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비가 오고 하얀입김이 나오는 것이 제법 차가왔으니
아랫목에서 우려내는 다담이 더욱 따사로운데
그 잠이 부족한 나른함과 아침의 신선함이 한데 버물려진 몸과 맘에
차 한 잔이 참으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노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다음 손님 맞아야한다면 분주히 치우시며 성구신다.
아주머니 걱정마십사!
우리 11시까지 있다 싹 정리해드리고 갈터이니
헤헤헤^^ 너무 재촉하시지 마르시옵사!
그리 대강 방을 정리하고는 동학사 일행을 기다리며 앉아있다.
시간이 가고 흐름이어라님이 물에 빠진 생쥐모양으로다 먼저 오다.
원래 춥다는 말을 여간해선 하지 않는 흐름이어라였건만...
도저히 추워서 먼저 왔다는데
그 차림이 반팔이라 오고가는 사람들이 마치 미친사람 쳐다보듯 하더라며
혀를 내두르며 따듯한 차를 몹시도 원하더라.
조금 더 있으면 다들 오겠구만 느긋이 도란도란거렸지.
한데, 10시 반이 되도록 11시가 되도록 11시 20분이 되어도
동학사 일행이 안온다.
주인아주머니께 드린 말도 있어 내 속은 괜히 안절부절.
좋다님께 전화를 드렸건만 전원을 꺼놓으셨는지 불통.
그외 동학사에 가신 님들은 이번에 처음 뵌 분들이라
다른 님 핸드폰번호도 알지 못하니 주인아주머니께 점점 멋쩍어져가네.
점심을 예약했던 등산로식당에 다시 전화해서
예약시간을 재조정하고 그럴 새 11시 40분경 동학사 일행이 왔다네.
다들 후줄근히 비맞은 생쥐꼴이 되서 입술이 시퍼렇게 덜덜거리고 있네.
후박나무님 좋다님께 왜이리 늦었냐고 서슬을 살짝 세우시는데
좋다님이 어려서 골목대장이었어도 속세 나이가 많았을 법 하셨어도
출가의 연륜에는 어쩔수 없었나봐...^^
깨갱깨갱 겨우겨우 체면치레 대답으로 모면하시는 품이라 옆에 있던
나도 괜시리 깨갱깨갱 미안스러웠다네.
주인아주머니도 말야 그리 예약이 막바로 있지도 않음서
그리 서둘러대셨단 말이드라고...
그 덕에 이님 저님 마음이 다는 그 심리의 굴곡을 음미하게 되었단 말이지.^^
입술 시퍼렇게 후줄근한 모습으로 들어오신 님들께
따듯한 차로 몸을 녹여주올 새
흐름이어라 모둠 윷판 -후박나무님 후원-상품
(도법스님싸인이 든"내가 본 부처/도법-"3권, 죽로차2통, 중작1통, 다포)을 나누는데...
바람이어라님 책1권과 다포.
백자기님 죽로차1통 책1권.
황주영님 중작1통 책1권.
송파님 죽로차1통.
역시 흐름이어라!
다들 어제 처음 오신 님들이 가져가시니 참 잘되었구나! 흐뭇하였네.
흐름이어라팀이 선착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나벼
새내기님들의 파워!^^ 헤헤
황주영님 친구따라 강남갔다 제비박씨까지 하나 물었으니
비연성님과 잘 나누어드시소 그려.^^
그런데, 동학사에선 어떤 경치가 있었을까?
함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잠시 몸을 녹이고 공주군 상신리 등산로식당으로 이동한다.
차량이 5대라 자리는 넉넉하게 가서보니
32명에서 무심초, 문수행, 수기, 미류나무, 공주, 양현식 이상 6분이
먼저 가셔서 26명.
등산로식당에서 순두부를 점심으로 먹었다네.
물론 전 등산로식당이 좋다하여 안내한 것이니 반찬이 어떻다는
제 감상은 실지 않을터이니
님들 점심 어떠했는지 함 들려주심 고맙겠네...^^
그리 점심을 맛나게 먹으니
유수무현님 카플해온 비연성, 황주영, 백자기님 이랑 먼저 가신다하시고
물빛찻집 주인장도 없으니
후박나무님도 예서 일정을 마치고 모두다 사진이나 찍고 가자 하였겄다.
헌데, 우리의 사진기사 뭉치님은 이미 흐름이어라님과
물빛찻집으로 먼저 내려갔다네.
하여튼 흐름님은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더라며 모두가 웃어보았네.
금곡님과 청솔님도
민주지산에 부군을 보러가야한다는 스마일님과 성수를 태우고
바람이어라님을 동행해서
먼저 가신다네.
송파님 차와 그라지오님 차, 덕성스님 차로 물빛찻집에 가게 되었네.
아, 그런데 잘 가던 송파님 차가 물빛찻집 오르막 언덕에서 그만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할 진퇴양난에 헛바퀴만 돌아간다네.
송파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어쩔줄 몰라하는
그 초초하고 타는 속내가 그대로 들어나네.
받침목을 받치고 뒤에서 밀어보았으나 소용없었네.
이에 우리의 해결사 흐름이어라님이 밧줄을 손에 들고
물빛찻집에서 내려오겄다.
산울림은 차 문외한임을 표내려는지 밧줄을 범퍼에 걸다
송파님 한소리에 찔끔하고
왼쪽 앞바퀴 앞 고리에 다시 밧줄을 걸고선
신마녀, 아하, 나유타, 천사연, 산울림, 흐름이어라, 그라지오, 아란도, 채훈.
그리 다 달겨들어 밧줄을 힘껏 잡아끌어겄다.
뱃지짱도 맛들면 낫다고 그여 자동차가 올라왔다네.
송파님 그제야 얼굴 펴지며 한시름 벗어났다네.
