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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04
씬1. 510호 현관 앞, 계단참 (저녁)
부동산 아줌마, ‘한민국’ ‘이애리’ 한사람씩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놀래 입 벌어진다.
이애리, 안되겠다 싶어 다시 초인종 초조하게 누르는데
부동산 : (나름 친절하다) 510호, 옥상에 있던데요?
이애리 : !!
한민국 : !!
이애리, 한민국 시선 동시에 치켜뜨듯 천장(옥상)을 향한다.
부동산 : (호기심에 한 두계단씩 내려오며) 조기,. (조심스레) 두 분 이혼하신거 맞아요?
한민국 : (끙)
이애리 : (대답 않고)
한민국 : 내가 먼저 만나고.
이애리 : 먼저 왔어요 내가.
한민국 : ! 좋아. 그럼 같이 올라가!
둘, 계단 차지하고 서있는 부동산 비켜 올라간다.
부동산 : (급한듯) 쩌기요.
둘 : ? (돌아본다)
부동산 : 바뿌세요 지금?
한민국 : (바뿌다) 네.
부동산 : 그쪽 말고, (시선 이애리쪽에)
이애리 : ,.저요?
부동산 : (수줍다) ,.싸인 좀 부탁해도 되여?
이애리 : (이 상황에?!) ,. 아 예,.
부동산, 얼른 주머니 뒤져 보는데, 펜도 종이도 없다.
이애리 : 종이는 저 있는데,
부동산 : (한민국을 본다. 펜 있으면 내놓으라는 뜻)
한민국 : (시선에 밀려, 뒤진다. 마침, 있다 펜이.)
부동산 : (얼른 낚아채서는 애리에게 건낸다) 싸인옆에 날짜도 같이 적어주고요.
이애리 : (날짜도 표시 해준다)
부동산 : 고 옆에 장소도 이왕 써주시고요. 어디서, 어떡허다, 만났다 뭐 그런거.
이애리 : (고개 든다) !
한민국 : (!!) 아주머니! 집사람이 아무리 공인이라지만 너무 하시는거 아네요? 어디서? 어떡허다?
아니, 그럼 뭐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 옥상 문전에서, 얼결에! 반가워요! 뭐 그렇게라도 써달라는거에요 뭐에요?
부동산 : 이제 그쪽 마누라도 아니잖아요? 뭔 상관이래?
한민국 : (씨.) 지금 이사람 마음이 싸인 해주고 싶은 심정이겠냐고요?
부동산 : (한 술 더뜬다) 누구때매 그래요 애리씨가?! 더구나 위자료 한 푼이라도 덜 줄라고 싸우고 있는 주제에?!!
한민국 : ?!! 주,주제?!!
이애리 : (참으라는,. 저도 모르게 한민국의 팔을 잡는다)
부동산 : 아 막말로 내가 두 분 지금 여기 같이 있는거, 뭔 일로 왔능가는 모르지만 핸드폰으로 찍어 인터넷에라도 올려봐요?
아니지! 연일 신문이고 방송이고 틀면 두 사람 얘기 꽉꽉이 나오는데, 방송국 신문사에라도 팔아봐요?
내 한달치 복비 이상을 벌고도 남을텐데, 그딴 짓 안 하고 그저 순수한 맘으로 팬이었던 애리씨한테
‘세세하게’ ‘특별하게’ ‘이순간’ 싸인 좀 부탁 했기로소니!!? 맘에 안들어요? 아 (뒷춤서 핸드폰 꺼내는 시늉)
그럼 몰래 핸드폰 사진이나 한 방 찍히고 말든가. 여가 어딘지도 다 나올테고, 날짜도 다 한 번에 표시 될테고
뭐가 걱정이래?!!
이애리 : 해드리께요. (웃어보인다) 여기다 하면 되죠?
한민국 : (식식 숨고른다)
부동산 : (곰방 얼굴 화색되서는) 아 이름, 제 이름도. 아니다. 이촌부동산이라고 예, 거기다 이.촌.부.동산.. 예에..(맘에 든다)
이애리 : 부동산 하세요?
부동산 : 예에~ (싸인 받은거 소중하게 품에 안고는) 힘내서 꼬옥 이기세요. (한민국 한번 짝 째려준다.)
한민국 : (마주치기 싫다. 시선 돌린다)
부동산 : (애리에게만) 화이딩~(신나서 팔랑팔랑 내려가고)
갑자기 조용해진다.
둘, 남는다.
씬2. 동-옥상 (저녁)
변 혁, 우이경, 옥상문쪽으로 걸어온다.
변 혁 : 의뢰인 앞에서는 서로 아는 척 하기 없기다. 법정에서두 물론이고.
우이경 : (기세 등등) 바라던 밥니다. (흥!!)
변 혁, 다짐받고는 옥상 문앞에 멈춰선다.
우이경도 멈춰선다.
씬3. 동-계단참. 옥상 (저녁)
식식 마저 올라와 옥상 문 앞에 멈춰서는 한민국. 뒤에 이애리.
한민국 손잡이 잡는다.
한민국 : (손잡이 돌리려다, 한마디 톡 쏜다) 천지사방에 아군 많아 좋겠어?
이애리 : (빤히 본다) 앞에 서있는 사람두 내 아군인가요 그럼?
쳇, 못마땅한 표정짓고 한민국, 마침내 돌리는 손잡이.
옥상쪽에 있던 변 혁도 손잡이 돌린다.
한민국, 힘주어 옥상문 밀고. 변혁도, 힘있게 당기려는데, (둘 힘주는 방향이 같다)
너무 쉽게 뒤로 확 밀쳐지며 밀리는 변 혁. 문 뒤로, 문과 딱 붙어 후진된다. 다칠 뻔.
우이경 : (헉) !!??!? (얼어 붙어 서있다.)
변 혁 : (문 뒤에서 나오려는데)
한민국 : (어?) 꼭 기다린거처럼 서있네?
정말 기다린듯이 꼼짝않고, 정면으로 서있는 우이경 전신.
의아한 한민국, 이애리.
더 놀라는 우이경. 이애리 보고, 한민국 보고, 그들의 투샷보고.
우이경, 정신이 번쩍 든다.
한민국 목소리 들은, 문 뒤에 붙어 선 변 혁도 긴장해 서있다.
우이경 : 이,이이일단 내려 가죠.
한민국 : 왜- 그 좁아터진 집구석보다 여기, (우이경 뒤 옥상 광경 눈독 들인다.) 옥상 넓고 시원해 좋네. 같이 올라가자고?
우이경 : 이렇게 아무 때나 시도때도 없이 쳐들어 오는거 삼가해 주세요. 여기가 변호사 사무실도 아니고,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한민국 : 누가 변호사 아니랠까봐 법 좋아해 참. 이왕 온거 가라고 그럼?
이애리 : (표정 식는다) 나중에 보자 그럼.
우이경 : 누가 너 말해?
이애리,한민국 : ?
우이경 : 친구는 아무 때나 친구집에 찾아올 수도 있는거지!
한민국 : !!!!!? (화도 나고, 서운도 하고)
우이경 : 의뢰인은 아무 때나 변호사사무실에 찾아, 올,수도 있는 거고.
한민국 : (쬐금 기 편다) 아 그니까,. (확 더 문 밀치고 올라선다)
변 혁 : (이마 찧는다)
한민국 : 옥상에서 얘기 하자고! 여긴 당신 집 아니잖어? 여기 다 510호 꺼 아니잖어!? 여기 몽땅 510호 천장이야?
우이경 : (변 혁을 제대로 가려준 옥상문 확인한다) 셋이서 뭐하자는 건데요 대체??
한민국 : 내가 언제 셋 말해? 나하고 당신. 이 여자 빼고.
이애리 : 내가 먼저 왔다고 몇 번을 말해요?
한민국 : 간단해 내 용무는.
이애리 : 순서 지켜요 그래도.
한민국 : 난 이제 요만한 일에도 당신한테 지고싶지 않아. 당신한테 밀리고 싶지 않어.
이애리 : 한번이라도 나한테 지고 살았음 말도 안해.
한민국 : 그러니까 하던대로 하자고, 해오던 대로. 살던대로. 당신이 양보해.
빤히 둘의 티격태격 모습을 보고선 우이경. 변 혁때매 안되겠다 아무래도.
우이경 : 저기 두분 그럼, 이혼전에도 못다한 부부싸움 마저 계속 하시고, 저는 바뻐서 그럼. (계단쪽으로 나가려 든다)
한민국 : 아줌마-
우이경 : (밀치고 나간다. 내려간다) 변호사가 무슨 소용에요? 부부가 머리 맞대고 박터지게 싸워보는게 훨 낫지.
그래두 서로 한때 사랑했던 사인데.
한민국 : 어디가? (따라 내려가고)
이애리 : (남아서) ..,
변 혁 : (문 뒤에서) ..,
씬4. 동-계단들. 동 현관입구 (저녁)
우이경 : (성큼성큼 내려간다) 보아하니 아직 덜 싸웠네.
서둘러 내려가 집앞에 잠시 섰다가, 아니지!!
곧바로 4층, 3층으로 직행해 내려가는 우이경.
우이경 : 머리 꾸댕이도 안 잡혀봤죠 아직? 육탄전 안 벌여봤죠?
자존심들만 내세우고 제대로 창자속까지 끄집어내 속엣말 안해봤죠?
한민국 : (따라 내려간다) 거까지 다 하고 너덜너덜해져서 이혼하면 좋아?
우이경 : (멈춰선다)
한민국 : (멈춰선다)
우이경 : 우리 법정 싸움 시작되면 너덜너덜 해질거에요.
한민국 : 걸레 되야 한다구?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나두?
우이경 : 당신이 돈을 한푼도 안주려고 하면 할수록. 대표님이 돈을 대표님 자신보다 사랑하면 할수록.
한민국 : (본다. 쳇)
동 현관입구다.
우이경 : 애리 사랑하는 마음, 아직 남아있죠?
한민국 : ! (대꾸 안한다)
우이경 : 애리가 대체 얼마큼 미운데 그래요?
한민국 : (무지 많다) 저-기 오지 깡촌, 시골 하늘에 별 만큼.
우이경 : ! 애리 사랑하는 마음은?
한민국 :서울 하늘에 별 만큼.
우이경, 고개 들어 밤하늘 본다. ‘별’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한민국 : (씨익) 없지 하나두?
우이경 : (한민국 코 앞으로 가 선다)
한민국 : (왜이래 이 여자가?)
우이경 : 낮에는, 별이 없어서 안 보입니까? 당신이 아직 애리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알려줘요?
한민국 : (꿈뻑 꿈뻑)
우이경 : 애리가 미운만큼, 아직 애리 좋아하는 거에요. 시골하늘에 총총히 박힌 무-지많은 별 만큼,
아직 애리 좋아하고 있다구요 대표님은!
한민국 : (헛웃음) 말두 안돼.
우이경 : 변호사 찾기 이전에, 애리하고 제대로, 터놓고 얘기해 보는게 어때요?
한민국 : (발끈) 머리 꾸댕이! 육탄전! 창자속!! 걸레!! 거 해보란 얘기야 지금?!!
우이경 : 우리 애리, 말 안통하는 여자 아닙니다?!!
한민국 : (본다) 애리 변호사 같어 지금.
우이경 : (그런가?)
