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말씀]
화광동진(和光同塵)
聚一塵而非合 취일진이비합
散眾剎而非分 산중찰이비분
和光而不群 화광이불군
同塵而不染 동진이불염
먼지 하나에 모이나
합하는 것이 아니며,
온 우주에 흩어져 있으나
나눠진 것이 아니다.
빛과 조화를 이루었으나
한 무리를 짓지 않고,
먼지와 함께 있어도
물들지 않는다.
<영명선사(永明禪師) 유심결(唯心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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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경전이나 어록에는 일심(一心)을 설명하는 말씀이 대단히 많다. 이 글은 영명연수 선사의 『유심결』인데 그 표현이 은근하고 아름다우며 문장이 아주 빼어나다.
마음은 하나의 작은 먼지에 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한히 크고 넓은 마음이 모이고 모여 한 덩어리로 합해져서 그 작은 먼지에 모인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은 그냥 그렇게 작아지는 것이다. 물론 큰 것 또한 그냥 그렇게 커진다. 커지고 작아짐이 자유자재하다.
이러한 작용과 능력이 또한 마음의 신비함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능력은 어떤 특정인의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똑같다.
마음은 온 우주에 흩어져 있으나 그 마음이 하나하나 분리되거나 나누어져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그냥 그대로 온 우주에 흩어져 있을 수 있다.
어떤 형상을 가진 물질처럼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신통변화가 자유자재하다.
이것이 또한 마음의 신비함이며 본연의 모습이다.
마음은 또한 지극히 성스럽고 현명하고 선량하고 명철한 경지에서 함께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되지만 같은 무리를 짓지 않는다. 같은 무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성스럽고 현명하고 선량하고 명철한 것과 정반대의 길을 갈 수도 있는 것이 또한 마음이다.
이러한 능력과 신통함이 마음의 본래 가진 기능이며 능력이다.
마음은 또한 세속적인 어떤 추함과 비리, 부정, 악함, 번뇌와 함께하더라도 그것에 물들지 않는다. 흔히 악에 물들었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본래 마음이 아니다. 다만 한 동안의 인습(因習)일 뿐이다.
잠깐 동안의 습기는 마음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악이든 선이든 묻었다가 씻겨지고 씻겼다가 다시 묻고 하는 것이다. 마음은 그와 같은 작용이 오고가는 광장이다.
마음의 광장에는 하루 동안 악한 사람도 놀다 가고 선한 사람도 놀다 간다. 아이들이 온갖 놀이도 지나가고 어른들의 의미 있고 엄숙한 행사도 지나간다.
그러나 광장은 언제나 텅 비어 동요하지 않듯이 우리들의 마음도 그러한 일에 물들지 않고 여여하다. 그렇게 여여한 것이 우리들의 본래 마음이므로 모이고 흩어지고 곱고 추함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여여할 뿐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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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빛으로 어울리고 티끌과 함께하다의 뜻으로, 이는 지혜의 빛으로 번뇌와 함께하다. 또는 부처의 마음으로 중생과 함께하다의 뜻이라 하겠습니다.
영명선사(永明禪師. 904~975)는 중국 북송(北宋)시대의 선승으로 법명은 연수(延壽)이며, 영명(永明)은 법호인데 영명사(永明寺)에 주석하여 그렇게 부릅니다. 선사의 속성은 왕씨(王氏)이며, 임안부 여항 사람입니다.
28세에 취암삼(翠巖參)에게 출가하고, 천태 덕소(天台德韶) 국사에게서 선지를 깨닫고, 법안종(法眼宗) 제3조가 되었습니다.
송 건융 1년(960) 오월왕 충의가 영은사에 주지하게 하였는데, 이듬해에 영명사(永明寺)에 옮기고, 평상시에 염불하여 정토왕생을 발원하였습니다. 밤에는 귀신에게 먹을 것을 주고, 낮에는 방생하며 염불하다가 개보(開寶) 8년(975)에 대중에게 설법하고 가부좌한 채 입적하였습니다.
세납 72세, 법납 44세입니다. 시호는 지각선사(智覺禪師).
저서로 《종경록(宗鏡錄)》100권,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6권, 《유심결(唯心訣)》1권 영명심부주(永明心賦註)》4권 등 많은 저서가 있습니다.
오늘은 긴긴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입니다. 깨어나 보니 깜짝 놀랄 만큼 세상 날씨가 만만치 않아 움추리겠지만 본격적인 봄의 시작이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불보살님의 은은한 가피 속에 심신의 안정과 건강과 안전 속에 통찰지를 갖추고 정리를 따라 정심정행하며 활기찬 하루 열어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_(())_(백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