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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일서단(해맞이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古方
* 1. 鴨綠天塹 (압록천참)-李滉(이황)
日暮邊城獨倚闌 (일모변성독의란) : 저물어 변방 성 난간에 홀로 기대니
一聲羌笛戍樓間 (일성강적수루간) : 한줄기 오랑캐 피리소리 수루에 들려온다.
憑君欲識中原界 (빙군욕식중원계) : 그대에게 장안의 소식을 부탁하니
笑指長江西岸山 (소지장강서안산) : 웃으며 긴 강의 서쪽 언덕을 가리킨다.
* 2. 威化島 (위화도)-李滉(이황)
麗季狂謀敢逆天 (여계광모감역천) : 고려 말에 무모하게 역천을 꾀했으나
飛龍京會尙田淵 (비룡경회상전연) : 비룡의 맑은 빛이 모여 오히려 못처럼 깊도다.
自從神勸回旌後 (자종신권회정후) : 천신의 도움으로 군사를 되돌린 후로
東海春融萬萬年 (동해춘융만만년) : 동해나라 봄의 어울림 억 만 년을 이어가리.
* 3. 感春 (감춘)-李滉(이황)
淸晨無一事 (청신무일사) : 맑은 마침 다른 일 없어
披衣坐西軒 (피의좌서헌) : 옷을 입고 서헌에 앉았다.
家僮掃庭戶 (가동소정호) : 어린 종은 뜰을 슬고
寂廖還掩門 (적료환엄문) : 심심하여 도로 문을 닫는다.
細草生幽砌 (세초생유체) : 가는 풀들 섬돌에 돋아나고
佳樹散芳園 (가수산방원) : 나무는 향기로운 정원에 흩어져 있다
杏花雨前稀 (행화우전희) : 살구꽃은 비에 떨어져 드물고
桃花夜來繁 (도화야래번) : 복사꽃은 밤사이 활짝 피었구나.
紅櫻香雪飄 (홍앵향설표) : 붉은 벚꽃 눈처럼 휘날리고
縞李銀海飜 (호리은해번) : 흰 오얏꽃은 은빛 바다인 듯 뒤척인다.
好鳥如自矜 (호조여자긍) : 새들은 뽐내고
閑關哢朝暄 (한관롱조훤) : 한가로운 문빗장에서 아침을 지저귄다.
時光忽不留 (시광홀불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幽懷悵難言 (유회창난언) : 가슴 속 그윽한 회포는 서글퍼 말하기 어렵구나.
三年京洛春 (삼년경낙춘) : 삼년동안의 서울 봄은
局促駒在轅 (국촉구재원) : 멍에 맨 망아지처럼 움츠렸도다.
悠悠竟何益 (유유경하익) : 아득한 세월 끝내 무슨 보탬이 되었는지
日夕愧國恩 (일석괴국은) : 아침저녁으로 나라의 은혜에 부끄럽기만 하다.
我家淸洛上 (아가청락상) : 나의 집은 맑은 낙동강 상류에 있어
熙熙樂閑村 (희희락한촌) : 한가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라네.
隣里事東作 (인이사동작) : 이웃 고을에서 봄 농사일 하면
鷄犬護籬園 (계견호리원) : 닭과 개가 울타리를 지켜준다.
圖書靜几席 (도서정궤석) : 책 놓인 깨끗한 상에 있으려니
煙霞映川原 (연하영천원) : 강과 언덕은 봄 안개와 노을에 빛난다.
溪中魚與鳥 (계중어여조) : 냇가에는 고기와 새들이 있고
松下鶴與猿 (송하학여원) : 소나무 아래에는 학과 원숭이가 노는구나.
樂哉山中人 (락재산중인) : 좋아라, 산 속 사람들이여
言歸謀酒奠 (언귀모주전) : 나도 사직을 청하여 고향 돌아가 술잔이나 나누리라.
* 4. 陶山月夜詠梅 (도산월야영매)-李滉(이황)
獨倚山窓夜色寒 (독의산창야색한) : 혼자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고
梅梢月上正團團 (매초월상정단단) : 매화나무 끝에 달이 떠올라 이제 막 둥글어지네
不須更喚微風至 (불수갱환미풍지) : 반드시 다시 미풍이 불어오지 않아도
自有淸香滿院間 (자유청향만원간) : 맑은 향기 뜰에 가득하네
步屧中庭月趁人 (보섭중정월진인) : 나막신 신고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고
梅邊行繞幾回巡 (매변행요기회순) : 매화 곁을 거닐며 돈 것이 몇 번이던가
夜深坐久渾忘起 (야심좌구혼망기) : 밤 깊도록 앉아 있어 돌아갈 일 잊고있는데
香滿衣布影滿身 (향만의포영만신) :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晩發梅兄更識眞 (만발매형갱식진) : 늦게 피는 매화꽃, 참 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 (고응지아겁한진) : 일부러 내가 추위에 약한 것을 알아서 겠지
可憐此夜宜蘇病 (가련차야의소병) : 가련하다, 이 밤 내 병이 나을 수만 있다면
能作終宵對月人 (능작종소대월인) : 밤새도록 달만 보고 있겠네
* 5. 春日閑居-2 (춘일한거2)-李滉(이황)
不禁山有亂 (불금산유난) : 산에 여기저기 꽃피는 것 말릴 수 없어
還憐徑草多 (환련경초다) : 여기 저기 불어난 길가의 풀 더욱 아까워라
可人期不至 (가인기부지) : 온다고 약속한 사람 오지 않으니
奈此緣樽何 (내차연준하) : 이 녹음 속에 놓여진 술 항아리를 어찌하나.
