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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피아노 선율에 스며들다> 축제
달개비 / 김종태
나는 달개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한갓진 구석에서
얼크러져 산다
지나쳐버리는 곳
버림받은 들판에서
모양새 없이 자유로이
거드름이나 꾸밈없이
잡초라 잡초와 어우러져
한 목숨 열심히 산다
고운 눈길 반가운 손길
이제는 기다리지 않는다
버려진 이곳에서
더 이상 무엇을 기다리랴
거친 땅 뒤덮고
오직 초록으로 자란다
공평한 햇살만 쏟아진다면야
나는 신이나 꽃을 피운다
겨우 세 장 꽃잎이지만
일 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꽃을
정성으로 피워낸다
땅에서 받은 사랑은/ 초록으로 땅에 갚고/ 하늘에서 받은 사랑은 /쪽빛 꽃잎으로 하늘에 바친다 / 다만 내게도 꿈이 있다면 / 이 땅에 버려진 / 잡초 같은 존재에게 / 작디 작은 꽃술처럼 / 진노랑 희망으로 / 작은 미소를 보내고 싶다.
(김종태 : 남. 1953년생. 지체장애. 제19회 구상솟대문학상 대상. 시집「풀꽃」,「스카치테이프 사랑」, 시화집「너 꽃 해」, 수필집「촌스러운 것에 대한 그리움」외 다수.)
김종태 시인의 「달개비」는 시인의 자화상으로 보입니다. 자신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한갓진 구석에서” 사는 “달개비”라고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잡초”라고 할지라도 현재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고 다른 “잡초”와 어울려 살아가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물론 다른 존재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자 하는 모습에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식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려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한데, 시인이 이 작품에서 잘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 하늘빛이 어떻습니까? / 이종형
어머니!
시방 하늘 빛이 어떻습니까?
하늘은 코발트 빛 양떼구름 한가로이 놀고
고추잠자리 떼는 나직이 잡힐 듯이 날아갑니까?
십여 년 땀냄새 절은 병상의 이불을 걷어내고
길이 열려 하늘 닿은 곳까지 발목이 시리도록 먼 길을 걸어온 오늘
어머니!
나는 오늘에야 내게도 빛이 비추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나보다도 더 간절하게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더불어 호흡하며 나누며
아파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어머니!
시방 하늘 빛이 어떻습니까?
아직도 금병산에는 까마귀 떼가 떼 지어 날고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듭니까?
어머니!
어머니! 시방 하늘 빛이 어떻습니까?
이종형
남. 1964년생. 지체·시각장애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1992)
한국맹인복지연합회 창작시공모 당선(1996) 외.
시집「어머니! 하늘빛이 어떻습니까?」
고등학교 때 폭발물 사고로 두 눈과 두 손을 잃고, 실명하기 전 본 사물들에 대한 기억으로 시를 썼는데 손 절단장애로 점자조차 사용할 수가 없어서 동네 아이들이 놀러오면 대필을 시켰음.
이종형 시인이 이 작품에서 “어머니!/시방 하늘빛이 어떻습니까?”라고 묻는 목소리에 가슴이 그저 먹먹합니다. 장애인 시인들의 시작품에는 특히 어머니를 노래한 것이 많은데, 그것은 당신이 온몸을 다해 자식을 돌봐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어머니가 이 세상에 없고 하늘나라에 있을 때 그리워하는 마음은 그 어떤 시인의 작품보다도 절실한 것이지요. “어머니!/시방 하늘빛이 어떻습니까?”라는 시인의 물음은 자식된 도리로서 당연한 것이면서 가장 인간적인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나기 / 장진순
온몸으로 천천히 흔들리다
바람이 불 적마다 손짓해 보면
빈 가지의 허전함
채워지는 걸까
발목이 시리도록 지친 그리움으로
두 팔 들고 그렇게 흔들리면
말라버린 수맥이 물기 머금을까
새봄 가득 새순이 돋아날까
온몸으로 천천히 흔들리다
모질도록 동여맨 겨울나기 끝이면
기다림을 칭칭 감아
키가 자라날까.
