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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산수를 자랑하는 경남 거창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산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감악산이라고 하면 산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제일 먼저 파주의 감악산(675m)을 떠올린다. 원주의 감악산(945m)도 제법 잘 알려진 산이다. 반면 거창의 감악산(952m)은 수도권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있어서 거의 미지의 산이다. 그러나 명산의 고장 거창에서도 감악산을 거창의 진산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군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이다. 무촌리와 신원리를 잇는 감악산에는 산기슭 연수사 선녀바위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산 아래로 흘러 곳곳에 크고 작은 계곡을 만든다. 그중 선녀폭포가 특히 장관이다.
감악산 첩첩산중 맑은 계곡이 쉬지 않고 흐르는 '감악산 물맞이길'은 총 4개 코스다. ▷제1코스 물맞으러 가는길(5㎞) ▷제2코스 고행의 둘레길(7.4㎞) ▷제3코스 전망대 가는길(2.3㎞) ▷제4코스 심신도량 하는길(1.5㎞) 등 4개로 나뉘어져 시간과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걸을 수 있다. 1코스 ‘물맞으러 가는길’을 소개한다.
남상면 매산마을에서 시작하는 1코스는 평화로운 전원 풍경과 풍성한 농작물로 가득한 논밭, 그리고 산지의 가람이 있어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경남 거창군 감악산 ‘물맞이 길’은 테마스토리가 있는 역사 문화 탐방로다. 신라 헌강왕(재위 875~886)이 감악산 중턱의 연수사 약수를 마시고, 그 물로 목욕해 피부병을 고쳤다는 전설이 깃든 ‘영험한 물’을 주제로 조성됐다. 거창군은 남상면 매산마을을 시작으로 매산저수지를 지나 연수사로 가는 옛길을 복원,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감악산 정상에 이르는 16㎞ 구간을 물맞이 길로 만들었다. 모두 8억 원의 예산이 들었고 역사와 전설, 스토리가 있는 녹색길이다.
매산마을로 들어서기 전 대도암에는 신비한 돌이 있는데, 소원을 빌고 돌을 들어 올렸을 때 돌이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맞으러 가는길의 시작점인 매산마을은 감악산의 관문으로 2015년 우회도로 건설 후 남은 토지에 솔숲이 조성됐다. 마을 앞 정자나무(일명 쌍둥이 나무) 옆에는 석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청돌이 있다. 돌의 표면에 12개의 다산혈(아이를 많이 낳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비는 혈)이 있다. 매산마을은 조선조 세종 때 풍수지리설에 매화락지부의 명당자리라고 마을 이름을 그때부터 매산이라 불렀다 한다.
수려한 풍광과 함께 코스를 걷는 내내 들려오는 맑은 계곡물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며, 깊은 산속 아찔한 높이에서 물이 내려오는 선녀폭포에서 절정을 이룬다.
코스의 종점인 연수사 길 아래 탐방로 끝 지점에 돌로 된 울타리가 있고 지붕은 없다. 신라 헌강왕의 전설이 있던 감악산 물맞는 약수탕이다. 입구에 서 있는 아림욕장 목석과 아름욕장 목석이 문을 대신한다. 남자는 아림장군 쪽 여자는 아름장군 방향으로 들어가면 된다. 입구를 지나 돌담 미로가 펼쳐지고 다시 입구가 나온다, 꽤 너른 공간에 산속에서 나오는 물을 통나무를 따라 흐르게 해 놓았다. '물 맞는 약수탕'에서는 그 옛날 헌강왕이 그랬던 것처럼 감악산 청정수로 몸을 씻을 수 있는 야외 탕이 마련돼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시점과 종점에 각각 버스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용이하나, 버스 편은 많지 않으므로 시간확인은 필수다.
△ 코스경로
1코스 물맞으러 가는길은 매산방문자센터를 출발해 상매~지레길~매산저수지~평전다리~선녀폭포를 거쳐 물맞는 약수탕까지 가는 5㎞ 구간이다.
(매산방문자센터에서 평전다리까지 2.9㎞는 옛 도로인 시멘트길 구간이다. 이 구간을 걷기 싫으면 화장실과 팔각정이 완비되어 있는 가재골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이정표를 따라 선녀폭포 방향으로 내려와 걸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