* 6. 차우인운 (次友人韻)-이황(李滉)
性癖常耽靜 (성벽상탐정) : 항상 조용함을 즐김이 나의 성벽
形骸實怕寒 (형해실파한) : 체구는 허약하여 추위도 못참는다오
松風關院聽 (송풍관원청) : 솔바람 소리 들으며
梅雪擁爐看 (매설옹로간) : 눈 쌓인 매화나무 화로 끼고 본다오
世味衰年別 (세미쇠연별) : 세상 재미 늙어서는 또 달라지는 것
人生末路難 (인생말로난) : 인생 말로 정말 어렵도다
悟來成一笑 (오내성일소) : 깨달으면 모든 일 한 바탕 웃음거리
曾是夢槐安 (증시몽괴안) : 난 지난 날 허망한 꿈을 꾸고 있었소
* 7. 溪堂偶興 (계당우흥)- 李滉(이황)
掬泉注硯池 (국천주연지) : 샘물 떠다가 벼루에 부어
閑坐寫新詩 (한좌사신시) : 한가히 앉아서 시를 짓노라
自適幽居趣 (자적유거취) : 스스로 만족하며 한가롭게 사는 멋
何論知不知 (하논지부지) : 남이야 알던 말든 무슨 말을 하리오
* 8. 월영대 (月影臺)- 이황(李滉;1501-1570)
老樹奇巖碧海堧 (노수기암벽해연) : 오래된 나무, 기이한 바위의 푸른 바다 공터에
孤雲遊跡總成烟 (고운유적총성연) : 최고운 노닌 자취 다 연기가 되었구나
只今唯有高臺月 (지금유유고대월) : 지금은 다만 높은 누대에 달만 떠있고
留得精神向我傳 (유득정신향아전) : 정신만 여기 남아, 나에게 전해오네
* 10. 칠월기망 (七月旣望)- 이황(李滉)
野曠天高積雨晴 (야광천고적우청) : 들판 휑하고 하늘은 높고 장마비 개고
碧山環帶翠濤聲 (벽산환대취도성) : 푸른 산이 둘러싸고 푸른 물결소리 들린다.
故知山水無涯興 (고지산수무애흥) : 짐짓 자연의 끊없는 흥취 알겠노니
莫使無端世累攖 (막사무단세루영) : 무단한 세상의 일들로 구속하지 말게 하라.
* 11. 과길선생여 (過吉先生閭)- 이황(李滉)
朝行過洛水 (조행과락수) : 아침에 걸어서 낙동강을 지나니
洛水何漫漫 (낙수하만만) : 강물은 어찌 그리도 유유히 흐르는가.
午憩望鰲山 (오게망오산) : 낮에 쉬어가며 금오산 바라보니
鰲山鬱盤盤 (오산울반반) : 금오산은 울창하게 서리어 있어라.
淸流徹厚坤 (청류철후곤) : 맑은 물은 땅 속 깊이 스미고
峭壁凌高寒 (초벽능고한) : 깎은 듯한 절벽은 높이 솟아 차가워라.
有村名鳳溪 (유촌명봉계) : 동네 하나 있어 봉계동이라 하니
乃在山水間 (내재산수간) : 바로 산과 물 사이에 자리 잡았어라.
先生晦其中 (선생회기중) : 선생께서 이곳에 숨어사셨는데
表閭朝命頒 (표려조명반) : 정문을 세우라는 나라 명령 내렸어라.
大義不可撓 (대의불가요) : 대의를 위해서야 흔들림이 있을까
豈曰辭塵寰 (기왈사진환) : 어찌 세상을 등졌다고 말을 하리오.
千載釣臺風 (천재조대풍) : 천여 년을 불어온 조대의 바람
再使激東韓 (재사격동한) : 다시 우리나라 선비들 감격하게 했어라.
扶持已無及 (부지이무급) : 나라를 붙들기엔 이미 어쩔 수 없지만
植立永堅完 (식립영견완) : 충절을 세웠으니 영원히 굳건하여라.
丈夫貴大節 (장부귀대절) : 대장부는 대의를 소중하게 여겼으나
平生知者難 (평생지자난) : 평생에 알아 본 사람 누구 있었던가.
嗟爾世上人 (차이세상인) : 아, 이 세상 사람들이여
愼勿愛高官 (신물애고관) : 신중히 생각하여 높은 벼슬만 좋아 말라
* 12. 숙청풍한벽루 (宿淸風寒碧樓)- 이황(李滉)
半生堪愧北山靈 (반생감괴북산령) : 반평생 지난 일이 북산의 령에 부끄럽고
一枕邯鄲久未醒 (일침감단구미성) : 베개 속 청운의 꿈은 아직도 못 깨었어라.
薄暮客程催馹騎 (박모객정최일기) : 황혼의 타향 길에 역말을 달리는데
淸宵仙館對雲屛 (청소선관대운병) : 맑은 밤 선관에서 구름 병풍 마주했어라.
重遊勝地如乘鶴 (중유승지여승학) : 경치 좋은 땅에 다시 노니 학 탄 것 같아
欲和佳篇類點螢 (욕화가편류점형) : 좋은 시에 화답하려니 반딧불 켜진 듯 하여라.
杜宇聲聲何所訴 (두우성성하소소) : 두견의 슬픈 울음, 무슨 하소인지
梨花如雪暗空庭 (리화여설암공정) : 눈 빛 같은 배꽃이 빈 뜰에 몰래 피었어라.
