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고 고요한 레만 호수여, 너는 얼마나
내 살아온 어지러운 세계의 반대편에 있는가
- 바이런, '맑고 고요한 레만 호수여' 중에서

차를 몰고 가다 하룻밤 머무는
생수처럼 차분한 에비앙이란 마을,
물안개 자욱한 저녁 호반의 벤치에 앉아
레만 호를 바라본다
멀리 수정처럼 반짝이는 도시 로잔의 불빛,
내 삶은 언제나 저 명멸하는 불빛 속에 있었으나
내 영혼은 가교가 놓이지 않은
이편의 호숫가를 배회해왔다
그것이 나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터
알프스를 넘어온 별들이여, 그 옛날
절름발이 시인 바이런이 노래한 하늘의 시여
이방의 언어와
한 세기의 세월이 가로놓여 있다 한들
그 무슨 번역이 필요하겠는가
알바트로스의 날개를 타고
나 역시 여기까지 날아온 것이다
부와 명예 또는 권력, 가족이라는 굴레
그 모든 욕망이 나를 부른다 해도
절름발이를 태운 알바트로스는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한다 날개를 접을 수가 없다
그것이 나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뿐
한때 내 마음의 절뚝거림이 어색하게 부유하던
호반 저편의 불야성을 뒤로 한 채
물비린내처럼 사십대는 오고
내 불구의 유일한 가교인 무지개
그리고 먼 곳의 아내여,
내 이 세상에 와서 얻은 건
사랑과 늙음, 오직 그 두 가지였나니
나 잠시 호숫가 저녁 벤치에 지친 날개를 접고
그래 내 절름발이 영혼을 기대고
저 레만 호의 크기만큼 울고 싶구나
- 유하의 ‘레만호에서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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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운전을 하면서 강변도로에 접어들 때 차창을 여는 순간 안으로 차고드는 냄새... 상큼하기보다 야릇한 첫 느낌을 주는 그 냄새는 다름 아닌 물비린내였다.
비위가 약한 이에게는 울컥 욕지기라도 일만큼의 그 강렬한 비릿함이 내겐 싱싱한 물비린내로 느껴졌으니 시인의 표현대로 물비린내처럼 비릿한 40대의 삶을 사는 때문인가.
어쨌든 바람이 안겨준 그날 한강의 물자취는 평소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었지만 친숙한 살아있는 내음으로 내 전신에 퍼붓고 있었다.
지난 해 안식년을 지내며 양재천을 걷다 탄천에 이를 무렵이면 어김없이 친한 벗처럼 다가오던 그 물비린내는 이제 내겐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되고 있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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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뭄으로 대지가 충분히 메말라 있을 때
젖어있던 하늘이 빗줄기로 내리기 시작한다.
어제 그리고 오늘
해갈의 양을 충분히 넘을 때까지
빗줄기는 멈추지 않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언제 마음이 가문 대지처럼 갈라지고
한 모금 물줄기를 생명처럼 갈구할 때
하늘은 그렇게 내 영혼을 흠뻑 적셔주리라.
내 전신에서 펑펑 물비린내가 솟구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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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Anycall] SCH-V770 1/45ms F28/10 ISO100
올 때가 된듯 싶은 감기가 제대로 찾아왔다. 어제 오늘은 약을 먹고 틈만 나면 침대에 누우려 했지만 속절없이 내리는 비는 베란다 밖 비내리는 풍경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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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오늘까지 종일 비는 퍼붓고 내가 한 일은 장례미사, 첫금요일의 저녁미사와 성시간, 오늘 첫 토요일의 성모신심미사, 혼인미사, 유아세례, 어린이미사, 청소년미사... 이렇게 거룩한 시간의 연속인데 네 영혼이 다시 메마르고 갈라진다고 하늘은 그렇게 물비린내 나도록 영혼을 적셔주는가. 무엇을 하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네가 어떤가가 중요하다고 하늘에서 찾아온 빗줄기는 그렇게 마른 삶을 두드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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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Anycall] SCH-V770 1/45ms F28/10 ISO50 |
첫댓글 레만호수여, 너는 얼마나 어지러운 나의 삶의 반대편에 서있는가? 라고 말하고 싶어요 . 힘찬 빗줄기에 웅장한 음악 언제나 감미로운듯하면서도 절규하는 음악 정말 감상적입니다.언제나 기대되요 신부님 .
너무 지나치게 기대하시면 부담되죠. 감사합니다. 고마운 꼬리글에 힘입어 가능한 자주 글 올리도록 노력할께요.
"하늘은 그렇게 내 영혼을 흠뻑 적셔 주리라" 사랑의 거울 앞에 흰옷의 영혼이 신부님을 지켜 주시길 기도 드립니다. 주님 ! 스콜신부님의 건강도 항상 함께 지켜주실 것을 믿습니다.
성서쓰기 참피온 자매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초목을 어루만지시는 빗방울의 손 떨림이 어리 이리도 고우십니까? 방안의 제스퍼, 선인장도 기쁨의 살 떨림으로 응답하는 것 같습니다. ^^* 신부님의 놀라운 촬영 솜씨로 저희 회원님들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요즘 때 아닌 감기로 고생들 많이 하시던데 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세요. ^^ 두 손 모읍니다.
감사해요. 오늘은 거의 나은듯 싶어요.
폰으로 예수성심상을 담는 모습을 상상하니 미소짓게 됩니다.*^.^* 촬영 솜씨가 정말 놀랍습니다.
사실 솜씨는 별거 아닌데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자꾸 띄워주셔서 큰일입니다.
