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과 함께한 맛있는 공연
_ '악퉁' 2집발매 쇼케이스 @ 상상마당
주먹밥도 먹고, 결식아동도 돕고, 공연도 보고
수천개의 밥알들이 모여, 손으로 한데 모아 먹는 음식인 주먹밥. 현재 상상마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먹거리 나눔운동'의 하나로 파생된 '결식아동돕기 주먹밥콘서트!'가 한창 진행중이다. 공연료는 무료이며, 공연관람시 구매하는 주먹밥의 금액이 결식아동돕기의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이번 상상마당의 주먹밥콘서트(일명 '주먹콘')는 지난 1월 20일을 시작으로 3월까지 진행예정에 있다. 밥알이 모이고, 손이 모여야 먹을 수 있는 주먹밥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모여 만들어지는 '주먹콘'. 지난 2010년 3월 3일, '주먹콘'의 화려한 주인공들은 2집 발매 쇼케이스를 가지는 '악퉁'이었다.
새콤달콤한 그녀들의 등장 _ 랄라스윗
공연 시작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주먹밥을 들고서 입장을 기다렸다. 오후 7시 10분즈음부터 입장이 시작되었으며, 많은 관객들이 의자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무대를 가리던 스크린에서는 '주먹콘'을 설명해주는 홍보영상이 상영되고 있었고, 어느새 자리를 꽉 채운 관객들 너머로 더욱 많은 관객들이 끝없이 들어왔다. 정신없이 채워지던 인파에 쏠리던 눈길을 거두고 무대를 보았을 때 이미 스크린은 올라가고 봄바람같이 상큼한 그녀들, '랄라스윗'이 나타났다. 2008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 수상경력이 있는 '랄라스윗'은 김현아(보컬,기타)와 박별(건반)로 이루어져 있는 팀이다. 봄냄새가 물씬 풍기는 상큼하고도 발랄한 음악으로 공연의 첫 시작을 알려주었다.
*상큼발랄한 목소리로 이날 공연의 시작을 알려주신 랄라스윗.
웃음과 함께 등장한 이날의 주인공! _ 악퉁
드디어 주인공이 등장했다! 추승엽(기타/보컬), 안병철(베이스), 임용훈(드럼) 로 이루어진 밴드 '악퉁'. 2002년 결성하여, 2008년 10월 1집앨범 발매 및 2009년 2월 '문광부' 주최 이달의 우수신인 음반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던 실력으로 똘똘뭉친 그들이 2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 무대를 가려주던 스크린에서 소개된 그들의 이번 2집 타이틀곡 M/V 영상과 그들이 직접 만든 공연소개영상을 보며 다들 웃음꽃을 피우고 있을 때, 어둠 속에서 드디어 그들이 나타났다.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펑키한 기타소리에 관객들은 환호했고, 그렇게 주인공의 무대가 막이 올랐다.
*자칭 시골청년(?)컨셉의 그들이 웃음과 함께 나타났다.
어쿠스틱퓨전팝을 지향하는 그들의 음악은 온 몸의 관절들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발가락마저도 꼼지락거리게 만드는 신명나는 그들의 아우라는 1집 앨범 수록곡인 'Look at me'와 이번 2집 앨범 수록곡인 '06월 08일'이 지나간 후 잠시 사그라들었다. 수더분한 인상에 넉살 좋은 추승엽씨의 멘트에 웃음 짓는 것도 잠시, 다시금 그들의 펑키하고도 그루브한 음악이 시작되었다. 음악이 흘러나오자 비록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관객들은 손과 목을 가만히 놓아두질 못했다. 뒤이어 'Wake me up'이 시작될 때는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 호응과 함께 '오오오!'를 연발하며 그날의 뜨거움을 입으로 발산했다.
먼 길에서 온 스웨덴 훈남 _ 라쎄 린드
악퉁이 잠시 무대를 내려간 후, 이제는 마포구 주민의 향기가 솔솔나는 라쎄 린드가 게스트로 나타났다. 작년 GMF 및 최근 클럽 FF에서의 공연까지 한국에서 최근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스웨덴의 훈남 뮤지션이자 드라마'소울메이트' OST('C`mon Through)로도 국내에서 잘 알려진 라쎄 린드. 외국인 관객분과 잠시나마 즐거운 담소를 즐기기도 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에게 여성분들은 연신 '잘생겼다'를 연발하기도 했다. "True love song."이란 짤막한 소개말과 함께 'Hold on to love'를 불러준 그의 모습은 낭만과 몽환 그 자체였다. 그 후 부른 'The Stuff'는 관객들이 후렴구를 영어로 따라하며 따스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지막 곡이었던 'C`mon Through'는 추승엽씨가 키보드를 연주해주었으며, 라쎄린드와 추승엽씨의 두터운(?) 우정을 느낄 수 있던 순간이었다. 수수하고 털털한 그의 웃음은 이날 공연의 또다른 볼거리였다.