* 14. 호상원정우출효강절체 (湖上園亭偶出效康節體)- 이황(李滉)
何限名園漢水頭(하한명원한수두) : 어찌 한강수 머리에만 좋은 동산 있을까
閒來無處不堪遊 (한래무처불감유) : 한가한 몸이라면 어디 간들 놀 곳 없으리오.
白魚切玉家家興 (백어절옥가가흥) : 옥을 자른 듯 가는 회에 집집마다 흥겹고
黃菊排金院院秋 (황국배금원원추) : 누런 국화 금을 늘어놓은 듯 뜰마다 가을이라.
酌酒喜臨高榭豁 (작주희림고사활) : 술잔 잡고 즐거이 올라보니 높은 정자 시원하고
題詩愛向曲闌幽 (제시애향곡란유) : 시를 지어 굽은 난간 향하여 그윽함을 좋아했다.
更知易厭紅裙醉 (갱지이염홍군취) : 붉은 치마에 술 취함도 쉽게 싫어짐을 알 것이니
要學沙鷗浩蕩吟 (요학사구호탕음) : 해오라기 호탕하게 노는 모습을 배워야 하겠다.
* 15. 과청평산유감 (過淸平山有感)- 이황(李滉)
峽束江盤棧道傾 (협속강반잔도경) : 협곡에 묶인 다리 골짜기에 비겨있고
忽逢雲外出溪淸(홀봉운외출계청) : 구름 밖에서 만나 맑은 개울물로 흘러나오네.
至今人說廬山社 (지금인설려산사) : 지금까지 사람들은 <여산사>를 말했지만
是處君爲谷口耕 (시처군위곡구경) : 임께서는 이곳에서 곡구 밭을 갈았다네.
白月滿空餘素抱 (백월만공여소포) : 공중에 가득한 달빛은 남은 마음 품고
晴嵐無跡遣浮榮 (청람무적견부영) : 갠 날 산기운 자취 없이 헛된 영화 씻었네.
東韓隱逸誰修傳 (동한은일수수전) : 우리나라 숨은 선비를 누가 적어 전할까
莫指微疵屛白珩 (막지미자병백형) : 사소한 티 있다하여 흰 구슬을 버리지 말라.
* 16. 주성지리 (州城地利)- 이황(李滉)
雉堞峩峩地勢雄 (치첩아아지세웅) : 성가퀴는 높고 지세도 웅장하여
分疆遼左壓山戎 (분강료좌압산융) : 요동 왼편 경계 나눠 산 오랑캐를 눌렀다.
國門鎖鑰如天設 (국문쇄약여천설) : 나라 관문에 자물쇠 하늘이 마련한 듯,
長得平安報夕烽 (장득평안보석봉) : 평화로운 소식 저녁 봉우리에 길이 전한다.
* 17. 우유신번현 (雨留新蕃縣)- 이황(李滉)
已見中秋月欲虧 (이견중추월욕휴) : 중추의 달을 바라보니 기울어가고
南州行客尙逶遲 (남주행객상위지) : 남녘 고을로 떠난 나그네 머뭇거린다.
紅雲北闕三千里 (홍운북궐삼천리) : 붉은 구름 대궐에서 삼천리나 되고
白髮高堂十二時 (백발고당십이시) : 백발의 어머님 밤낮으로 못 잊겠다.
醉別故人風挽袖 (취별고인풍만수) : 옛 벗과 이별하니 바람이 소매를 잡고
愁吟孤館雨催詩 (수음고관우최시) : 객관에서 시 읊으니 비는 시를 재촉한다.
徒令倦僕知飢渴 (도령권복지기갈) : 부질없이 마부가 기갈 느끼게 했으니
屈指歸程倂日期 (굴지귀정병일기) : 손꼽아 돌아갈 길, 이틀을 하루로 잡는다.
* 19. 산천형세 (山川形勢)- 이황(李滉)
龍淵雲氣曉凄凄 (용연운기효처처) : 용연 못 구름 기운에 새벽이 쓸쓸하고
鶻峀摩空白日低 (골수마공백일저) : 작서봉 높이 솟아 밝은 해가 낮아 보인다.
坐待山城門欲閉 (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에 앉아 보니 성문은 닫히려 하는데
角聲吹度大江西 (각성취도대강서) : 피리 소리 불리어 큰 강 서쪽을 건너간다.
* 20. 답청등하산 (踏靑登霞山)- 이황(李滉)
踏靑幽徑草茸茸 (답청유경초용용) : 답청 가는 깊은 골짝 길에 풀 무성한데
來上霞山坐碧峰 (래상하산좌벽봉) : 자하산에 올라와 푸른 봉우리에 앉았다.
萬樹欲花春漠漠 (만수욕화춘막막) : 나무마다 꽃 피려나 봄은 아득한데
一山將暮翠重重 (일산장모취중중) : 온 산이 저물려니 봉마다 푸른빛이다.
舊遊京國渾如夢 (구유경국혼여몽) : 지난날 서울 일들은 아련히 꿈 같고
新卜田園只自農 (신복전원지자농) : 새로 밭 마련하여 직접 농사지으련다.
曲水佳辰當遏密 (곡수가신당알밀) : 굽이굽이 물 흐르는 좋은 때에 국상을 당해
題詩回首涕霑胸 (제시회수체점흉) : 시 짓고 돌아다보니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 21. 월란사화서림원시운 (月瀾寺和西林院詩韻)- 이황(李滉)
似與春山宿契深 (사여춘산숙계심) : 봄 산과 묵은 약속 깊었던가
今年芒屩又登臨 (금년망교우등림) : 올해도 짚신 신고 또 올라본다.
