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유(南重維)가 소를 올려 비방하다 成李氏從祀之議

[함산]

이은상(李殷相) 1617년(광해군 9)~1678년(숙종 4)
효종 10 1659 기해 順治 16 43 4월, 月課에 세 차례 수석하여 通政에 加資되고, 동부승지에 제수되다. ○ 5월, 효종이 승하하다. ○ 9월, 우부승지가 되다. 莊烈王后 服制 논의에서 宋時烈의 朞年說을 옹호하다.
현종 1 1660 경자 順治 17 44 3월, 尹善道를 옹호하는 權諰를 논척하다. ○ 5월, 「孝宗實錄」 纂修를 위해 겸춘추가 되다. ○ 7월, 병조 참의가 되다. 곧 승지가 되다.

東里集卷之十一 / 啓 / 政院啓辭 以右承旨入直時

臣等卽伏見進士南重維等二十六人聯名之疏。不勝驚愕痛惋之至。兩賢臣學問道德。聖上非不尊崇。合祀文廟。聖上亦非不知。而近日儒疏之批。頗欠優奬。臣等方用悶鬱。今此醜正之疏。遽出意慮之外。誣毀兩臣。極其狼籍。至以學問粗淺。疵累難掩。決不可濫躋俎豆之列爲辭。而以擧國多士之請。謂非盡出於公議。乃以脅持君上。鉗制一時等語。欺誣天聽。此乃憸人熒惑恐動手段。豈料聖明之世。有此詖邪之徒哉。自古橫逆之來。聖賢所不免。叔孫之毀。何傷於仲尼之日月。余喆之誣。何損於考亭之道學耶。今茲從祀之請。閱過數紀。歷至三朝。八路同辭。三司齊籲。則不謀之人心自同。擧世之公論可見。而幺麽怪鬼之輩。強聚若干徒黨。作挐黌舍。簧鼓邪說。臺臣之請推學官。施罰首倡之論。所以發也。聖批纔下。未及摘發處置之前。渠等乃敢先自投疏。不但侵辱臺諫。無所不至。自不覺其售奸媢賢。得罪斯文之歸。其爲計可謂慘矣。而其爲情尤可痛也。今雖一鄕之善人。猶不可輕加詆詈。況此兩賢。不惟士林之所尊尙。抑亦先朝之所敬慕。而渠等乃日。列聖之必加嚴斥。公論之終不肯許云者。此則自欺其心。而上欺先朝與聖明。一至於此。其縱恣無忌之狀。於此益可見矣。天鑑孔昭。物莫逃形。尊賢誣賢。邪正自別。若不痛加排闢。明示好惡。則魋倉之流。必將接跡而起。豈不大可懼哉。臣等忝在出納之地。如此醜正之疏。理宜退却。而旣以儒疏稱之。不得不捧入。而曾在辛亥年間。賊臣仁弘上箚誣詆先正臣李滉，李彥迪。其時政院亦有陳啓卞斥之擧。故臣等敢援前例。並此仰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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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李瀷) 1681년(숙종 7)~1763년(영조 39)
星湖先生全集卷之五十九 / 墓碣銘 / 大興郡守南公墓碣銘 幷序

公諱重維字公鎭。其先英陽人。南氏之貫宜寧。自高麗密直副使諱君甫始。至聖朝有忠景公諱在及其孫忠簡公諱智。俱躋三事。名著史乘。又三傳至諱世健。四傳至諱應雲。號菊囱。俱官禮曹參判。菊囱於公爲四世也。菊囱生淸州判官諱琯。判官生

咸陽郡守諱以聖。郡守以司憲監察贈承旨諱斗華爲後。於公爲考也。軍資主簿贈吏曹參判諱瑋。三登縣令贈吏曹參判諱以傑。卽監察公之本生祖禰。而主簿公又菊囱之第四子也。妣驪興閔氏。蔚山府使贈禮曹參判諱汝儉之女。以我純孝大王四年丙寅十二月乙丑生。庚子陞國子進士。越四年癸卯。倡多士疏論

大聖廟從祀之濫。忤黨議。禁廢者十有餘年。丙辰薦授童蒙敎官。戊午陞宗簿寺主簿。歷司憲府監察刑曹佐郞。己未出監靑山縣。於是有吏畏民安之褒。時兵馬使行縣點兵。期久不至。軍卒郊候七八日。于槖旣罄。睊睊怨苦。公令卽日散歸。兵馬使後至盛怒。邑中鼎沸。公乃徑造請謁。長揖道縣監是應黜之官。不敢以公禮見。兵馬使喝曰點兵重事。今無一人來待之何也。公徐曰軍卒散歸。卽縣監爲之也。抑軍法有期會不進之律。厥咎誰執。兵馬使下席摧謝去。先時廩庾多闕。粟溢露積。令民夜守以爲例。公捐俸改作。不傷財不勞民。民至今賴之。庚申罷還家食。己巳除歸厚署別提。轉工曹佐郞社稷署令。庚午出守大興郡。興利除害。抑豪猾恤孤寡。威惠幷著。其聽訟也。一歸乎公。雖上司不爲之撓屈。遂因是坐罷。歸老于振威之桐泉莊。以辛巳四月十八日考終。享年七十六。以是年十月。葬于公州治葛山里面巳之原。公嚴毅軒豁。抗直少許可。與人交不貌飾。貴賤一視也。治家務井井有則。至老衰奉先未嘗怠。祭儀必遵朱文公家禮。規其訛舛。訓子孫必以夙興夜寐。灑掃唯諾爲先。雖女子子亦令略觀小學。俾通大義。下至臧獲之賤。毋敢疾步胡叫。於此可以見公平生之槩也。公初娶靑松沈氏佐郞諱之女。早卒無後。後娶靑松沈氏諱壽公之女。後公七年癸酉生。先公二十三年戊午卒。賢有德。爲宗黨所揚。兩淑人葬皆祔公塋左右。有三男三女。

男長壽喬生員。次壽宗。季壽賢文科壯元。官直講。女長適李晦根無後。次適參奉趙九齡。次適李彥馨無後。側室有二男一女。男錠武科。次壽錫。女適洪裕源。

壽喬有五男。長夏正進士，次夏永，次夏尙生員，次禹正，次夏行。壽宗有一男夏命。壽賢有一男夏德。趙九齡有一男三女。男守德而持平韓德良及鄭璍，權𩑃其壻也。錠有三女。郡守辛璞及金鼎碩，李毅其壻也。壽錫有一男三女俱幼。洪裕源有三男一女。男最。餘幼。銘曰。

廉不傷劌。義之節也。事至能斷。勇之决也。用是可以自程。用是可以立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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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전집 제59권 / 묘갈명(墓碣銘) / 대흥 군수 남공 묘갈명 병서 〔大興郡守南公墓碣銘 幷序〕

공의 휘는 중유(重維), 자는 공진(公鎭)이다. 그 선조는 영양(英陽) 사람이다. 남씨의 본관은 의령(宜寧)으로 고려조에 밀직부사(密直副使)를 지낸 휘 군보(君甫)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성조(聖朝)에 이르러 충경공(忠景公) 휘 재(在) 및 그 손자 충간공(忠簡公) 휘 지(智)가 있으니, 모두 정승의 지위에 올랐고 사책(史冊)에 이름이 실려 있다. 또 3대를 내려와 휘 세건(世健)에 이르고 4대를 내려와 호가 국창(菊囱)인 휘 응운(應雲)에 이르렀는데, 모두 예조 참판을 지냈다. 국창은 공에게 4대조가 된다. 국창이 청주 판관(淸州判官)을 지낸 휘 관(琯)을 낳고, 판관이 함양 군수(咸陽郡守)를 지낸 휘 이성(以聖)을 낳고, 군수가 사헌부 감찰을 지내고 승지에 증직된 휘 두화(斗華)를 후사로 삼았으니, 이분이 공의 고(考)이다. 군자감 주부를 지내고 이조 참판에 증직된 휘 위(瑋)와 삼등 현령(三登縣令)을 지내고 이조 참판에 증직된 휘 이걸(以傑)은 바로 감찰공의 본생 조부와 고(考)이다. 그리고 주부공은 국창의 넷째 아들이기도 하다. 비(妣)는 여흥 민씨(驪興閔氏)로 울산 부사(蔚山府使)를 지내고 예조 참판에 증직된 휘 여검(汝儉)의 따님이다.

공은 우리 순효대왕(純孝大王) 4년 병인년(1626) 12월 27일에 태어났다. 경자년(1660, 현종1)에 성균관 진사가 되었다. 4년 뒤인 계묘년(1663)에 유생들을 창도하여 대성묘(大聖廟) 종사(從祀)의 의론이 참람됨을 논하는 상소를 올렸다. 이에 당의(黨議)를 거슬러 금고(禁錮)되어 버려진 것이 10여 년이었다.

병진년(1676, 숙종2)에 천거로 동몽교관에 제수되었다. 무오년(1678)에 종부시 주부로 승진하였고 사헌부 감찰, 형조 좌랑을 역임하였다.

기미년(1679)에 청산 현감(靑山縣監)으로 나갔다. 여기에서 아전들을 두렵게 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였다는 칭찬을 받았다. 당시 병마사(兵馬使)가 현에 행차하여 군대를 점고할 때인데 기일이 오래 지나도록 이르지 않았다. 군졸이 교외에서 기다린 지 7, 8일이 되니 양식도 이미 바닥이 나서 서로 흘겨보며 원망하고 괴롭게 여겼다. 공이 당장 해산하여 귀가시키도록 하였다. 병마사가 뒤에 당도하여 몹시 성을 내자 고을 안이 물 끓듯이 술렁거렸다. 공이 이에 곧장 나아가 뵙기를 청하여 절은 하지 않고 길게 읍(揖)하며 말하기를 “현감은 응당 축출될 관원이니 감히 공적인 예로 뵐 수 없습니다.” 하였다. 병마사가 꾸짖으며 말하기를 “군대를 점고하는 일은 중대한 일인데, 지금 대기하고 있는 자가 하나도 없는 것은 어째서인가?” 하자, 공이 침착하게 말하기를 “군졸이 해산하고 돌아간 것은 바로 현감이 지시한 일입니다. 그러나 군법에, 정해진 일자에 나오지 않은 데에 대한 율문도 있으니, 그 죄는 누가 져야 합니까?” 하였다. 이에 병마사가 자리에서 내려와 허리 굽혀 사과하고 떠났다.

전에는 창고가 대부분 헐어, 곡식을 밖에다 잔뜩 쌓아 놓고는 백성으로 하여금 밤에 지키도록 하는 것이 규례처럼 되어 있었다. 공이 녹봉을 덜어 창고를 고쳐 지으니 곡식도 상하지 않고 백성도 수고롭지 않게 되었다. 이에 백성이 지금까지 덕을 보고 있다.

경신년(1680, 숙종6)에 관직을 그만두고 돌아와 집에서 지냈다. 기사년(1689)에 귀후서 별제에 제수되었다가 공조 좌랑, 사직서 영을 역임하였다. 경오년(1690)에 대흥 군수로 나가 이로운 것을 일으키고 폐해를 없앴다. 호족들의 작폐를 제재하고 고아, 과부 등을 도와주어 위엄과 은혜가 함께 드러났다. 송사(訟事)를 청리(聽理)하는 데 있어서는 한결같이 공평하게 하였으니, 비록 상사(上司)라 하더라도 꺾지 못하였다. 결국에는 이로 인해 죄안에 걸려 파직되었다.

돌아와 진위(振威)의 동천장(桐泉莊)에서 노년을 보내다가 신사년(1701) 4월 18일에 임종하였으니, 향년 76세이다. 이해 10월에 공주(公州) 갈산리(葛山里)의 사향(巳向) 언덕에 안장되었다.

공은 엄격하면서도 화통하였는데, 꼿꼿하여 남을 인정해 주는 데에 박하였다. 사람들과 교제할 때는 겉치레로 하지 않았고 귀천을 구분하지 않았다. 집안을 다스릴 때는 질서 정연한 법칙이 있었다. 노쇠해서도 선조를 모심에 태만한 적이 없었으며, 제의(祭儀)는 반드시 주 문공(朱文公)의 《가례(家禮)》를 따라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았다.

자손을 훈도함에 있어서 반드시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청소하고 응대하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다. 비록 딸이라도 대략이나마 《소학》을 보게 하여 대의를 알도록 하였다. 아래로 미천한 노복들까지도 감히 뛰어다니거나 고함지르지 못하였다. 여기에서 대체적인 공의 평생을 알 수 있다.