한민국 : (삐친다)
씬5. 옥상 (저녁)
이애리, 여전히 그 자리에 선채로 있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무언가 눈에 들어온다.
‘법의 여신상’ 모양이 달린 핸드폰 고리. 시선 주다가,.
이내 아래로 내려가는 이애리.
변 혁, 그제사 문 뒤에서 나온다. 숨이 멎을 뻔 했다.
옥상 가장자리로 가 아래 내려다본다.
우이경, 식식대고 뭐라뭐라 떠들어대며 앞서 걸어나가고 있고.
그 뒤를 한민국 뒤따른다.
아직 이애리는 보이지 않는다.
이애리 나오기도 기다리고 있는데, (변 혁의 뒷모습)
이애리, 다시 옥상문을 열고 나온다. 어둠속에 저멀리 서있는 남자의 등뒤모습 눈에 들어온다.
부동산이 널어논 이불홑청이 살랑살랑 ‘남자’를 가렸다 보였다 만든다.
핸드폰 열어 ‘변 혁 변호사’ 라고 되있는 번호 누른다. 신호 가는 소리.
여전히 등 보이는 있는 변 혁 모습.
씬6. 510호 거실 (저녁)
천천히 카메라 들어가면
식탁위에 놓인 변 혁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빈 공간에서 혼자 계속 울린다.
씬7. 동-옥상 (저녁)
이애리, 들고있던 핸드폰 내린다.
남자의 등을 보다,. 돌아선다.
씬8. 동-아파트 마당 (저녁)
우이경, 앞장서 가다 문득, 한민국의 뒤를 궁금해 한다.
우이경 : (한민국 혼자 오는 것 보고) 애리는 어쩌고요?
한민국 : (그제사 돌아본다. 없다)
우이경 : 이혼한 마누라라도 쫌 챙기면 어디 덧나요? 웬수 되 헤어진 것도 아닌데?
한민국 : 웬수, 되고 안되고는 앞으로에 달렸어.
우이경 : 근데, (뚝 멈춰선다) 이 시간에, 왜 온거에요 대체??
한민국 : (멈춰선다)
우이경 : 왜요?
한민국 : (이유 있지만) 아, 뭐 뭐,그냥.
우이경 : 에? 이 난리를 쳐놓고 뭐,그냥? (진짜 이해안되는 인간이다!!)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다음부터는 절대 집으로 오지 마세요.
한민국 : (본다) 내가 무슨 난리를 쳤는데? 난리 친거 없는데 나는?
우이경 : (핸드폰 꺼내 든다) 이거 있잖아요? 이걸로 24시간 상시 대기중 할테니까
절대, 집으로는, 집앞으로는, 집 근처로도, 오케이?
한민국 : (빤히 보다) 집에 뭐 콤플렉스 있나?
우이경 : (휙 뒤돌아선다) 아 없어요 그런거!
한민국 : (표정)
씬9. 동-510호 안 (저녁)
변 혁, 얼른 안으로 들어와 문 잠근다.
물 한컵 들이키고, 식탁위에 놓인 핸드폰 보는데. 방금 부재중전화가 와있다.
변 혁 : !! (이애리다)
씬10. 동-아파트 마당+510호 안 (저녁)
핸드폰 벨이 울린다. 변 혁이다.
받는 이애리.
이애리 : 네.
변 혁 : 제가 전화를 못 받았었나봐요? 어디세요?
이애리 : 어디신데요?
변 혁 : (표정)
이애리 : (표정)
변 혁 : 왠지 저랑 가까운 곳에 있을것 같은데, 차나 한잔 할까요?
이애리 : (표정. 고민한다)
이애리 발견한 우이경, 다가온다.
이애리 : (우이경 본다) 잠깐만요.
우이경 : 잘 왔어. 얘기 좀 해. 너 나 보고 가.
한민국 : !! (우이경 본다)
이애리 : (그런 한민국 본다) 나중에 봐. 약속 생겼어.
한민국 : 잘 됬네.
우이경 : (한민국 본다) 가봐요 그만.
이애리 : 다른거 없어. 잘 해봐 두사람. 나 신경쓰지 말고. 그 얘기 하려고 온거였어.
우이경,한민국 : ! !!
이애리 : (다시 핸드폰에 대고) 어디서 볼까요 그럼? (차로 걸어가고) ,.네.
남은 우이경, 한민국.
우이경, 이애리 뒷모습에 대고 외친다.
우이경 : 그렇게 쿨한 척, 아무렇지 않은척 고만해- 나 너 친구야. 내가 너를 몰라?
이애리 : (멈춰선다)
우이경 : 얼마나 좋아해서 한 결혼이야? 니가 그렇게 신나하던 배우일 관둘만큼 진심이었잖어? 니 전부를 걸었잖어!
남들처럼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돈 많은 남자여서, 이뿐 여자 재벌하고 맺어지듯, 투자하듯 한 결혼 아니잖어-!!
왜 이혼할때는 마치 그런 여자였던것 처럼 행동하는데?!
이애리 : (표정)
우이경 : (마음 아프다) 니가 얼마나 설레여했는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너 그런 얼굴 처음 봤는데, 생각안나?
기자들때매 우리집에 도망치듯 불쑥 찾아와서 이 남자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일먼저 나한테 말해줬던거?
너 아직 나한테 찾아와서 이남자가 얼마나 싫어졌는지, 재수없어졌는지, 살기 싫어졌는지 한번도 말한적 없잖어?!!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두 지금 이런 니 모습이 믿기지 않어!? 거짓말 같어?!
이 사람두, 너두, 아직 끝내야 할 사람들로 보이지 않어!?!
한민국 : !
이애리 : (눈가가 반짝인다.)
우이경 : 변호사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두사람 문제에 변호사를 끼우는게 최선이야?
정작 서로가 더 해야될 얘기를, 두사람 지금 변호사한테 하려는거 아니야!?
이애리 : (다시 걸어와 우이경 앞에 멈춰선다.)
우이경 : (본다)
이애리 : (간신히 웃어준다) 친구라고 봐주지 마. 법정에서 보자.
이애리, 돌아서 가고.
우이경 : (속상해 죽겠다) 왜 너답지않게 재산분할 어마무시하게 요구하면서 제대로 한이불 덮고 산 남자한테 너 아니게 구는데?!
천 억씩이나 그 많은 돈 달래서 뭐 할껀데 너-?!!
이애리, 차에 오르고.
한민국, 우이경 봤다, 이애리 봤다, 우이경 본다. 다시 봤다.. 대단한 여자들.
떠나는 이애리의 차를 보는 우이경.
이애리차. 한민국차(오류동 타고있다 나와선다)를 지나쳐 아파트 마당을 빠져 나간다.
카메라 쭉 빠져 뻘쭘하게 서있는 세사람과 5층 창가에 변 혁까지 보여진다.
씬11. 이애리 차 안 (밤)
운전중인 이애리. 눈가에 점점 고이는 눈물. 그러면서도 희미하게 미소가 번진다.
이애리 : 당신,. 훌륭한 변호사를 구했네.
야경속으로 뭍히는 이애리의 차.
서울 하늘에 별이 한 개 간신히 떠 반짝인다.
씬12. 이촌아파트 (밤)
이촌 아파트의 하늘에도 별이 한 개 반짝인다.
아파트 마당도 텅 비어있다.
씬13. 510호 서재 (밤)
우이경, 누워 꿈뻑꿈뻑 한다. 변호사 뱃지 꺼내 누운채 한동안 들여다본다.
씬14. 한민국 집 전경 (밤)
2층 베란다에 나와 선 한민국.
우이경E : 낮에는, 별이 없어서 안 보입니까?
눈을 들어 밤하늘 올려다본다. 까만 서울의 밤하늘.
씬15. 우이경아파트 전경 (아침)
씬16. 동-510호 침실 (아침)
변 혁, 출근준비 마치고 침실에서 나가려다 생각난듯, 어제 입은 바지(옥상에서 입었던) 주머니 뒤진다.
법의 여신상 핸드폰고리 나온다. 근데 1개 뿐이다.
더 뒤져 보지만, 1개 뿐이다. 이상하다.
아래 바닥들 살펴 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씬17. 동-거실 (아침)
역시 출근차림으로 서재에서 나오는 우이경.
기다리고 서있는 변 혁.
변 혁 : (법의 여신상 들어보인다) 선물.
우이경 : (뭔가 본다)
변 혁 : 너랑 둘이 똑같이 지닐려고 두 개 샀는데, 하난 어딨나 안보인다. 일단 너부터 가져.
우이경 : 바보니?
변 혁 : (승질) 아침부터?
우이경 : 변 변이랑 나랑 똑같이 핸드폰에다 이걸 달고 다녀? 사이좋게?
그러다 애리나 한민국이 보면 어쩔려구 사이좋게 이걸 똑같이 매달고 다녀? 싹 모른척 하잘땐 언제고?
변 혁 : ,.그런가.
우이경 : 변 변이나 해.
변 혁 : 너 줄려고 산거라니까? 초짜인 너한테야말로 딱이야. 봐. 눈도 가리고 있고, 저울질도 잘하지?
우이경 : (택도 없다) 쭉쭉빵빵 여자 좋아하잖어? (안 받고 나가버린다)
변 혁 : (남아서) 하참.,
씬18. 대한운용 빌딩 로비
안으로 들어오는 우편배달부. 편지봉투 들고, 로비 통과해 들어간다.
씬19. 대보
로비 소파에 여유있게 앉아 커피 마시는 변 혁.
오영탁, 다가와 더 느긋(거의 오만에 가까운 자세로)하게 옆 앉는다.
오영탁 : 잘 되 가시나 변 변? (저쪽에 대고) 나두 커피 한잔만.
변 혁 : (신문 들추기 시작한다) 오늘쯤 도착할 겁니다.
씬20. 동-25층
안내데스크 앞으로 가 멈춰서는 우편배달부.
오류동, 한민국 기다리며 서있다.
우편 : 한민국 대표 앞으로 법원에서 우편물이 왔는데, 직접 싸인하셔야 하거든요?
오류동 : 예 잠시만요. (인터폰 누르려는데, 나오는 한민국) 마침 나오시네요.
우편 : (편지 건낸다) 여기 싸인 좀 해주시죠?
한민국 : (편지 받아들고 보낸 사람 확인하는데) !!!
오류동 : (어깨너머로 본다)
서초동, 서울 가정법원이다.
둘, 긴장의 표정 역력하다.
씬21. 대보로비
오영탁 : (신문 한 귀퉁이 봐가며) 옛날에 미쓰우 커피 참 잘 탔는데 말야?
변 혁 : 미쓰우요?
오영탁 : 왠 시치미? 미쓰우 몰라? 자네랑 붙는 저쪽 미쓰우, 그 미쓰우-
변 혁 : 아,. 우 변호사요?
오영탁 : (곧 죽어도) 미쓰우랑 변 변 예전에 사귄다는 소문 사실이었어? 같이 살았다는 말까지 있어?
변 혁 : (신문서 시선 떼고) 오변호사님 얼마전에 이혼하셨다면서요?
오영탁 : (히익-?) 어,어떻게 알았어? 회사서 아무도 모르는데?
변 혁 : (본다)
오영탁 : (갑자기 저자세) 부,부탁이야 변 변. 여기서는 아직 아무도 몰라. 대표님도 그렇고 이혼했다 그럼 나 앞으로
이생활하는데 지장있어. 부탁인데, (손가락 입에 대고) 쉬잇- 자네만 알고 (부들부들. 주변 살핀다) 제발 쉬잇-
(소리죽여) 근데 누구한테 들었어 그 소린?
