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차의 효능
연과 연차
‘여름에 연꽃이 처음 필 때, 아침이면 피어나고 저녁이면 오므라든다. 운이는 작은 비단 주머니에 엽차를 조금 싸서, 저녁에 화심(花心)에 놓아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이것을 꺼내서 샘물을 끓여 차만들기를 좋아했다. 그 차의 향은 유난히 좋았다.’
<<부생육기>>에 나오는 중국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여인이라는 운이의 연화차 이야기다. 가난한 선비의 아내로 좋은 차를 구하지 못한 여인은 연꽃 속에 차를 넣어 그 향을 배게 하였다. 새벽 첫 샘물로 우린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사랑과 정성 그리고 지혜가 돋보이는 차, 연화(蓮花)차.
요즈음 이 차의 향기가 세속에 찌든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청량하게 하고 있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 연꽃을 따서 그 안에 차를 넣어 잘 봉한 후 냉동하였다 큰 다완에 넣어 물을 부으면 꽃잎이 하나씩 피어나며 차가 우러난다. 다완 가득 연꽃이 피면 표주박으로 찻물을 떠서 찻잔에 나누는 연꽃차는 차를 내는 모습과 그윽한 향으로 차 행사의 꽃이 되고 있다. 그 옛날 한 여인의 지혜가 세월의 힘을 빌어 꽃 채로 다가와 우아한 자태와 은은한 향으로 다시 떠오른 것이다.
연은 현대에 다시 각광 받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식물이다.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부위가 이용 가능하다. 현대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성인병과 정신의 안정에도 효과가 있으며 피부건강에 매우 좋다.
연의 모든 부위는 차로 음용이 가능하다. 꽃잎에 차를 넣은 연꽃차와 차에 연향을 배게 한 연향차, 연잎과 줄기를 썰어 말린 연잎차, 연근을 말려 가루 낸 연근차, 연자 가루로 만든 연자차 등이 있으며, 청정하고 맑으면서도 아름답고 그윽한 향과, 무더위를 가시는 듯한 짙푸름으로 한 여름 다화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의 식물학적인 특성
연은 학명은 nelumbo nucifera gaertnfh로 원산지는 이집트, 인도이며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연꽃을 이용했다는 자료가 있으며 2천년 된 씨앗이 발아하기도 했다.
꽃말은 군자, 다산, 행운, 순결, 청정, 고고한 자태, 번영이다.
수련과의 다년생 수생초본으로 연못에서 자라고 논과 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근경은 굵고 옆으로 뻗으며 마디가 많고, 백색이며 가운데에 공동이 있다. 잎은 뿌리에서 나와 잎자루가 1-2m로 길며 물위에 나오고 지름 40cm내외의 둥근 방패 모양으로 톱니가 없다.
꽃은 백색과 홍색으로 7-8월에 피는데 황색과 청색 연꽃도 있다. 뿌리에서 꽃줄기가 나와 줄기 끝에 15cm-20cm의 꽃이 한 송이 핀다. 꽃받침은 4-5조각이며 황색으로 소형이며, 꽃잎은 여러 개로 타원형이다. 과실(연실)은 견과로 타원형이며 검게 익는다.
생육에 적당한 기온은 20-30도이며 15도 이상의 평균 기온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곳으로 우리나라는 전국이 가능하다. 잎은 7-8월에, 연뿌리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꽃과 과실은 7월-10월에 채취한다.
영어로 Latus 하면 연과 수련을 의미한다. East Indian Lotus는 연이며 인도의 국화로 고대 민속에서 여성의 생식을 상징하며 힘과 생명의 창조를 나타내고 풍요와 번영, 장수와 건강의 심벌로 삼았다. 인도에서는 B.C. 3천년경의 것이라고 추정되는 연꽃의 여신상이 발굴되었고 이 여신이 연꽃 위에 서서 연꽃을 쓰고 태어났다고 한다. 나일강변의 수련과 그리스신화에서도 사랑과 생식의 상징이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을 알리는 꽃으로 극락세계에서는 연꽃 위에 태어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부처상이나 스님이 연꽃 대좌에 앉는 풍습이 생겼으며 ‘염화미소’ 의 화두가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모습을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의 꽃으로 표현하며, 다산의 징표로 삼았다. 또한 불교에서는 극락세계를 신성한 연꽃이 자라는 연못으로 생각하여 사찰 경내에 연못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을 상징하는 심청전의 연꽃 이야기가 있고, 도, 성, 4대문 밖에는 연못을 만들고 연을 심어 외부의 화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곳곳에 늪을 파서 연꽃을 키웠기 때문에 대부분의 못이 연못이라고 불렸으며, 동대문 밖 연못은 연꽃 피는 소리가 대포 쏘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지는 전주의 덕진공원과 무안의 회산 방죽, 삼척의 연적지. 경주 서출지. 김천의 묘광연못, 정읍의 피향정, 서울의 보라매 공원과 창덕궁, 일산의 호수공원, 양평의 양수리 등이 있으며 아산 인취사 혜민스님의 주도로 인취사와 나로도 등지에서 차를 위한 백련을 재배하고 있다. 무안회산의 연꽃대축제와 아산 인취사의 백련시사, 망월사 달빛 연차회 등 연을 위한 축제도 있다.