공의 전부인은 청송 심씨(靑松沈氏)로 좌랑 휘 설()의 따님인데 일찍 졸하고 자식이 없다. 후부인은 청송 심씨로 휘 수공(壽公)의 따님인데, 공보다 7년 뒤인 계유년(1633, 인조11)에 태어났고 공보다 23년 앞선 무오년(1678, 숙종4)에 졸하였다. 어질고 덕이 있어 종당(宗黨)의 칭찬을 받았다. 두 숙인(淑人)은 모두 공의 묘 좌우에 부장되었다.

3남 3녀를 두었다. 장남 수교(壽喬)는 생원이고, 차남은 수종(壽宗)이고, 막내아들 수현(壽賢)은 문과에 장원하여 직강이 되었다. 장녀는 이회근(李晦根)에게 시집갔는데 자식이 없고, 차녀는 참봉 조구령(趙九齡)에게 시집갔고, 삼녀는 이언형(李彥馨)에게 시집갔는데 자식이 없다. 측실에게서 2남 1녀를 두었으니 장남 정(錠)은 무과에 급제하였고, 차남은 수석(壽錫)이다. 딸은 홍유원(洪裕源)에게 시집갔다. 수교는 5남을 두었으니 장남 하정(夏正)은 진사이고, 차남은 하영(夏永)이고, 삼남 하상(夏尙)은 생원이고, 사남은 우정(禹正)이고, 오남은 하행(夏行)이다. 수종은 1남을 두었으니 하명(夏命)이다. 수현은 1남을 두었으니 하덕(夏德)이다. 조구령은 1남 3녀를 두었으니 아들은 조수덕(趙守德)이고, 지평 한덕량(韓德良), 정화(鄭璍), 권업(權𩑃)이 사위이다. 정은 3녀를 두었으니 군수 신박(辛璞), 김정석(金鼎碩), 이의(李毅)가 사위이다. 수석은 1남 3녀를 두었는데 모두 어리다. 홍유원은 3남 1녀를 두었으니, 장남은 홍최(洪最)이고 나머지는 어리다.

명은 다음과 같다.

예리하면서 남을 해치지 않으니 / 廉不傷劌
의리로 절제한 것이고 / 義之節也
일을 당해 능히 결단하니 / 事至能斷
용기로 결단한 것이다 / 勇之决也
이로써 자신을 단속할 수 있었고 / 用是可以自程
이로써 이름을 세울 수 있었다 / 用是可以立名

[주-D001] 순효대왕(純孝大王) : 인조(仁祖)이다.[주-D002] 대성묘(大聖廟) …… 년이었다 : 《국역 현종실록》 4년(1663) 5월 20일 기사에 진사 남중유(南重維) 등이 26인의 유생과 함께 올린 상소가 실려 있다. 상소의 내용은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을 문묘에 종사하자는 의론에 반대하는 것이었는데, 이로 인해 두 현신을 모욕했다는 죄명으로 정거(停擧)의 처벌을 받았다. 이후 정거에서는 풀리고 유적(儒籍)에서 삭제되는 부황(付黃)에 처해졌는데, 숙종 즉위년(1674)에 부황을 떼라는 하교가 내렸다.[주-D003] 주 문공(朱文公) : 송나라 주희(朱熹)로, 문공은 시호이다.[주-D004] 예리하면서 …… 것이고 : 《예기》 〈빙의(聘義)〉에 “군자가 덕을 옥에 비유하여 온화하여 은택이 있으니 인(仁)이요, 치밀하여 견실하니 지(知)요, 예리하면서 남을 해치지 않으니 의(義)이다.〔君子比德於玉焉 溫潤而澤 仁也 縝密以栗 知也 廉而不劌 義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1663년(현종4)에 이이와 성혼의 문묘 종사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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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신(姜必愼) 1687년(숙종 13)~1756년(영조 32)
慕軒集卷之六 / 丘墓文 / 大興郡守南公墓碣銘 並序

南重維 1626 1701   宜寧 公鎭

自夫成李氏從祀之議起。其與者半。不與者半。與者阿。不與者激。要之俱非一於正也。在崇禎乙亥庚寅之際。有蔡公振後，李公象震上䟽。明君親之大義。葢不與而不激而正者也。其與者方用事矣。二君子卒以正敗。後十四年有南公。公忼慨有大節。自二君子敗。胸中常怫怫有氣。會二氏之徒有投匭者。大官唱聲。二氏朝夕將食于頖宮。公奮然曰此橫議也。橫議不息。正論不行。吾不可以姑息爲也。遂卛諸生。治䟽將極言之。二氏之徒大駴。陰遣人持之不屈。又嗾㙜閣危言顯斥之。同事者恐懼稍息引去。公亦不問。遂抗章詣公車讀之。觀者吐舌。其徒益憤恚。而其議寢沮。士類壯之。當時稱人物之宜領袖章甫者。皆曰南公云。
公諱重維字公鎭。以天啓丙寅生。庚子擧進士。

未幾有二氏事削籍。棲遑十二年。肅廟嗣位。二氏之徒始退。明年選補童蒙敎官。戊午遷主宗簿簿。歷司憲監察，刑曹佐郞。出監靑山縣。吏懾民歡。朞月政成。時節度使符縣立期日來視師。旣而使不至。師徒蓐燧多怨言。公悉罷遣之。彌日使至大怒曰。監干軍慢我也。將杖其吏以徇。公以白衣逕入揖。數以謾令失期衆折之。使羞立更令免吏。幷謝而去。庚申二氏之徒復進。公遂坐錮。己巳叙拜歸厚別提。改工曹正郞。轉令社稷署。一歲拜大興郡守。公至則恤孤幼糾奸猾。平徭薄斂。其事上也以直道。觀察使牒下。有不便者。輒留噤不報。使噎不能出氣。御史受旨。擲微事罷。旣去職。卧桐泉之別墅。蒔花種蔬。課兒孫以娛老。辛巳四月日卒于第。享年七十六。公宜寧人。佐命元功領議政諱在之後也。六世有禮曹參判贈左贊成諱應雲。於公爲四世祖。有名蹟見退溪先生集。曾祖淸州判官諱琯。

祖咸陽郡守諱以聖。無子以從弟贈吏曹參判諱以傑子諱斗華爲子。是公之考也。官監察贈左丞旨。妣驪興閔氏。贈禮曹判書汝儉之女也。公再娶皆沈氏。靑松人。前配佐郞女。不育。後淑人父壽公。府院君溫之後也。有婦道。先公二十四年年四十六卒。生子男三人。
長壽喬。擧國子有懿行早世。娶余王考府使公諱碩老女。
有男夏正，夏永，夏尙，禹正，夏行。夏正進士。夏尙生員。次壽宗娶宋之楨女。有男夏命。李壽賢文科壯元。娶府尹李增女。有男夏德。女李晦根參奉，趙九齡，李彦馨。側室男曰壽錫。有子女皆幼。公卒之七月某日。塟于公州九則坊之葛山原。二淑人祔左右。公重家法。惟祭禮斟酌古今。繁簡合於經。登降有節法。籩鉶之實有品式。敎子孫以義方。雖婦人孺子。皆通小學書。閨庭之內肅如也。少治制科業。有塲屋聲。旣老不偶。語人曰吾自知深。又閱世變多矣。吾少而詘第於春城公斯命也。然亦安知非福耶。公容儀魁岸完厚。眞鉅人長者也。性亢直。見不善若凂。於爲義如嗜慾。方擧旙攻二氏也。虎豹恣狺。榛菑翳路。而直前不顧。義色無少沮。人或以蔡李二公爲戒者。公輒欣然曰與李杜齊名。吾無恨矣。嗚呼。公其大勇也歟。後十九年。二氏之徒。始得從祀二氏于夫子廟。時吾先人方弱冠。同諸君子守闕抗爭。今余銘公之行。尤有感於斯者。銘曰。

積埤兮無隕。惟德之庸兮。君子之衷兮。亢踢兮不懼。斯道之重兮。君子之勇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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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현(李宜顯) 1669년(현종 10)~1745년(영조 21)
陶谷集卷之二十一 / 諡狀 / 刑曹判書李公諡狀