空懷古寺重來感 (공회고사중래감) : 쓸쓸히 옛 절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고
詎識林中萬古心 (거식림중만고심) : 숲 속 오랜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을까.
從師學道寓禪林 (종사학도우선림) : 스승 따라 도 배우려 선림에 머무니
壁上題詩感慨深 (벽상제시감개심) : 벽에 붙인 시구에 감개가 깊어진다.
寂寞海東千載後 (적막해동천재후) : 적막한 우리나라 천년 세월 지난 뒤
自憐山月映孤衾 (자련산월영고금) : 산에 솟은 달 이불에 비춰 어여쁘다.
* 22. 반타석 (盤陀石)- 이황(李滉)
黃濁滔滔便隱形 (황탁도도편은형) : 누렇고 탁한 도도한 물결에 문득 형체를 숨겼다가
安流帖帖始分明 (안류첩첩시분명) : 잔잔한 물살 흐르면 비로서 분명히 나타낸다.
可憐如許奔衝裏 (가련여허분충리) : 사랑스러워라, 날뛰며 부딪치는 물결 속에서
千古盤陀不轉傾 (천고반타불전경) : 천고부터 반타석은 구르거나 기울어지지 않았다
* 23. 도산모춘우음 (陶山暮春偶吟)- 이황(李滉)
浩蕩春風麗景華 (호탕춘풍려경화) : 호탕한 봄바람과 화사한 경치인데
蔥瓏佳木滿山阿 (총롱가목만산아) : 파아랗고 영롱한 나무가 산자락에 가득하여라.
一川綠水明心鏡 (일천록수명심경) :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 밝히는 거울인데
萬樹紅桃絢眼霞 (만수홍도현안하) : 만 그루 붉은 복사꽃은 눈을 어리는 노을이어라.
* 24. 춘일한거-6 (春日閒居6)- 이황(李滉)
綠染千條柳 (녹염천조류) : 푸른 가닥 천 줄기 버들
紅燃萬朶花 (홍연만타화) : 만 송이 꽃이 붉고 환하다.
雄豪山雉性 (웅호산치성) : 웅장하고 호방한 산 꿩의 본
奢麗野人家 (사려야인가) : 화려하고 곱사한 시골집이 보인다.
* 25. 춘일한거-4 (春日閒居4)- 이황(李滉)
山田宜菽粟 (산전의숙속) : 산 속 밭엔 콩과 조
藥圃富苗根 (약포부묘근) : 약초밭에는 싹과 뿌리.
北彴通南彴 (북박통남박) : 남북에 이어진 돌다리
新村接舊村 (신촌접구촌) : 나란히 붙어있는 신촌과 구촌.
* 27. 義州 (의주)- 李滉(이황)
龍淵雲氣晩凄凄 (용연운기만처처) : 못에 서린 구름 기운 저녁되니 쓸쓸하고
鶻岫磨空白日低 (골수마공백일저) : 높은 산 위의 송골매는 하늘 해 위에 솟았구나
坐待山城門欲閉 (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의 문이 닫히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角聲吹到大江西 (각성취도대강서) : 피리소리 큰 강의 서쪽으로 불어오는구나
* 29. 矗石樓 (촉석루)- 李滉(이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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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鴨綠天塹 (압록천참)-李滉(이황)
日暮邊城獨倚闌 (일모변성독의란) : 저물어 변방 성 난간에 홀로 기대니
一聲羌笛戍樓間 (일성강적수루간) : 한줄기 오랑캐 피리소리 수루에 들려온다.
憑君欲識中原界 (빙군욕식중원계) : 그대에게 장안의 소식을 부탁하니
笑指長江西岸山 (소지장강서안산) : 웃으며 긴 강의 서쪽 언덕을 가리킨다.
* 2. 威化島 (위화도)-李滉(이황)
麗季狂謀敢逆天 (여계광모감역천) : 고려 말에 무모하게 역천을 꾀했으나
飛龍京會尙田淵 (비룡경회상전연) : 비룡의 맑은 빛이 모여 오히려 못처럼 깊도다.
自從神勸回旌後 (자종신권회정후) : 천신의 도움으로 군사를 되돌린 후로
東海春融萬萬年 (동해춘융만만년) : 동해나라 봄의 어울림 억 만 년을 이어가리.
* 3. 感春 (감춘)-李滉(이황)
淸晨無一事 (청신무일사) : 맑은 마침 다른 일 없어
披衣坐西軒 (피의좌서헌) : 옷을 입고 서헌에 앉았다.
家僮掃庭戶 (가동소정호) : 어린 종은 뜰을 슬고
寂廖還掩門 (적료환엄문) : 심심하여 도로 문을 닫는다.
細草生幽砌 (세초생유체) : 가는 풀들 섬돌에 돋아나고
佳樹散芳園 (가수산방원) : 나무는 향기로운 정원에 흩어져 있다
杏花雨前稀 (행화우전희) : 살구꽃은 비에 떨어져 드물고
桃花夜來繁 (도화야래번) : 복사꽃은 밤사이 활짝 피었구나.
紅櫻香雪飄 (홍앵향설표) : 붉은 벚꽃 눈처럼 휘날리고
縞李銀海飜 (호리은해번) : 흰 오얏꽃은 은빛 바다인 듯 뒤척인다.
好鳥如自矜 (호조여자긍) : 새들은 뽐내고
閑關哢朝暄 (한관롱조훤) : 한가로운 문빗장에서 아침을 지저귄다.
時光忽不留 (시광홀불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幽懷悵難言 (유회창난언) : 가슴 속 그윽한 회포는 서글퍼 말하기 어렵구나.
