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골프황제 타이거우즈는 지난 7월 US오픈에서 처음으로 컷오프를 당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는 지난 5월 아버지 얼우즈를 전립선암으로 떠나보낸 충격 때문이었다. 콜린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앤디 그로브 인텔CEO 등 전립선암은 유명인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전립선암은 미국의 경우 남성암 중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전체 남성암 중 6위지만 증가율은 가장 빠르다.
이에따라 대한비뇨기과학회는 매년 9월 한 달을 ‘전립선암 인식의 달’로 정하고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확대하자는 취지의 ‘블루리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 맞는 이 캠페인을 통해 ▲전립선암환자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전립선암 사회적 비용 조사 ▲전립선암 환자의 건강을 기원하는 위시트리(Wish Tree)행사 ▲환자 교육용 리플렛 배포 ▲블루 웨이브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전개한다.
특히 17일 부산역 광장과 2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벌어지는 블루 웨이브 페스티벌에서는 혈액을 이용해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전립선특이항원(PSA) 무료 검진 및 의료진들의 무료 상담이 진행된다.
대한비뇨기과학회 김세철 이사장은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가까울 정도로 치료효과가 높은 암”이라며 “50대 이후 남성의 경우 매년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이란
전립선은 방광 아래 밤알을 뒤집어 놓은 형태의 남성 생식기이다. 출생 후에는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남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조금씩 커져서 지름 2.5cm, 무게 20g 정도로 자라게 된다. 밤알 크기의 전립선은 방광과 요도가 연결되는 부위(방광경부)의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전립선은 남성 정액의 일부(사정액의 20%)를 만들고 전립선액에 들어 있는 물질은 정자를 건강하게 만들어 임신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주변부로부터 시작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수년에 걸쳐서 성장한다. 호르몬에 민감해 혈액 속의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일단 전립선에 생긴 종양이 커지면 전립선의 피막을 뚫고 나가 방광, 정낭 등 주위조직을 침범한다. 그후에는 골반 림프절이나 뼈를 시작으로 폐, 간 등 전신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전립선암은 성장 후 인체의 중요 장기로 전이가 되면, 40∼60주 정도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1기나 2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초기에 수술할수록 성기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50대 이상은 정기검진 필수
전립선암은 1993년 162명에서 2004년 920명으로 증가율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전립선암 환자들은 배뇨장애 등의 증상을 느끼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8월 한달 동안 전국 19개 대학병원을 내원한 전립선암 환자(50∼80대·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 실태조사에서 배뇨장애 등의 자각증상을 느끼고도 평균 9.5개월 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최초병기가 1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33%인데 반해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경우 18%로 조사되어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병기가 낮았다.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자각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은 소변을 보기 힘들다(60%),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20%), 소변을 자주본다(13%)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노화의 일종이라 생각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 10명 중 6명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했으며 이 중 1명 정도만 전립선암을 의심했다고 한다. 자각증상을 느끼고 1개월 내에 병원에 방문한 환자 중 23%는 치료가 용이한 전립선암 1기인데 반해, 2개월 이상 지체한 환자의 96%가 2기 이후로 진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기검진은 혈청의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나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1기에서는 PSA 검사로 확인이 가능하고 직장수지검사로는 2기부터 발견할 수 있다.
■서구식단이 병 키운다
전립선암의 원인으로는 가족력, 서구적인 식습관 등을 꼽는다. 특히 서양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은 것도 식습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점점 식단이 서구화되기 때문에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이다. 특히 삼겹살과 같은 기름기가 많은 육류는 전립선에 좋지 않다.
따라서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고신대의대 비뇨기과 류현열 교수는 “전립선에 가장 좋은 음식은 토마토”라며 “하지만 전립선에 좋은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을 많이 섭취하려면 반드시 익혀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코펜은 잘 익은 토마토 등에 존재하는 일종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로 보통 1Kg의 신선하고 잘 익은 토마토에서 0.02g 정도를 얻을 수 있다.
감귤에 들어 있는 ‘페릴릴 알코올’도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카로틴’ 성분이 풍부한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가스와 같은 녹황색 야채도 자주 섭취하도록 한다. 또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이 많이 함유된 식품 역시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양념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마늘과 양파 등도 권장되는 식품이며 녹차도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도 권장할 만하다. 등푸른 생선에 있는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성분도 전립선암의 세포수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