장진순
여. 1958년생. 지체장애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00)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단편 당선(2002) 외.
시집「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들」
한국장애인연맹 부산지회장.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사용하며 부산을 발판으로 장애인복지 운동을 하고 있음.
장진순 시인은 자신을 나무로 비유해서 “발목이 시리도록 지친 그리움으로/두 팔을 들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시인이 이와 같이 “겨울나기”를 노래하고 있는 것은 새봄이 오기를 희망하는 것이면서 아울러 그 새봄을 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추구하는 이 희망이 결코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끝까지 믿는 것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위대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무는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하게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대지에 뿌리를 박으려고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창공으로 날아오르려고 타오르는 벌판에 서 있는 겨울나무 한 그루가 눈에 선합니다.
낙엽 / 주치명
나무에서 가을이 진다
산은 말이 없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달이 진다
고개를 저으며 하늘 한 번, 땅 한 번
달빛 젖은 얼굴로 먼 산을 바라본다
그래도 산은 말이 없다.
주치명
남. 1962년생. 시각장애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01)
시집「당신은 모르시나요」,「동백꽃」
군복무 중 장갑차 운전 당시 돌이 날아와 왼쪽 눈에 들어와 박힌 것이 훗날 포도막염으로 진행이 되어 실명. 왼쪽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오른쪽 눈이 혹사당하면서 오른쪽 눈마저 무리를 해서 실명이 됨. 경남 편의시설 설치요원으로 활동.
주치명 시인이 「낙엽」에서 “산은 말이 없다”라고 한 말이 새롭게 들립니다. 자연의 위대함이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시를 보면서 줄리안 슈나벨 감독의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At Eternity's Gate)에서 고흐가 자연에 대해 말한 것이 떠오릅니다. 사제는 고흐에게 “가끔 화가 나나요?”라고 묻자 고흐는 “네.”라고 답합니다. 사제는 다시 “ 그러면 어떻게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고흐는 “진정하려고 밖으로 나가 풀잎이나 무화과나무 가지를 바라보아요.”라고 답합니다. 사제는 “효과가 있나요?”라고 묻자 고흐는 “네. 신은 자연이고 자연은 아름다움이라고 느껴요.”라고 대답합니다. 고흐는 생활이 어렵고 정신 착란에 시달리면서도 화가로서 자신의 길을 긍정하고 그림 그리기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 함께했기 때문입니다. 고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생명력을 발견했습니다. 주치명 시인이 산을 품고 있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품고 있기에 더욱 좋은 시를 쓸 것으로 기대합니다.
학성문집 / 권주열
학성동 가구골목에 가면 학성문집이라고 있다. 그 안에는 문이 수북 쌓여 있다. 문도 정작 여닫기기 전에는 저렇게들 겹겹이 누워, 창이 오기 전에 미리 창으로 기다리거나, 집보다 먼저 문으로 설레는구나, 하고 지나치는데, 문득 학성문집 그 커다란 출입구엔 문이 없다. 치아 빠진 잇몸 같은 문틀만 남아, 행여 저렇게 많은 문이 걸리적거릴까봐, 문을 떼버린 학성문집. 그 문 안에는 연신 기계가 돌아가고 톱밥이 날리지만 마음의 안팎으로 서성이던 문, 노크를 해도 짐짓 벽인 체 하던 문, 마침내 마음 열고 사방 벽까지 환하던 문, 문은 없다 그 어디에도. 단지 수북하게 쌓인 짐짝, 그 짐짝들이 먼지 뒤집어 쓴 채 문을 못 열고 있다.
권주열
남. 1963년생. 지체장애
올해의 작가상(울산문인협회, 2009)
제7회 구상솟대문학상 대상
『정신과 표현』추천
시집「바다를 팝니다」,「바다를 잠그다」,「붉은 열매의 너무 쪽」,「처음은 처음을 반복한다」외.