三年京洛春 (삼년경낙춘) : 삼년동안의 서울 봄은
局促駒在轅 (국촉구재원) : 멍에 맨 망아지처럼 움츠렸도다.
悠悠竟何益 (유유경하익) : 아득한 세월 끝내 무슨 보탬이 되었는지
日夕愧國恩 (일석괴국은) : 아침저녁으로 나라의 은혜에 부끄럽기만 하다.
我家淸洛上 (아가청락상) : 나의 집은 맑은 낙동강 상류에 있어
熙熙樂閑村 (희희락한촌) : 한가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라네.
隣里事東作 (인이사동작) : 이웃 고을에서 봄 농사일 하면
鷄犬護籬園 (계견호리원) : 닭과 개가 울타리를 지켜준다.
圖書靜几席 (도서정궤석) : 책 놓인 깨끗한 상에 있으려니
煙霞映川原 (연하영천원) : 강과 언덕은 봄 안개와 노을에 빛난다.
溪中魚與鳥 (계중어여조) : 냇가에는 고기와 새들이 있고
松下鶴與猿 (송하학여원) : 소나무 아래에는 학과 원숭이가 노는구나.
樂哉山中人 (락재산중인) : 좋아라, 산 속 사람들이여
言歸謀酒奠 (언귀모주전) : 나도 사직을 청하여 고향 돌아가 술잔이나 나누리라.
* 4. 陶山月夜詠梅 (도산월야영매)-李滉(이황)
獨倚山窓夜色寒 (독의산창야색한) : 혼자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고
梅梢月上正團團 (매초월상정단단) : 매화나무 끝에 달이 떠올라 이제 막 둥글어지네
不須更喚微風至 (불수갱환미풍지) : 반드시 다시 미풍이 불어오지 않아도
自有淸香滿院間 (자유청향만원간) : 맑은 향기 뜰에 가득하네
步屧中庭月趁人 (보섭중정월진인) : 나막신 신고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을 따라오고
梅邊行繞幾回巡 (매변행요기회순) : 매화 곁을 거닐며 돈 것이 몇 번이던가
夜深坐久渾忘起 (야심좌구혼망기) : 밤 깊도록 앉아 있어 돌아갈 일 잊고있는데
香滿衣布影滿身 (향만의포영만신) :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晩發梅兄更識眞 (만발매형갱식진) : 늦게 피는 매화꽃, 참 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 (고응지아겁한진) : 일부러 내가 추위에 약한 것을 알아서 겠지
可憐此夜宜蘇病 (가련차야의소병) : 가련하다, 이 밤 내 병이 나을 수만 있다면
能作終宵對月人 (능작종소대월인) : 밤새도록 달만 보고 있겠네
* 5. 春日閑居-2 (춘일한거2)-李滉(이황)
不禁山有亂 (불금산유난) : 산에 여기저기 꽃피는 것 말릴 수 없어
還憐徑草多 (환련경초다) : 여기 저기 불어난 길가의 풀 더욱 아까워라
可人期不至 (가인기부지) : 온다고 약속한 사람 오지 않으니
奈此緣樽何 (내차연준하) : 이 녹음 속에 놓여진 술 항아리를 어찌하나.
* 6. 차우인운 (次友人韻)-이황(李滉)
性癖常耽靜 (성벽상탐정) : 항상 조용함을 즐김이 나의 성벽
形骸實怕寒 (형해실파한) : 체구는 허약하여 추위도 못참는다오
松風關院聽 (송풍관원청) : 솔바람 소리 들으며
梅雪擁爐看 (매설옹로간) : 눈 쌓인 매화나무 화로 끼고 본다오
世味衰年別 (세미쇠연별) : 세상 재미 늙어서는 또 달라지는 것
人生末路難 (인생말로난) : 인생 말로 정말 어렵도다
悟來成一笑 (오내성일소) : 깨달으면 모든 일 한 바탕 웃음거리
曾是夢槐安 (증시몽괴안) : 난 지난 날 허망한 꿈을 꾸고 있었소
* 7. 溪堂偶興 (계당우흥)- 李滉(이황)
掬泉注硯池 (국천주연지) : 샘물 떠다가 벼루에 부어
閑坐寫新詩 (한좌사신시) : 한가히 앉아서 시를 짓노라
自適幽居趣 (자적유거취) : 스스로 만족하며 한가롭게 사는 멋
何論知不知 (하논지부지) : 남이야 알던 말든 무슨 말을 하리오
* 8. 월영대 (月影臺)- 이황(李滉;1501-1570)
老樹奇巖碧海堧 (노수기암벽해연) : 오래된 나무, 기이한 바위의 푸른 바다 공터에
孤雲遊跡總成烟 (고운유적총성연) : 최고운 노닌 자취 다 연기가 되었구나
只今唯有高臺月 (지금유유고대월) : 지금은 다만 높은 누대에 달만 떠있고
留得精神向我傳 (유득정신향아전) : 정신만 여기 남아, 나에게 전해오네
* 10. 칠월기망 (七月旣望)- 이황(李滉)
野曠天高積雨晴 (야광천고적우청) : 들판 휑하고 하늘은 높고 장마비 개고
碧山環帶翠濤聲 (벽산환대취도성) : 푸른 산이 둘러싸고 푸른 물결소리 들린다.
故知山水無涯興 (고지산수무애흥) : 짐짓 자연의 끊없는 흥취 알겠노니
莫使無端世累攖 (막사무단세루영) : 무단한 세상의 일들로 구속하지 말게 하라.
* 11. 과길선생여 (過吉先生閭)- 이황(李滉)
朝行過洛水 (조행과락수) : 아침에 걸어서 낙동강을 지나니
洛水何漫漫 (낙수하만만) : 강물은 어찌 그리도 유유히 흐르는가.