公諱殷相。字長卿。號東里。其先出自中朝。唐中郞將李茂破百濟。留仕新羅。賜籍鹽城。鹽城今爲延安府。子孫仍以爲貫。延安氏在本朝。最以文詞致盛名。有諱石亨。以三塲壯元。爲判中樞脩文殿提學。諡文康。四傳而諱廷龜。文章爲中華人所傳誦。官左議政。典文衡。諡文忠。卽公祖考也。考諱昭漢與兄文靖公明漢。又甚文。俱賜暇湖堂。文靖陟冢宰。繼典文衡。而公官不遂。止刑曹參判。歸成於後。公少襲家世餘業。詞章夙就。先輩巨公交口推譽之。屢試輒屈。而文名逾益彰徹。至年三十五。始闡乙科。隷槐院。轉說書。庭試文臣。居魁賜馬。仍陞司書。帶三字銜。歷兵工禮刑四曹郞。兼春秋館。屢拜正言，持平。樂靜趙公錫胤忤旨補外。政院玉堂爭不得。獲罪去。公並請還收。不納。又拜文學，直講。朝廷選文士兼四學敎授。以課試儒生。公首兼東學。復以持平。上疏歷陳宮家築堰第宅踰制之弊。仍歸重本原之地。以辭氣太露喜怒失中。懇懇陳戒。且請加禮判府事金集。遣人咨訪。如董仲舒故事。宋時烈，宋浚吉等。推誠相信。必令上來。又言兪棨不可終棄。乙未。與從弟靜觀公端相俱賜暇湖堂。一時榮之。丙申。中文科重試。陞拜司僕正。湖堂別製。居前列。宣醞賜豹皮。丁酉。拜輔德。兼宣廟實錄纂修都廳。選入玉堂。拜修撰，校理。天旱禱雨。公進曰。日者上敎惻怛。甘澍卽降。而旱又如此。恐聖心或懈。上曰。予果少怠。爾言良是。已爲獻納。言諸宮家攘奪魚物宜禁。允之。因冬雷求言。公偕同僚箚論修德愛民用賢聽諫之道。仍請退行進宴以謝天怒。陞司諫。論事忤旨。遞復還前職。上將再臨大君喪。公一日再啓力爭。由執義還玉堂。又箚論修身安民之道。時以世子講學無所。自內有營繕。公曰。此重事也。何費之恤。令該曹營造。事尤明正。尤菴宋公曰。李某言是。上嘉納。以三魁課製。超資拜同副承旨。陞右副。孝宗昇遐。小斂時。不許大臣禮官入侍。兩司伏閤以請。不允。行事如前。公達曰。臺論未停。小事猶不得行。况此何等大禮乎。力爭不得。顯廟卽位。因雹灾陳戒甚至。特賜貂帽。庚子。上有疾。久停經筵。公請令宋浚吉於承旨奏事時。一體入侍。論說啓沃。許之。兇人尹善道假托論禮疏。攻尤菴同春二賢。語極兇悖。特命遠竄。右尹權諰疏救善道。至稱直言。公與李公惟泰入對進曰。自古時君。惑於姦兇。亡國喪家者。盖非不知其可惡也。惟其辨不早斥不嚴。終至君子退小人進。而國不得爲國矣。善道自先朝屢進醜正之言。先王亦已知其心術之不正。至於權諰以儒爲名。而今乃如此。自上必明辨痛斥。然後後患可防矣。上喜而答曰。兩臣敎訓東宮數三年。名爲君臣。予心無異於書筵時。予固以善道爲當殺。特以先王最初師傅。有所不忍耳。是日。公與李公更進迭言。反復懇叩。上亦虗襟開納。敎諭丁寧。觀者感歎。諰疏之上。以傳諭稽時。命拿承旨朴公世城。公陳其無他。請之甚力。上始霽威。已兼實錄廳堂上。拜兵曹參知，左承旨，工曹參議，大司諫。兼承文院副提調。公妣驪州李氏。贊成諱尙毅女。甚有婦德。丁丑虜變。殉節於江都。公常懷痛疾。如不欲生。至是以槐院。實主彼中文書。陳疏固辭。趙絅疏訟善道。臺諫請竄。不聽。公爭之力。又言善道在謫所作禮說。其言甚兇。請加圍置。從之。時上喪制才闋。祗謁宗廟。公以爲此正成王訪落之日。上箚。以講學明理親賢進德爲要。仍曰。歲月易失。事功難成。振厲圖新。惟在今日。因循不進。亦在今日。又言內需司壽進宮蓄積。宜限年歸之地部及該廳。以爲救荒之助。語極切實。時論多之。又請嚴肅宮禁。收還諸駙馬加資。後因入侍申白。上敎未安。遂引避遞。壬寅。拜大司成。又移左承旨。大諫閔公鼎重，司諫李公敏廸俱被嚴旨。公輒皆封還。一夜凡三啓。上始特推勘公。俄還寢。公又言上候未復。雖未得開講。宜頻賜召對。引接臣僚。上納之。掌令朴世堅言事遭嚴旨。公進曰。君臣猶父子。父苟有過。子不可以不諫。爲人父者。亦何嘗怒其子之規諫。遞拜禮兵曹參議，大司諫，承旨。修撰洪宇遠請釋善道。公陳啓斥之。進士南重維等誣毁栗，牛兩先生。公又辨之。遞拜戶曹參議。出爲安邊府使。坐事罷。已叙復拜大司諫。有金壽弘者。祖述善道禮論。作一文字以惑人心。公劾之。特陞刑曹參判。自後歷戶工兵禮曹參判，左右尹，同知中樞。前後兼同知經筵義禁府春秋館事，弘文藝文提學，承文司譯平市校書，活人提調，副捴管。屢拜大司諫，都承旨。進曰。殿下初政淸明。中外拭目。旋因玉候有愆。漸至因循怠懈。乞加惕念。仍言咸鏡原襄兩道凶荒。除內司諸宮奴婢貢布。以寬饑民之力。被論出郊。力辭得遞。承命禱雨卽應。上喜賜馬。文衡缺。公副擬。大司諫張善瀓等謂公有簠簋不飾之誚。請罷職。十啓乃允。翌年。拜驪州牧使。以前衊未白不赴。大臣言公文詞才局不可棄。請令該曹明査。旣査。臺啓歸虗。朝廷待之如初。然公引疾不拜。徊徨田里。久而後始入朝。復踏宿趼。獻納尹敬敎斥領相許積。上特補外。又以封還罪承旨。答積疏。斥臺諫爲禽獸。公在政院。並論其非。言甚切直。上不納。且命公諭積。公曰。若聖批復如前日。臣决不敢承命也。同春上章攻積。比之盧杞。上斥以伐異。執義李公翔，大司憲張公善瀓。俱言事觸威怒。或削或罷。尹敬敎加罪安置。公皆一一覆逆。雖重忤上意而亦不顧。大司成李公敏廸疏論近事。特除仁同府使。命卽日發送。臺諫一日再啓請寢。上以汲汲營救罪之。公連啓爭之。後又入對言曰。殿下固以臺諫爲汲汲。臣以爲聖明於此。亦不免汲汲。敏廸之去。有何所關。而必令當日發送耶。上笑而答之。公復以政院覆逆。一不聽納之未安。縷縷陳達。癸丑。北路諸陵有事。公以禮官。承命往來。判尹缺。上命從二品備望。廟堂以公首擬受點。正言韓泰東論請改正。右相金公壽興筵白某不但有文望。其才實合訟官。泰東言非。公屢辭得遞。翌年。爲知義禁刑曹判書。先是仁宣王后喪。大王大妃服制。用衆子婦服。至是嶺南人都愼徵者上疏以爲孝宗於仁祖。當爲長子。大妃於仁宣。當爲長子婦服。上命六卿三司長官會議賓廳。時公有疾在告。子弟請無赴。公曰。此大事。不可後也。遂强起進參對曰。以天倫言。先大王是衆子。宜用衆子婦服。又命以古禮對。遂共獻議曰。禮雖承重。不得三年。有四種。體而不正是也。上震怒。罪首相金公壽興。仍改定爲長子婦服。公卽出郊外。陳疏待罪。至於四五。曰啓辭文字。雖出相臣。措語則實臣等所共商確者也。上溫批慰諭。顯廟上賓。公入臨。爲殯殿堂上。知中樞府事。尤菴承召到江。將撰進誌文。因郭世楗疏遁歸。時公亦差哀冊文製述官。自以同參議禮辭。不許。時朝論大變。又有言諸臣撰述大行文字。多周遮蔽藏。盖謂不能揄揚。改定服制一欵也。公引咎請罪。山陵訖。用勞進階正憲。兩司論賓廳諸臣。請罷職。上以已經先朝酌處。不許。只命竄尤菴。公自此杜門屛居。不與朝議。丙辰。湖南設武科殿試。以命官黽勉往還。又差關西武科殿試命官。閱四月始還。戊午大旱。承命祈雨於松都。歸而寢疾卒。七月初二日也。公以萬曆丁巳七月八日生。至是年六十二。訃聞。賻祭如儀。九月。葬于加平朝宗縣先兆。公資敏而機明。辨得失筭成敗。鮮有不中。試鑑最精。前後掌圍。輒以得人名。爲人坦易任眞。對人。洞開城府。篤於孝友。奉先祀。尤致愨愴。至老猶躬親。仲氏早世。子女幼弱。撫養嫁娶。咸使成立。育其最少女。人不知其非所出。推之遠近族黨。敦睦賙恤。各盡恩義。仲妹嘗病癘。公不避薰染。親往救之。喪。又入視殮殯。子姪左右交謁更諫。公終不聽。聞者歎服以爲庾衮不能過。事君。主於不欺。言無不盡。自顯廟初年。邪正相軋。禍機潛伏。公深以爲憂。屢上章奏。眷眷以進賢退邪爲說。每言書稱任賢勿貳。去邪勿疑。然未有不嚴於去邪而能任賢者也。少與尹鑴善。及其暴貴用事。常欲公來見。公不往。極言其惡。一日遇諸塗。鑴言公胡不來見我乎。公答曰。觀爾所爲。吾不欲見也。仍歷數其罪。鑴氣沮不能對。人快之。乙卯年間。士禍始發。公痛念王室。日夜憂憤。往往慷慨涕泣。嘗語光城金公萬基曰。楨，柟輩必將不利於主上。公不可束手待亡。盍與淸風，豐陽二公合爲一心。以摧落其角距也。及後事機益急。光城與淸風姪子淸城公協策除兇。奠安宗國。實以公言之開其端也。豐陽卽前日論公之諫官。而乃反臨危倚重。勉人至切如此。君子於是乎尤信公心如虗舟無所係着。而其憂國忘身。亦非人人可及也。公疎雋儻䓪。不屑於小廉曲謹。人顧不深知而至或橫加口語。惟尤菴嘗稱公有氣義無表襮。其不喜拘束。特文人常態。非可以深咎也。噫。在昔東漢之士一經李司隷賞識。人固不問焉。則公雖扠㧎於世。不甚爲名論所重。亦何足恨也。公爲文。不事雕削。一以抒寫爲主。尤長於詩律。曲盡事情。紆餘有致。晩益鍊熟。開口成章。愈出愈奇。至如儷語詞曲。俱臻其妙。人皆稱服謂將進執牛耳。以繼先武。而卒之時命相乖。未副輿望之所期。可勝惜哉。公娶承旨朴安悌女。生一男潤朝。文科藝文館檢閱。先公歿。女適判書金萬重。再娶學生朴斗燦女。無育。內外孫曾摠若干人。嗚呼。公我祖考贈議政公之姨弟也。不佞幼侍祖考。見公鎭日來訪。竟夕乃去。風流文采。溢發於笑談樽俎之間。居常艷慕。至今不忘于心。今公從子牧使光朝與公曾孫國輔來請易名之狀。感念誰昔。誼有不可辭者。遂據公堂姪艮菴公所爲狀與疎齋相公撰碑。綴成一篇文字。敬告于太常氏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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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집 제21권 / 시장(諡狀) / 형조 판서 이공 시장〔刑曹判書李公諡狀〕

공은 휘가 은상(殷相)이고 자가 장경(長卿)이며 호는 동리(東里)이다. 그 선조는 중국에서 나왔으니, 당나라 중랑장(中郞將) 이무(李茂)이다. 그가 백제(百濟)를 격파하고 신라(新羅)에 남아 벼슬하여 염성(鹽城)을 본적으로 하사받았다. 염성은 지금의 연안부(延安府)로 자손들이 이곳을 그대로 관향으로 삼았다.

연안 이씨는 본조에서 문학으로써 가장 훌륭한 명성을 이룩하였다. 휘 석형(石亨)은 삼장(三塲)의 장원으로 판중추부사와 수문전 제학(修文殿提學)이 되었으며,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4대를 내려와 휘 정귀(廷龜)는 문장이 중국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암송되기까지 하였다. 관직은 좌의정을 지내고 문형을 맡았으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니 바로 공의 조고이다. 선고 휘 소한(昭漢)은 형 문정공(文靖公) 명한(明漢)과 함께 또 문장에 매우 뛰어나 모두 호당(湖堂)에서 사가독서 하였다. 문정공은 총재(冢宰 이조 판서)에 오르고 선대를 이어서 문형을 맡았으나, 공(公 이소한)은 벼슬로는 성취하지 못하고 형조 참판에 그쳐서 성공을 후손에게 돌렸다.

공은 어려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을 이어받아 문장을 일찍 성취하니 선배와 훌륭한 인물들이 서로 다투어 높이고 칭찬하였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다가 번번이 낙방하였으나 문장을 잘 한다는 명성은 갈수록 드러났다. 나이 35세가 되어 비로소 을과로 급제하여 괴원(槐院 승문원)에 분관되고 세자시강원 설서로 전직하였다. 문신정시(文臣庭試)에서 장원을 차지하여 말을 하사받고 이어서 세자시강원 사서로 승진하였으며 삼자함을 겸대하였다. 병조ㆍ공조ㆍ예조ㆍ형조 네 조의 낭관을 역임하고 춘추관의 직임을 겸하였으며, 여러 번 정언과 지평에 제수되었다.

낙정(樂靜) 조공 석윤(趙公錫胤)이 임금의 뜻을 거슬러 외직으로 보임되었는데 승정원과 옥당의 신하들이 이에 대해 간쟁을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죄를 얻어 떠나게 되었다. 공이 조석윤과 신하들에게 내린 두 가지 명을 환수할 것을 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세자시강원 문학과 성균관 직강에 제수되었다. 조정에서 글 잘하는 선비를 선발하여 사학 교수(四學敎授)를 겸직시켜 유생들을 과시(課試)하는 일을 맡기고자 할 적에, 공에게 가장 먼저 동학 교수를 겸직시켰다. 다시 지평이 되어 상소하여 궁가(宮家)가 제방(堤防)을 축조하고 규정을 벗어난 저택을 건축하는 병폐를 낱낱이 아뢰었다. 이어서 본원(本原 임금의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을 중시하여, 임금의 사기(辭氣)가 지나치게 드러나고 희로(喜怒)가 중도를 잃는 것을 경계하도록 간곡하게 아뢰었다. 또 판부사 김집(金集)을 예우하여 사람을 보내 자문하기를 동중서(董仲舒)의 고사와 같이 하고, 송시열(宋時烈)과 송준길(宋浚吉) 등을 정성껏 대우하고 신임하여 반드시 올라오게 할 것을 청하였으며, 또 유계(兪棨)를 결코 버려서는 안 됨을 아뢰었다.

을미년(1655, 효종6)에 종제(從弟)인 정관공(靜觀公) 단상(端相)과 함께 호당에서 사가독서를 하니 온 세상 사람들이 명예로운 일로 여겼다. 병신년(1656, 효종7) 문과중시(文科重試)에 급제하여 사복시 정으로 승진하고, 호당의 별제(別製)에서 높은 등수를 차지하여 선온(宣醞)과 표피(豹皮)를 하사받았다. 정유년(1657, 효종8)에 세자시강원 보덕에 제수되고 선묘실록찬수도청의 직임을 겸하였으며 선발되어 옥당에 들어가 수찬과 교리에 제수되었다.

가뭄이 들어 기우제를 지낼 때 공이 나아가 아뢰기를, “전일에 성상의 간곡한 하교가 있자 단비가 즉시 내렸었는데, 지금 다시 이처럼 가뭄이 드니 혹 성상의 마음이 게을러진 것은 아닙니까?” 하였다. 성상이 이르기를, “내가 과연 다소 태만하였으니, 그대의 말이 참으로 옳다.”라고 하였다. 이윽고 헌납이 되어서는 여러 궁가가 백성들의 어물(魚物)을 빼앗는 행위를 마땅히 금지해야 함을 아뢰어 윤허를 받았다. 겨울에 우레가 치는 일이 발생하여 성상이 신하들에게 직언을 구하자, 공은 동료와 함께 차자를 올려 덕을 닦고 백성을 사랑하며 현자를 등용하고 간언을 따르는 방도를 논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진연(進宴)을 후일로 미루어 하늘의 노여움에 사죄할 것을 청하였다.