변 혁 : 대표님, 이랑?
오영탁 : (히익-!!) 또?
변 혁 : 파트너, 들?
오영탁 : (일그러진다) 또?
변 혁 : 미쓰,. 김,이,박,오,최,배,,신.
오영탁 : (미치겠다) 또-?
변 혁 : 저만 알면 다 아는 거라던데요?
오영탁 : (씨이!!. 고개 푹 숙인다)
변 혁 : (신문 차곡차곡 접는다) 세 번째 결혼은, 어떡허든, 버티셨어야죠.
(일어서 간다) 우리 로펌 이혼 전문은 따로 있는데, 왜 굳이 전 불러들이셨는지 대표님도 참..
고개숙인 오영탁 앞에 조용히 커피잔 내려놓고 가는 누군가(여).
주변 눈치보며 간신히 고개드는 오영탁. 꿍시렁꿍시렁 입모냥. 변 혁이가 미워 죽겠다.
씬22. 플라워 샵
꽃을 고르는 변 혁.
자기 핸드폰에 매단 ‘법의 여신상’ 잠시 바라본다.
씬23. 우이경 사무실 복도
꽃 한송이 뒤춤에 두고 우이경 사무실을 향하는 남자의 뒷모습.
씬24. 동-사무실
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남자,
교장샘 : 우리 이경이, 일 열심히 하고있나?
우이경 : (고개들고, 반색) 교장새임--!!
책상뒤에 앉았다가 벌떡 일어나 의자 디디고, 책상 밟고 번쩍 서서 환호.
우이경 : 새임요. 와 이제야 오십니꺼? 지가 개업했다꼬 오시란지가 반년이 넘어가는데!!
교장샘 : (환하게 웃다가) 니 퍼뜩 몬 내려오나?
우이경 : 와요? 반가와 그라는데?
교장샘 : 니 안즉도 치마 입고 책상우 올라가뿌고, 인자는 체육복 바지도 안입고 올라가삣네? 다친다 안카나?
우이경 : 하이고 누가 들으믄 샘이 지 무지하게 이뻐해준 줄 착각하겄구마. 내 교장쌤한테 맞은 몽둥이가 맻 댄데? 함 시어보까?
교장샘 : 시어봐라.
우이경 : (엉덩이만 반쯤 돌아보인다) 여가 짝궁댕이 된게 누구때무인데? 몽둥이를 칠라카모 양 궁둥이 공평허게 치야지
한쪽으로 치우치 때리삐 짝짝이됬다 안카나. 내 이제 시집은 다 가삣다!
순간, 입 쩍 벌리고 입구에 서있는 한민국.오류동. 법원서 받은 서류 들고있다.
우이경, 눈 마주친다. 말없이 조용히 책상에서 내려온다.
교장샘 “?” 한민국을 돌아본다.
교장샘 : ! (좋아서) 니, 환자 오셨다!
한민국 : (화,환자?!)
우이경 : 환자 아이다.
교장샘 : 변호사문 참 환자 아이지, 의산줄 알았다 순간. 같은 ‘사’자 아이가?
한민국,오류동 : (말문이 막힌다. 두사람 모습)
한민국 : 시집 또 가게?
교장샘 : (우이경에게) 이 환자 이 뭔 소리고?
우이경 : 아이다. (교장샘 안내하며) 나가서 좋아하는 냉코피 사주꾸마 쌤. 여긴 더워서 쪄죽는다 새임요.
자꾸 한민국에게 시선 주고 안 나가려는 교장샘을 밀며 밖으로 나가는 우이경. 한민국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눈짓 신호 보낸다.
한민국 : (남아서) !
오류동 : (풋, 웃음 참는다)
한민국 : 그럼 우리는 기다리면서 여기서 쪄죽으라 소리야 지금?
오류동 : (눈으로 선풍기 찾는다) 근데 사무장님은 어디 가셨지?
선풍기 찾아서 한민국 쪽으로 돌리려는데,
선풍기 모가지가 톡 부러져 바닥으로 구른다. 민망하다 오류동.
씬25. 커피전문점
세게 시원하게 에어컨 나오고 있는 커피전문점.
테이블에 마주앉은 우이경, 교장샘.
우이경 : (흥분해 냉커피컵 내려놓는다) 뭐라꼬요?!!
교장샘 : 그래도 명색이 니가 변호사니께 내용증명 하나만 써주무 안되꾸마? 학교 아 덜이 그 항공학원땜시 억울해 죽을라칸다.
우이경 : 아 덜이 항공학원은 와 갔는데예?
교장샘 : 여상 나와가꼬 경리하기 싫다 그거지 뭐꼬? 졸업하믄 스튜어디스 시켜준다꼬 학교 아 덜한테 접근해삐
1인당 300만원씩 받아 쳐 묵고는 입 싹 씻어삣다 안카나? 내는 우리 아그들 눈에서 눈물나게 하는 사내시키들은 몬본다.
우이경 : 걱정마이소. 거 때매 오셨씀니꺼?
교장샘 : 하모. 봐하니 학원한다는 눔들이 좀 이상타? 죄 시커머이 험상시런 놈들 뿌이고,
첨에 강사한다는 여자들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카이?
우이경 : (식식 콧김세진다) !!!!
씬26. 우이경 사무실
선풍기 모가지 어떡허든 붙여보려고 애쓰고 있는 오류동.
더운데다 기다림의 한계를 보이는 한민국.
한민국 : 변호사 사무실을 언제까지 이렇게 우리가 들락거려야 하는거야?
오류동 : (선풍기 모가지와 씨름해가며) 이 모가지가 이게이게
한민국 : 변호사더러 우리 사무실로 오라고 하면 안되는거야? 똑같이 양철 도시락 싸가지고 와도, 교장샘은 저렇게 환영받고
우린 왜 맨날 찬밥신센대? 교장샘 도시락 천개치값 우리는 한방에 해줬잖어?
오류동 : (오!!) 됬다! (모가지가 붙어있다)
한민국 : 4단.
오류동 : (뭔소린가?) 에?
한민국 : 더워 죽겠어. 제일 쌘거 4단 틀라고.
오류동 : (4단 누른다. 안된다) 4단은 안되는데요.
한민국 : (OL) 3단 그럼!
오류동 : (누른다) 3단도 안,.
한민국 : (으..) 2단.
오류동 : (2단 누른다. 2단도 안된다. 미안해진다)
한민국 : (벌떡 일어난다) 가자-
오류동 : (꾸욱 기도하는 심정으로. 1단 누른다) 이,일단 되요. 일단 되. (선풍기 몸체 돌려준다)
봐요. 아- (시원해서) 된다 1단. 1단 되. (히히 이히히)
한민국 : (꾹 참고 앉는다.)
오류동 : 시원하시죠?
한민국 : (시원하다. 근데,. 오류동이 자기한테만 돌려주는 통에 땀을 뻘뻘 흘리고 헤 웃으며 서잇다.
짜증난다 증말. 버럭) 아 회전은 안돼??
오류동 : (표정)
한민국 : 아 도는거, 왔다갔다 돌아가는건 안되냐고?!!!
오류동 : (조심스럽다) 건 이 선풍기한테 너무 과분한 요구 아닐까요? 어떠케 돌아간 1단인데,
여기다 공연히 회전버튼 눌러서 그나마 1단도 안되면 어떠케요?
한민국 : 왜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어?
오류동 : (절레 고개 흔든다) 저 안더워요. (땀은 비오듯 쏟으면서) 하지말죠 거 우리?
한민국 : (꿋꿋이) 해봐.
오류동 : (표정)
한민국 : (버럭) 아 해봐!!
오류동 : (할수 없다. 조심스레, 소심하게 누르는 회전버튼)
한민국 : (긴장해 본다)
탈 탈 탈 탈,. 간신히 돌던 날개, 힘없이, 풀죽어 멈춘다.
오류동 : !
한민국 : !
오류동 : !
옥희 : (마침 들어온다)
한민국 : ! (폭발한다) 몇시야 지금이!?
씬27. 커피 전문점 밖
얘기 끝나고 나와 서는 교장샘, 우이경.
교장샘 : 그나저나 니 이래 변호사일 할때도 사투리 쓰나? 표준말 써야 판사님들한테 점수 많이 따서 승승장구 하는거 아이가?
우이경 : 아임니더.
교장샘 : 그래도 표준말 써라 니캉.
우이경 : 걱정마이소.
교장샘 : 표준말 쓰라카이??
우이경 : 야.
교장샘 : 니 내 이제 늙었다고 무시하나?
우이경 : (말도 안된다) 어데예? 아임니더.
교장샘 : (노려본다)
우이경 : (다시) 아닙니다.
교장샘 : (그제사) 밥 묵었나?
우이경 : 와 오늘은 도시락 안 싸오셨심니꺼? 쌤 도시락 생각난다 아임니꺼. (교장샘 뒤춤 살피려든다)
교장샘 : (수줍은 듯, 가방에서 꽃한송이 꺼내 이경에게 내민다)
우이경 : ,.새임요?
교장샘 : (순진하게 웃어보인다)
우이경 : 사모님한테 혼날라꼬 이런짓 하십니꺼?
교장샘 : 열송이 사서 마누라 여덟송이 주고 두송이 빼온거니께 걱정 안해도 된다카이.
우이경 : 한송이는예?
교장샘 : 내 여자가 니 ‘뿐’인줄 아나?
우이경 : (치)
교장샘 : 경아..
우이경 : 와 예?
교장샘 : 아까 그 환자가 애리 신랑 맞재?
우이경 : ! (고개 숙인다)
교장샘 : 이왕 하는거 니가 이기라 마.
우이경 : (한대 맞은듯) .. 쌔임요!
씬28. 횡단보도
교장샘 초록불에 건너가면서 얼른 들어가보라고 손짓하며 간다.
우이경, 선채로 교장샘을 배웅한다.
멍하니 서서 어렵게, 죄송스럽게 웃어보인다. 그 위로
변 혁E : 저쪽에서도 아마 지금쯤 우리 소장을 받았을 겁니다.
씬29. 테니스코트
파란 정구장 중앙 네트로 다가서는 변 혁, 이애리. 시합 직전이다.
변 혁 : (라켓으로 공을 톡 톡 바닥에 몇 번 쳐주고는) 우리가 먼저 서브를 넣었으니까,. 어떤 공이든 되돌아 올겁니다.
이애리 : 재판은 그럼,.?
변 혁 : 한동안 이렇게 서면공방을 해야할 거에요. 답변서가 어떻게 올지 기다려 봐야죠?
이애리 : (표정)
씬30. 우이경사무실
우이경, 꽃 한송이 들고 털레털레 들어온다.
옥희, 한민국, 오류동, 그런 우이경에 시선 집중.
옥희, 소장 마저 읽는다.
옥희 : (우이경 들으라는 듯,) 그러니까 요지는! ① 2002년 결혼이후 피고 한민국이 불린 재산이 2000억인데
② 그중 원고 이애리가 재산형성에 기여한 바가 절대적으로 크므로 ③ 분할액으로 1001억을 달라!
우이경 : (득달같이 소장 뺏어 들여다본다) !!