午憩望鰲山 (오게망오산) : 낮에 쉬어가며 금오산 바라보니
鰲山鬱盤盤 (오산울반반) : 금오산은 울창하게 서리어 있어라.
淸流徹厚坤 (청류철후곤) : 맑은 물은 땅 속 깊이 스미고
峭壁凌高寒 (초벽능고한) : 깎은 듯한 절벽은 높이 솟아 차가워라.
有村名鳳溪 (유촌명봉계) : 동네 하나 있어 봉계동이라 하니
乃在山水間 (내재산수간) : 바로 산과 물 사이에 자리 잡았어라.
先生晦其中 (선생회기중) : 선생께서 이곳에 숨어사셨는데
表閭朝命頒 (표려조명반) : 정문을 세우라는 나라 명령 내렸어라.
大義不可撓 (대의불가요) : 대의를 위해서야 흔들림이 있을까
豈曰辭塵寰 (기왈사진환) : 어찌 세상을 등졌다고 말을 하리오.
千載釣臺風 (천재조대풍) : 천여 년을 불어온 조대의 바람
再使激東韓 (재사격동한) : 다시 우리나라 선비들 감격하게 했어라.
扶持已無及 (부지이무급) : 나라를 붙들기엔 이미 어쩔 수 없지만
植立永堅完 (식립영견완) : 충절을 세웠으니 영원히 굳건하여라.
丈夫貴大節 (장부귀대절) : 대장부는 대의를 소중하게 여겼으나
平生知者難 (평생지자난) : 평생에 알아 본 사람 누구 있었던가.
嗟爾世上人 (차이세상인) : 아, 이 세상 사람들이여
愼勿愛高官 (신물애고관) : 신중히 생각하여 높은 벼슬만 좋아 말라
* 12. 숙청풍한벽루 (宿淸風寒碧樓)- 이황(李滉)
半生堪愧北山靈 (반생감괴북산령) : 반평생 지난 일이 북산의 령에 부끄럽고
一枕邯鄲久未醒 (일침감단구미성) : 베개 속 청운의 꿈은 아직도 못 깨었어라.
薄暮客程催馹騎 (박모객정최일기) : 황혼의 타향 길에 역말을 달리는데
淸宵仙館對雲屛 (청소선관대운병) : 맑은 밤 선관에서 구름 병풍 마주했어라.
重遊勝地如乘鶴 (중유승지여승학) : 경치 좋은 땅에 다시 노니 학 탄 것 같아
欲和佳篇類點螢 (욕화가편류점형) : 좋은 시에 화답하려니 반딧불 켜진 듯 하여라.
杜宇聲聲何所訴 (두우성성하소소) : 두견의 슬픈 울음, 무슨 하소인지
梨花如雪暗空庭 (리화여설암공정) : 눈 빛 같은 배꽃이 빈 뜰에 몰래 피었어라.
* 14. 호상원정우출효강절체 (湖上園亭偶出效康節體)- 이황(李滉)
何限名園漢水頭(하한명원한수두) : 어찌 한강수 머리에만 좋은 동산 있을까
閒來無處不堪遊 (한래무처불감유) : 한가한 몸이라면 어디 간들 놀 곳 없으리오.
白魚切玉家家興 (백어절옥가가흥) : 옥을 자른 듯 가는 회에 집집마다 흥겹고
黃菊排金院院秋 (황국배금원원추) : 누런 국화 금을 늘어놓은 듯 뜰마다 가을이라.
酌酒喜臨高榭豁 (작주희림고사활) : 술잔 잡고 즐거이 올라보니 높은 정자 시원하고
題詩愛向曲闌幽 (제시애향곡란유) : 시를 지어 굽은 난간 향하여 그윽함을 좋아했다.
更知易厭紅裙醉 (갱지이염홍군취) : 붉은 치마에 술 취함도 쉽게 싫어짐을 알 것이니
要學沙鷗浩蕩吟 (요학사구호탕음) : 해오라기 호탕하게 노는 모습을 배워야 하겠다.
* 15. 과청평산유감 (過淸平山有感)- 이황(李滉)
峽束江盤棧道傾 (협속강반잔도경) : 협곡에 묶인 다리 골짜기에 비겨있고
忽逢雲外出溪淸(홀봉운외출계청) : 구름 밖에서 만나 맑은 개울물로 흘러나오네.
至今人說廬山社 (지금인설려산사) : 지금까지 사람들은 <여산사>를 말했지만
是處君爲谷口耕 (시처군위곡구경) : 임께서는 이곳에서 곡구 밭을 갈았다네.
白月滿空餘素抱 (백월만공여소포) : 공중에 가득한 달빛은 남은 마음 품고
晴嵐無跡遣浮榮 (청람무적견부영) : 갠 날 산기운 자취 없이 헛된 영화 씻었네.
東韓隱逸誰修傳 (동한은일수수전) : 우리나라 숨은 선비를 누가 적어 전할까
莫指微疵屛白珩 (막지미자병백형) : 사소한 티 있다하여 흰 구슬을 버리지 말라.
* 16. 주성지리 (州城地利)- 이황(李滉)
雉堞峩峩地勢雄 (치첩아아지세웅) : 성가퀴는 높고 지세도 웅장하여
分疆遼左壓山戎 (분강료좌압산융) : 요동 왼편 경계 나눠 산 오랑캐를 눌렀다.
國門鎖鑰如天設 (국문쇄약여천설) : 나라 관문에 자물쇠 하늘이 마련한 듯,
長得平安報夕烽 (장득평안보석봉) : 평화로운 소식 저녁 봉우리에 길이 전한다.