사간으로 승진하여 정사를 논하면서 성상의 뜻을 거슬러 체직되었다가 다시 이전의 직책으로 돌아왔다. 성상이 장차 인평대군(麟坪大君)의 상(喪)에 재차 왕림하려 하자 공은 하루에 두 번이나 계사를 올려 힘껏 간쟁하였다. 집의로 있다가 옥당으로 돌아가서는 또 차자를 올려 자신을 수양하고 백성을 안정시키는 방도를 논하였다. 이때 세자가 강학할 곳이 없다 하여 대내(大內)에서 주관하여 영선(營繕)하는 일이 있었는데 공이 아뢰기를, “이것은 중대한 일이니 어찌 비용을 아끼겠습니까. 해당 조로 하여금 관리하여 짓도록 한다면 일이 더욱 분명하고 바르게 될 것입니다.” 하였다. 우암(尤菴) 송공(宋公 송시열)이 아뢰기를, “이 아무개의 말이 옳습니다.” 하니 성상이 가납하였다.

과제(課製)에서 세 번 장원을 차지하여 품계를 뛰어넘어 동부승지에 제수되고 다시 우부승지로 승진하였다. 효종(孝宗)이 승하하여 소렴(小斂)할 때에 성상이 대신과 예관이 입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양사가 탑전에 엎드려 청하여도 윤허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상사(喪事)를 치르려 하였다. 공이 아뢰기를, “대각의 논의가 정지되지 않으면 작은 일도 오히려 행할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이것이 얼마나 중대한 예입니까.” 하면서 강력히 간쟁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종(顯宗)이 즉위한 후에 우박이 내리는 재앙이 일어나자 경계하는 말을 아뢰기를 매우 지극히 하니 특별히 담비 털로 만든 모자를 하사하였다. 경자년(1660, 현종1)에 성상에게 병환이 있어 오랫동안 경연을 정지하자 공은 송준길로 하여금 승지가 일을 아뢸 때에 함께 입시하여 논설하고 충언을 아뢰게 하도록 할 것을 청하니 이를 허락하였다.

흉인 윤선도(尹善道)가 예를 논하는 상소를 가탁하여 우암과 동춘(同春 송준길) 두 현신(賢臣)을 공격하였는데, 그 말이 매우 흉악하고 어그러지니 특별히 멀리 귀양 보내도록 명하였다. 그러자 한성부 우윤 권시(權諰)가 상소하여 윤선도를 구원하면서 심지어 윤선도의 말이 직언이라고 일컫기까지 하였다. 공은 이공 유태(李公惟泰)와 함께 입대하여 나아가 아뢰기를, “옛날 군주들이 간흉에게 미혹되어 국가를 망하게 한 것은 간흉들이 증오할 만한 사람임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단지 빨리 분변하지 못하고 엄격히 배척하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군자가 물러가고 소인이 등용되어서 나라가 나라답지 못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윤선도는 선왕조 때부터 여러 번 선정을 비방하는 말을 올렸으니, 선왕께서도 그 마음이 바르지 않음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심지어 권시는 유학자로 이름 난 사람인데도 지금은 마침내 이와 같이 행동하니, 성상께서 반드시 분명하게 분변하고 통렬히 배척한 뒤에야 후환(後患)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성상이 기뻐하며 답하기를, “두 신하가 동궁(東宮)에서 나를 가르친 것이 수 삼년이니, 군신의 사이라고는 하나 내 마음은 서연(書筵)에서 대할 때와 다름이 없다. 내가 진실로 윤선도를 마땅히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다만 선왕을 가장 먼저 가르친 스승이므로 차마 죽이지 못할 따름이다.” 하였다.

이날 공이 이공(李公)과 함께 번갈아 나아가 말씀을 올리며 반복하여 간절히 아뢰자 성상도 가슴을 열어 겸허히 받아들이고 간곡히 타이르니 보는 자들이 감탄하였다.

성상이 권시가 상소문을 올렸을 적에 전유(傳諭)하는 일을 지체했다 하여 승지 박공 세성(朴公世城)을 나포하도록 명하였다. 이에 공은 그가 딴 마음이 없었음을 아뢰며 명을 거둘 것을 강력히 계청하니 성상이 비로소 노여움을 거두었다. 이윽고 실록청 당상을 겸하고, 병조 참지, 좌승지, 공조 참의, 대사간에 제수되었다. 그리고 승문원 부제조를 겸하게 되었다. 공의 선비 여주 이씨(驪州李氏)는 찬성 휘 상의(尙毅)의 딸로 자못 부덕(婦德)이 높았는데, 정축년(1637, 인조15)에 일어난 오랑캐의 변고에 강도(江都)에서 순절하였다. 이에 공은 항상 애통한 마음을 품어 마치 살려는 뜻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므로 이때에 이르러 승문원이 실제로 오랑캐와 주고받는 문서를 주관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상소하여 승문원 부제조 자리를 고사(固辭)하였다.

조경(趙絅)이 상소하여 윤선도를 변호하자 대간이 조경을 귀양 보내야 한다고 청하였으나 성상은 들어주지 않았다. 공이 이에 대해 강력히 간쟁하고 또 아뢰기를, “윤선도가 유배지에서 예설(禮說)을 지었는데 그 말이 매우 흉악하니 청컨대 위리안치를 가하소서.” 하니 성상이 이 말대로 따랐다. 이때 성상이 막 상기(喪期)를 마치고 공경히 종묘에 배알하였는데, 공은 이때가 바로 성왕(成王)이 〈방락(訪落)〉하던 때와 같은 시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였다. 이 때문에 학문을 강론하고 이치를 밝히며 현인을 가까이 하고 덕 있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을 요점으로 삼아 차자를 올렸다. 이어서 아뢰기를, “세월은 허송하기 쉽고 공업(功業)은 이루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분발하여 정신을 가다듬어 새로워질 것을 도모하는 것도 오직 지금 하기에 달려 있으며, 그럭저럭 전에 하던 것을 인습하면서 전진하지 않는 것도 지금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하였다. 또 내수사(內需司)의 수진궁(壽進宮)에 축적되어 있는 재산을 연한(年限)을 정해두었다가 호조 및 선혜청으로 귀속시켜서 구황(救荒)하는 비용에 보태도록 해야 한다고 아뢰었는데, 그 말이 매우 간절하고 진실하니 당시 여론이 훌륭하게 여겼다. 또 궁금(宮禁)을 엄숙히 하고 여러 부마들에게 가자(加資)한 것을 환수하도록 청하였다. 이후 입시하였을 때 거듭 이 문제를 아뢰었다가 성상의 미안(未安)한 하교를 받고는 결국 인피(引避)하여 체직되었다.

임인년(1662, 현종3)에 대사성에 제수되고 또 좌승지로 옮겼는데, 대사간 민공 정중(閔公鼎重)과 사간 이공 민적(李公敏廸)이 모두 성상의 엄한 견책을 받자 공은 번번이 성상의 명을 모두 봉환(封還)하면서 하룻밤에 세 번이나 이에 대해 아뢰었다. 성상은 처음에 특별히 공을 추고하여 감죄(勘罪)하게 했다가 얼마 후 명을 도로 거두었다. 공이 또 아뢰기를, “성상의 체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니 비록 경연을 열 수는 없지만 응당 자주 소대를 행하여 신료들을 접견해야 합니다.”라고 하니 성상이 가납하였다.

장령 박세견(朴世堅)이 정사에 대해 간언하다가 엄한 견책을 받자 공이 나아가서 아뢰기를, “군신 사이는 부자 사이와 같습니다. 만일 아버지에게 허물이 있으면 자식이 간하지 않을 수 없으니, 아버지 된 자가 또한 어찌 그 자식이 간하는 것을 노여워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체직하고 예조와 병조의 참의, 대사간과 승지에 제수되었다. 수찬 홍우원(洪宇遠)이 윤선도를 석방할 것을 청하자 공이 아뢰어 이를 배척하였고, 진사 남중유(南重維) 등이 율곡(栗谷 이이(李珥))과 우계(牛溪 성혼(成渾)) 두 선생을 무함하자 공이 다시 변론하였다. 체직하고 호조 참의에 제수되었으며, 안변 부사(安邊府使)로 나갔다가 일에 연루되어 파직되었다. 얼마 후 서용되어 다시 대사간에 제수되었다. 이때 김수홍(金壽弘)이란 자가 윤선도의 예론을 근거로 삼아 글 한 편을 지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자 공이 그를 탄핵하였다.

특별히 형조 참판으로 승진하였으며, 이후로 호조ㆍ공조ㆍ병조ㆍ예조의 참판과 한성부의 좌윤ㆍ우윤, 동지중추부사를 역임하고, 전후로 경연ㆍ의금부ㆍ춘추관의 동지사와 홍문관ㆍ예문관의 제학, 승문원ㆍ사역원ㆍ평시ㆍ교서관ㆍ활인서의 제조, 오위도총부 부총관을 겸하였다.

여러 번 대사간과 도승지에 제수되었는데, 나아가 아뢰기를, “전하께서 처음에 깨끗하고 분명하게 정사를 펴시니 도성 안팎에서 눈을 씻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성상의 옥체가 미령하게 되시자 점점 예전대로 답습하면서 나태해지셨으니, 청컨대 더욱더 두려워하고 유념하소서.” 하였다. 이어서 아뢰기를, “함경도(咸鏡道)와 원양도(原襄道 강원도) 두 곳에 흉년이 들었으니 내수사와 여러 궁에 소속된 노비의 공포(貢布)를 면제하여 굶주린 백성들의 힘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하였다. 논척을 받고 교외로 나가게 되었는데, 강력히 사양하여 체직되었다.

공이 명령을 받들고 기우제를 지내자 곧장 비가 내리니 성상이 기뻐하며 말을 하사하였다. 문형의 자리가 비자 공이 두 번째로 의망 되었는데, 대사간 장선징(張善澂) 등이 공이 보궤(簠簋)를 제대로 정돈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을 이유로 들어 파직할 것을 청하여 열 번을 아뢴 끝에 결국 윤허를 받았다. 다음 해에 여주 목사(驪州牧使)에 제수되었으나 이전의 무함을 깨끗이 씻지 못했다 하여 부임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신(大臣)이 공의 문장과 재주를 버려둘 수 없다고 아뢰며 해당 조로 하여금 분명히 조사하게 하도록 청하였다. 조사를 마친 후 대각에서 무함이 허위임을 아뢰니 조정에서 처음과 같이 공을 대우하였다. 그러나 공은 병을 핑계로 숙배하지 않고 전리(田里)에서 배회하다가 오랜 뒤에야 비로소 조정에 들어가 전에 역임한 벼슬을 다시 맡았다.

헌납 윤경교(尹敬敎)가 영상 허적(許積)을 배척하자 성상이 윤경교를 특별히 외직에 보임시키고, 또 그 명을 봉환(封還)했다는 이유로 승지를 벌주었다. 그리고 허적의 상소문에 비답 할 적에 대간을 배척하여 금수라고 까지 하였다. 공은 승정원에 있으면서 이러한 잘못에 대하여 모두 논하였는데 말이 매우 간절하고 올곧았으나 성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공에게 명하여 허적에게 유시하게 하자 공이 아뢰기를, “만약 성상께서 다시 전일과 같은 비답을 내리신다면 신은 결코 명을 받들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동춘이 글을 올려 허적을 공격하면서 허적을 노기(盧杞)에 비유하자, 성상이 다른 당파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배척하였다. 또 집의 이공 상(李公翔)과 대사헌 장공 선징(張公善澂)은 모두 정사에 대해 아뢰다가 성상의 노여움을 저촉하여 삭탈관직 되거나 파직 당하였고, 윤경교는 죄가 가중되어 위리안치 되었다. 공이 이 모든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거듭하여 성상의 뜻을 거슬렀으나 공은 또한 개의치 않았다.

대사성 이공 민적(李公敏迪)이 상소하여 근래의 일을 논하자 특별히 인동 부사(仁同府使)에 제수하고 당일로 출발하도록 명하였다. 대간이 하루에 두 번이나 아뢰어 명을 환수할 것을 청하였으나 성상은 급급하게 구원하기를 꾀한다고 하여 이들을 견책하였다. 그러자 공이 연달아 아뢰어 간쟁하고, 뒤에 또다시 입대하여 아뢰기를, “전하께서는 진실로 대간들이 남을 구원하는데 급급하다고 말씀하셨으나 신이 생각건대 성명(聖明)하신 전하께서도 이 문제에 있어서 급급함을 면치 못하고 계십니다. 이민적이 도성을 떠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기에 반드시 당일로 출발하게 하십니까.” 하니, 성상이 웃으면서 답하였다. 공은 다시 성상이 승정원에서 제기한 이의를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내용으로 누누이 아뢰었다.

