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축구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라운드에 잘 가진 않는다.
집에서 중계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베트남에서 여자 아시안컵을 하고 있지만 생중계가 되지 않아 아쉽지만 보질 못했다.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며 중계를 하는지 찾아 보았지만 베트남 TV에서 우리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들은 그렇게 좋아하면 직접 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그라운드에 응원을 갈 만큼 열성팬은 아니다.
축구란 국가 대표가 하는 경기만 관심이 있지 사실 프로 축구는 유럽의 프리미어 리그 말고는
별 관심이 없다.
아들아.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기이기에 좋아하는 것이야.
우리 여자 축구 대표팀이 예선에서 선전하여 4강에 올랐다.
한국의 뉴스에선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실 어제 4강전이 열리는 줄도 몰랐던 나.
오후에 메일이 도착 했다.
한인회에서 같이 응원을 하자는 메일이다.
입장료는 한인회에서 부담 할 테니 모여서 응원을 하자는 내용이다.
메일을 본 순간 자녀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8시에 한국과 호주가 축구를 하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흥쾌히 허락하는 아내.
집에 도착하니 아이들은 옷을 갈아입고 축구장에 갈 준비를 한다.
택시를 타고 가니 220.000동이 나온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좀 더 자주 올 걸.
축구장에 도착하니 사람이 없다.
암표상이 좋은 자리라며 50,000동을 요구한다.
표 값이 이렇게 싼가?
그래서 매표소에 가보니 정말 50.000동이다.
그것도 좌석이 있는 것으로.
잠시 기다리니 한인회 사람들이 온다.
작은 태극기를 나눠주고 표를 준다.
경기장에 들어가니 중국과 일본이 연장전을 하고 있었다.
현재 상황 1:1
일본이 버저피터를 터트리며 승리한다.
난 환호성을 질렀다.
왜냐하면 승부차기 까지 간다면 우리 선수들의 경기가 늦어질 것 같아서 그랬다.
붉은 악마의 응원단이 도착했다.
태극기를 달고 현수막을 단다.
붉은악마가 준 응원복을 받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아들은 학교 친구들이 많이 와서 너무 좋아한다.
태극기를 흔들며 뛰어다닌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고취 되리란 생각에 내심 기뻣다.
딸의 선생님도, 아들의 담임 선생님도 하나가 되어 응원을 하였다.
전반전은 0:0 호주가 생각보다 잘 한다.
덩치가 우리와는 게임이 안 된다.
박 은선 선수 외에는 대적 할만한 선수가 없다.
우리가 시종 밀린다.
그래도 붉은 악마의 응원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목이 쉬도록 응원을 했지만 1:2로 아쉽게 패했다.
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아이들과 정담을 나눈다.
3,4위전에 또 올래?
그럼요.
옷도 받았는데.
집에 돌아와 잠이든 아이들을 본다.
붉은 악마의 티셔츠가 마음에 든다며 옷을 벗지 않고 잠이든 아이들.
저 아이들에게 조국이 소중함을 알려 주었단 생각에 나도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코카콜라와 음료수를 준비해 찾은 경기장.
붉은 악마의 응원 단장이 응원 연습을 시킨다.
신이 난 아이들.
일본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일본의 응원 모습.
일본이 골을 넣자 환호하는 나의 모습에 자신들의 편으로 생각 했는지 사진도 찍어 주었다.
난 그저 경기가 빨리 끝나길 바랬을 뿐인데..
우리 선수들이 나왔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푸는 선수들..
본격적인 응원이 시작 되었다.
경기가 시작 되기 직전에 응원복을 나누어 준다.
응원 복을 입고 10여분 응원을 하더니 재미가 없다며 투덜대는 딸.
아들은 친구들과 태극기를 휘날리느라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기념 사진 하나 찍어 달라고 딸에게 부탁을 했는데.
우씨.
잘 좀 찍지.
아빠는?
인물이 안 바쳐 주는데 사진이 잘 나오길 바래?
딸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맨 밑의 사진이 붉은 악마 응원 단장.
좌측의 뒤통수는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