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처럼 버린 말을 줏어서 고이 간직하고 있어 / 법륜 스님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하나 있는데 몇 년 전에 동업을 하자는 걸 거절했더니
제 자식 앞날에 대해서 아주 심한 막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한테 그랬으면 어떨지 몰라도
자식에 대해 그러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이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그 뒤로 몇 년간 모든 인연을 끊고 지냈는데,
요 몇일 전에 그 사람한테서 자녀가 결혼한다고 청첩장이 왔는데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 답
다녀오십시오.
다녀오면 그 불편한 마음이 없어질 것이지만,
안 다녀오면 더 불편해질 겁니다.
그러니까 그를 위해서 다녀오라는 게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다녀오라 이 말입니다.
그 사람이 막말을 했다고 해서, 정말로 그렇게 될까요 안 될까요?
그 사람이 무슨 힘이 있다고 말 한 마디로 남의 자식 운명을 바꾸겠어요?
성질이 나서, 지 뜻대로 안 되니까 분을 못 참아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버린 겁니다.
그런 소릴, 무슨 소리라고 그래요?
쓸데 없는 소리라고 그러죠?
쓸데 없는 소리.. 쓸데 없는 소리는 버리는 소리 아닙니까?
그렇죠?
그 사람이 화가 나서 그 순간을 못 참고 막 쏟아 붓는..
버리는 소리를 질문하시는 분은 바구니에 줏어 가지고
지금까지 고이 간직하고 계신 거예요.
그게 그렇게나 좋아서 지금까지 가지고 계세요?
그러니 내가 어리석은 짓을 한 거예요..
처음엔 그 말에 끄달려 맘이 상했다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 말을 탁 놓아버렸더라면 지난 몇 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그 친구가 뱉어낸 말을 무슨 보물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던 것을
이번 결혼식 때 가서 돌려주고 오세요.
가서 축하해주고 오면 맘이 편안해질 거예요.
그걸 '어떻게 니가 그럴 수 있나?'하고
꼭 움켜쥐고 있으면 나만 손해예요.
본인도 화 나면 심한 말 쏟아낼 때가 있어요 없어요? (있습니다)
화가 나면 뵈는 게 없다고 그러잖아요?
뵈는 게 없다는 건 제 정신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 정신이 아닌.. 미친 상태서 한 말을 뭘 그렇게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까?
그 분한 마음을 참고, 이를 악다물고 다녀오라는 게 아니고
그 쓰레기를 던져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출처 : 불교는 행복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