씬31. 테니스코트
변 혁, 이애리, 치열하게 공을 친다. 그 위로
변 혁E : 이제 저쪽에서 답변서가 올겁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겠죠? 일단, 내 재산은 2000억이 아니고, 그보다 훨~씬 적으며,
이애리의 기여분도 50%가 아니다.. 그러니 1001억은 못. 준. 다.
-스탠드.
나란히 앉아 땀 닦는다. 캔 따서 애리에게 건내는 변 혁.
변 혁 : 그러면 우리쪽에서 또, 그 답변서에 대한 재답변서를 보내고, 재답변서에 대한 답변서가 또오고, 또가고,.
뭐 한동안 그렇게 서면으로 공방을 하다가 조정을 거쳐 법정으로 가는거죠.
이애리 : (캔 마신다.)
변 혁 : 왜요? 너무 더딘것 같아요?
이애리 : (생각하는)
변 혁 : (보는데서)
씬32.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 (마침내 다 읽고) 뭐, 특이한 건 없네요.
한민국 : (깜짝놀라) 없다니? 특이한게 없다니!?!
우이경 : (자리로 가 앉는다) 일반적인 재산분할청구 소장이라구요.
한민국 : 일반적인 사람들이 천억, 아니 천, 일, 억, 씩, 막, 달라고 그러나? 내가 보기엔 아주 특이하고, 아주 말안되고,
아주 악질적인 소장인데?
우이경 : 거야 한민국씨 재산이 2000억이라서 그런거죠. 재산분할이라는게 뭐예요?
(오른손으로 왼손바닥 반으로 딱 가르는 제스쳐) 반반씩 나눠갖자 이거쟎아요. 1억이면 5천만원! 10억이면 5억!
2000억이면? 천억!
한민국 : (소장 흔들며) 근데 얜 왜 천, 일! 억이야?
우이경 : (생각하다) 절반에서, 쫌, 쬐금, 더 달라는 거네요. 머.
한민국 : (득달같이) 그러니까 아주 이상하고 말도 안되는거 맞쟎어?!!!
한민국, 짜증나는 듯 양복 저고리 풀럭거린다. 답답해 미친다.
한민국 : 지금 한가하게 꽃이나 들고 들올때냐구 당신이?!!
우이경 : 아, 시들겠다. (찾는다) 꽃병이..?
한민국 : !!!!!?!!!!!!
배달맨E : 택밴데요.
돌아보는 한민국, 우이경. 문가에 집채 만한 꽃바구니 보인다. 너무 커서 배달맨, 보이지도 않는다.
커다란 리본에 써진 선명한 문구, 넷(이경,민국,옥희,오류동)모두의 시선에 들어온다.
“첫 수임 축하해. 퐈이팅 우변호사!! 사랑한다. -한집 사는 남자가.”
속으로 놀래 기암하는 우이경, 옥희사무장.
한민국도 리본내용을 봤다.
배달맨, 간신히 옆으로 고개 내민다.
배달맨 : 우변호사님 맞으시죠?
우이경 : ,.에? ..에.
배달맨 : (꽃바구니 내려놓는다) 이건 따로 전해드리 라든데. (작은 상자 건내고)
옥희 : (얼른 자기가 받아든다. 열어본다)
상자에는 ‘법의 여신상’ 핸드폰고리 소중하게 담겨져 있다.
한민국, 삐딱하니 서있다가
한민국 : (서두른다) 소장에 대한 답변서는 낼 오전까지, 나한테 먼저 제출하도록.
우이경 : 예? 내,내일?! (말도 안돼)
한민국 : 내일 아니고 내일 ‘오전’. 가자. (가고)
오류동 : 예. (불이나케) 저 사무장님 그럼 (인사하고 따라 나간다)
우이경 : !! (변 혁에, 한민국에 미치겠다)
옥희 : (둘 나가는 것, 복도, 확인하고 나서는) 변 변이지? 맞지 변 변?!!
우이경 : (꽃바구니 본다. 이 앙다문다)
씬33. 동-복도
한민국 : 마누라한테 애교나 살살떠는 배알 읎는 놈.
한민국, 성큼성큼 오류동과 걸어나간다.
씬34. 동-건물 입구. 건너편 차안.
입구를 나와 차에 오르는 한민국의 일거수 일투족을 훔쳐보는 시선.
배수진, 카메라와 함께 우이경네 건물을 보고있다.
카메라 : 여기가 한민국이 변호사 사무실인 모양이지?
배수진 : (다 쓰러져가는 건물외관 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야..
하고많은 변호사 두고 왜 한민국이가 이런 3류 건물 3류변호사한테
카메라 : 에이 형. 건물이 저렇다고 변호사까지 3류라는 건 쫌 그렇다.
우리 방송국 건물은 일류 초현대식인데, 우리 하는 짓은 3류잖어.
배수진 : (눈 한쪽 치켜뜬다) 뭐야?
카메라 : 맨날 연예인들 뒷조사나 하고, 몰래 카메라나 들이대고, 1 더하기 1은 3이라고 뻥 튀겨서 스캔들이나 만들고.
배수진 : (노려본다) 1더하기 1은 뭐라고?
카메라 : (찔금. 분위기 심상챦다) ,.
배수진 : 1더하기 1은 뭐라고?
카메라 : (꿋꿋하게) 2잖어 사실!
배수진 : (열 받앗다) 너 말 다했어 지금?
카메라 : (표정)
배수진 : (한대씩 때려가며) 선배가 3류라면 3륜거지?! 1 더하기 1이 3이라면 3인거지?! 토를 달어?
카메라 : (피하다가 안 피한다) 아 왜때려?!!!
배수진 : 1 더하기 1이 2면, 그게 수학선생이지 그게,그게 연예기자냐?
1 더하기 1이 곧 3이 될거라고 미리 알려주는게 뭐가 나빠? 뭐가 틀려? 어차피 3 될껀데!!? 그게 뉴스지!
미리 알려줘야 뉴스지! 3 된뒤에 3이다 기사쓰면 그게 뒷북이지 뒷북이지 뉴스냐?!!
카메라 : (씨. 반항한 김이다) 뻥튀기 장수도 쌀알 10알 가지고 뻥튀기 10알 만들어!! 연예부기자는 기자아냐?
기자 정신이 어뜨케 뻥튀기장수보다 못해?! 나는 1더하기 1이 3이라고 할때는 분명 그 모자란 1속에 기자의 주관이나
사심,편견,오만이 들어가 있다고 봐.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진정한 기자정신이라고 생각지 않아 나는.
저 변호사가 3류라는건 대체 어디에서 나온 팩튼데?
배수진 : (확 더하려다, 입 다문다)
카메라 : (당당하다) 틀려 내말이?
배수진 : !!! (차에서 확 내려버린다)
차 밖. 카메라를 등지고 돌아선다.
배수진 : (중얼) 그래 옳은 말 찍찍 해댈수 있는 신참이라 좋겄다 너는! 씨.. (앞 타이어를 발로 뻥 뻥 차댄다)
그럼 방송이 빵꾸지! 아이템이! 분량이! 시청률이! 니 월급이! 나오냐! 나오냐! 나와?!!! (속상하다)
여전히 보조석에 앉아 꿈쩍않는 카메라.
씬35. 대한운용 빌딩 전경 (저녁)
씬36. 동-대표룸 (저녁)
결재서류 보고있는 한민국.
한민국 : 오늘 네마녀의 날인데, 생각보다 잘 넘어갔네. (서류 건낸다)
주식운용 : (받아든다) 오늘 경영팀 리스크관리본부 회식있습니다.
한민국 : (책상위 정리하면서) 알어.
주식운용 : 참석 안 하실거죠?
한민국 : 응.
주식운용 : 그럼. (고개 숙인다)
한민국 : 잠깐. 나 가야되는 거 아냐?
주식운용 : ?
한민국 : 요즘 우리 회사 최대 리스크는 나잖어?
주식운용 : (머뭇댄다. 속으로) 알긴 아십니까?
한민국 : 방금 속으로 알긴 아십니까? 했지?
주식운용 : 아닙니다.
한민국 : 알긴 아냐 너? 했어 그럼?
주식운용 : 왜 그러십니까 대표님? 안 어울려요 다른 사람 눈치보는거.
한민국 : (본다)
주식운용 : ? (본다)
한민국 : 본부장은 왜 내가 껄핏하면 관 둬! 사표 써! 하는데 한번두 나한테 사표 안 가져와?
주식운용 : 다음날 한번두 제 사표 기다리신 적 없잖습니까?
한민국 : ..
주식운용 : 거 아는데 뭐하려 사표 들고 갑니까?
한민국 : 어떻게 알았어? 내가 당신 사표 들고 올까봐 후회하고 겁낸거?
주식운용 : 뭐 그냥,. (멋쩍다) 어쩌다 보니. 대표님이랑 한 몇년 지내다보면 알게됩니다.
한민국 : 근데 내 와이프는 내가 이혼해! 이혼 하자구! 하니까 바로 다음날 나한테 이혼서류 가져오든데?
주식운용 : (표정)
한민국 : 나랑 6년씩이나 살아 놓구서두?
주식운용 : (조심스럽게) 같이 가실래요 술도 한잔 하시구?
한민국 : (표정)
씬37. 대한운용 빌딩 입구 (밤)
주식운용, 리스크관리팀들과 몰려 나온다.
차 세우고 기다리던 오류동.
오류동 : 대표님은 안 가신대요?
주식운용 : 오기사도 먼저 퇴근시키라는데?
오류동 : ? (뭔 일이지)
주식운용 : 우리랑 가든지? 소주 한잔 해.
오류동 : (망설이면)
주식운용 : (어깨 끌어안는다) 아 가자고. 술 좋아하는 사람이 술 냄새 못 맡은지 꽤 되잖어? 가자니까-
오류동 : (어물쩡 끌려가면서, 침 꼴깍. 25층 한번 올려다보지만, 술 생각이 간절하긴 하다. 침 꼴깍)
씬38. 동-대표룸 (밤)
한민국, 한쪽 서랍에서 양주 한 병 꺼낸다. 소파로 가 삐딱하니 앉는다.
마개 돌리다가 문득.
씬39. 동-계단 (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터벅터벅 걸어오르는 한민국.
씬40. 동-옥상 (밤)
옥상 한쪽 끝으로 가 선다.
마개 열고 한 모금 쭈욱 들이킨다.
발끔치 들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퇴근하는 수많은 차량의 화려한 불빛들.
보면서 또 한모금. 쭈욱 들이키면서 밤하늘 올려다보는데
하늘에도 쏟아질 것 처럼 무수한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잇다.
컥! 놀래 삼키려던 술로 사래들리는 한민국.
셀 수 없을 만큼의 별들이 그의 머리위로 쏟아질 듯 한데,.
우이경E : 낮에는, 별이 없어서 안 보입니까?
한민국 : 커억..컥,켁., 아 이 아줌마 증말!!,. (눈 질끈 감았다 다시 뜨는데, 다시 보이는 밤하늘)
별 하나두 없다. 안 보인다.
씬41. 우이경 사무실 (밤)
옥희 퇴근하고 안보이고, 혼자 책상에 앉아 눈 부릅뜬채 무서운 기세로 워드 작업중인 우이경.
씬42. 대한운용 옥상 (밤)
옥상 한가운데. ‘ H ’ 자 크게 써진 정점에 대자로 누워있는 한민국.