계축년(1673, 현종14)에 북로(北路 함경도)에 있는 여러 능에 제사를 올렸는데 공이 예관으로서 명을 받들고 다녀왔다. 한성부 판윤의 자리가 비게 되자 성상이 종2품의 관원으로 의망을 갖추도록 명하였다. 묘당에서 공을 수망(首望)으로 의망하여 낙점을 받았는데, 정언 한태동(韓泰東)이 논박하여 개정할 것을 청하였다. 이에 우상 김공 수흥(金公壽興)이 경연에서 아뢰기를, “이 아무개는 단지 문장에 대한 명망이 높을 뿐만 아니라 그 재주가 실로 송사를 판별하는 관원에 합당하니, 한태동의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공은 여러 번 사양하여 체직하였다. 다음 해에 지의금부사와 형조 판서가 되었다.

이보다 앞서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상(喪)을 당했을 때에 대왕대비(大王大妃)가 입는 복제를 중자부(衆子婦)의 복으로 적용하였다. 그런데 이때에 이르러 영남 사람 도신징(都愼徵)이란 자가 상소하여 아뢰기를, “효종(孝宗)은 마땅히 인조(仁祖)의 장자가 되시니 대비는 인선왕후의 상(喪)에 장자부(長子婦)의 복을 입는 것이 마땅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성상이 육경과 삼사(三司)의 장관들에게 명하여 빈청에 모여 이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였다. 이때 공은 병 때문에 휴가 중이었으므로 자제들이 빈청에 나아가지 말 것을 청하였으나, 공은 말하기를, “이는 국가의 대사(大事)이니 뒤늦게 가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억지로 일어나 나아가 참석하여 대답하기를, “천륜을 가지고 말하면 선대왕(先大王)은 중자(衆子)이시니 중자부의 복을 적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라고 하였다. 성상이 또 고례(古禮)를 들어 대답할 것을 명하였는데, 마침내 함께 헌의하기를, “비록 승중(承重)의 예에 해당하지만 삼년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네 가지인데 ‘적자(嫡子)이기는 하나 장자(長子)가 아닌 것〔體而不正〕’이 그 중 한가지 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성상이 진노하여 수상(首相) 김공 수흥(金公壽興)을 치죄하고 이어서 장자부의 복으로 고쳐 정하였다. 이에 공은 즉시 교외로 나가서 상소하고 대죄하다가 4, 5일이 지난 뒤에 아뢰기를, “계사의 글은 비록 상신이 지은 것이기는 하나 글의 내용은 실로 신등이 함께 상의하여 결정한 것입니다.” 하니, 성상은 온화한 비답을 내려 위로하고 타일렀다.

현종(顯宗)이 승하하자 공은 조정에 들어가 상사(喪事)에 임하여 빈전 당상(殯殿堂上)과 지중추부사가 되었다. 우암(尤菴)이 소명을 받고 한강에 이르러서 장차 현종의 지문(誌文)을 지어 올리려 했는데 곽세건(郭世楗)의 상소로 인하여 피하여 돌아갔다. 이때 공 또한 애책문 제술관(哀冊文製述官)으로 차임되었는데, 우암과 함께 예를 논의하는 일에 참여했다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사직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였다. 이때 조정의 의논이 크게 변하였는데, 또 여러 신하들이 대행왕에 대해 찬술한 글에 가리고 숨기는 것이 많다고 말하였다. 이는 복제를 개정하였던 한 가지 일을 드러내어 밝히지 못한 것을 지적한 말이었다. 이에 공이 스스로 인책(引責)하고서 처벌 받기를 청하였다. 산릉을 조성하는 역사(役事)가 끝나자 그 공으로 품계가 올라 정헌대부가 되었다. 양사에서 빈청의 여러 신하들을 논죄하여 파직할 것을 청하였으나 성상은 이미 선왕조에서 참작하여 처리한 사안이라 하여 윤허하지 않고 다만 우암을 귀양 보내도록 명하였다. 공은 이후로 두문불출하며 조정의 의론에 참여하지 않았다. 병진년(1676, 숙종2)에 호남(湖南)에서 무과전시(武科殿試)를 설행했을 적에 공은 명관(命官)으로서 어쩔 수 없이 다녀왔으며, 또 관서(關西)의 무과 전시 명관에 차임되어 떠났다가 4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돌아왔다.

무오년(1678, 숙종4)에 큰 가뭄이 들자 명을 받고 송도(松都)에 가서 기우제를 지내고는 돌아와 병환으로 별세하니 7월 초이틀이었다. 공은 만력 정사년(1617, 광해군9) 7월 8일에 태어났으니, 이때의 나이는 62세였다. 부음이 알려지자 부의와 치제를 의례대로 하고 9월에 가평(加平) 조종현(朝宗縣)의 선영 곁에 장례하였다.

공은 자품이 민첩하고 기지가 밝아서 득실을 분별하고 성패를 계산함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드물었다. 시험을 보아 사람을 선발하는 일에 특히 꼼꼼하여 전후로 과장(科場)을 맡을 때마다 번번이 훌륭한 인재를 뽑았다고 이름이 났다. 사람됨이 무던하고 진솔하여 남을 대할 때면 마음을 활짝 터놓았다.

효성과 우애가 돈독하였고 선조의 제사를 모시는 일에 특히 정성과 슬픔을 다 하였으며 노년이 되어서도 직접 제사를 모셨다. 중형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그 어린자녀들을 보살펴 길러서 혼사를 치러주어 모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제일 어린 조카딸을 기를 때에는 사람들이 공의 소생이 아님을 모를 정도였다. 이를 멀고 가까운 친족들에게 미루어서 화목하게 지내고 구휼해 주며 각각 은의를 다하였다. 둘째 누이가 일찍이 염병에 걸리자 공은 전염되는 것을 피하지 않고 몸소 가서 간호하였다. 또 누이의 상(喪)에는 들어가 염빈(殮殯)하는 것을 살폈는데, 공의 아들과 조카 및 좌우의 사람들이 서로 찾아와 번갈아 만류하였으나 공은 끝내 듣지 않았다. 이에 이를 들은 자들이 탄복하여 이르기를 “옛날 유곤(庾衮)도 이 보다 더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군주를 섬길 때에는 속이지 않는 것을 최선으로 여겨 간언할 때에 할 말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현종 초년부터 간사한 자와 바른 자 사이에 알력이 나서 화(禍)의 기미가 잠복해 있었는데 공이 이를 깊이 우려하여 여러 번 글을 올려 어진이를 등용하고 간사한 사람을 물리칠 것을 간곡히 아뢰었다. 공은 매번 아뢰기를, “《서경(書經)》에서 ‘어진 사람을 등용하고는 두 마음을 품지 말고 간사한 사람을 제거하고는 의심하지 말라.〔任賢勿貳 去邪勿疑〕’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간사한 사람을 제거하는 데에 엄격하지 않고서 능히 어진 사람을 등용하는 경우는 있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젊었을 때에 윤휴(尹鑴)와 친하게 지냈는데, 그가 갑자기 높은 관직에 올라 권력을 행사하게 되자 항상 공이 자신을 찾아오기를 바랐다. 그러나 공은 가지 않고 그의 죄악을 강력히 말하였다. 하루는 윤휴를 길에서 만났는데, 윤휴가 묻기를, “공은 어찌하여 나를 찾아오지 않는가?” 하니, 공이 대답하기를, “그대의 소행을 보면 만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하고 이어서 그의 죄를 하나하나 꼽았다. 윤휴가 기가 막혀 대답하지 못하니 사람들이 통쾌하게 여겼다.

을묘년(1675, 숙종1)에 사화가 처음 일어나자 공은 왕실의 일을 몹시 염려해서 밤낮으로 걱정하고 울분을 터트렸으며, 이따금 복받치어 눈물을 흘렸다. 일찍이 광성부원군(光城府院君) 김공 만기(金公萬基)에게 말하기를, “이정(李楨)과 이남(李柟) 등은 반드시 장차 주상에게 해로운 자들이 될 것이니, 그대는 가만히 손을 놓고 망하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어찌하여 청풍(淸風)과 풍양(豐陽 장선징) 두 공과 한 마음으로 힘을 합하여 저들의 뿔과 발톱을 꺾지 않는가.”라고 하였다. 뒤에 일의 기미가 더욱 위급해지자 광성부원군이 청풍부원군의 조카인 청성공(淸城公)과 함께 계책을 협의하여 흉적을 제거하고 종국(宗國)을 편안히 안정시켰으니 이는 실로 공의 말이 발단이 된 것이다. 풍양군은 바로 전일에 공을 논박했던 간관인데도 도리어 위험이 닥치자 공은 그를 소중하게 여기고 의지하여 이와 같이 간절하게 권면하였다. 군자들은 이를 통해 공의 마음은 빈 배와 같아 얽매인 곳이 없으며, 자신을 잊으면서까지 나라를 걱정하는 것도 보통 사람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더욱 믿게 되었다.

공은 소탈하고 뜻이 높아 사소한 염치와 세세한 규범에 개의치 않았는데 사람들은 도리어 이를 잘 알지 못하고서 심지어 제멋대로 비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직 우암은 일찍이 공을 칭찬하여, “기개와 의리가 있고 허례허식이 없다. 속박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다만 문인의 일반적인 모습이니 깊이 허물할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아! 옛날 동한(東漢)의 선비들이 한번 이 사례(李司隷)에게 칭찬과 인정을 받으면 사람들은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를 인정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니, 공이 비록 세상 사람들과 맞지 않아 당시에 그다지 큰 명망을 얻지는 못했으나 또한 어찌 한스럽게 여길 것이 있겠는가.

공은 문장을 지을 적에 다듬고 꾸미는 것을 일삼지 않아서 한결같이 그대로 드러내고 묘사하는 것을 위주로 하였으며, 시율에 특히 뛰어나 사정(事情)을 곡진히 말하여 여유롭고 운치가 있었다. 만년에는 더욱 숙련되어 입을 여는 대로 문장이 이루어졌는데, 갈수록 더욱 기이하였다. 변려문과 사곡(詞曲)의 경우에도 모두 절묘한 경지에 도달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고 탄복하면서, “장차 나아가 쇠귀를 잡는 문형이 되어 선조의 발자취를 이을 것이다.”라고 했으나 끝내 시운(時運)이 따르지 않아 여러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니 그 애석함을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공은 승지 박안제(朴安悌)의 딸에게 장가들어 1남 윤조(潤朝)를 낳았는데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관 검열을 지냈으나 공보다 먼저 죽었고, 딸은 판서 김만중(金萬重)에게 출가하였다. 다시 학생 박두찬(朴斗燦)의 딸에게 장가 들었으나 자식을 낳지 못하였다. 내외의 손자와 증손이 모두 약간 명이다.

오호라. 공은 나의 조고이신 증 의정공의 이종 아우이다. 내가 어려서 조고를 모실 적에 공이 찾아와 하루 종일 머물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가곤 하셨는데, 그 풍류와 문채가 담소하고 술 마시는 사이에서 넘쳐나는 것을 보고는 항상 부러워하고 사모하여 지금까지도 마음에서 잊지 못하고 있다. 지금 공의 조카인 목사 광조(光朝)가 공의 증손인 국보(國輔)와 함께 와서 시장(諡狀)을 지어줄 것을 청하니 옛 일을 생각하여 의리상 사양할 수가 없었다. 이에 공의 당질 간암공(艮菴公)이 지은 행장과 소재(疎齋 이이명(李頤命)) 상공이 지은 신도비명에 근거하여 한 편의 글을 지어 태상시의 관원에게 공경히 고하는 바이다.

