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6일 일요일 맑음
필자와 아내
토지(土地)의 박경리(朴景利), 구름과 장미의 시인 김춘수(金春洙), 초적, 의상의 작가 초정(艸汀) 김상옥(金相沃). 깃발, 행복의 유치환(柳致環), 토막(土幕)의 유치진(柳致眞),예악,심청의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성우 양지운(梁智雲), 축구선수 김종부(金鍾夫), 축구선수 김도훈(金度勳), 국회의원 전현희(全賢希). 늪, 통영항을 그린 화가 전혁림(全爀林)등등 한번 쯤 들었을 법한 인물들이다.
모두 통영출신 유명 인사다.
필자는 관음사로 올라 용화사로 내려온다. 버스를 타고 용화사 주차장까지 올 수도 있지만 자가용을 가져온 관계로 용화사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2,000원이다.
세시간 남짓이면 오르내릴 수 있지만, 오전에 남해 금산을 오른 터라 더위에 살짝 힘이 든다. 용화산(龍華山이라고 불리우는 미륵산은 해발 461m 로서. 미래사 (彌來寺) 용화사 관음사(觀音寺) 그리고 케이블카로 오르는 네 길이 있다.
필자는 한국의 나폴리라 칭하면서 아름다운 항구로 유명한 통영(統營)의 산 미륵산(彌勒山)에 오른다. 전에 한번 교회 지인들과 케이블카를 타고 공짜로 오른 적이 있다.이번에는 제대로 아래부터 오를까 한다. 용화사 광장 3거리에서 관음사 방면으로 간다.
겨우 48세에 요절한 천재시인 정지용(鄭芝溶)은 미륵산에 올라 이런 감상을 남겼다. "금수강산 중에서 모란꽃 한 송이인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俯瞰)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一幅)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라고 예찬했다"
나무가 우거져 있는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관음사 경내 옆으로 이어져..
도솔암(兜率庵)까지 이어진다. 도솔암은 우틀하고 미륵산방향은 직진이다. 여기부터는 산길이다.
문필로 묘사해 먹고 사는 시인도 이렇게 고백했다면 졸필인 필자는 말해 무엇하랴? 말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시인 조차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하는 한려수도의 아름다움과 천혜의 자연 전망대인 미륵산은, 통영을 예향(藝鄕)으로 만든 자양분이 되었다.
도솔암을 지나 미륵치에서 잠시 쉰다. 미래사, 용화사, 관음사쪽의 모든 도로가 합쳐지는 곳이다.
극작가 유치진과 시인 유치환 형제를 비롯해, 시인 김춘수, 김상옥,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등 통영 출신의 걸출한 문학, 예술인은 모두 미륵산에서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굽어 보며 문학 , 예술적 영감을 키웠다.
미륵재를 지나 본격적인 30여분 오름이 지속되는 된비알을 만난다. 된비알 도중 남쪽이 트인다.
필자는 작가도 아니고 예술가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오늘 이들 작가의 생각으로 들어가 미륵산을 한 땀 한땀 밟고 오르면서 내면을 관찰하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자 한다.
속까지 쥐어짜는 인내 끝에 겨우 산마루에 이른다.미륵산(彌勒山 461m)이다.
윤이상이 이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자주 찾았던 미륵산과 용화사에서, 그가 보고 들었던 숲과 바다 갈매기,스님들의 염불소리 등이,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음을 회상하고, 생전에 미륵산에 더 오고싶은 갈망을 드러냈다고 했다.
엣날 정지용 시인이 마루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던 감정 그대로의 느낌이 온다.
전혁림 작가가 그토록 담아내고 싶어 했던 통영포구와..
김춘수 시인이 때때로 방문하며 문득 시상이 떠올라 시를 썼던 한산도방면.
여기에 그의 박물관도 있을 터..
윤이상의 작품배경인 욕지도 추도방면..
산양읍방면.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그의 바람대로 한려수도가 내려다 보이는 미륵산 양지 바른 신양읍방면 자락에 잠들어 있다. 여름의 한복판에 세상의 모든 이들이, 더위에 항복해 숨을 못쉬는 지금에도. 이 미륵산은 사방의 바다와 풍치를 핑게삼아 답답함을 날려 버린다.
필자가 산행했던 사량도방면
모두가 한결 같은 고향의 풍경화 같다. 이래서 작가와 예술가가 많았나 보다.
산이 별로 높지도 크지도 않지만 싱싱한 역사와 이야기를 풍겨내고 있다.
오늘도 우리 부부의 한 역사를 지어내고 있다..
다시 미륵치로 내려와 용화사 방면으로 간다. 띠밭등에 가는 길은 산허리를 돌아 상당히 많이 돌아간다.
필자에게 서울에 사는 친한 지인 부부가 있는데, 여러 해 전에 이곳에 터를 잡고, 근처 여러섬과 미륵산을 오가며 느꼈던 감정을 마음에 품고 산다. 통영을 잊지 못하는 그들에게 통화로 대신 그리움을 전한다. 그들의 그리움을 전에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미륵산에 와보고 서야 마음의 허전함을 알았다.통영의 보였던 모든 것을 마음에 담고 살고,몸은 서울에 있으니 사무칠수 밖에 .... 습기 많기로 유명한 용화사 옆을 지난다.
용화사로 내려와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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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57분 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