한민국 : 어디 답변서를 얼마나 잘 써오는지 두고 볼거야 내가! 시 써 지금? (씨..) 낮에두 별은 뜬다느니, 그 따구로 써왔단 봐?
1000억짜리 소송 앞두고, 어디서 별타령이야!? 별타령이!!! (기가 막혀서)
벌떡 일어나 앉아 다시,
한민국 : 50프로? 내 재산의 자그만치 50프로? (하!. 까만 밤하늘에 대고) 5프로! 아니 0.5프로도 못줘!!!
씬43. 이애리 집 앞 (밤)
차 세워지고, 이애리 내려 입구로 서둘러 걸어가는데
교장샘, 입구께 앉아 기다리는 중이다.
이애리 : (교장샘 발견하고, 반색) 선생님!
교장샘 : (엉덩이 털어가며) 어.어허허허 (환하게 웃어준다) 이제 오나 니?
이애리 : 제가 간다니까 직접 여기까지 오세요?
교장샘 : 니는 아무데나 가기 불편한 사람 아이가? 내가 움직이는기 낫다 훨. (돌아 건물 올려다보고) 여 지낼만 하나?
이애리 : (교장샘 팔짱낀다) 들어가세요.
교장샘 : (팔짱 풀고는) 어허허 스캔들 난다 안카나? (주섬주섬 가방서 다 시든 꽃 한송이 건낸다)
이애리 : ! (뭔가 이게?)
교장샘 : 테레비 봤다 내두.
이애리 : ! (고개 숙인다)
교장샘 : (본다) 이왕 하는거, 니가 이기라 마.
이애리 : !
교장샘 : 내는 니편이다.
이애리 : 선생님..
씬44. 길 가 (밤)
이애리, 저만치 레지던스 입구에서 배웅하며 서있는 것 보이고.
교장샘, 어이 들어가라며 손짓 해보인다. 돌아선다.
교장샘 : (씨익) 이러마 공평하재? 내는 선생으로 젤루 싫은게 편애 아이가? (서글퍼진다)
갈길 간다.
이애리, 기운없는 꽃 한송이, 바라본다.
씬45. 이애리 집 (밤)
꽃 병에 척 꽂아지는 꽃 한송이.
이애리, 그 꽃을 한동안 바라본다. 표정, 약해진다.
플래시백.
교장샘 : 내는 애리 니를 보믄 니가 잘됬으믄 좋것고. 경이를 보무 경이 니가 잘됬으므 좋겄다.
니한테 와서는 니를 응원하고. 애리한테 가서는 애리를 응원하고. 내는 둘다 이겼음 좋것고. 둘다 지지 않았음 좋겄는데
그럼 나보고 우야란 말이고. 그라게 와 둘이 싸워가꼬 내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간 쓸개 없는 스승을 만드노 말이다.
니들 또옥같이 사랑한 내 잘못이지 뭐꼬 이게? 이럴줄 알았으모 (거의 울지경) 내도 학생들 편애하는 선생할 걸.
내는 머리 터질 지경 아이가 니 둘 때매? ..니들은 니들 생각만 하재? 니들은 니들 입장만 생각해서
그저 내가 이겼음 좋겄다 그 한가지 생각만 하재? 누굴 탓하것나? 그키 가르친 내가 죄지? 죄인이지?
씬46. 우이경 사무실 (밤)
꽃 한송이, 우이경 책상위에도 비슷하게 꽂혀있다.
우이경의 시선도 그 꽃으로 가있다.
우이경 : 이게 다!!! 한민국이 탓이지 우리 탓 아이다 새임요!!
이내, 생각 떨치고 다시 열심히 자판 두드리는 우이경. 자판이 거의 부서질라 그런다.
씬47. 똥개 이동카페트럭 (밤)
야구모자, 노트북 놓고 열중해 주식시황 보고있는데
한민국E : 여기 다른건 뭐 안 파나?
야외용 테이블 의자에 앉는 한민국.
야구모자 : !
한민국 : 여의도는 다 좋은데 너무 일찍들 문 닫는게 흠이야.
야구모자 : 예.
한민국 : (노트북 흘깃 본다) 짜장면 먹고 싶은데.
야구모자 : (본다)
한민국 : (일어선다) 한번 해 본 소리야.
야구모자 : 짜장면이면 되요?
한민국 : (본다) 이 시간에?
잠시후.
소리 요란하게 달려와 도착하는 오토바이. 짱개다.
짱개 : (배달통서 짜장 하나 꺼내며) 도대체 이시간에 강건너에서 짜장면 하나 시키고
한강다리 건너오게 만드는 흉악범이 누구야?
한민국 : (혼자 중얼) 환자가 낫네 차라리.
짱개 : 댁이요? (짜장면 꺼내가며 얼굴 확인하는데)
한민국 : (아랑곳 않고) 단무지는?
짱개 : 어? 우리 변호사님 의뢰인이네? (반갑다)
한민국 : (비닐 벗긴다)
짱개 : 경찰서!
야구모자 : 같이 사는 형이에요. 인사드려.
한민국 : 단무지 없이 짜장면을 무슨 맛으로 먹나?
짱개 : 다시 갔다 와요?
한민국 : 응.
짱개 : (침을 꿀떡 삼킨다. 그냥 해본 말인데. 어깨 툭 쳐보이며 웃어보인다)
야구모자 : (식겁한다. 세상에 한민국 한테?!)
짱개 : 농담두 잘하셔.
한민국 : (짱개가 툭 친 어깨 본다. 아무렇지 않다) 이거 주께 대신. (비싼 양주 들어보인다)
짱개 : (본다. 피) 먹던거?
한민국 : 술은 먹던 술이 맛있고. 차는 새 차가 좋고. 돈은 새돈 헌돈이 다- 좋고.
짱개 : (흐..) 건 그래. 근데, 우리 변호사님 의뢰인이라면서 그쪽은 뭘 의뢰하셨수? 원고여요 피고여요?
한민국 : 단무지 가져오면 말해주지.
짱개 : 아! (생각났다) 글고보니 천억! 이애리?! 줄꺼에요?! 얼마나 깎으실라고 우리 변호사님이랑?
한민국 : (비비기 시작한다) 식초 아주 뿌려가지고.
짱개 : (쩝)
한민국 : (단호하다)
짱개, 꿍얼꿍얼 일어난다. 오토바이 다시 탄다.
짱개 : 기다리다 뿔을 텐데?! (떠나고)
한민국 : (맛있게 혼자 짜장면 먹는다)
야구모자 : (본다 그모습)
맛있게 먹는데도 처량해 보인다.
비싼 양주 한 잔 따라 홀짝 마셔가며, 짜장면 맛있게 먹는 한민국.
씬48. 마포대교 (밤)
지나 여의도로 진입해 들어오는 짱개. 입이 퉁 퉁 나와있다.
씬49. 이동카페 트럭 (밤)
이동 테이블 위에 빈 짜장면그릇 보이고. 한민국 안보인다.
저만치 이미 회사쪽으로 가고있는 한민국.
짱개, 도착해 비어있는 짜장면 그릇 본다.
짱개 : (씨!!! 열받는다) 가죠랄땐 언제고!!
테이블 위에 술병도 거꾸로 확 들어보는데, 다 먹었다. 이씨!!!
똥개 : (한민국 뒷모습 보면서) 형,
짱개 : (양주병 주둥이에서 톡톡 한두방울이라도 털어넣고 있는데)
똥개 : 내 우상이야 저사람.
짱개 : 알뜰하게도 먹었네. (씨) 누가 부자아니랠까봐.
똥개 : 나 저사람처럼 되는게 꿈이다 형.
짱개 : 수억을 가졌으면 뭐하냐? 같이 저녁먹을 사람 하나 없어서 길바닥서 짜장면 먹구 앉았는데, 저러구 싶어?
마누라한테 이혼당하고 저러고 처량하게 살고 싶냐고??
똥개 : (한민국의 빌딩을 올려다본다) 내가 왜 여의도서, 이 빌딩앞에서, 이짓거리하면서 귀신같이 살구있는데.
짱개 : (관심없다) ,.짜장면 값은?
씬50. 2층건물 전경 (밤)
다른 곳은 다 꺼져있는데, 여전히 환하게 켜져있는 우이경 사무실 창. (을 보는 누군가의 시선)
씬51. 동-복도 (밤)
누군가 낑낑대고 올라와 둔탁한 박스 사무실 문가에 내려놓고 간다. (신형) 선풍기 박스다.
열려진 문틈으로 불 빛 새어나온다. 요란하게 자판 두드리는 소리 복도를 메운다.
씬52. 우이경 사무실 (새벽)
엎어져 잔다.
한민국의 소장 베고, 침 흘린다. 얼룩지는 한민국의 소장.
완성된 모니터 화면 보이는데, 교장샘이 부탁한 미래항공학원 상대로 한 내용증명, 프린터로 혀 내밀듯 나오고 있다.
씬53. 한민국 집 (새벽)
에서 가볍게 조깅차림으로 나오는 한민국. 몸이 날렵해 보인다.
씬54. 동-동네 (새벽)
조깅하는 한민국. 조깅도 무슨 시합하듯 다른 사람들을 죽어라 추월해가며 달린다.
씬55. 한민국 집, 샤워실 (새벽)
샤워하는 한민국. 느긋함은 없고, 단단함만 엿보인다.
어느때보다 더 말끔하게 옷 갖춰입는다. 굳게 마음 다진다.
씬56. 우이경 아파트 침실 (새벽)
막 일어난 변 혁, 문 열고 거실로 나와본다.
우이경 방 문 조심스레 열어본다. 비어있다.
변 혁 : !! 외박을 해? (하 나 참!)
씬57. 2층건물 복도 (새벽)
우이경, 사무실에서 졸린 눈 반쯤 감은채 칫솔 물고 나오다가 퉁 발에 걸린다. 자빠질 뻔 한다. 아... (아프다.)
선풍기 박스 놓여져있다.
우이경 : 우씨!? 누가 여기다가?!! (화난다. 다칠뻔하지 않았는가)
우리꺼 아니다 생각하고, 여자 화장실쪽으로.
씬58. 대한운용 25층 안내데스크 (아침)
한비서, 허리 숙인채 뭔가 열심히 찾는다.
한비서 : 이상하다? (짜증) 어디갔지?
오류동 : (신문 펼쳐 보고있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오른다.
한비서 : 어디갔나 선풍기가 안보여요?
오류동 : (신문 내리고. 표정) !
씬59. 우이경 사무실 (아침)
마치 남자들 애프터쉐이브 바르듯,
우이경, 스킨 덜어 거칠게, 세게, 얼굴 두들겨준다. 시계 본다. 교장샘이 두고 간 명함 든다.
완성된 내용증명과 여학생들이 보낸 입금통장사본들.. 번호 누른다. 신호 가는 소리.
여직원F : (밝고 친절한) 안녕하십니까? 스튜어디스 양성 및 100퍼센트 취업률을 자랑하는 미래항공학원입니다.
우이경 : (크게 심호흡)
씬60. 항공학원 (아침)
학원내 무전전화기로 받은 상태.
여직원 : (더 친절)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씬61. 우이경 사무실 (아침)
우이경 : (탁자 위에 다리 하나 척 올린다) 겉도 시커멓고, 속은 더 시커먼 거기 학원장님 계십니까?