그 뒤로 그라지오 올라오고
덕성스님도 두번 거푸 부릉거려서야 겨우 올라오셔 한번 휘 둘러보시곤
누구라도 한번 오시면 차는 원없이 대접하겠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이내 훤히 그대로 고창 상원사(?)로 가신다네.
주인장 잠룡님은 마산과 울산에 일있어 갔다하며
없어도 편히 쉬었다 가라셨었지...
그렇게 다시 주인없는 물빛찻집에 객들만 몰려들어 가
곶감과 자스민차를 들며 앉았다네.
후박나무님께 결산을 보고했지.
총원 32명 중에 서른 님의 회비를 받아 총60만원이었다며
양PD님과 공주님의 바톤을 이어받은 세희님은 열외로
선우스님은 비싼 택시비를 들여 참여하셨는데다 공연이 좋았으니
차마 받을 수 없었네라며 말이지.
그랬더니, 선우스님은 눈이 똥그래지고
후박나무님 대뜸 하시는 말씀이
"어라, 선우스님 회비는 미리 내게 주셔서 내가 낸 줄 아는디?"
"에게게? 전 틀림없이 후박나무님이 뭉치님과 당신 것이라며
받게 된 4만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려? 그럼 내가 까먹고 선우스님 돈을 내 회비로 냈나벼! 헿헿헿"
그 훤하신 머리를 훌쩍 쓰다듬으시더라.
'아니 그럼, 내 여지껏 엄한 사람 곤아보고 있었네 그려!
선우스님, 죄송혔네요! 헤헤헤^^'
그래서 그 결산을 낱낱이 보고하였겄다. 총 60만원 거출에
훈민정음님께
떡(4만5천원)준비와 부식(4만2천원)추진 비로 9만원 드림.
농원맷돼지가든에서
30인분 산채비빔밥(4,000원)= 12만원.
동동주(1단지당 4,000원)10단지= 4만원.
도토리묵(1접시당 5,000원)4접시+부침개(1접시당 2,500원)8접시= 4만원.
슈퍼에서 윷 2세트= 4천원.
계=20만 4천원 지출.
등산로식당에서
순두부찌게(1인분 4천원)26인분= 10만원.
총지출=39만 4천원.
총잔액=20만 6천원.
이외에 각종 후원으로는
하나, 훈민정음님의 김밥 스물여나무 줄 지원.
(직접 집에서 쌈-그래서 더 맛있었나봄.^^-)
하나, 무심초님의 방울토마토 1상자 지원.
하나, 미류나무님의 과자세트 1상자 지원.
(본인 말로는 먹으며 왔다며 겸손했지만 그래도 표하나 안나고 넉넉했음.)
별첨, 유수무현, 덕성, 송파, 그라지오, 금곡, 양현식 님들의 차 덕에 교통비 지원받음.
후박나무님의 상품 후원은 회비를 안내신고로 쌤쌤이라 후원 항목에서 빠트렸습니다요.^^
그리 남은 돈 20만 6천원을 후박나무님께 드렸더니
대뜸
"산울림 준비하느라 알게 모르게 든 돈도 있을 것인디
얼마 가져요!"
"예? 그려도 되나..." 함서 슬그머니 5천원짜리 2장과 천원짜리 6장을
내 호주머니에 챙겼더란 말이지.
챙겨넣고보니 오고 가니라 다들 2만원 이상으로 쓰셨을 님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넘 뜨끔해지더라 이거여.
'후박나무님은 왜 정직한 나를 그리 유혹하야
이리 공금을 횡령하게 하냐 말여.'
더군다나 대구지하철 성금으로 낸다니 내 맘이 그렇게 쫄아들 수 없더란 말이지.
나는 님들 모르게 얼굴을 붉히며 5천원 2장을 토해냈지.
헌데, 에누리 6천원은 그냥 그대로 떼어두게 되더란 말이여.
(주머니를 털어 먼지 안나실 님들만 제게 돌을 던지시오라!)헤헤헤^^
그렇게 6천원은 내 호주머니에 그대로 남겨둔 채로 20만원은
그라지오의 손에 넘어가 대구 지하철 성금으로 기탁하게 되었네.
대구에서 그리 잠깐 오셨다 가신 님들을 생각하니
그리 성금으로 기탁하게 되어 조금이나마 면목이 서게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했다네.
그렇게 결산보고 및
후박나무님의 차맛어때에 대한 주객전도 상황에 대한
일상이 주고 카페가 부여야 하는데
어느새 카페가 주고 일상이 디밀쳐있는 현실이라...
그 개탄의 번뇌를 들으며 물빛찻집 통유리로 비오는 계룡산자락을 보고 있었다.
곧 송파님과 흐름이어라님이 먼저 서울로 출발하신다.
후박나무님,
차맛어때는 이제 지 홀로도 충분히 커갈 것이니깐
그리 너무 애지중지 껴안으실 필요 없당깨요.
후박나무의 리플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제 후박나무는 구심점으로
차맛어때의 상징성이라오.
그 상징이 축이 되고
운영자들이 살대를 이루니
축은 움직이지 않아도 굴러간다요!
글이 안올라온다고 뜸하다고 마음 달리지 마시고
완만하면 완만한 대로
정체되면 정체된 대로
이제 다 큰 아이를 지 스스로에게 맡기듯 그리 여유있게 바라보시다
한말씀 하고프실 땐 즐거이 맘 따르시고
스스로 짐을 지우시시 마시고 유쾌하시더라고요!
그리 한말씀 드렸더니
산울림이 카페주인여도 그럴 수 있을까?
하시면서 조금은 홀가분하시듯한 표정이시더라.
헤헤헤^^
후박나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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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첫댓글 산울님님....산 울리듯 흘러나오는 저 곡이 무엇이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