[주-D001] 휘 석형(石亨)은 삼장(三塲)의 장원으로 : 석형은 이석형(李石亨, 1415~1477)으로, 자는 백옥(伯玉), 호는 저헌(樗軒), 본관은 연안(延安)이다. 삼장의 장원은 초시(初試), 복시(覆試), 전시(殿試)에 모두 장원으로 합격한 것을 말하는데, 이석형은 1441년(세종23)에 사마시에 합격, 이어 식년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 1447년에 문과중시에 합격하였다.[주-D002] 정귀(廷龜) : 이정귀(李廷龜, 1564~1635)로,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성징(聖徵), 호는 월사(月沙)ㆍ보만당(保晩堂)ㆍ치암(癡菴)ㆍ추애(秋崖)ㆍ습정(習靜)이다. 1585년(선조18) 진사시에 합격하고, 1590년(선조23) 증광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중국어에 능하여 어전통관(御前通官)으로 명나라 사신이나 지원군의 접대에 조정을 대표하여 활약하였으며, 대제학, 병조 판서, 예조 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을 역임하였다. 문장에 뛰어나 장유(張維), 이식(李植), 신흠(申欽)과 더불어 한문사대가(漢文四大家)로 일컬어진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며, 저서로는 《월사집(月沙集)》이 있다.[주-D003] 문신정시(文臣庭試) : 문신(文臣)에 대하여 전정(殿庭)에서 행하는 시험을 말한다. 임금의 특별한 명이 있을 때에 행하되 당하관(堂下官)만 응시하며,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7품 이하는 6품에 올려 주고 6품 이상은 품계에 해당하는 벼슬을 준다. 정3품 당하관이면 한 자급(資級)을 올려 주며, 차위(次位)는 말을 내려 준다. 《續大典 禮典 諸科》[주-D004] 김집(金集) : 1574~1656. 자는 사강(士剛), 호는 신독재(愼獨齋), 본관은 광산(光山)이며, 아버지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이다. 벼슬길에 나서기보다는 초야에 묻혀 경전연구와 수양에 힘썼다. 이이(李珥)의 학문과 송익필(宋翼弼)의 예학(禮學), 그리고 아버지 김장생의 학문을 이어받았으며, 그 학문을 송시열에게 전해주어 기호학파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저서로는 《신독재집(愼獨齋集)》이 있고, 편저로는 《의례문해속(疑禮問解續)》이 있다.[주-D005] 동중서(董仲舒)의 고사 : 동중서는 한(漢)나라 경제(景帝)ㆍ무제(武帝) 때 사람으로 중국 광천(廣川)에서 태어났다. 박사(博士)와 교서왕(膠西王)의 정승을 지냈다. 여기서는 동중서가 벼슬을 그만두고 집에 있을 적에도 조정에 큰 논의가 있으면 사자(使者)와 정위(廷慰)를 집으로 보내어 묻게 했던 일을 말한다. 《漢書 卷56 董仲舒傳》[주-D006] 유계(兪棨) : 1607~1664. 자는 무중(武仲), 호는 시남(市南), 본관은 기계(杞溪)로,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다. 예학과 사학에 정통하였으며, 송시열(宋時烈)ㆍ송준길(宋浚吉)ㆍ윤선거(尹宣擧)ㆍ이유태(李惟泰) 등과 더불어 충청도 유림의 오현(五賢)으로 일컬어졌다. 《가례집해(家禮集解)》를 개작하여 《가례원류(家禮源流)》를 저작하였다. 좌찬성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주-D007] 문과중시(文科重試) : 문과에 급제하여 임관(任官)되었으나 10년이 되도록 당하관(堂下官)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 보이는 시험이다. 매 병년(丙年)에 시행되었으며, 이에 합격하면 당상관(堂上官)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주-D008] 성상이 …… 간쟁하였다 : 인평대군(麟坪大君)은 이요(李㴭, 1622~1658)로, 자는 용함(用涵), 호는 송계(松溪), 본관은 전주(全州)이다. 인조의 셋째아들이자 효종의 동생으로, 1628년 7세 때 인평대군에 봉해졌다. 효종과 인평대군은 매우 우애가 깊어서 장성한 뒤에도 서로 그리워하여 금중(禁中)을 수시로 출입하며 왕래하였다. 인평대군이 1658년(효종9) 5월 13일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효종이 한번 임상(臨喪)하고서 재차 왕림하려 하자 이은상 등 사간원의 간원들이 신하의 초상에 임상하는 예법과 절도에 어긋나며, 재차 친림하는 것은 비통한 마음만 가중시킬 뿐 정의와 예법을 참작하는 뜻이 아니라고 하며 간쟁하였다. 《孝宗實錄 9年 5月 14日》 《국역 효종실록 부록 효종대왕행장》[주-D009] 이때 …… 가납하였다 : 당시 지평 김만기(金萬基)가 후원에 건물을 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가함을 아뢰자 효종은 세자가 독서하기 위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으로, 당초에 해당 조로 하여금 법에 의거하여 짓게 하려 했으나 경비를 쓰고 싶지 않아서 대내(大內)에서 주관하여 짓고 있다고 하였다. 이에 이은상이 이 같은 일은 해당 조에 분부하는 것이 옳으며, 송시열 또한 이은상의 의견에 찬성하며 공사를 중지할 필요가 없을을 아뢰었다. 《孝宗實錄 10年 閏3月 10日》[주-D010] 흉인 …… 공격하였는데 :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자는 약이(約而), 호는 고산(孤山)ㆍ해옹(海翁), 본관은 해남(海南)이다. 1659년(효종10) 효종이 승하하자 자의대비(慈懿大妃)의 복제(服制)를 놓고 예송(禮訟)이 있었는데, 송시열 등의 서인이 효종을 서자(庶子)로 간주하여 기년복(朞年服)을 주장해 채택이 되었다. 그런데 예송이 마무리 된 뒤에 윤선도가 송시열 등 서인이 기년복을 주장하면서 종통과 적통을 나누어서 임금을 낮추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였다는 내용의 상소를 올렸다. 《顯宗實錄 1年 4月 18日》[주-D011] 한성부 …… 하였다 : 권시가 상소하여 송시열이 주장한 ‘선왕이 서자가 되어 해로울 것 없다’는 말은 매우 잘못된 말인데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윤선도가 상소한 것이라고 하였다. 또 비록 그가 현자를 헐뜯고 시기한 점은 나쁘지만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한 말을 했다고 하면서 추켜세운 일을 말한다. 《顯宗實錄 1年 4月 24日》[주-D012] 서연(書筵) : 조선 시대에 왕세자에게 경서를 강론하던 자리를 말한다.[주-D013] 다만 …… 스승이므로 : 윤선도가 1628년(인조6) 별시 문과(別試文科) 초시에 장원으로 합격하고 3월에 우의정 신풍부원군(新豊府院君) 장유(張維)의 특별 추천으로 왕자사부(王子師傅)의 한 사람이 되어 봉림(鳳林)ㆍ인평(麟坪) 두 대군의 사부가 되었기 때문에 한 말이다. 윤선도는 1629년(인조7) 형조 정랑(刑曹正郞)이 되어 다시 세자시강원 문학에 임명되어 계속 세자와 왕자들을 보도하였고, 그 뒤 5년간 한양에서 왕자사부로 있었다. 잠시 해남의 고향으로 내려왔으나 인조의 거듭된 청으로 다시 올라와 왕자사부로 봉림대군, 인평대군에게 글과 학문을 가르쳤다.[주-D014] 성상이 …… 명하였다 : 권시가 1660년(현종1)에 올린 상소문 때문에 논척을 받고 도성문 밖에 나가 대죄(待罪)할 적에 왕이 특별히 사관을 보내 위로하고 타이르라고 명하였다. 그런데 승지 박세성이 대론(臺論)이 한창 격렬하다는 이유로 즉시 거행하지 않았다. 이에 현종이 진노하여 “대간(臺諫)이 있는 것만 알고 임금이 있는 것은 모른다.”라고 하면서 엄한 분부를 내려 잡아다 국문하고 왕명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죄주려 한 일을 가리킨다. 《국역 현종실록 부록 현종대왕행장》[주-D015] 조경(趙絅)이 …… 변호하자 : 조경(趙絅, 1586~1669)의 자는 일장(日章), 호는 용주(龍洲)ㆍ주봉(柱峰), 본관은 한양(漢陽)이다. 1659년(효종10) 기해예송(己亥禮訟)에서 윤선도를 비롯한 남인들은 삼년복을 주장하고, 송시열(宋時烈)을 비롯한 서인들은 기년복(期年服)을 주장하였는데, 결국 기년복이 채택됨에 따라 남인들은 조정에서 쫓겨나고 윤선도는 삼수(三水)로 유배되었다. 1661년(현종2)에 가뭄이 들자 현종은 원옥(寃獄)을 심리(審理)하여 사면을 시행하였는데, 윤선도만 그 심리 대상에서 제외 되었다. 그러자 조경이 상소하여 윤선도의 죄는 오직 종통(宗統)과 적통(嫡統)의 설로 효종을 위해 편든 데에 있다고 하면서, 예송에서 윤선도가 충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던 점을 헤아려 사면해 줄 것을 청하였다. 이 일이 논란이 되어 조경은 파직되었고, 처음에 양이(量移)의 명이 내려졌던 윤선도는 다시 삼수로 유배되었다. 《顯宗實錄 2年 4月 21日ㆍ23日, 5月 16日》[주-D016] 윤선도가 …… 흉악하니 : 윤선도가, 《의례(儀禮)》에서 말한 ‘서자가 승중했을 때에는 삼년 복을 입어주지 않는다.〔庶子承重, 不爲三年.〕’의 ‘불(不)’자는 ‘역(亦)’자의 오자(誤字)라는 내용과 《예기(禮記)》 〈단궁(檀弓)〉의 단궁이 문(免)했다는 설과 자유(子游)가 최마(衰麻)를 입었다는 설을 분명히 말하면 송시열의 죄가 이 정도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예설을 지은 일을 말한다. 이에 이은상이 위리안치를 청하였고, 현종이 윤허하였다. 《顯宗實錄 2年 6月 13日, 4年 7月 29日》[주-D017] 방락(訪落) : 《시경》 〈주송(周頌) 민여소자(閔予小子)〉의 편명이다. 이 시는 주 성왕(成王)이 무왕(武王)의 3년 상을 지내고 지은 것으로, 종묘를 조알(朝謁)한 뒤에 이 시를 지어 군신들에게 자기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는 뜻을 노래한 것이다. 곧 새 임금이 신하들을 접견하고 앞으로 잘 보필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것을 말한다.[주-D018] 내수사(內需司)의 수진궁(壽進宮) : 내수사는 조선 시대 궁중에서 쓰는 쌀ㆍ베ㆍ잡물(雜物)과 노비(奴婢) 등에 관한 사무를 맡아보는 관청이며, 수진궁은 예종(睿宗)의 둘째 아들인 제안대군(齊安大君) 이현(李琄)의 집이다. 조선 중기 이후, 봉작을 받기 전에 죽은 왕자나 시집가기 전에 죽은 공주, 옹주를 제사 지내던 궁으로 사용되었다.[주-D019] 대사간 …… 받자 : 민정중(閔鼎重, 1628~1692)의 자는 대수(大受), 호는 노봉(老峯), 본관은 여흥(驪興)이며, 송시열(宋時烈)의 문인이다. 이민적(李敏廸, 1625~1673)의 자는 혜중(惠仲), 호는 죽서(竹西), 본관은 전주(全州)이며, 아버지는 영의정 경여(敬輿)이다. 당시 민정중과 이민적 등이 청대하자 현종이 병을 이유로 서계(書啓)하도록 하였다. 이에 이들이 연명하여 인피하면서 군신(君臣)은 부자(父子)와 같으니 와내(臥內)로 불러들여 물어도 되는 일인데 서계를 명한 것은 옳지 않다는 점과 국사(國事)를 진달하는 대각을 중히 여겨 언로를 열어야 한다고 하며 체척(遞斥)을 청하였다. 현종은 이들이 인피(引避)한 이유가 자신이 병을 핑계 삼아 대신을 만나주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였기 때문이라고 여기며, 이들이야말로 예전부터 패초를 명하면 병을 핑계로 나오지 않았던 자들이라고 하며 정원에 조사하도록 명하기까지 하였다. 《顯宗實錄 3年 8月 29日》[주-D020] 장령 …… 받자 : 박세견이 궁가의 절수에 대해 간언하다가, 주인 없는 진황처(陳荒處)는 생업이 없는 빈민들이 생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으로 제궁가에서 한번 절수하고 나면 조금씩 계속 잠식해 들어갈 것이니 재혁(裁革)하는 가운데 포함시켜야 하며, 절수하는 것을 5백 결(結)로 한정지운 의도는 좋으나 지나치게 많으니 다시 논의하기를 청하였다. 이에 현종은 법령이 있는 한 전지를 잠식해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며, 결수(結數)를 정해 항식(恒式)으로 삼는 것에 대해 폐단이 있다면 예전대로 한도를 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논계하고 싶으면 몇 개월을 쟁집(爭執)해도 좋으나 지나치게 핍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박세견을 견책하였다. 《顯宗實錄 3年 9月 29日》[주-D021] 수찬 …… 청하자 : 홍우원이 상소하여 윤선도가 말한 ‘종통(宗統)과 적통(嫡統)에 대한 설’은 명백하고 정확한 것으로서 뒤바꿀 수 없는 논(論)이라고 하였다. 