씬62. 항공학원 (아침)
친절했던 여자직원, 전화기 들고 원장실 앞으로.
똑똑 노크하고는 들어간다.
여직원 : (친절) 실례지만,. 누구시라고..?
이십여명의 검은색 덩치들, 껄렁껄렁들 멈추고 전화기 본다.
학원장, 회전의자 돌려 얼굴 드러낸다. 전화기 건내 받는다.
우이경 : 저요? (큰소리) 대 풍신여상 36기 졸업생 우이경변호삽니다.
학원장 : (인상 드럽다)
씬63. 대한운용 25층 안내데스크
한민국, 대표룸서 나온다. 꼿꼿한 자세. 자신감에 차 보인다.
한민국 : 다우, FTSE(FTSE100), 닥스(DAX30), CAC(CAC40) 일제히 올랐다.
이하 한민국, 말로 따발총 쏜다.
한민국 : 상해, 홍콩H 오늘은 눈치 보지 말고, 중국쪽 금융이랑 홍콩 보험쪽은 편입비중 늘리라고 해.
국내는 자동차쪽 좀 더 내다팔고, IT, 조선쪽은 보류. 브라질 환율이랑 금리 발표가 몇 시랬지?
(대답 나오기전에 자기가 먼저 답도) 3시? 응 3시. 3시전에 들오께. 그전엔 뭐 내 약속? (또 스스로 대답) 없지?
맞어. 없고. 토요일날 연기금에서 미팅잡자는거 어디랬지? (또 대답) 아 공항서 보쟀지 참. 알았어. 머릿속 맑다 지금.
전화하지마. 정신사납다. 오늘은 내 돈부터 좀 지키고 볼라니까. OK?
(또 대답) OK! 질문? (또 대답) 없지? 없을거야. 가자. (나간다)
한비서 : 다녀오세요. (꾸벅)
오류동 : 물어 보질 말든지. (따라 나간다)
한민국, 25층 앨리베이터쪽으로 성큼성큼 가면서.
한민국 : 어제 술 먹었지?
오류동 : 아뇨.
한민국 : 잘- 한다.
오류동 : (주눅)
한민국 : (어제 꼬신거) 본부장이지?
오류동 : (맞다)
한민국 : 여자두 아니고 남자가 꼬시는데 넘어가냐? (앨리베이터 열리고. 들어간다. 사라진다.)
오류동 : (남아서. 씨이..)
씬64. 동-빌딩 입구 회전문
회전문 빠져 나오는 둘.
오류동 : 오늘두 무쟈게 푹 푹 찌네요.
한민국 : (하늘 본다. 씨익)
오류동 : (힐끔) 변호사님 사무실은 더 찜통일텐데. 보나마나.
한민국 : (표정 변화 없다)
오류동 : (속을 알 수 없다) 뭐 좋은 일 있으세요 오늘?
한민국 : (손가락 하늘 가리킨다) 하늘에 별 뜬거 보이냐?
오류동 : (하늘 본다. 한민국 본다. 제정신인가?)
한민국 : 몇 개나 떴냐 별?
오류동 : ,.(하) 별 일이네 참.
한민국 : 가자. (차쪽으로) 아줌마 제대로 안해놨음 주겄어 오늘 나한테!
옥희E : 이봐요! 이사람들이 증말!!
씬65. 우이경 사무실
이삿짐 들오고, 우이경네 살림 맘대로 빼고, 네댓명의 남자들이 좁은 사무실 안에서 난리속이다.
둘, 그 정신없는 한중간에 서 동동댄다.
옥희 : 이렇게 막무가내로 이사 들오는게 어딨어요?
이사짐1 : 비켜요 좀.
우이경 : 사무장님 어뜨케된 일이에요?
옥희 : 주인이 와서 오늘 빼야된다 소리 하고는 갔지만, 아 난 그냥 겁주는 줄만 알았지?
설마 진짜 이러고 야박하게 나올줄 몰랐다 증말!!
우이경 : 어떡해요 우리 그럼?!!
옥희 : 내 이눔의 주인영감을 그냥!! (팔 걷어부치고 뛰쳐나간다)
2층창으로 덩치 커다란 짐이 막무가내 들어온다.
이삿짐2 : 다쳐요 나가요 쫌-
우이경 : (쫄아서, 아 씨..! 일단 프린터기 위 내용증명들, 증거서류들 챙긴다)
씬66. 동-복도
에는 여전히 나와앉아있는 선풍기 박스.
한민국, 오류동, 뭔 일인가 싶다.
먼지 뒤집어 쓴 옥희가 식식거리고 나온다.
한민국 일행과 마주친 옥희.
오류동 : 사무장님?
옥희 : 오,셨어요. (고개 살짝 숙이는데, 머리위에 보풀 뭉치)
한민국 : (옥희 몰골 보고 저만치 사무실 쪽 시선준다. 여전히 나와있는 선풍기 박스)
이삿짐 사람들 왔다갔다, 정신없는 아수라장 보인다.
한민국 : !!
씬67. 케이블방송국 사무실
화면 가득 우이경의 여상 홈피 모습.
배수진, 우이경이 풍신여상을 나왔다는 이력을 골똘이 들여다본다.
툭 베스킨라빈스 통(갤런) 내미는 카메라. 둘, 지난번 일로 어색하다.
배수진 : (못 이기는 척 받는다)
카메라 : 삐쳤어 아직?
배수진 : (다시 화면 보며) 나 속 좁아.
카메라 : 왜 때린놈이 삐쳤대 여적? 맞은놈이 썽내야지. (배수진 옆에 앉는다.
홈피 시선 고정하고는, 아이스크림 크게 한삽씩 퍼먹기 시작한다 둘)
배수진 : 우이경변호사 홈핀데, 여상 나온거 보이지?
카메라 : 대학 안 나왔대서 3류랬어?
배수진 : 그럼 내 생각이 진짜 3류인거고. 넘겨 집지마. 누가 그렇대?
카메라 : (믿는다) 그렇지?
배수진 : 이애리두 여상 나왔어.
카메라 : ,.근데?
배수진 : 같은 풍신 여상 나왔다, 둘. 같은해 졸업이야 것두.
카메라 : !
배수진 : (보면서) 서로 알고 지냈는지, 친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
카메라 : !! ,.잠깐만 형.
배수진 : !!
씬68. 동-편집실 (종편실?)
급하게 편집실로 들어오는 두사람. 테잎 넣어 플레이 시키는 카메라.
나오는 결혼식 자료화면 여럿가운데, 정지 화면 잡는데.
우이경, 예식장 입장하는 하객군중속에 대보차림으로 허겁지겁 들어가는 모습.
배수진, 처음에는 못 알아본다.
카메라, 앵글을 점점 우이경으로 확대해 당긴다.
확대되는 우이경 모습.
배수진의 눈동자 커져간다.
배수진 : !
카메라 : 이애리가 하객으로 연예계두 아무도 안 부르고, 오직 친구 한명만 불렀다고 하지 않았어?
배수진 : (설마) 그 친구가?
카메라 : 그 친구가 그럼?
배수진 : (더 뚫어져라 화면속 우이경 본다) 근데, 그림만으론 지금 이게 결혼식을 간건지, 호텔에 볼 일있어 들어간건지
명확치 않잖아?
카메라 : ,.그,러네,. (어쩌지?)
고민하는 둘.
배수진 : 결혼식에 초대된 유일한 하객일 만큼 친한 친구였는데, 우이경이 시기와 질투로 친구인 이애리가 아닌
이애리의 남편쪽 변호사를 일부러 맡았다 라고 하면, 1 더하기 1은 3이 되냐?
카메라 : (냉정하다) 응. (다시 화면 본다) 그치만 그 모자란 1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거야 형. 6미리로 찍은건 안 봤잖아 우리?
배수진 : 6미리?
카메라 : 성택이가 결혼식날 6미리 들고 따라왔던거 기억안나?
배수진 : (표정)
씬69. 우이경 사무실 안
이삿짐 인부들 계속 왔다갔다 하고 정중앙에 두사람.
일단 우이경네 짐부터 내보내 지는 중.
한민국 : (손 내민다)
우이경 : ?
한민국 : 내놔 답변서.
우이경 : (서류 내민다)
한민국 : (본다. 항공학원에 보내는 내용증명이다) 뭐야 이게?
우이경 : 보면 몰라요?
한민국 : (기가 막히다) 바,밤새 어제 밤새 한게 이거였어 그럼? 내꺼 아니고?
우이경 : 밤샜는지 어떻게 알아요? 본거 갔네 꼭.
한민국 : (혈압 오른다) 이게 급해 지금? 내꺼보다 비싸 수임료 이게? 1000억짜리 수임료가 얼만줄이나 알아?
내가 변호사 하루 이틀 상대하냐고- 10프로씩 떼가는게 다반사든데, 글케 치면 당신 이소송 지금
당신한테 떨어지는 콩고물이 무려, 자그만치 100억이야. 100억. 물론 내가 그렇게 줄리도 없지만은.
우이경 : 없지만은! (당연하다)
한민국 : (흥분해 서류 마구 구기고 박박 찟는다)
우이경 : !!! (서류처럼 얼굴 확 구겨진다)
한민국 : 얼마짜린데? 이거 얼마짜린데 내꺼 제쳐두고 이거부터하냐고 지금?
우이경 : (두 눈 꾸욱, 질끈 감는다)
한민국 : (버럭) 또-
우이경 : (질끈 감는다)
한민국 : 또, 또-?
우이경 : (눈 감은채) 저는요 콩고물 팥고물 순이 아니라, 억울한 순서대로 일합니다.
한민국 : (당연한듯) 그러니까-!!
우이경 : 억울해? 당신이?
한민국 : 내 생떼같은 돈 떼이게 생겼는데, 한 두푼도 아니고, 당신 같은 여자는 상상도 못해!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도 안와 나 지금!!
우이경 : (웃어보인다)
한민국 : 아 눈 떠! 눈 뜨라구!!
우이경 : 계속해봐요.
한민국 : 한민국 사전에 수익률 마이너스 50프로는 천재지변이야. 내 인생이 반토막나게 생겼는데,
내 인생펀드가 반으로 쪼개지게 생겼는데, 아 제발 눈 좀 떠-
우이경 : (눈 뜬다) 이제껏 돈이고 여자고 인생이고 당신 중심으로 돌아갔겠지만 앞으로도 그럴거겠지만,. 나는 좀 빼줄래요?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나는 당신을 내 인생 한가운데 못 놔줘.
한민국 : 그니까 하루라도 빨리 끝낼라고 이러는거 아냐 나두!
우이경 : 뭐가 그렇게 불안한데요? 막말로 반 홀라당 뺏겨도 반 남잖어요. 설사 1000억 줘도 1000억 더 있잖아.
이혼하면 재산 반으로 뚝 짤라 공평하게 나눈다 어디 할리우드 배우들 마냥, 결혼하면서 애리한테 조건 달면서 한거에요?
한민국 : (숨 거칠어진다)
우이경 : 아니잖어요 그런거?
한민국 : (먼지때매 콜록 콜록)
우이경 : 걱정마요. 50프로 주는 일 없어. 안 생겨요. 자두 돼 밤에. 법원서 보통 사람들 이혼할 때 재산절반 아내한테 줘라
판결있어두 재벌가 마나님들은 이혼하면서 50프로 재산분할 못 받습니다. 없어요 단 한명두 이제껏.
