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다른 카페 어떤 형이상학적인 글쓰기로 유명한 사람의 영화평입니다..난 영화를 봤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이 글 참고하시길!
그대 삶이 지리멸렬 할 때
죽음을 생각하시라..
그리고 체리향기를 맡으시라...
내게 있어 90년대의 감독은 단연 이란의 시네아스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진지함이 결여된 가벼움을 나는 사랑하지 않는다. 결국 나의 미학은 펑크가 아닌 블루스 인 것이다. 최근 영화에 아주 밥맛이 떨어져버렸다. 밥맛없는 관객들이 밥맛없는 영화를 찍게 하는 것이다. 좋은 관객이 좋은 영화를 만든다. 많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이다. 나쁜 유권자가 나쁜 정치인 만들고 나쁘다고 욕한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는 놀라운 영화다. 미장센 하나 하나 공들인 것은 물론 이거니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적인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여기 키아로스타미의 놀라운 솜씨가 번뜩인다. 그에게 있어 카메라만 있으면 그 어느 장소이든 놀라운 예술을 만들어내 버린다. 아무 것도 영화가 될 소재가 없는 마을의 일상사에서 그는 인생사 모든 깊이를 찬우물에서 맑은 샘물 길어올리듯 퍼 올린다.
곤충 한마리 조차 그의 영화에서는 놀라운 숨결을 획득한다. 바람 풀 모두 그의 영화에서는 위대한 영혼들이다. 나는 최근 영화에서 이토록 삶과 생명에 대해 깊은 예법을 가진 영화를 보지 못했다. 아울러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죽음에 관한 가볍지만 진지한 사유를 가진 영화를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영화내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영화 끝나고 나서 가슴 속 깊이 삶에 대한 긍정을 불러 일으키는 그의 마법과 같은 솜씨는 경험의 차원이지 논리의 차원이 아니다.
탁한 세상에서 맑은 숨결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말고 지금 떠나시라, 그리고 키아로스타미를 만나시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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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