또한 윤선도가 혼조(昏朝) 때에는 직언(直言)하여 절개를 세웠고 선조(先祖) 때에는 사부(師傅)로서 구은(舊恩)을 지니고 있는 사람인데도 지금은 유배되어 있으니 속히 석방하는 은전을 내려달라 청한 일을 말한다. 《顯宗實錄 4年 4月 19日》[주-D022] 진사 …… 무함하자 : 문묘 종사를 반대하는 소를 위해 중학에 들어간 남중유 등이 상소하여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을 문묘(文廟)에 종사하자는 요청이 을해년과 기축년에 있었으나 그동안 허락하지 않은 것은 이 두 사람의 학문이 거칠고 얕으며 감추기 어려운 흠이 있어서 절대로 성인을 제사하는 반열에 외람되게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이와 성혼을 비하하였다. 그러자 이은상과 유계 등이 처벌을 청하였고, 이에 현종은 한때 대각에서 제기된 의논에 분개하여 지나친 행동을 한 죄로 소두(疏頭)에게 1년 동안 과거에 응시할 수 없는 벌을 내렸다. 《顯宗實錄 4年 5月 20日》 《 顯宗改修實錄 4年 5月 21日》[주-D023] 이때 …… 탄핵하였다 : 김수홍(金壽弘, 1601~1681)의 본관은 안동(安東), 할아버지는 우의정 상용(尙容)이며, 아버지는 호조정랑 광환(光煥)이다. 김수홍이 송시열에게 보낸 편지에 송시열이 기년의 복제를 주장한 잘못을 책하면서, ‘서(庶)’라는 한 글자를 뽑아내 의심해서는 안 될 자리를 의심하고 심지어 선왕(先王)에게 곧바로 천칭(賤稱)을 가했다고 하는 내용을 실었다. 이에 대사간 이은상(李殷相), 사간 이익(李翊), 정언 최관(崔寬) 등이 김수홍을 사판에서 삭거 시키라는 청을 올렸다. 자세한 내용이 《현종실록(顯宗實錄)》 7년 2월 19일과 21일 기사에 보인다.[주-D024] 공포(貢布) : 외거(外居) 공노비(公奴婢)가 신역(身役) 대신에 매년 국가에 바치던 베를 이른다.[주-D025] 대사간 …… 들어 : 장선징(張善澂, 1614~1678)의 자는 정지(淨之), 호는 두곡(杜谷), 본관은 덕수(德水)이다. 계곡(谿谷) 장유(張維)의 아들이며 효종의 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오라비이다. 병조 참판으로 아버지의 작위를 승습하여 풍양군(豊陽君)에 봉해졌다. 장선징이 당시 이은상이 보궤(簠簋)를 잘 정돈하지 않았다는 소문을 듣고 논핵한 일을 가리킨다. 《顯宗改修實錄 10年 7月 20日》 보궤는 제기(祭器)를 가리키는 말인데, 관리가 탐오(貪汚)한 짓을 하다가 적발되었을 때 그를 탐오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하지 않고 제기를 정돈하지 않았다는 말로 완곡하게 지칭해 줄 때 사용한다. 《漢書 卷48 賈誼傳》[주-D026] 헌납 …… 배척하자 : 1671년(현종12) 12월 5일에 윤경교(尹敬敎)가 상소하여, 성상이 송시열(宋時烈) 같은 유현(儒賢)의 건의는 받아들이지 않고 백성에게 해가 되는 영의정 허적(許積)의 말은 망설임 없이 따라주면서 그에게 정사를 전담시켜 날로 국사를 망치고 있다고 아뢰었다. 이에 현종이 노하여 윤경교를 체직시켰다. 《顯宗改修實錄 12年 12月 5日》[주-D027] 노기(盧杞) : 당나라 덕종(德宗) 때의 간신으로, 자(字)는 자량(子良)이다. 뛰어난 말재주로 덕종의 신임을 받아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에 발탁되었다. 어질고 유능한 사람을 시기하여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이 있으면 사지(死地)로 내몰아서 양염(楊炎)ㆍ두우(杜佑)ㆍ안진경(顔眞卿) 등을 모해하였다.[주-D028] 집의 …… 되었다 : 이상(李翔)이 상소하여 송준길에 대해서는 매우 찬양하고, 허적에 대해서는 극도로 비방하여 왕이 아첨하는 신하에게 빠졌다고 하면서 심지어 왕망(王莽)과 김자점(金自點)을 인용하여 비유하기까지 하자 현종이 이상을 삭탈관직 하라고 하교하였다. 그리고 이상을 변호한 대사헌 장선징, 장령 정재희, 지평 유상운 등을 체차하도록 하였고 이 모든 일의 발단이 윤경교라고 여겨 그를 갑산(甲山)에 안치하라는 명을 내렸다. 《顯宗實錄 13年 5月 11日, 19日, 20日》[주-D029] 대사성 …… 명하였다 : 이민적이 삭탈관직 당한 송준길(宋浚吉)과 이상(李翔)을 변호하다가 인동 부사로 좌천된 일을 가리킨다. 《顯宗實錄 13年 6月 29日, 7月 8日》[주-D030] 정언 …… 청하였다 : 한태동이 상소하여 이은상이 비록 문명(文名)은 있으나 평소의 품행이 방정하지 않으므로 판윤에 임명한 것을 개정해야 한다고 청한 일을 말한다. 《顯宗實錄 14年 12月 30日》[주-D031] 인선왕후(仁宣王后)의 …… 적용하였다 : 인선왕후의 상에 시모(媤母)이자 인조의 계비인 자의대비(慈懿大妃) 장렬왕후(莊烈王后)가 입을 복에 대해 처음에는 기년복(期年服)으로 정했다가 서인의 주장에 따라 중자부 복인 대공복(大功服)으로 고친 일을 말한다.[주-D032] 비록 …… 가지인데 : 승중은 상제(喪祭)나 종묘의 중한 임무를 위임받은 것을 말한다. 가공언의 《의례주소(儀禮注疏)》에서 비록 승중(承重)일지라도 삼년복을 입을 수 없는 네 가지 경우를 설명하였는데, 첫째는 ‘정체(正體 적자이면서 장자)이나 전중(傳重)하지 못한 것〔正體不得傳重〕’이니 적자(嫡子)가 폐질이 있어 종묘의 제사를 주관할 수 없는 것을 이르고, 둘째는 ‘전중하였으나 정체가 아닌 것〔傳重非正體〕’이니 서손(庶孫)이 후사가 된 것을 이르고, 셋째는 ‘체(體)이기는 하나 정(正)이 아닌 것〔體而不正〕’이니 서자(庶子)를 세워 후사가 된 것을 이르고, 넷째는 ‘정이기는 하나 체가 아닌 것〔正而不體〕’이니 적손(嫡孫)을 세워 후사를 삼은 것을 이른다 하였다.[주-D033] 곽세건(郭世楗)의 상소 : 기해년 서자기복(庶子朞服)을 조술(祖述)할 적에 서자의 설(說)이 바로 송시열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하며 송시열(宋時烈)에게 지문을 지어 올리라고 한 명을 거두어 줄 것을 청한 상소를 말한다. 《肅宗實錄 卽位年 9月 25日》[주-D034] 이때 …… 변하였는데 : 1673년(현종14)에 효종의 비인 인선왕후(仁宣王后)가 서거하자 조 대비(趙大妃)의 상복 문제로 2차 예송(禮訟) 논쟁이 벌어졌는데, 이때 남인(南人)이 승리하여 현종 말기와 숙종 초년의 정국을 주도하였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주-D035] 복제를 …… 것 : 1차 예송에서 송시열이 예를 잘못 인용하여 효종과 현종의 적통을 그르쳤다는 곽세건의 주장에 따라 현종의 묘지명에 그 사실을 기록하려 했으나 우암이 거절한 일을 말한다.[주-D036] 무과전시(武科殿試) : 조선조 태조 때부터 시행한 무과고시(武科考試)의 하나로 무과복시(武科覆試) 합격자에게 임금의 친림하에 기격구(騎擊毬)ㆍ보격구(步擊球) 등의 무술을 시험하였다. 정원 28명을 성적순으로 선발하였는데 갑과(甲科) 3명, 을과(乙科) 5명, 병과(丙科) 20명이다.[주-D037] 유곤(庾衮) : ?~304. 진(晉)나라 언릉(鄢陵) 사람으로 자(字)는 숙포(叔褒)이며 명목황후(明穆皇后)의 백부이다. 성품이 지극히 효성스러워 세상에서 ‘유이행(庾異行)’이라고 불렀다. 진 무제(晉武帝)때 전염병이 크게 유행하여 유곤의 두 형은 이미 죽고 다음 형인 비(毗)또한 생명이 위독하였다. 부모와 여러 아우들은 병이 전염될 것을 염려해 모두 밖으로 나가 생활하였으나 유곤만은 형의 곁을 떠나지 않고 간호하였다. 이에 부형들이 밖으로 나갈 것을 억지로 권하자, 유곤이 말하기를 “저는 병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고 끝내 형을 간호하였다. 전염병이 수그러진 뒤 집안사람들이 돌아와 보니 유비는 병이 낫고 유곤 또한 전염되지 않고 건강하였다고 한다. 《晉書 卷88 庾袞列傳》[주-D038] 어진 …… 말라〔任賢勿貳 去邪勿疑〕 : 이 말은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에 보인다. 그 전문(全文)에, “아! 경계하소서. 헤아림이 없을 때에 경계하시어 법도를 잃지 마시고 편안함에 놀지 마시고 즐거움에 지나치지 마시며 어진 이를 등용하고는 두 마음을 품지 마시고 간사한 자를 제거하고는 의심하지 마소서.〔吁, 戒哉! 儆戒無虞, 罔失法度, 罔遊于逸, 罔淫于樂, 任賢勿貳, 去邪勿疑.〕”라고 하였다.[주-D039] 을묘년에 …… 일어나자 : 남인이 지난 기해예송(己亥禮訟)에서 송시열이 효종을 서자로 봐도 좋다고 했던 일을 트집 잡아 묘지문을 짓지 못하게 하고 죄를 물어 덕원(德源)에 유배되게 하였다. 이를 계기로 서인 측의 인사들은 조정에서 쫓겨나고 허적(許積), 허목(許穆), 윤휴(尹鑴) 등의 남인 측 인사들이 대거 등용되어 요직을 차지하게 된 일을 말한다.[주-D040] 광성부원군(光城府院君) 김공 만기(金公萬基) : 김만기(金萬基, 1633~1687)로, 자는 영숙(永淑), 호는 서석(瑞石)ㆍ정관재(靜觀齋), 본관은 광주(光州)이다. 딸이 숙종의 정비가 됨에 따라 영돈녕부사에 제수되고 광성부원군에 봉해졌다.[주-D041] 이정(李楨)과 이남(李柟) : 모두 인평대군(麟坪大君)의 아들로, 이정은 복창군(福昌君)에, 이남은 복선군(福善君)에 봉해졌다. 또 다른 형제인 복평군(福平君) 이연(李㮒)과 함께 효종의 총애를 받으며 궁중을 무상출입하였다.[주-D042] 청풍(淸風) : 김우명(金佑明, 1619~1675)으로, 자는 이정(以定), 본관은 청풍(淸風)이며, 딸은 명성왕후이다. 1659년 현종이 즉위하자 국구(國舅)로서 청풍부원군(淸風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시호는 충익(忠翼)이다.[주-D043] 청성공(淸城公) : 김석주(金錫冑, 1634~1684)로, 자는 사백(斯百), 호는 식암(息庵), 본관은 청풍(淸風)이다. 할아버지는 영의정 김육(金堉)이고, 아버지는 병조 판서 김좌명(金佐明)이다. 1674년(현종15) 2차 예송에서 남인 편에 서서 도승지가 되었다. 1680년(숙종6) 허적 등이 유악을 남용한 사건으로 실각하자 이조 판서가 되어, 남인의 잔여 세력을 박멸하고자 허견(許堅)이 모역한다고 고변하게 하여 이들을 추방하였다. 그리고 그 공으로 보사공신(保社功臣) 1등으로 청성부원군(淸城府院君)에 봉해졌다. 저서로는 《식암집》ㆍ《해동사부(海東辭賦)》가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주-D044] 광성부원군이 …… 안정시켰으니 : 1680년(숙종6)에 김만기(金萬基)와 김석주(金錫胄) 등이 허적(許積)의 서자인 허견(許堅)과 종실인 이남과 이정 등이 역모를 꾸민다고 고변하여 사전에 다스린 일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이들 형제들과 허견과 허적, 윤휴(尹鑴) 등이 사사되고 허목(許穆)은 파직되어 문외출송되는 등 남인이 몰락하고 서인 정권이 들어섰다.[주-D045] 풍양군은 …… 간관인데도 : 풍양군은 장선징(張善澂, 1614~1678)으로,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정지(淨之), 호는 두곡(杜谷)이다. 계곡(谿谷) 장유(張維)의 아들이며 효종의 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오라비이다. 병조 참판으로 아버지의 작위를 승습하여 풍양군(豊陽君)에 봉해졌다. 장선징이 당시 이은상이 보궤(簠簋)를 잘 정돈하지 않았다는 소문을 듣고 논핵한 일을 가리킨다. 《顯宗改修實錄 10年 7月 20日》 보궤는 제기(祭器)를 가리키는 말인데, 관리가 탐오(貪汚)한 짓을 하다가 적발되었을 때 그를 탐오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하지 않고 제기를 정돈하지 않았다는 말로 완곡하게 지칭해 줄 때 사용한다. 《漢書 卷48 賈誼傳》[주-D046] 옛날 …… 한다 : 이 사례(李司隷)는 이응(李應)으로, 자는 원례(元禮)이며, 후한(後漢) 환제(桓帝) 때 사람이다. 일찍이 사례 교위(司隸校尉)를 지냈다. 조정이 어지러워 기강이 무너진 가운데에도 홀로 엄정한 풍도를 견지하여 명성이 높으므로, 그의 응접을 받은 선비들은 용문(龍門)에 올랐다고 하여 영광으로 여겼다. 《後漢書 卷97 黨錮列傳 李應》[주-D047] 쇠귀를 잡는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애공(哀公) 17년 조의 “제후가 맹약하는 자리에 누가 쇠귀를 잡을 것인가.〔諸侯盟, 誰執牛耳?〕”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주도하여 영도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주-D048] 소재 …… 신도비명 : 《소재집(疎齋集)》 권14에 실려 있는 〈형조판서동리이공신도비명(刑曹判書東里李公神道碑銘)〉을 말한다.
ⓒ 성신여자대학교 고전연구소ㆍ해동경사연구소 | 사경화 이정은 (공역)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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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려실기술 별집 제3권 / 사전전고(祀典典故) / 남중유(南重維)가 소를 올려 비방하다

