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조금 일찍 나서 수목원 구리재를 지나 태풍에 파인 길을 못 올라가고 차를 둔 다음
지초봉에 얼른 다녀왔다.
광의면 온당리를 지나 구만 저수지 물떨어지는 둑 앞을 지나 자연드림시네마에 '터넷'을 보러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본적이 없지만 TV에서 인터스텔라나 인젝션 배트맨 비긴즈 등이
방영된 것은 짤막헤 보곤 했다. 이야기의 흐름은 알 수 없었지만.
지레 겁을 먹고 찾아보니 물리학 석사 이상은 되어야 한다느니
뭔말인지 모르겠다는 부정평가에서부터, 천재라느니 사람을 놀래킨다느니 엇갈린다.
영화는 오페라극장의 테러부터 시작하는데 스케일이 크고 전개도 빠르다.
긴장감도 준다.
주인공은 흑인인지 인도인인지 조금 헷갈리지만 007 본드같기도 하다.
리버젼인가도 알듯말듯하다. 미래에서 온 정보, 흩어 숨겨놓은 건 뭔가?
3차 세계대전이나 지구의 멸망을 막으려는 이는 누구인가?
너를 통제하는 이가 누구냐는데 답은 너다라는 식이다.
감독은 인물의 말을 빌려 알려하지 말고 느끼라고 한다.
모른다는 것이 무기다라는 말도 무슨 철학같다.
예정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예정된 계획은 달라지게 되어 있다?
현재와 미래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당연히 미래일까, 미래에서 온 이는 현재가 진행될 것을 알고 있으니 싸움이 이뤄질 것 같지 않은데
결국엔 현재가 이긴다?
그 주인공을 도와준 이는 미래의 어느 곳에서 온 걸까?
악당과 그 부인의 애증도 좋다.
내가 갖지 못하면 그 누구도 가져선 안된다. 내가 살 수 없다면 이 세상은 멸망해야 한다.
나의 돈으로 명품 두르고 살면서 왜 날 사랑하지 않나?
내가 사는 이유는 아들 때문이다?
과대망상인가 피해망상인가?
능력자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건 에어컨 바람에 점점 추워지는 약한 우리들의 몫인가?
영화관은 한칸씩 비워두고 좌석을 주는데 뒷 두 줄이 어느 정도 찼다.
영화관을 나오니 10시가 지난다. 하얀 구름 속에 달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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