왠지 알어요? 일반 사람이라면 집에서 가사 노동을 한 것 만으로도 50퍼센트 정도의 기여도가 인정되지만,
사업가의 경우엔, 사업가 혼자서 돈을 번게 아니라 그 기업전체가 돈을 번것이기 때문에 배우자의 기여도는 낮아집니다!
한민국 : (좋아서.0L) 그런게 있어? (몰랐다)
우이경 : 나두 다 생각있고, 전략있고, 머리 있으니까 변호사로서 해야할 도리, 의무, 해낼테니까, 제발! 쫌!
한민국 : (OL) 더구나! 재산분할 소송이라는게 어차피 부부재산을 반으로 뚝 가르자는 거라면 왜 내재산만 분할해야 하는거야?!!
이애리 재산도 분할해야 하는거 아닌가?!!!
우이경 : (또 눈 꾸욱 감는다)
한민국 : (씨 또 눈감았다) !!
우이경 : 그래서요?
한민국 : (빤히 본다. 이상해진다)
우이경 : .. (기다린다)
한민국 : 이애리 개인재산도 꽤 되니까,. 것 두.. 답,변서에 넣으라고..
우이경 : (한쪽 눈만 떠본다) 다했어요? (다시 감는다)
한민국 : (목소리 기어들어간다) 것두,.반으로 나눠야,. 되,는거 아니냐고..
우이경 : ..
한민국 : .. (본다)
우이경 : ..
한민국 : .. (본다)
짐 다 나가고, 거의 텅빈 사무실, 둘 만 남는다.
우이경, 정적 이어지자 천천히 눈 뜬다.
한민국, 보던 시선 슬쩍 피한다.
우이경 : (작정했다) 당신 대체 몇 키로그램짜리야? 몇 근이야? 무거운지 가벼운지 도시당체 가늠이 안되! 저울질 너무 힘들어!
저울 망가지겠어 이러다!! 한바퀴 뺑 돌아서 0인지, 너무 가벼워서 0인지 헷갈려 나 증말!?!!
한민국 : (뭔소린가? 천진한 표정)
우이경 : (나름 속터져 죽겠는데)
한민국 : (툭) 갈 덴, 있어?
우이경 : !!!!
옥희E : 없어요.
어느새 위,아래로 고개만 쏙 내밀고 있는 옥희, 오류동.
우이경 : 사무장님!!
옥희 : 없어요 대표님!
오류동 : (보기만)
한민국 : 사무실도 없으면 대체 내 답변서는 언제 나온다는 거야?
오류동 : (눈치껏) 비어있는 사무실 하나 있잖아요, 우리?
옥희 : 이 짐들 머리에 이고 있을거에요? 변호사님?
우이경 : (아무리 그래도!!)
한민국 : 내 답변서는 내 사무실에서 쓰고 그 담엔 방구해 나가면 되겠네 그럼.
우이경 : (말도안돼 버럭) 에--?
한민국 : 끝! 옮기는 것 좀 애들 불러서 도와드려!
우이경 : (!!! 씨..)
옥희 : (오랄 때 가자는 눈짓, 간절하다)
우이경 : (옥희 표정본다.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고. 미친다.)
씬70. 양귀비관
영화가 막 시작하려는 참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고경희, 중간쯤에 앉아있는데,
이애리와 변 혁이 앞쪽 출입구로 들어와 더듬더듬 자리 찾는 모습을 본다.
이내 자리 찾아 앉는 이애리와 변 혁.
고경희, 이애리와 변 혁의 뒤통수를 뚫어지게 본다.
이애리 옆 좌석 비어있다.
꼿꼿하게 일어나 이애리 옆좌석으로 옮겨앉는 고경희.
이애리는 별 눈치 못 챈다.
고경희 : (이애리 옆으로 슬그머니 착) 혼자되니까, 옛버릇 나오는구나. 그새 사내끼고 대낮에 영활 보러다녀?
이애리 : (순간 놀라지만 금새 침착해지는) ..
고경희 : 너 남자 숨겨놓고 이혼했다는 소문, 어디 그냥 소문 만이겠니?
이애리 : 네. 그냥 소문이 아니라, 어머니가 쓴 소설이죠.
변 혁 : (고개 빼고 누군가 쳐다보는)
이애리 : 인사하세요. 한민국씨 어머니에요. 이쪽은 제 변호사 변 혁씨구요.
고경희 : (변호사라는 말에, 표정)
이애리 : 자리로 돌아가시죠? (앞만 보고) 저 이영화 제대로 감상하고 싶거든요.
고경희 : (어림없다) 이 자리가 훨씬 잘 보이네. (꿈쩍않는다) 어디 며느리랑 이혼전에도 못해본 영화감상이나 함 해 보까나..?
이애리 : 번호 지키는 매너 모르세요?
고경희 : 내아들 영화관이야, 내 아들, 내,내,내 영화관이라고 여기!!
이깟 좌석 뭐,뭐, 38번? 하 여기 내꺼야 전부!! 전-부 내꺼야!! 어디서 좌석번호 찾어 지금?!!
관객1E : 여기 제자린데요.
고경희 : (! 보도 않고) 아 딴데앉어, 딴데. 난 여기가 좋으니까.
관객2 : 나와요 아줌마!!
고경희 : (씨!!. 승질 못 참고 벌떡 일어난다. 이애리 향해) 너! 나와!!
이애리 : (느긋하게 어깨 뒤로 묻는다) 영화 시작했어요 어머니.
불 꺼진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모두들 자리 채우고 앉았는데, 화면 빛에 홀로 우뚝 드러나는 고경희 모습.
고경희 : 윤비서-! 윤비서야 아 비켜요 쫌. 아- (자빠질뻔) 윤비서야- 아구구 나 죽는다. 윤비이서어!!!
씬71. 우이경사무실 앞, 계단.
서류 박스 들고 나서는 우이경.
한민국 : 이거 안 가져가?
우이경 : (선풍기 박스 본다) 거 우리꺼 아네요.
한민국 : 우리꺼야 이거.
우이경 : (본다) 여기 이사오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갖다 논거에요 그거.
한민국 : (안되겠다, 자기가 든다)
우이경 : 우리꺼 아니라니까?!
한민국 : (버럭. 이삿짐들한테) 이거 거기, 그쪽꺼요?
이삿짐 : (선풍기 박스 본다)
한민국 : 아닌데 뭘 망설여?
이삿짐 : (가까이 와 살핀다) 아닌데요 우리꺼.
한민국 : (거 봐)
우이경 : ? (이상하다)
한민국, 벌써 들고 저만치.
오류동, 얼른 달려가 한민국이 든 박스 앗아든다.
오류동, 한민국을 의미심장하게 본다.
한민국 : (시치미) 모?
오류동 : 아닙니다.
씬72. 대한운용 빌딩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작은 용달차.
우이경, 옥희, 트럭 뒤에 앉아있다.
옥희, 빌딩의 위용 보고는 헤벌쭉 입이 벌어진다.
우이경, 심난해진다.
저만치 카페트럭, 의아하게 이사트럭을 본다.
씬73. 앨리베이터 안
옥희, 변 혁이 보낸 커다란 꽃바구니 안고있고, 우이경은 교장샘의 꽃한송이 화병(물 든채) 안고 있다.
간단한 짐가방도 메고 있다 둘.
둘 앞에 오류동 서있다.
우이경 : 건 뭐하러 들고와요 사무장님?
옥희 : 그래도 갔다노면 은근 뽀대 나잖아요. 변호사님, 돈도 안되는 일에 열씸이지 말고
(앞에선 오류동 눈치. 소곤) 한민국이 일에 집중하자구요 우리.
우이경 : 이 꽃 얘기에요 지금?
옥희 : 에어컨두 나오고, 어쨌든 덕분에 좋은 사무실서 일하게 됬잖아요.
우이경 : (생각난 듯) 아 참, 선풍기 샀어요 사무장님?
옥희 : 아뇨. (싱글벙글)
우이경 : ?
오류동 : (표정. 지하 3층이다) 내리십시오.
씬74. 대한운용 전경 (밤)
어둠이 내려진 밤 시각. 몇 군데만 불이 들어와있는 빌딩 전경.
씬75. 2층건물 우이경사무실 앞(밤)
우석호, 이사간 사무실 앞에 멍하니 서있다.
급하게 가느라 삐뚫하게 걸린 ‘변호사 우이경’ 사무실 팻말 남겨져 있다.
찾아오는 의뢰인들을 위해 이사가는 주소 A4 용지로 붙어있다.
어리둥절 보고있는 우석호 뒤로,
짱개, 평소처럼 들른다.
짱개 : (당황하긴 마찬가지) ,.벼,변호사님?!
씬76. 이동카페 트럭 (밤)
야구모자, 커피 갈고 있는데,
이동 트럭 주변으로 모여드는 십여명의 검은색 덩치들. 이미 몇 명은 불량하게 똥개네 커피를 마시고 있다.
똥개의 눈빛도 긴장이 역력하다.
간간이 변호사, 여자, 어쩌구 하는 호칭이 들린다.
씬77. 차 안 (밤)
핸드폰 들고있는 배수진, 카메라 운전중이다.
배수진 : (핸드폰 든채, 핸들 돌리라는 손짓, 손짓) 정말야? ..알았어. (끊고)
카메라 : !
배수진 : 차 돌려. 한민국이 변호사 오늘 같은 빌딩으로 이사했대!
카메라E : 어-? 어-.
급하게 돌아가는 취재차량.
씬78. 대한운용 대표룸. 빌딩앞 (밤)
우이경, 펜들고 적다가 한민국과 실갱이 중이다.
우이경 : 애리 돈은 다 결혼전에 모은거라구요. 아니 어뜨케, (생각할수록 괴씸하다) 그 돈을 탐낼 수가 있어요?
한민국 : 결혼전에 모은거 내 펀드에 넣어서 내가 세배로 불려준거야.
우이경 : (기가 막히다) 난 답변서에 쪽팔려서! 내 마누라 재산도 얼마니까 그거 반 뚝 잘라 내놔요!?! 못 씁니다!!
한민국 : 내가 써 그 줄은 그럼?
우이경 : (눈 질끈 감는다) 변호사는 납니다 한민국씨!
한민국 : (빤히 본다. 보다가) 근데, 사투리 써 아줌마?
우이경 : 아뇨. (눈 뜬다)
한민국 : 쓰드만?
우이경 : 거야 교장샘이 학교때 하도 나한테 잔소리를 해대시니까 따박따박 입이 근질근질해서 말대꾸는 하고 싶고,
한민국 : 문제아였구만?
우이경 : 가만 있자니 샘 말씀은 길어 지루하고. 같이 사투리 써가면서 친해졌어요 샘하고.
원래 교장선생님 말씀은 지루한 거잖아요.
한민국 : 근데 왜 지금은 모범생인 척 해 변호사님?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척이 아니라 모범생입니다 지금은.
한민국 : (택도 없다) 하!
순간, 우이경 핸드폰 전화벨 울린다.
우이경 : (보는데, 모르는 번호다) 여보세요?
학원장 : 우변호사님? 저 아침에 전화받은 미래학원입니다.
우이경 : (표정 굳는다) 예.
학원장 : 내용증명 잘 받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과정상 본의아니게 저희가 풍신여상측 학생들에게 결례를 저지른 점
사과드리고도 싶고, 좋게 해결을 봤으면 싶은데
우이경 : (세게 나간다) 당연히 그러셔야죠.