* 17. 우유신번현 (雨留新蕃縣)- 이황(李滉)
已見中秋月欲虧 (이견중추월욕휴) : 중추의 달을 바라보니 기울어가고
南州行客尙逶遲 (남주행객상위지) : 남녘 고을로 떠난 나그네 머뭇거린다.
紅雲北闕三千里 (홍운북궐삼천리) : 붉은 구름 대궐에서 삼천리나 되고
白髮高堂十二時 (백발고당십이시) : 백발의 어머님 밤낮으로 못 잊겠다.
醉別故人風挽袖 (취별고인풍만수) : 옛 벗과 이별하니 바람이 소매를 잡고
愁吟孤館雨催詩 (수음고관우최시) : 객관에서 시 읊으니 비는 시를 재촉한다.
徒令倦僕知飢渴 (도령권복지기갈) : 부질없이 마부가 기갈 느끼게 했으니
屈指歸程倂日期 (굴지귀정병일기) : 손꼽아 돌아갈 길, 이틀을 하루로 잡는다.
* 19. 산천형세 (山川形勢)- 이황(李滉)
龍淵雲氣曉凄凄 (용연운기효처처) : 용연 못 구름 기운에 새벽이 쓸쓸하고
鶻峀摩空白日低 (골수마공백일저) : 작서봉 높이 솟아 밝은 해가 낮아 보인다.
坐待山城門欲閉 (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에 앉아 보니 성문은 닫히려 하는데
角聲吹度大江西 (각성취도대강서) : 피리 소리 불리어 큰 강 서쪽을 건너간다.
* 20. 답청등하산 (踏靑登霞山)- 이황(李滉)
踏靑幽徑草茸茸 (답청유경초용용) : 답청 가는 깊은 골짝 길에 풀 무성한데
來上霞山坐碧峰 (래상하산좌벽봉) : 자하산에 올라와 푸른 봉우리에 앉았다.
萬樹欲花春漠漠 (만수욕화춘막막) : 나무마다 꽃 피려나 봄은 아득한데
一山將暮翠重重 (일산장모취중중) : 온 산이 저물려니 봉마다 푸른빛이다.
舊遊京國渾如夢 (구유경국혼여몽) : 지난날 서울 일들은 아련히 꿈 같고
新卜田園只自農 (신복전원지자농) : 새로 밭 마련하여 직접 농사지으련다.
曲水佳辰當遏密 (곡수가신당알밀) : 굽이굽이 물 흐르는 좋은 때에 국상을 당해
題詩回首涕霑胸 (제시회수체점흉) : 시 짓고 돌아다보니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 21. 월란사화서림원시운 (月瀾寺和西林院詩韻)- 이황(李滉)
似與春山宿契深 (사여춘산숙계심) : 봄 산과 묵은 약속 깊었던가
今年芒屩又登臨 (금년망교우등림) : 올해도 짚신 신고 또 올라본다.
空懷古寺重來感 (공회고사중래감) : 쓸쓸히 옛 절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고
詎識林中萬古心 (거식림중만고심) : 숲 속 오랜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을까.
從師學道寓禪林 (종사학도우선림) : 스승 따라 도 배우려 선림에 머무니
壁上題詩感慨深 (벽상제시감개심) : 벽에 붙인 시구에 감개가 깊어진다.
寂寞海東千載後 (적막해동천재후) : 적막한 우리나라 천년 세월 지난 뒤
自憐山月映孤衾 (자련산월영고금) : 산에 솟은 달 이불에 비춰 어여쁘다.
* 22. 반타석 (盤陀石)- 이황(李滉)
黃濁滔滔便隱形 (황탁도도편은형) : 누렇고 탁한 도도한 물결에 문득 형체를 숨겼다가
安流帖帖始分明 (안류첩첩시분명) : 잔잔한 물살 흐르면 비로서 분명히 나타낸다.
可憐如許奔衝裏 (가련여허분충리) : 사랑스러워라, 날뛰며 부딪치는 물결 속에서
千古盤陀不轉傾 (천고반타불전경) : 천고부터 반타석은 구르거나 기울어지지 않았다
* 23. 도산모춘우음 (陶山暮春偶吟)- 이황(李滉)
浩蕩春風麗景華 (호탕춘풍려경화) : 호탕한 봄바람과 화사한 경치인데
蔥瓏佳木滿山阿 (총롱가목만산아) : 파아랗고 영롱한 나무가 산자락에 가득하여라.
一川綠水明心鏡 (일천록수명심경) :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 밝히는 거울인데
萬樹紅桃絢眼霞 (만수홍도현안하) : 만 그루 붉은 복사꽃은 눈을 어리는 노을이어라.
* 24. 춘일한거-6 (春日閒居6)- 이황(李滉)
綠染千條柳 (녹염천조류) : 푸른 가닥 천 줄기 버들
紅燃萬朶花 (홍연만타화) : 만 송이 꽃이 붉고 환하다.
雄豪山雉性 (웅호산치성) : 웅장하고 호방한 산 꿩의 본
奢麗野人家 (사려야인가) : 화려하고 곱사한 시골집이 보인다.
* 25. 춘일한거-4 (春日閒居4)- 이황(李滉)
山田宜菽粟 (산전의숙속) : 산 속 밭엔 콩과 조
藥圃富苗根 (약포부묘근) : 약초밭에는 싹과 뿌리.
北彴通南彴 (북박통남박) : 남북에 이어진 돌다리
新村接舊村 (신촌접구촌) : 나란히 붙어있는 신촌과 구촌.
