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정원장 청문회로 본 ‘진짜 대국민 사기극’
전두환은 간데 없고 DJ만 나부끼는 ‘평화의 댐’
전두환 정권 北수공 대비해 만든 것…2002년부터 DJ-盧,
北눈치보며 몰래 보강
< 2015.03.17 >
▲ 2007년 촬영한 평화의 댐. 북한의 수공(水攻)을 막는 방어벽이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에는 높이 120m가 넘는 거대한 댐이 있다.
바로 1986년에 건설한 ‘평화의 댐’이다.
지은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평화의 댐’에 다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 때문이다.
좌파가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난한 평화의 댐
1989년 1월 완공 당시 높이 80m, 현재 높이는 125m에 이르는 평화의 댐은 저수용량이 26억 3,000만 톤으로 저수용량은 국내 3위, 댐 높이는 국내 1위의 대형 댐이다.
평화의 댐은 1986년 10월 30일, 당시 건설부 장관이 “북한이 금강산에 거대한 댐을 만들면 최대 200억 톤의 물을 동시에 흘려보낼 수 있다.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 것”이라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민 성금까지 보태 만든 댐이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국민성금 660억 원, 기업들의 강제헌금까지 보태 1,700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1년 만에 평화의 댐을 건설했다.
▲ 1986년 당시 KBS의 '서울 물바다' 방송화면.
하지만 1993년 김영삼 정권은 ‘5공 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평화의 댐 사업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로 일부 관계자들의 비리 행위가 드러나자 이를 전면에 내세워 평화의 댐 자체가 ‘대국민 사기극’인 것처럼 포장했다.
김영삼 정권의 발표는 곧 좌파 진영-자칭 민주화 세력-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평화의 댐은
‘전두환 정권이 국민을 우롱해 만든 무용지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답변을 했다.
“그것을 당시 정치권에서 어떻게 이용했는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 소관이 아니어서 내가 언급하기 어렵고, 갖고 있던 실체적 정보는 내가 관여하는 바였는데 정말로 좋은 정보였다.
그때 실체적 정보가 있어서 당시 안기부 직원들은 북한의 수공 가능성을 정말 우려했다.”
새민련 의원들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2002년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평화의 댐을 가리켜
성공한 선견지명이라고 칭찬한 것을 문제 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
사실 평화의 댐은 김영삼 정권을 시작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지나면서 ‘무용지물’처럼 여겨져 왔지만, 수도권이 ‘물바다’가 되는 것을 여러 차례 막았다. 그것도 전두환 정권에서 우려했던 ‘금강산댐’이 방류한 물을.
김대중-노무현 정권, 왜 평화의 댐 보강 했을까
평화의 댐이 지금처럼 125m 높이를 갖게 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보강 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공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이뤄졌다.
평화의 댐 저수량은 26억 3,000만 톤이나 되지만 평소에는 물을 가둬놓지 않는다.
이유는 북한 금강산댐이 무너지거나 김정은 집단이 ‘수공(水攻)’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북한 금강산댐에서 방류한 물 때문에 수도권이 물바다가 될 뻔 한 것을 막은 일도
있었다.
1996년 여름과 1999년 여름, 7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화천댐 등 한강으로 이어지는 댐들은 모두 물이 꽉 찼다고 한다. 이때 평화의 댐이 아니었다면, 북한강을 시작으로 서울 도심이 물에 잠길 뻔 했다.
▲ '평화는 사랑이다'라고 씌여진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평화메시지. 그 '사랑' 때문에 쌀이 핵무기로 돌아온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5.16을 '쿠데타'로 부르는 좌익선동꾼들은 김대중의 이런 언행을 '반역적'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평화의 댐 보강공사가 이뤄지게 된 것도 북한 금강산댐 때문이었다.
북한은 1989년 1월 한국이 평화의 댐을 완공하자 금강산댐 건설을 중단했다. 북한은 10년 만인 1999년 금강산댐 건설공사를 재개했다.
2002년 1월, 북한은 갑자기 ‘겨울홍수’를 핑계로 금강산댐에 모인 물을 방류했다. 초당 200톤이 넘는 흙탕물이 보름 넘게 한국 쪽으로 들러들었다. 당시 북한이 흘려보낸 물은 3억 5,000만 톤이나 됐다고 한다.
당시 김대중 정권은 북한 김정일에게 “금강산댐 방류를 중단하고 공동조사 하자”고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
평화의 댐은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이 사건이 일어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평화의 댐을 한층 높이고 보강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2002년 9월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시작한다. 공사는 2005년 10월까지 진행됐다. 소요된 공사비는 2,300억 원 가량.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김대중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한다는 사실을 북한 측에 숨기기 위해 쉬쉬했기 때문이다.
3차 보강공사는 2013년 4월부터 시작했다. 1,480억 원의 예산을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북한이 금강산댐을 폭파하거나 200년 만의 대홍수가 일어나도 막을 수 있는 댐으로 거듭나게 된다.
전두환은 간 데 없고, 김대중 흔적만 나부껴
이처럼 평화의 댐은 전두환 정권이 잘한 일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평화의 댐에 가보면, 마치 故김대중 前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건축물처럼
보인다.
▲ 평화의 댐에 가보면 전두환 前대통령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기념물들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초상화, 핸드프린팅과 함께 전시돼 있다.
‘평화의 댐’이라는 이름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인지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물로 가득 차 있다.
이 가운데는 전 세계에서 모은 탄피로 만든 ‘평화의 종’도 있다.
2001년 유엔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유엔 총회 의장이었던 한승수 前총리 초상화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시물은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각종 기념물과 함께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초상화와 핸드 프린팅 등이다.
▲ 당신이 만든 작품에 다른 사람의 이름이 붙는다면? 평화의 댐에서는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2013년 11월 4일자
이명박 정부에서 결정, 2013년 4월부터 시작한 평화의 댐 3차 보강공사는 여기다 한 술 뜨고 있다. 15억 원을 들여 故김대중 前대통령과 다른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얼굴 부조상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웃긴 점은 故김대중 前대통령이나 故노무현 前대통령은 살아
생전에 ‘평화의 댐’에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 前대통령이 2009년 평화의 댐을 찾았다는 기록만 있다.
당시 전 前대통령은 “그래도 내가 잘못 만든 건 아니었네”라며
안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영삼 정권은 '5공 청산'을 내세워 평화의 댐이 무용지물인양 포장했다. 좌파 진영은 이를 십분활용했다.
지금도 평화의 댐을 처음 만들었던 소위 ‘5공화국’의 흔적은 한 군데도 없다.
대신 김정일의 눈치를 보며,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 까봐, 국민들이 ‘진짜 대국민 사기극’을 알게 될까봐 몰래 댐 보강공사를 했던 사람들의 ‘업적’만 나열돼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수공에 대한 실체적 정보가 있었다.
정말 좋은 정보였다”고 말한 것은 이미 1996년, 1999년, 2002년에 증명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야당과 좌파 진영은 ‘사실’조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