학원장 : 돈을 은행으로 넣으면 기록이 남아서요 죄송합니다만
우이경 : ?
학원장 : 지금 지하주차장으로 나오시면 즉시 현금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우이경 : ,.주차장이요? (한민국 본다) 어느 주차장이요?
한민국 : ?
학원장 : 아, 종로 변호사님 사무실에 갔다가 거기 이사도와주시는 분들한테서 들었습니다.
우이경 : 좋아요. (겁날거 없다) 좋습니다. 나가죠 당장.
학원장 : 예 그럼.
우이경 : (기세 좋게 끊고는 문께로)
한민국 : !! 어디가?
우이경, 문 열고 나가려다 퍼뜩
교장샘E : 죄 시커머이 험상시런 놈들 뿌이고,
콧김새진다. 돌아본다.
한민국 : (승질) 어디가냐니까?! 하다말고?!!
우이경 : (데리고 갈까 저 인간이라도? 망설인다)
한민국 : (본다) ?
씬79. 동-앨리베이터 안 (밤)
우이경이 앞, 한민국이 뒤. 일렬로 서있다 두사람.
한민국 : (뜬금없이) 아니 돈두 없으면서, 돈을 왜케 무시하는데?
우이경 : (앞만 보고) 돈두 많으면서 돈에 왜케 벌벌 떠시는데요?
한민국 : 돈이 우스워?
우이경 : 돈이 무서워요?
한민국 : (하!)
우이경 : (흥!)
한민국 : (다시) 돈 무시하지마.
우이경 : (꿋꿋) 돈 무서워하지 마세요.
한민국 : (우이경 돌려세운다) 나 세상에 무서운거 하나 없어 왜이래 이거? 다 덤비라그래?
우이경 : (본다. 두 눈 질끈 감는다)
한민국 : 또?
우이경 : ..
한민국 : 또 또-?
우이경 : (눈 뜬다)
한민국 : 대체 내 앞에서 왜 자꾸 눈은 감어?
우이경 : (돌아선다. 핸드폰 들어 고리 본다. ‘법의 여신상’ 달려있다. 이 앙다문다) 모르는게 좋을걸요?
한민국 : !
씬80. 앨리베이터 내리고. (밤)
우이경, 한민국을 변호사 사무실 앞에 세운다.
한민국 : ?
우이경 : 여기 5분만 서있다가 혹시, 만약에, 그럴리는 없겠지만, 5분뒤에도 제가 안오면요?
한민국 : 5분?
우이경 : (끄덕) 5분뒤에도 안 오면, 주차장쪽으로 와요.
한민국 : 왜?
우이경 : .. 그냥.
한민국 : 그냥?
우이경 : 에 그냥.
한민국 : 왜 하필 5분인데?
우이경 : 음. (생각하다) 5분뒤엔 내 의뢰인이 보고싶을 것 같아요.
한민국 : (의심) 몰래 퇴근하려는 거 아니고?
우이경 : 퇴근하면 집으로 찾아올꺼잖아요. 나 집에 콤플렉스 있잖아요.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본다) 5분 OK?
한민국 : 몰라. 내 맘이야.
우이경 : (씨. 기껏 말했더니?!!)
한민국 : (생각해보니 짜증난다) 아니 이 건물에서 날더러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 당신밖에 없어?
이 빌딩에 들온 이상 당신도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오라 가라 하지말라니까!!
우이경 : (홱 돌아선다) 여기 순순이 들온 내가 미쳤지 뭘 바래!
식식 우이경, 가버리고.
한민국, 남아서., 왔다갔다 뭐 마련 강아지마냥 서있다. 씨..5분?!..
씬81. 주차장 (밤)
차들이 제법 남아있는 지하주차장.
우이경, 학원장이 보자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지나치게 조용하다.
우이경 : (멈춰선다) 아직 안왔나..?
동시에, 세워져있던 검은색 세단 몇 대에서 검은색의 덩치 십여명이 내린다.
우이경 : (긴장한다)
마지막으로 학원장 차에서 내리는 모습 보인다.
우이경, 기죽지 않으려고 애쓴다.
학원장 : 우이경 변호사님?
우이경 : (다가선다) 예. (무섭다 쫌. 뭐 설마 이런데서 별 일이야 있을라고..)
씬82. 변호사 사무실 앞. 화장실 (밤)
서있다가 한민국, 화장실 간다.
씬83. 주차장 일각 (밤)
학원장과 마주선 우이경.
우이경 : 학생들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스튜어디스가 될 수 있다고 속여서 몇 백만원씩 가로챈 것도 나쁘지만,
애들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어른과 이 사회에 가지게 될 불신과 상처는 어쩌실 겁니까?
단지 돈을 돌려준다는 것으로 끝낼 문제냐구요 이게?!
학원장 : 돌려줄 돈도 없는데, (우이경의 턱을 살짝 들어올린다) 어쩌지 변호사 언니? (씨익)
덩치들 : (일제히 쪼개는 분위기)
우이경 : !! 뭐요? 다,당신들 당신들 학원은 사기고,까..(설마) 깡패집단이야? 깡패시키들이야?!!!
학원장 : 아이.. 변호사님,.우린 깍듯이 변호사호칭 불러드리는데 서운하게,.
우이경 : 이이이쒸!! (학원장 멱살을 잡는다) 돈 내놔! 고3애들이 취직좀 해보겠다고 어렵게 모아서 학원비 낸 돈이야!! 내놔-
학원장 : (확 매몰차게 우이경의 머리채를 잡아쥔다) 후배들 아끼는 맘은 가상한데!! (어딜 때릴까 조준한다)
확. 주먹 한 대 날아가려는 찰나.
한민국 : (점잖게) 야 니들 그 손 존말할 때 놔라.
덩치들,학원장 : (돌아본다)
한민국 : (꼿꼿하게 서있다)
씬84. 카페트럭 앞 (밤)
짱개, 트럭앞에 서는데.
쭈볏 우석호도 그 옆에 서는데
똥개 : (급하다) 형 가게 좀 봐줘.
짱개 : 왜? (하는데 벌써 똥개, 보드 챙겨들고 가고있다. 어느새 따라간다) 왜? 왜-?
우석호 : (어디가지? 따라간다) 모? 모-?
씬85. 지하주차장 출구 (밤)
똥개일행, 보드 든 채 주위 살펴가며 출구로 들어가는 것을 보는 배수진, 카메라.
카페 트럭, 텅 비어있다.
배수진 : (똥개 부른다) 이봐-- (대답없다) ?
씬86. 지하 주차장 (밤)
덩치들 : 뭐야 당신?
한민국 : 그 변호사님 의뢰인이다.
학원장 : 빠져 그럼 당신은.
한민국 : 5분뒤에 나랑 보쟀거든? 변호사님이?
학원장 : (귀찮다. 처리하라는 눈짓)
한민국 : (찔끔한다) 5분 아직 안됬으니까, 빨리 얘기 끝내 늬들.
덩치들, 한민국 주변으로 몰려든다.
한민국 : (차츰 몰려오는 두려움) 여기 CC티비 무쟈게 달렸거든?
덩치들 : (비웃는다)
한민국 : (싸울태세) 니들 어느 각도로 서있어도 얼굴 전면으로 아주 선명하게 나오는 신형이거든?!!!
내가 바꾸래길 아주 잘했다 그지?
덩치1 : (껌 질겅) 어쩌지? 아까 들올때 살짝 우덜이 방향쪼까 엄한데로 돌려놔뿌렀는디.
한민국 : (표정)
덩치2 : 천장만 엄청 찍고 있을거인디?
한민국 : (안되는데) 뭐야?! (CC티비 시선준다)
순간 한민국 뒤에서 잽싸게 날아드는 공격.
한민국, 어쩌다 피했다. 헉.
나름대로 한민국도 공격을 날린다. 만만한 놈이 한 놈도 없다.
우이경, 어느틈엔가 각목 하나 주워들고 학원장의 어깨를 내려친다.
툭 우직하게 휘어지는 각목. 이제 여자라고 우이경도 예외가 아니다.
학원장 : (한껏 약올라서는) 아줌마!, 우린 겁만 주고 갈라 그랬어?!
덩치들, 우이경에게도 위협적으로 다가선다.
가운데로 몰리는 두사람 (한민국, 우이경).
한민국, 우이경 본다.
우이경, 덩치들에 둘러싸여 바들바들 미세하고 떨고있다.
한민국, 우이경을 확 끌어안는다.
기둥뒤에서 그런 한민국을 발견하는 오류동.
오류동 : (놀래 버벅) 서,.서,선풍기가?!! 그니까 그게! (씨..) 안되는데 이럼?!!
또 다른 기둥뒤,
배수진, 카메라도 그 정경을 봣다.
카메라, 본능적으로 카메라 들이댄다.
배수진, 카메라의 카메라를 확 내린다.
카메라 : 형?!!
배수진 : 지금 이순간 필요한 건 뭐?
카메라 : !! (알아 듣는다) 뉴스가 아니라,
배수진 : (이글이글 눈이 불탄다)
우이경, (이야말로 놀래, ‘왜,왜왜이래 이사람?!!’) 싶은데
한민국이 우이경을 감싸안고 확 몸을 구부린 순간, 기다렸다는 듯 무차별 쏟아지는 공격들.
개패듯 얻어터지는 한민국. 우이경을 보자기처럼 싸안고 신음한다. 아프다 증말.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는 한민국.
학원장 : 의뢰인?! ., 꼴값들 떨고있네.. 그러게 왜 겁도 없이 나서냐 나(하는데)
순간 보드를 타고 피융 나타나 멋진 발차기로 학원장을 가슴팍을 날리는 야구모자.
짱개, 우석호도 눈 뒤집어져 막무가내 엉긴다.
배수진, 카메라, 용기내 합류한다.
오류동도 차에서 골프채 꺼내들고 죽어라 달려온다.
그 와중에도 한민국에 대한 공격은 이어진다.
한민국 : (개패듯이 맞다가, 피투성이 되 벌떡 일어난다) 아(이)씨!! 왜 나만 때려--!!! 이제 쟤들도 때려!! 골고루 때려-어엇!!!
말 끝내기도 전에 틈 안주고 날아든 발차기.
일어선 한민국의 몸이 사정없이 허공에 뜨며 천천히 날아간다. 툭 떨어진다.
식겁해 달려와 한민국을 살피는 우이경.
우이경의 뒤로는 덩치들과 오류동 무리들과의 야밤 활극이 이어진다.
한민국 : (우이경 본다)
우이경 : (어,어어뜨케?!!)
한민국 : (아파 죽는 가운데) 아줌마, 내 앞에서 왜 자꾸 눈은 감어?
우이경 : !!
한민국 : ,.그러지 말라고.
우이경 : (울먹인다),.왜요?
한민국 : (간신히 본다)
우이경 : (몰골 산발에 눈물 그렁해서는)
한민국 : 이뻐보여.
우이경 : (눈물 훔친다. 뭔소린가) ?!
한민국 : (버럭) 당신이 이뻐보인다고!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그러니까 눈 감지마 내앞에서!!
우이경 : (눈물 범벅에 꿈뻑꿈뻑) ?!?!
한민국 : (고개 든다) 내 앞에서 (아--아프다) 자꾸 눈 감지 말라고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