* 27. 義州 (의주)- 李滉(이황)
龍淵雲氣晩凄凄 (용연운기만처처) : 못에 서린 구름 기운 저녁되니 쓸쓸하고
鶻岫磨空白日低 (골수마공백일저) : 높은 산 위의 송골매는 하늘 해 위에 솟았구나
坐待山城門欲閉 (좌대산성문욕폐) : 산성의 문이 닫히기를 앉아서 기다리니
角聲吹到大江西 (각성취도대강서) : 피리소리 큰 강의 서쪽으로 불어오는구나
* 29. 矗石樓 (촉석루)- 李滉(이황)
落魄江湖知幾日 (락백강호지기일) : 낙백하여 강호에 떠돈 지 몇날이던가
行吟時復上高樓 (행음시부상고루) : 길을 걸으며 시 읊으며 높은 누각에 오른다
橫空飛雨一時變 (횡공비우일시변) : 공중을 날아내리던 비도 일시에 변하여
入眼長江萬古流 (입안장강만고류) : 들어가 바라보니 긴 강은 만고를 흘러간다
往事蒼茫巢鶴老 (왕사창망소학로) : 지난 일들 아득하고 둥지에 깃던 학도 늙어가니
羇懷搖蕩野雲浮 (기회요탕야운부) : 마음은 흔들려 어지럽고 들판의 구름은 하늘을 떠돈다
繁華不屬詩人料 (번화불속시인료) : 번화한 세상 일은 시인이 뜻한 일 아니니
一笑無言俯碧洲 (일소무언부벽주) : 말없이 한번 웃으며 푸른 물가를 내려다 본다
* 31. 石蟹 (석해)- 李滉(이황)
負石穿沙自有家 (부석천사자유가) : 돌을 지고 모래 파서 스스로 집을 짓고
前行卻走足偏多 (전행각주족편다) : 앞으로 가다가 도리어 뒤로 달리니 다리는 더욱 많구나.
生涯一掬山泉裏 (생애일국산천리) : 한평생 산 속 샘 한번 움켜잡고서는
不問江湖水幾何 (불문강호수기하) : 강호의 물이 얼마나 되는가는 묻지도 않는구나.
* 32. 寒棲 (한서)-이황(이황)
結茅爲林廬 (결모위림려) : 띠풀을 엮어 숲 속에 초가집 지으니
下有寒泉瀉 (하유한천사) : 아래로는 차가운 샘물 흐른다.
棲遲足可娛 (서지족가오) : 늦게 찾아와 살지만 가히 즐거워
不恨無知者 (불한무지자) : 아는 사람 없어도 한스럽지 않도다.
* 33. 退溪 (퇴계)- 李滉(이황)
身退安愚分 (신퇴안우분) : 몸은 물러나 어리석은 분수에 편하지만
學退憂暮境 (학퇴우모경) : 학문이 퇴보하니 늙어 근심이 되는구나.
溪上始定居 (계상시정거) : 개울가에 집을 지어
臨溪日有省 (임계일유성) : 개울물소리 들으며 날마다 성찰하며 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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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退溪草屋黃錦溪來訪 (퇴계초옥황금계내방)- 李滉(이황)
溪上逢君叩所疑 (계상봉군고소의) : 개울 위에서 그대 만나 의심되는 점 물으며
濁醪聊復爲君持 (탁료료부위군지) : 그대 위해 다시 막걸리를 차립니다.
天公卻恨梅花晩 (천공각한매화만) : 하늘은 매화꽃 늦음을 한하여
故遣斯須雪滿枝 (고견사수설만지) : 일부러 살짝 흰 눈꽃을 가지에 가득 채운다.
* 35. 孤山 (고산)- 李滉(이황)
何年神斧破堅頑 (하년신부파견완) : 어느 해에 신이 굳은 암석 도끼로 찍어내어
壁立千尋跨玉灣 (벽립천심과옥만) : 벽이 천 길이나 우뚝 만에 걸터앉았구나.
不有幽人來作主 (불유유인래작주) : 은자가 찾아와 살지 않으면
孤山孤絶更誰攀 (고산고절갱수반) : 높은 산 외로운 산에 다시 누가 올라올까
* 36. 金剛山 (김강산)- 李滉(이황)
聞說金剛勝 (문설김강승) : 금강산 좋은 경치 소문만 듣고
空懷二十年 (공회이십년) : 이십년을 헛되이 생각해 왔었다네
玩來淸景地 (완래청경지) : 맑고 고운경치 즐기니
況復好秋天 (황부호추천) : 하물며 이 좋은 가을날
溪菊香初動 (계국향초동) : 계곡의 국화, 이제 향기가 막 도는데
岩楓紅欲燃 (암풍홍욕연) : 바위의 단풍나무 붉어져 불붙을 것 같아라
行吟岩壑底 (행음암학저) : 바위 골짜기 아래를 거닐며 시를 읊으니
心慨覺蕭然 (심개각소연) : 마음도 감탄하여 날아갈 듯 하구나
* 37. 성주이황어십미(城主以黃魚十尾)- 김종직(金宗直)
春風鄕國鱖魚肥 (춘풍향국궐어비) : 봄바람 화창한 고향에 쏘가리 살져서
五五朋來忽款扉 (오오붕래홀관비) : 열 마리 꾸러미가 갑자기 대문에 이렀다
隣里不知臺餽至 (린리불지대궤지) : 이웃에서는 성주가 준 것을 알지 못하고
錯將誠孝比姜詩 (착장성효비강시) : 잘못 정성과 효도를 효자 강시에게 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