권주열 시인의 「학성 문집」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구석에 수북하게 쌓인 문들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본주의 체제의 한 소외된 상황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체제가 요구하는 이윤 추구에서 밀려난 모습인 것이지요.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이윤 추구입니다. 동료 간에도 이웃 간에도 심지어 가족 간에도 경쟁합니다. 그에 따라 사랑, 양보, 봉사, 협력 같은 가치는 포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 가치를 상실해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소외되고 있는 것입니다. 권주열 시인은 이와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아침 / 김명희
어둠을 밟고 밤을 건너
문밖에 섰다
밝음을 노래하는 명랑한 새
간밤의 슬픔을 햇살로 닦으며
활짝 웃는 꽃잎
무덤처럼 고요한 침묵을 깨고
소리로 일어나 눈을 비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빛을 뿌린다
기쁨을 뿌린다.
김명희
여. 1959년생. 지체장애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07) 외.
시집「이슬의 말」
초등학교 6년 무렵 허리통증과 한쪽으로 기우는 걸음걸이가 척추에 생긴 종양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 후 중학교 2년부터 휠체어를 타게 됨.
김명희 시인은 「아침」에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빛”이 뿌려지는 아침을 품고 있습니다. 시인이 이와 같은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은 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는 자연의 이치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이란 춥고 힘들고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그 밤에도 생명체들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갑니다. 시인은 이 이치를 인식하고 밤을 견뎌내려고 합니다. 그러면 아침의 기쁨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이 믿음은 시인의 간절함이 들어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체험을 통한 것이기에 결코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저도 시인과 함께 아침을 기다려봅니다.
빈집 /김민수
종기처럼 그을린 마을이 늙을 때마다
빈 집 하나씩 늘어갑니다
허전한 맘에 빗물은 아무데서나 울며 흘러가고
꼭두새벽 소죽 끓이며 아침을 열던 부엌도
밖으로 나와 하늘만 봅니다
관절염처럼 삭여진 기둥 옹이에
마파람 설렁설렁 드나들어 휘어지고
지붕은 어느새 어깨까지 내려찍으며 힘들 뿐입니다
궁핍한 삶을 고스란히 찍어두던 형광등도
깜빡거릴 기력도 없고
구석마다 참견하던 햇살도
추하게 널브러진 마당에 안쓰럽게 서성입니다
평생을 품 안에 안고팠던 담장은
어느 날부터 시름 누워 있고
문패 하나 세우지 못한 죄로 대문은 충혈되어
세월의 녹만 멍처럼 번집니다.
김민수
남. 1962년생. 청각장애
『한맥문학』신인상
『시조문학』신인상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08)
전북 김제 농악경연대회 대상, 모악서예대전 서예문인화 입선 외.
시집「겨울강」외.
김민수 시인은 「빈 집」에서 텅 빈 집을 구체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오늘의 농어촌마을의 공동화 현상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에 따라 큰 사회 변화가 일어납니다. 수출 주도형 경제정책에 따라 산업화와 도시화가 초래되어 농촌이나 어촌에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도시로 몰려든 것이지요. 그 결과 환경문제, 주거문제, 식량문제, 교육문제 등이 생기게 되었고, 도시와 농어촌 간의 격차가 심화되었는데, 오늘날까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민수 시인은 이와 같은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도 같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시인과 함께 연대합니다.
감자의 이력 / 강동수
생전에 어머니가 가꾸었던 앞밭에서
감자를 캔다
어머니의 손끝에서 싹을 틔우던 어린것들
주인을 잃고 시들어진 줄기를 걷어낸다
호미가 지나갈 때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어머니의 세월
감자도 이력이 있어 모양을 갖추었다
작은 근심 큰 근심이 같이 매달려 나온다
가끔 검게 타들어간 어머니의 가슴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암덩이가 몸 속에서 자라듯이
해를 보기 전 알 수 없는 감자의 이력
어둠을 안고 땅거미가 몰려올 때까지
눈물같은 세월을 캔다.