임인년에 태학생 유정(柳淀) 등이 소를 올려 종사를 거듭 청하였다.

영남의 유생 김강(金鋼) 등이 소를 올려 비방하였다.

유정 등이 다시 소를 올려 무함 받은 것을 변명하였는데, 그 대략에, “뜻밖에도 이번에 영남의 유생 김강 등 도깨비 같은 무리들이 또다시 간흉들의 남긴 의론을 주어 모아 선현(先賢)을 헐뜯고 무함하기를 패려ㆍ망녕되게 멋대로 하였습니다. 아아, 슬프고 아픈 일입니다. 오늘날 사악한 언론으로 두 어진 신하를 무함하는 자들은 반드시 이이(李珥)가 일찍이 선학(禪學)에 빠졌다는 것과 성혼(成渾)이 국난에 달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구실로 삼고 있는데, 지금 이강 등의 말 또한 이 두 가지에서 나왔습니다. 이이가 어릴 때에 학문에 뜻을 두어 불교가 이치에 근사한 것을 즐겨 하더니, 소년 시절에 어머니 상(喪)을 당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명복설(冥福說)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때 불교에 들어가게 된 것은 대체로 죽은 이를 섬기려는 효심(孝心)과 도(道)를 찾으려는 절실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으나, 1년이 못 되어서 문득 그 잘못을 깨닫고 즉시 천리 밖인 영남 땅으로 이황(李滉)을 찾아가 친히 그의 도학에 대한 뜻과 방법을 받들어 거경궁리(居敬窮理)의 공부에 전력하여 크게 이황의 추중(推重)하는 바 되었습니다. 이황이 일찍이 이이에게 편지를 보내어, ‘옛날의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난 선비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단(異端)에 미혹하여 빠진 자는 원래 논평할 가치가 없거니와, 처음에 바른 길을 가다가 마지막에는 사도(邪道)에 빠지는 자가 있고, 유교와 불교의 중간에 서서 양쪽을 모두 옳다고 하는 자도 있으며, 겉으로는 불교를 배척하면서 속으로는 그 편에 서는 자도 있었는데 정백자(程伯子)ㆍ장횡거(張橫渠)ㆍ주회암(朱晦菴) 등도 처음에는 불교에 드나듦이 없지 않았으나 곧 그 잘못을 깨달았던 것이다.아아, 천하의 큰 지혜와 큰 용기를 가진 이가 아니면 그 누가 능히 홍수(洪水)의 물결을 벗어나서 참된 근원으로 돌아올 수 있겠는가…….’ 하는 등의 말까지 있었던 것입니다. 김강 등의 배척하는 말에, ‘드러나게 나무람을 표시한 일이 있다.’고 한 것 또한 이황의 이 말을 가리켜서 한 말이 아니겠습니까. 또 이황의 편지 내용에서 말한, ‘중간 입장에서 양쪽을 다 옳다고 한다.’고 한 것과, ‘겉으로는 배척하고 속으로는 그 편에 선다.’고 한 것은 대체로 여희철(呂希哲)ㆍ장자소(張子韶) 등 여러 사람의 일에 느낀 바가 있어서 말한 것입니다. 대개 희철은 정백자(程伯子)의 문인(門人)으로서 추중 받던 사람이었으며, 자소(子韶)는 학문에 독실하다고 이름이 있었으나, 오히려 만년에 과오를 면치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이는 이미 미혹하였다가 뒤에 능히 바른 길로 돌아왔으니, 이황의 편지에서 큰 지혜ㆍ큰 용기라고 일컬은 것은 이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지금 이이를 헐뜯고자 하는 자는 더욱 그의 허물을 고치는 용기와 도(道)에 향하는 정성을 드러내기에 알맞을 뿐이지 어찌 이이를 흠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무진년에 이이가 올린 인책(引責)하는 상소를 스스로의 죄를 말한 것이라고 하여 공격한다면, 주자가, ‘내가 석가여래에게 있어 그 사람을 스승으로 하고, 그 도를 존중하여 구하기를 또한 간절히 하였다.’고 한 것 또한 주자가 스스로 자기 죄를 말한 것이라고 하여 곧 주자를 공박하는 단안으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이이가 일찍이 집안의 불행을 만나 바로 절에 들어갔다는 등의 말은 이 또한 대단한 무망함입니다. 전일에 이유경(李有慶)과 문충공(文忠公) 장유(張維)와 같은 여러 사람들은 모두 이이가 일찍이 세속의 인연을 끊지 않은 것을 자세히 알기 때문에, 간사한 말로 사람을 의혹하게 하는 것을 분하게 여겨 혹은 상소에서 폭로하고, 혹은 논설과 저술(著述)에서 나타내어 모두가 명확한 증거로 삼기에 충분합니다.그런데 이이가 불교에 빠졌다는 말을 하는 간사한 사람은 송응개(宋應漑) 등의 나머지 도당(徒黨)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김강 등이 덕행이 있는 이황의 남긴 말을 믿지 않고, 한갓 뭇 소인들의 입놀리는 것만 쳐다보는 것은 본 마음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혼은 본래 산림의 선비로서 바야흐로 전원에서 도(道)를 닦고 성현의 글에 마음을 써서 영화로운 이름과 아름다운 비단옷이 진실로 혼의 처음의 소원은 아니었습니다. 어진 임금의 정성 깊은 초빙(招聘)과 손님과 스승으로 대접하는 예(禮)가 융숭함에 이르렀으니, 요순(堯舜)같이 어진 임금을 곧 결별하는 것 또한 어찌 성혼의 본심이었겠습니까.

오직 당론(黨論)이 날로 퍼지고, 사악한 사람들이 틈을 타게 되어, 드디어 적신 정인홍 도당의 참소하고 이간하는 바가 되어 마침내는 당파의 지목에 들게 되었습니다. 조정에 이름이 오르게 되어서 비록 임진의 난을 당하여서 말하더라도 혼이 죄 입은 몸으로서 부르시는 왕명이 없었으므로 혼의 도리에서는 처음에 달려가지 않고 스스로 지키고 있었음은, 옛날 왕촉(王蠋)이 밭을 갈다가 몸을 마치려함과 같은데 불과한 것이요, 마침내 불행하게 되면 강만리(江萬里)가 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을 본받아 결행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이런 사정은 그가 스스로 행조(行朝)의 반열에 들면서 아뢴 내용에 이미 자세하고도 빠짐이 없이 진술하고 있으니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남에 있어 어찌 구차함이 있다고 하겠습니까.선조조 임인년은 곧 중국 요(堯) 임금이 아직 곤(鯀)을 숭백(崇伯)으로 시용(試用)하고 있을 때처럼 간흉한 자들을 신임하고 있던 때로서, 지금 김강 등이 말하는 임인년의 비답은 곧 옛날 증자(曾子)의 자애 깊은 어머니도 여러 번 전해 오는 아들이 살인하였다는 말에 베짜던 북을 던졌다는 옛일과 같이 거듭되는 참소로 인하여 내린 것입니다. 선현을 무함하는 자들이 걸핏하면 선조(先朝)의 비답을 인용하는 것은 정인홍이 선조(宣祖)의 비답을 인용하여 이황을 배척하던 수법(手法)입니다. 김강 등의 이 마음을 미루어 생각한다면 반드시 기묘사화(己卯士禍)를 곧 조광조(趙光祖)의 죄안(罪案)으로 삼을 것이고, 남곤(南袞)ㆍ심정(沈貞)이 선비들을 한 그물로 몰아잡은 계략도 중종의 본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것이니, 그들의 마음 먹음이 탄식할 만하고 또한 비참합니다.

사단(四端)ㆍ칠정(七情)ㆍ이기지설(理氣之說)에 이르러서는 이이가 구명(究明)한 것이 비록 이황이 이루어 놓은 학설과는 같지 않은 것이 있으나, 요는 근원을 통찰하고 정밀ㆍ상세하게 해부 분석하여 전현(前賢)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많이 발견한 것입니다. 다만 한스러운 일은 그때는 이황이 이미 세상을 떠나서 서로 토론하지를 못한 것입니다. 이황으로 하여금 이이의 학설을 보게 하였다면 주자(朱子)가 자기가 지은 《대학(大學)》의 ‘무자기장(毋自欺章)의 주석’을 임종(臨終)하던 날에 다시 고쳤던 것과 같은 일을 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어찌 알겠습니까.김강 등이 전하께서 어렵게 여기는 뜻이 항상 선조(先朝)에서 윤허하지 않은 데 있다는 것을 추측해 알고, 문득 ‘인조(仁祖)가 일찍이 배척한 바이고 효종(孝宗)이 엄중히 막으셨던 바입니다.’ 하고, 위에서 제일 미워하는 것이 당론인 줄을 알고서 또 말하기를, ‘이것은 당론을 말하는 자가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고, 임금이 깊이 근심하는 것이 신하들이 국사에 충실하지 않는 것인 줄 알고서 문득 말하기를, ‘국가의 안위를 일찍이 근심하지 않았다.’ 하고 마침내 말하기를, ‘사론(邪論)을 물리치고 바른 학문을 붙잡아 세워야 한다.’ 합니다. 아아, 간사한 자의 한없는 무함하고 속임이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전일에 송시영(宋時瑩) 등이 종사(從祀)를 청하였을 때, 인조께서 일찍이 허락하지는 않으셨으나, ‘내가 그들의 도덕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묘 종사는 일이 매우 중대하기 때문에 감히 경솔하게 허락하지 못한다.’ 하신 전교가 있었으니, 이것은 작고한 정승 조익(趙翼) 등 여러 사람이 친히 받은 것입니다. 그 뒤에 홍위(洪葳) 등이 다시 종사(從祀)를 청하였을 때, 효종께서도 일찍이 허락하지는 않았으나 역시 ‘두 유현의 높은 도덕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라는 전교가 있었으니, 이는 작고한 정승 이경여(李敬輿) 등 여러 사람이 친히 받은 것입니다. 오늘날 이강 등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선조(先朝)를 모함하고 전하를 기만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영남에는 본래부터 선배(先輩)들이 많았습니다.문충공(文忠公) 유성룡(柳城龍)ㆍ문목공(文穆公) 정구(鄭逑)ㆍ문간공(文簡公) 장현광(張顯光)ㆍ문숙공(文肅公) 정경세(鄭經世) 같은 여러 사람은 남도 선비들이 다같이 높여 스승으로 받드는 이들입니다. 유성룡은 이이를, ‘문성공은 성인이로구나.’ 하고, 감탄하기까지 하였으며, 정구ㆍ장현광ㆍ정경세도 모두 두 선현을 높이 사모하여 언어와 논술(論述)에 나타났음은 모두 속일 수 없는 것인데, 지금 김강의 무리들이 유성룡을 믿지 아니하고 정인홍을 믿으며, 정구ㆍ정현광ㆍ정경세를 믿지 아니하고 경호(景虎) 등의 여러 적도(賊徒)를 믿는 것이 어찌 인홍ㆍ경호가 유성룡ㆍ정구ㆍ장현광ㆍ정경세보다 더 어진 데가 있어서이겠습니까.” 하였다.

ⓒ 한국고전번역원 | 남만성 (역) |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