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 아파트 가격을 좌우하는 향과 라인

[미송]

집을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남향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만한 상식이다. 
모든 아파트가 남향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남향, 동향은 물론 최근에는 남서향, 남동향 같은 두 향을 혼합 배치한 아파트도 많이 나오고 있다.

또, 같은 향이라도 라인에 따라서 선호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향은 일조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향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20년 전 필자가 처음 아파트를 샀을 때 이야기다. 아무것도 몰랐던 사회초년생이었던 필자는 회사에서 사원 아파트로 공급되던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고민에 빠졌다. 산이 보이는 동향집과 조망이 없는 남향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짧은 생각으로 동향집은 오전에 햇빛이 들어오니 늦잠도 안 자고 일찍 출근할 수 있고, 산 조망도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산 조망이 나오는 동향을 선택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금세 깨달았다.

그 선택으로 인해 집을 팔 때까지 몇 년 동안 집이 어두워서 계속 전등을 켜고 있어야 했고, 난방비도 더 나오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오전에만 햇빛이 들어오는 동향에 한이 맺힌 필자는 그다음 집은 오후에 햇빛이 많이 드는 서향집을 선택했다.

서향집은 오후 늦게까지 너무 많이 들어오는 일조량을 그대로 받아야 했고, 그 집에 사는 내내 아내의 불평을 들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남향을 선택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웃음만 나온다.

이렇듯 아파트의 향은 일조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파트를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하다. 일조권에 따라 온종일 전등을 밝혀야 할 수도 있고 겨울철 난방비도 더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일조권이 잘 확보가 되는 남향집이 가장 선호도가 높다.

1, 2, 3동과 5, 6, 7동은 남향, 4, 8동은 동향이다.

위 그림을 보면, 1, 2, 3동과 5, 6, 7동은 남향이고 4동과 8동은 동향이다. 당연히 남향 동의 가격이 더 높을 것이다. 동 간 간격이 일조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남향 동들끼리는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 간 간격이 좁아서 앞 동이 뒷동의 일조권을 가린다면 남향이어도 뒷동인 1, 2동과 5, 6동보다는 3, 7동이 선호도가 더 높을 것이다. 물론 큰 도로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동향인 4동과 8동은 남향 동보다 선호도가 낮고 그만큼 매매 가격도 5~10% 정도 차이가 날 것이다. 동향의 특성상 오전에 햇빛이 들어오는데 4동의 경우 오전에 들어오는 햇빛도 옆 동인 5동, 6동과 8동에 가려져, 같은 동향이어도 8동보다 선호도가 더 낮아진다. 8동은 동향이지만 앞이 트여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큰 소음을 유발하는 도로나 철길만 없다면 4동보다는 8동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서향, 남동향 등 향이 혼합된 형태의 아파트도 많다.

예전에는 대부분 남향과 간혹 동향을 섞은 성냥갑 형태의 아파트를 많이 지었지만, 최근에는 토지 면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위 그림처럼 남동향, 남서향 등 남향과 동, 서향을 혼합한 형태의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다.

남향이 있으면 당연히 남향이 좋은데 남동향과 남서향의 경우 어떤 방향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고 오전과 오후 일조량에 대한 개인의 취향과 주변 환경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가령, 1, 2동 옆에 소음을 유발하는 큰 도로가 있다면 1, 2동은 남서향보다 남동향이 더 좋다. 반대로 3, 4동 옆에도 큰 도로가 있다면 3, 4동은 남서향이 더 선호도가 높을 것이다. 또 좋은 조망이 확보되는 향이 있다면 좋은 향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드물게 북향 배치 아파트도 있는데, 아무래도 한강과 같은 좋은 조망권 프리미엄이 있는 지역이 아니라면 동향과 북향보다는 남향 또는 남동향, 남서향이 선호도가 높아서 매매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되는 속도도 차이가 난다.

다만, 이론적인 배치에만 무조건 의존하기보다는 반드시 현장방문을 해서 일조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앞 동이나 옆 동에 가려져 기대한 것보다 일조량이 부족할 수도 있고, 때로는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른 향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방 VR홈투어를 보면 내부 구조나 일조량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향만큼이나 중요한
아파트의 라인!

아파트의 향과 더불어 라인도 중요하다. 아파트 라인은 같은 동에서 호수로 구분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남향인 1동은 왼쪽부터 1호~10호 라인까지 있고, 동향인 4동은 1호~5호 라인이 있다.

같은 동이라도 라인에 따라 일조량이 다를 수 있다.

1동은 남향으로 일조권은 확보되지만, 옆 4동에 인접한 10호 라인은 아무래도 1호 라인보다는 일조량이 적을 수 있다. 동향인 4동은 오전에 햇빛이 들어오는데 5동에 가려져 4동의 1호 라인 쪽은 그 일조량마저 다른 라인에 비교해 적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직접 현장에 가서 일조량을 체크해서 라인별 일조량 차이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의 동, 층, 향 정도만 가지고 동일 아파트 내 물건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라인끼리 일조량 차이가 없는 경우에도 라인을 따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일조권이 똑같이 확보되는 라인이어도 가장자리냐 중간 라인이냐에 따라 단열효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만 잘 선택해도 겨울철 난방비와 여름철 냉방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결로 현상도 줄일 수 있다.

아파트 라인에 따른 선호도 차이

위 그림처럼 중간 라인은 양옆 가구가 단열 역할을 해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하다. 가장자리 라인은 꼭대기층처럼 겨울철에는 춥고 여름철에는 더운 경향이 있다.

특히, 벽의 표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공기 온도가 결로 온도 이하가 되면 결로현상이 생기면서 곰팡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다면 되도록 가장자리 라인보다는 중간라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가장자리 라인 아파트를 샀다면 환기를 잘 해서 결로 현상 예방에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이다.

글. 김인만 /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문재인 시대 부동산 가치투자' 저자
네이버 카페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
http://cafe.naver.com/atou1

칼럼 원문 링크

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아파트 가격을 좌우하는 향과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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