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41359 판결
[추심금][공2015상,783]
【판시사항】
채권압류가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을 구속하는지 여부(소극) / 양도인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압류된 후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이전하는 계약인수가 이루어진 경우, 제3채무자가 계약인수에 의하여 그와 양도인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채권의 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 금지를 명하는 것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을 소멸 또는 감소시키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지만,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의 경우에는 양도인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하는 까닭에 양도인과 상대방 당사자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지만, 양도인이 계약관계에 기하여 가지던 권리의무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양수인에게 그대로 승계된다. 따라서 양도인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압류된 후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이전하는 계약인수가 이루어진 경우 양수인은 압류에 의하여 권리가 제한된 상태의 채권을 이전받게 되므로, 제3채무자는 계약인수에 의하여 그와 양도인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없다.
※ 참조
■ 민사집행법 제227조(금전채권의 압류)
① 금전채권을 압류할 때에는 법원은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지급을 금지하고 채무자에게 채권의 처분과 영수를 금지하여야 한다.
② 압류명령은 제3채무자와 채무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③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생긴다.
④ 압류명령의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 민사집행법 제229조(금전채권의 현금화방법)
① 압류한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채권자는 추심명령(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전부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추심명령이 있는 때에는 압류채권자는 대위절차(대위절차) 없이 압류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
③ 전부명령이 있는 때에는 압류된 채권은 지급에 갈음하여 압류채권자에게 이전된다.
④ 추심명령에 대하여는 제227조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을, 전부명령에 대하여는 제227조제2항의 규정을 각각 준용한다.
⑤ 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될 때까지 그 금전채권에 관하여 다른 채권자가 압류ㆍ가압류 또는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는 전부명령은 효력을 가지지 아니한다.
⑥ 제1항의 신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⑦ 전부명령은 확정되어야 효력을 가진다.
⑧ 전부명령이 있은 뒤에 제49조제2호 또는 제4호의 서류를 제출한 것을 이유로 전부명령에 대한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법원은 다른 이유로 전부명령을 취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고에 관한 재판을 정지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1항, 제229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9736 판결(공1992, 109)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공2007하, 1540)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림)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현대백화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한위수 외 3인)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백상 담당변호사 이경천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3. 27. 선고 2011나3461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채권의 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 금지를 명하는 것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을 소멸 또는 감소시키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지만,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다29736 판결 참조).
그런데 계약 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의 경우에는 양도인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하는 까닭에 양도인과 상대방 당사자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지만(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참조), 양도인이 계약관계에 기하여 가지던 권리의무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양수인에게 그대로 승계된다. 따라서 양도인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압류된 후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이전하는 계약인수가 이루어진 경우 양수인은 압류에 의하여 권리가 제한된 상태의 채권을 이전받게 되므로, 제3채무자는 계약인수에 의하여 그와 양도인 사이의 계약관계가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압류채권자에 대항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주식회사 유니버스하우징(이하 ‘유니버스하우징’이라 한다)은 2006. 8. 18. 피고에게 서울 성북구 (주소 생략) 일대에 건축되는 주상복합건물 중 피고가 대형할인판매시설로 사용할 지하 6층 내지 지상 1층 부분(이하 ‘이 사건 건물 부분’이라 한다)을 매매대금 87,161,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에 매도하였고(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계약 당일 피고로부터 계약금으로 191억 원을 지급받았다.
② 유니버스하우징,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생보부동산신탁(이하 ‘생보부동산신탁’이라 한다) 및 위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의 시공자인 주식회사 동일하이빌, 주식회사 동일토건(이하 ‘동일하이빌’, ‘동일토건’이라 한다)은 2007. 5. 25. 위 신축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유니버스하우징이 위 신축공사의 사업부지를 생보부동산신탁에 신탁하고, 생보부동산신탁은 위 사업의 시행주체로서 분양·관리업무를 담당하기로 하는 내용의 ‘토지신탁사업 약정서’를 작성하였고, 생보부동산신탁은 2007. 6. 29. 위 사업부지에 관하여 2007. 6. 28.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신탁원부를 공시하였다.
③ 유니버스하우징과 생보부동산신탁은 2007. 11. 15. 위 토지신탁사업 약정서의 내용을 일부 변경한 ‘토지신탁사업 (변경)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2008. 4. 17. 신탁원부를 변경하였는데, 거기에는 “유니버스하우징 등은 이 사건 사업약정상 절차에 따라 유니버스하우징의 명의 등 대외적인 지위를 생보부동산신탁에 이전 또는 승계하여야 하고(특약사항 제21조), 신탁계약 체결 전 유니버스하우징이 기분양을 하였을 경우 유니버스하우징은 기분양분에 대하여 신탁계약 체결과 동시에 생보부동산신탁과 승계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유니버스하우징이 기수납한 분양대금은 생보부동산신탁의 신탁계좌에 전액 환입하기로 한다(특약사항 제22조).”는 신탁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④ 피고는 2008. 6. 10. 유니버스하우징에게 1차 중도금으로 136억 원을 지급하였다.
⑤ 원고는 유니버스하우징에 대한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에 기하여 2009. 2. 16. 유니버스하우징의 피고에 대한 위 매매대금채권 중 2,392,885,368원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2009. 2. 20.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⑥ 피고는 2010. 2. 17. 생보부동산신탁의 신탁계좌에 2차 중도금으로 13,585,386,618원을 입금하였다.
⑦ 생보부동산신탁, 피고, 동일토건, 유니버스하우징은 2010. 4. 15. 이 사건 건물 부분에 관하여 매도인 및 분양사업자를 생보부동산신탁, 매수인을 피고, 책임준공사를 동일토건, 위탁자를 유니버스하우징으로 하고,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의 지급에 관하여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분양계약에 의하여 유니버스하우징과 생보부동산신탁이 이 사건 매매계약상 매도인 지위를 유니버스하우징에서 생보부동산신탁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하고 피고가 이에 동의함으로써 계약인수가 성립하고, 그에 따라 유니버스하우징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유니버스하우징과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는 소멸하지만, 유니버스하우징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하여 가지고 있던 권리의무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생보부동산신탁에 그대로 승계되므로 생보부동산신탁은 이 사건 압류명령에 의하여 권리가 제한된 상태의 매매대금채권을 이전받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 계약인수에 의하여 그와 유니버스하우징 사이의 채권 발생원인인 계약관계가 소멸하였음을 내세워 압류채권자인 원고에 대항할 수 없다.
다. 그런데 원심은 계약인수에 의하여 유니버스하우징이 계약관계에서 탈퇴하여 더 이상 매도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그에 따라 피압류채권인 매매대금채권 역시 소멸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추심금 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는 채권압류와 계약인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53192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주심) 박보영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