*낭만과 몽환의 덩어리, 라쎄 린드.
가슴이 뜨거울 수 밖에 없었던 이날의 공연
라쎄 린드가 내려간 후 다시금 악퉁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소개된 2집 곡들 중에는 플룻 및 아코디언이 삽입된 곡들도 있었다. 플룻 및 아코디언 소리가 곡 중간중간마다 즐거움 속의 또다른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하는 등 이전과는 변화한 그들의 음악적 시도를 엿볼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다. 보다 다채로워진 그들의 음악은 더욱 풍성하게 신나졌으며, 발라드에서는 보다 감미로워지고 깊이가 있어졌다. 2집 곡들을 연이어 소개해 준 이후에는 안병철씨와 임용훈씨의 솔로연주가 이어졌다. 안병철씨의 화려한 베이스 탭핑과 임용훈씨의 리듬감넘치는 드럼연주는 그들의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던 색다른 시간이었다.
그 후 추승엽씨가 여지껏 음악을 하며 초대하지 못했던 손님을 개인적으로 오늘 모셨다는 소개말과 함께 공연장을 처음 찾으신 그의 부모님을 소개해드렸다. 부모님을 얘기하며 눈물짓던 그의 모습은 단연 이날 공연에 가장 가슴 뜨거운 순간이었다. 인생에 있어 언제나 부모님은 자식들의 가슴을 젖게 만드는 존재임을 이날 그들을 통해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 관객들은 위로의 함성과 함께 다음곡을 열렬히 외치며 그들에게 감동의 말을 전했다.
*열창하는 추승엽씨, 그의 감동만큼이나 우리도 그에게 감동하지 않았을까.
2집 앨범의 타이틀곡 'Dilemma'가 그 다음 공연되었으며, 마치 부모님께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하듯 그들은 무대위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 후 '나의 길'을 마지막 곡으로 무대를 내려간 그들에게 관객들은 앵콜을 외쳐댔고, 조금은 머쓱해하며 다시 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앵콜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일어나 열띤 환호성과 손뼉으로 반응했으며, 일부 관객들은 의자에서 벗어나 무대 제일 앞으로 뛰쳐가 그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앵콜곡 후에 또 이어진 앵콜에 마지막으로 1집 앨범 수록곡인 'Be the man'을 들려주며 그날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다. 비틀즈가 되고싶다던 이 곡의 가사내용이 얼핏 존 레논을 닮은 듯한 추승엽씨의 외모와 묘한 대비를 이루기도 한 순간이었다.
공연은 저녁 9시 30분 즈음 끝이 났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스크린에서 임용훈씨의 공연소개영상의 NG영상들이 비춰지면서 자리를 떠나는 관객들에게 또다른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연장 밖에서는 악퉁의 멤버분들이 모두 모여 사인회를 개최하였으며, 그들이 직접 싸인한 이번 2집 앨범도 같이 판매했다.
감칠맛나던 이날의 감동!
악퉁(Achtung)이란 팀명은 독일어로 '위험, 조심'이라고 한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며 받게 된 그들의 엽서에는 'A/S받아야하는 고장난 정신, Achtung Style로 치유하다.'라고 적혀있었다. 팀명처럼 위험하고도 발칙한 그들의 음악이, 머지않아 보다 많은 이들의 고장난 정신을 A/S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먹밥부터 시작해서 예상치못한 뭉클한 감동들까지, 유난히도 배부르게 느껴졌던 이날의 공연. 공연장을 빠져나와 어두워진 거리를 걸으며 주먹밥같이 감칠맛나던 이날의 감동을 되새김질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조만간 주먹밥과 함께 만날 또다른 상상마당의 맛나는 공연들을 기대해본다.
2010.03.04.
글, 사진 / 이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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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정말로 멋진 공연이었죠!!!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가슴에 오래 남을 밴드!
봄이 오니 주먹콘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군요! ^^
와우 깔끔한 기사네요~
아우, 아우, 너무좋았어요!!! 오랜만에 간 악퉁 공연.. 좀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돌아온 ㅎㅎ
이 공연을 다른사람들이 더 많이 못즐긴게 아쉬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