다.

22:00 조마참(朝馬站)에 서고 사람들이 내린다. 시내 중심가로 들어선다. 이윽고 KTV나 바카라(百家樂) 도박장 간판이 눈에 보인다.

22:10 중흥가 네거리에 정차하여 사람을 내린다.

22:20 드디어 종점에 도착하였다. 종점인 간성참(干城站)은 기차역과 붙어 있다. 이곳에 내리는 사람은 우리와 또 한 사람밖에 없다. 관광객이 거의 없다는 셈이다. 차에서 내리니 비는 오지 않고 날씨도 적당하게 쾌적하다. 다행이다. 기차역을 구석 구석 구경하다. 화장실 무료. 바로크 식으로 지어진 역청사 안엔 역시 노숙자들이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다. 일본이나 우리 나라나 타이완에서 노숙자를 발견하는 일은 이제 다반사다.

(작성일 : 2008년 2월 23일)

 
* 여행 기간 : 2008년 2월 17일(일)-3월 1일(토)

* 여행한 사람 : 연오랑 세오녀 찬이(만 12세)

* 환전 : 1 위안(NT$)=31.4 원(2008년 2월 15일, 외환은행)

1 위안(NT$)=29.8 원(2월 16일, 매매기준율 기준 직거래)

* 연오랑의 다른 여행기는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http://cafe.daum.net/meetangkor)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8월 21일 정보수정>

타이페이 타오위안 공항->타이중 버스 요금 : 270 위안으로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