강동수
남. 1961년생. 지체장애
『시와산문』등단(2008)
제14회 구상솟대문학상 대상
시집「누란으로 가는 길」,「기억의 유적지」,「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외.
강동수 시인은 「감자의 이력」에서 어머니와 감자를 통해 죽음과 탄생이라는 운명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감자를 키우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뒤 그 덕분에 감자들은 제 모양을 갖추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밉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마찬가지겠지요. 부모님은 당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자식을 키우다가 세상을 떠나고, 자식은 그와 같은 부모님의 덕택에 세상에 얼굴을 내밀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인은 마음이 그지없이 착합니다. 착하기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줄 것입니다.
늙은 풍차 / 김옥순
운다
음-음
가쁜 숨 몰아
엎드려 걷는 걸음처럼
가다 서기를 하면서
뼛골이 부딪듯
삐걱, 삐거덕거리며
조그만 바람에도
서럽다, 서럽다고
속울음을 운다.
김옥순
여. 1949년생. 지체장애
구상솟대문학상 최우수상(2013) 외.
시집「11월의 정류장」
사고로 척추장애를 갖게 된 후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가꾸었지만 문학소녀의 꿈을 버릴 수 없어 솟대문학에 도전, 시인의 꿈을 이룸.
김옥순 시인의 「늙은 풍차」를 보고 나니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일컫는 노신이 「고향」이란 작품이 생각납니다. 노신은 작품의 끝부분에서 희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본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희망이라는 것은 땅 위에 처음부터 길은 없지만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늙은 풍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가다 서기를 반복합니다. 뼛골이 부딪치듯이 삐걱거리도 합니다. 또한 조그만 바람에도 서러워 속울음 울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결코 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늙은 풍차의 모습은 시인이 지향하는 삶의 나침반입니다. 시인의 전진에 기꺼이 응원합니.
벚꽃백신 / 한승완
벚나무에 봄비가 찾아와 원료를 주입시키면
벚나무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백신을 만들 채비를 한다
살갗에 생채기를 내어 꽃봉오리를 띄운다
아기벚꽃 잎이 살짝 고개를 내밀면 기다렸다는 듯이
꽃샘바람이 불어와 방해를 하지만
굴하지 않고 벚나무는
뿌리부터 가지까지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
가지주사기에 아기꽃을 채우고야 만다
긴 겨울이 지나고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희망이 시간이 찾아온다
아기꽃이 고개를 가누기 시작하면
따스한 봄바람이 백신을 배송한다
가지 주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벚꽃 잎은
바람이 불 때마다 / 사람들의 머리 위에 / 지나가는 자동차 위에 /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 위에 / 할아버지 할머니가 쉬고 있는 벤치 위에 / 한 잎씩 떨어지고 //
벚꽃이 닿을 때마다 사람들은 마냥 행복해진다// 벚꽃 백신이 퍼져나간 세상이/내년 봄이 올 때까지 /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 벚나무는 초록 잎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긴 숙면을 취한다
한승완 / 남. 1977년생. 지체장애.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행복누림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였음.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소설‘인연’금상(2002)
수레바퀴문학상 소설‘오아시스’대상(2009). 실로암문학상 시‘별’대상(2012)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소설‘본능의 역습’우수상(2020). 시집「그대에게 예쁨상을 드립니다」, 「그대 마음을 주워다 이불 한 채를 지었습니다」
한승완 시인의 「벚꽃 백신」은 벚꽃을 백신이라고 비유한 것 자체만으로도 주목됩니다. 벚나무가 뿌리부터 가지까지 힘을 모아 가지에 꽃을 피우는 것을 백신을 채우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은 참으로 뛰어난 비유인 것입니다. 그만큼 시인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의 상황이 극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하여 전 세계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이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가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역경 속에서도 좋은 시를 쓴 시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진하길 기꺼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