연의 약리작용과 이용
연꽃
연꽃은 더위를 풀고, 주독을 제거하며, 어린이들의 경기에 썼다. 몸을 가볍게 하고, 낯빛을 곱게 하며 향에 넣으면 좋다. 특히 연꽃의 화예는 대단한 약재로 연수라 하는데 누시페린을 함유하고 있어 유정, 대하, 빈뇨에 효과적이다. 백련꽃은 무독으로 이 꽃에 차를 넣어 만든 백련향차가 있다.
연잎
연잎은 항균작용과 혈압강하 작용이 있으며, 위장기능 촉진과 지혈효능도 갖추고 있다.
항균작용은 주로 티프스균과 적리균에 대한 작용이며, 혈압 강하작용은 혈관작용으로 완만한 강하가 되며, 만성의 결장염, 위장기능실조에 따른 설사에 효과적이다. 연잎의 수렴작용에 의해 지사와 지혈의 효과가 있으며 야뇨증에도 응용된다.
둥글고 큰 연잎을 부용이라 하는 데 미녀의 대명사로 쓰이는 까닭은 잎이 깨끗하기도 하지만 연잎이 피부미용에 좋기 때문이다. 일본의 옛 결혼식에는 연밥요리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것은 연의 강정효과로 연잎으로 죽을 쑤거나 술 혹은 차를 상복하면 정력증강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연잎에 맺힌 이슬로 끓인 차를 ‘하로차’ 라 하며 연잎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하고 찹쌀을 누룩으로 버무려 연엽주를 담그기도 한다. 인취사의 원만행 보살의 찹쌀, 콩, 흑임자, 은행. 잣, 호두에 연잎과 연자를 넣고 창포 삶은 물에 밥을 지어 연잎에 싸서 다시 쪄내는 선식을 만드는데 차와 잘 어울리는 영양만점의 이동식 차도시락으로 유명하다. 오이지와 다양한 꽃을 넣어 만든 간장에 찍어 먹으면 연과 하나되는 듯한 독특함이 있다
연근
연뿌리에는 탄닌, 아스파라긴, 비타만C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수렴작용이 강하며, 출혈시간을 단축시킨다. 예전에는 연뿌리로 두부를 만들어 먹었고. 강판에 갈아 생즙을 지혈제로 마셨으며, 그 생즙에 생강즙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감기치료제로 사용했다. 코피가 날 때 연뿌리 생즙을 소금에 타서 마시면 즉시 효과가 있다.
연근으로 차를 만들거나 죽을 쑤어 먹으면 비생리적으로 순환정체된 어혈이 풀린다. 연뿌리를 썰어 넣고 쌀을 함께 끓이는 연근 죽은 소화를 촉진시키며. 심신을 상쾌하게 한다. 연근정과나 연근떡 등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생즙의 효과가 뛰어나다.
연자(蓮子)
계속 잇는다는 뜻의 연과 자손의 자와 발음이 같아 자손의 번창을 뜻하며 단백질이 우수한 영양식품이다. 한방에서는 자양강장, 신체허약, 설사병, 몽정 등의 약재로 쓰고 있다. 특히 연자는 천년 이상의 수명을 지니고 있으며, 발아율 100%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연자차는 여성의 피부색을 곱게 해줄 뿐 아니라 여드름이나 주근깨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며,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약해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유효하다.. 체질이 허약하고 빈혈이 있으며 가슴이 뛰고 불안한 사람은 연자에 꿀을 넣고 달인 뒤 하루에 두 차례 복용하면 활력이 생긴다.
연자를 가루 내어 멥쌀과 함께 죽을 쑤거나 술로 빚어 상복하면 즐겁고 걱정이 없어진다고 한다. 연밥장아찌, 연자당으로 먹기도 한다.
연방(蓮房)
연꽃의 꽃받침으로 월경과다. 부정기적 자궁출혈, 임신 중 출혈로 유산의 징후가 보일 때 태워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연방죽은 여름철 더위와 설사에 대단히 좋다. 피부 미용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