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오지의 여름
방송일 2018년 7월 30일(월) ~ 8월 3일(금), 457번
가마솥더위가 계속되는 여름, 도시는 더 뜨겁다.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난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전화도 안 되고, 전기도, 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외딴집,
장 보러 가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라는 작은 어촌마을.
조금 불편하고, 조금 부족해도
나무와 바람에 의지하여 누구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곳.
‘오지의 여름’으로 떠나 본다.
제1부. 내린천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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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원도 인제로 흐르는 강, 내린천
이곳에 멧돼지와 고라니가 자주 출몰하는 궁동마을
이 마을에서 감자와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50년을 함께 살아온 이동수, 전재수 씨 부부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부부의 소중한 옥수수밭을 멧돼지로부터 지키는 것이 있었으니,
긴 철삿줄에 버려진 깡통과 종을 매달아 만든 이동수 씨의 발명품이다.
줄을 잡아당기면 요란한 소리가 마을을 뒤흔드는데,
과연 멧돼지를 잘 쫓을 수 있을까?
“막국수 눌러 먹으려면,
동네 분들 전부 모셔 와야 돼요.”
사람 좋아하는 부부의 느티나무 평상은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다.
수확의 계절을 맞이한 강원도 하지감자를 숯불에 구워 먹고,
40년 된 메밀 국수틀은 이 집의 보물,
막국수 틀로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막국수 만들기에 나섰다.
한 입 먹으면 더위가 물러가는 맛,
막국수 한 사발에 정(情)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제2부. 마장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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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설악산 해발 800m에는
옛날 동해에서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이 다닌 길 ‘마장터’가 있다.
도로가 끝난 곳에서 다시 시작되는 산길,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재 넘어가야 하는 곳,
귀틀 함석집에 41년째 사는 정준기 씨를 만난다.
“그냥 땅이고, 길이고, 산일뿐이야.”
마장터 가는 길은 정준기 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앉아서 쉬다 가라고 의자를 만들고, 목이 마르면 마시라고 샘물을 만들었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요, 핸드폰도 안 되고,
가스도 없고, 텔레비전도 안 되고.
그 외에는 다 돼.”
계곡물로 밥을 짓고, 흐르는 물 위 천연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낸다.
조금 부족하고, 불편하고, 외로울 것 같은 삶이지만
누구보다 풍족하게, 만족하며 사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제3부. 무작정 간다. 청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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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쪽 완도에서도 남동쪽으로 오십 리,
일 년 내내 푸르다고 붙여진 이름 청산도.
무더운 여름, 바람 많고 돌 많은 청산도로 무작정 떠나본다.
“이런 재미로 살지요. 여기서 낙이 뭐 있습니까?”
책에서 배운 지렛대 방식으로 군부를 잡는 권형수 씨 부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군부 물회는
매콤달콤 시원한 맛으로 더위를 식혀준다.
“돌로 쇠마구간을 만들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매봉산 아래 예부터 미로 같은 돌담을 가진 상서리 마을,
대대손손 돌담 함석집에 사는 김주찬 씨.
자연석 돌로 쌓은 쇠마구간에서 평생 소를 키워 왔다.
돌과의 인연이 깊은 그에게 청산도의 돌담은 어떤 의미일까?
청산도 둘레길을 걸으며 만난 사람들에게서 계절을 느낀다.
제4부. 남도의 뜨거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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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월악마을에서는 뜨거운 여름에도
널을 타고 갯벌로 나가 꼬막과 조개를 캐는 이들이 있다.
갯것으로는 이길 자가 없는 강순임 할머니 삼총사.
“비빔국수 여름에 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꼬막 갱국과 맛조개 비빔국수는 여름 별미 중의 별미.
입안 가득 바다의 맛을 채우고 나면, 할머니들의 물 잔치가 시작된다.
더운 날씨를 핑계 삼아 얼굴에 물을 뿌리며 동심으로 되돌아간다.
전남 고흥군 고흥 반도 남쪽에 위치한 거금도.
여름을 맞이하여 새롭게 이사 온 친구가 있다.
해마다 이 시기 마을 버드나무 위에 집을 짓는 비둘기 가족.
“여름 바지락이 좋아요. 7월에 파야 돼”
신촌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터줏대감 김태식 씨와 마을 주민들은
정자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즐기고, 바지락국을 함께 먹는다.
여름을 더 뜨겁게, 더 건강하게, 더 맛있게 보내고 싶다면, 이들처럼!
제5부. 빨래하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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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경남 남해군 남면의 선구마을에는 300년이 넘은 빨래터가 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날에는 틈만 나면 빨래를 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지금까지 마르거나 언 적이 없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선이 할머니에게 빨래터는
빨래뿐만이 아니라, 목욕도 하고,
농사를 지은 채소들도 씻고,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오랜 터전이다.
부산에서 살다가 선구마을로 들어온 지 10년 된 정희라 씨.
그동안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할머니들께 전을 대접하고 옛이야기를 듣는데!
마을 어머니들께 빨래터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빨래하기 좋은 날, 동네 아낙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