우리가 오기전에도 가고난후에도 영원히 호수는 제자리를 지킬것이다 아무도모른다 그비밀은 그러나 영원한 하느님은 알고 계신다 갈망하든 해갈은 우리를 살맛나게 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주의 은총받으시고 성소의 날을 맞아 우리의 목적의식을 바라봅시다
우리가 하느님께 잠길 때 영원을 알지는 다 알지는 못해도 영원에 행복하게 빠질 수 있겠죠. 감사합니다.
피곤하셔서 감시드셨네요 신부님. 빨리 쾌차히시길 바랍니다. 아 사무실이 그쪽방향이시군요 저는 차안에서 찍으셨나했더니.오늘 맑고 쾌청한날 다시 빗방울을 보니 잠시 감상적인 마음으로 머물다 갑니다.
분꽃님 반가워요. 사무실이 아니고 사제관에서 찍은 건데....
휴` 퐁댱 빠졌습니다.......내려 주신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아들방 창문에 의지하여 자라던 벗나무가 홀로서기를 시작하엿습니다..함빡 내려준 봄비가 힘이 되었는가 봅니다. 멋진 영상과 배경음악과 빗소리에 힘을 얻어 봅니다.감사합니다.누군가의 예수되는 삶이 끝나는날에 비가 내리면 좋겠다, 철쭉 활짝핀 마당가를 바라보며 마중나온 그이의 손잡고 웃으며 눈감을수 있었으면
홀로서기를 힘차고 기쁘게 잘하시도록 기도합니다.
비오는 산에 가보셨나요 물과함께 전해오는 산비릿내 오히려 정신이맑아짐을.. 아마 나무에서 나오는 향기로인해 정신이 씻겨짐은아닌지 묵주기도와 함께 오르면서 엉켜진 실타래를 풀었습니다 오늘은 짱하는 햇빛이 참좋습니다 오늘은 9시미사 주송을 실수없이 할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의 산오름에서 맡는 산비린내가 상큼하게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마른 삶을 두드려' 흠뻑 적셔주고 '엉켜진 실타래'를 주님 안에서 다시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빗소리 이 한적한 도로가 가슴 속으로 그냥 빠져 들어 옵니다 감사합니다
금곡동 성당에서 오셨나봐요. 반갑습니다. 그곳에서 매주 미사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비가 넘 신나게시리 내립니다요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늘이 구멍난 듯이 퍼부어주는데요,. 글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비를 맞으며 마음 가득 그칠 줄 모르는(?) 비를 맞아보는 감동의 시간이었읍니다 감사합니다 스콜 님~~~
신부님...그냥 그저 매냥...감사합니다. 스콜 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찬미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저희의 마음에 비를 내려주시네요...신부님 사진을 보니까 마음이 후련해짐을 느낍니다..마음의 씻겨짐의 비..아기자기하게 챙겨주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빗속의 본당사진을 보니까 새롭네요...감기 빨리 나으세요.
땡큐예요.
빗소리가 넘 정겨운 저녁입니다*^^* 어제는 이 빗소리를 들으며 성당 어르신들께 달아드릴 꽃사지를 만들며 감상에 젖어었는데...오늘은 이렇게 신부님의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빗소리의 속삭임에 마음을 맡겨봅니다...멋진 저녁을 열어주신 신부님을 혹시 꿈길에서 뵙게 된다면...향긋한 커피 한 잔을 함께 마시는 영광을~
청해도 될까요*^^* 촉촉한 빗소리에 영혼을 적시며...ㅎㅎㅎ
ㅎㅎ 그래요. 영광입니다. 꿈에서 한 잔하죠.
왜이리 눈물이 흐르는지 비와나무뿐인 길이 왜이리 가슴아픈지... 굽은길너머엔 뭐가있을지...흐르는 눈물에 영상이 뿌옇기만,,,
감성이 풍부하신 자매님? 특별회원으로 등업해 드립니다. 감사해요.
웅장한음악 소리의 절규와 빗줄기의 절규가 잘 어우러져 감기를맞아 열기를내품는 신부님의 마음과도 같아보입니다. 신천동 성당의모습도 아름답고요 항상감사드려요!! 감기얼른 나으세요!! 몸이아프면 마음도 아프니까요.신부님몸도 마음도 아프지마시고 성소주일을 맞아 영육간에 더욱건강하시고 기쁨넘치신 사목하시길.
민들레님 감사합니다.
빗소리와 음악에 흠뻑 빠져버리니 왜 마음이 이리 아리아리 할까요? 거룩하고 성스러운직을 잘수행하고 계시니 영혼을 염려하시지 않아도될것같은데~~여기 미국은 아직 가뭄이 그대롭니다 초가앞 진달래에 내리는 비줄기가 향수에 젖게합니다 눈부신 태양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온 대지에 내리는 비는 영혼까지 흔듭니다
아름다운 노랫 소리와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빗방울 소리, 너무나 가슴에 와닿아 빠져버리고 싶은 사진에 눈물이 그렁합니다. 항상 좋은 말씀 영상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너무 아름답습니다...비에 젖은 영상...나 만큼이나 비를 좋아 하시나 봅니다! 음악 또한 가라앉히는데 한목하는군요 스콜 신부님께는 늘 빚을 지고 사는것 같습니다...언제가는 제가 보답할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건강하세요!!
마음이 가문 대지처럼 갈라지고/ 한 모금 물줄기를 생명처럼 갈구할 때/ 물 비린내 나도록 영혼을 적셔주는 비... 신부님, 화면 가득한 비는 신부님 영혼을 적시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신부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 은총의 강으로 흐르는지요.
베란다 밖,떨어지는 비를 세고있는그 분의 마음이 전해옵니다. 흠뻑 적시고 나갑니다
감사히 가져갑니다.
음악과 촉촉히 내리는 비 ,,,내영혼을 씼어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