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
아침산책에 나섰습니다.
걷다가 걷다가 그만
봄에 취해버렸습니다.
따스한 햇살아래 언 땅은 녹고
푸릇한 생명들이 중력을 거스른채
땅에서 힘껏 밀며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참새들의 재잘거림에,
왜가리와 백로의 단아한 날개짓에,
청둥오리의 부드러운 물질에,
아침을 깨우는 까치의 일장 연설에,
남대천 졸졸졸 흐르는 경쾌한 물소리에,
흠짓 놀라 뒷꽁무니 빼는 고라니와 꿩의 우수꽝스런 궁둥이에,
햇살 받아 안고 한가로이 앉아 있는 고양이의 나른한 표정 속에,
알알이 햇살의 빛깔 담아내는 콩 만한 작은 열매 속에,
노오란 꽃망울 밀어올리는 나무의 여린 순 속에
봄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 봄을 눈으로, 귀로 마시고 그만 취해버렸습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취해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아.. 난 몰라..
따스히 데워진 마음으로 그냥 오늘 하루는 달달하게 취해있을테야!
첫댓글 💌 오늘 하루는 저도 봄날의 향기와 빛깔, 자태에 홀려 취생몽사하고 싶습니다.
( ノ^ω^)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