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금천어머니회장배테니스대회가 12월 11일 금천구립테니스장에서 열렸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참가자및 회원들은 금천구 테니스 협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다만 이번 대회는 특이점이 있다. 10년 넘게 후원해 주던 금천구청의 대회 지원이 끊겨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의 지인및 전 회원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대회를 치렀다.
금천어머니회는 대부분 직장에 다니는 40~50대 여성이 주류를 이루는 45명의 회원을 가진 주말모임이다. 항상 시간에 쫒기는 직장 여성들이 주말이면 테니스 라켓 하나로 모여 에너지를 충전하고 우정을 나누며 올해 15년째 대회를 개최했다.
비트로의 후원을 받아 참가품으로는 카카오의 라이온 가방을 준비했는데 귀여워서 집에 가자마자 어쩐지 딸에게 뺏길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분분했다. 서울대피부과 정진호 교수님이 만든 JJ 이펙트 영양크림도 일부 상품으로 사용했다.
접수창구는 평소보다 일찍 나와 발열체크를 하고 백신 2차까지 접종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느라 매우 분주했다. 식사와 음료가 제한되었으나 잠깐 동안 수원의 박정수 회장님께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놓아 한 사람씩 나눠 먹는 따뜻한 풍경도 연출되었다.
경기 초반에 다리를 삐끗한 참가자가 있었다. 중간에 병원에 들러 긴급조치로 처치하고 끝까지 관전하던 재갈향선은 “경기 시작 전 스트레칭을 소홀이 하고 뛰다보니 삐끗했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다양한 볼을 받고 싶었는데 앞으로는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히 몸을 풀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고 전했다.
JJTC 백진현 회장은 처음으로 이 대회를 출전했다. 백 회장은 “코트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며 “게임 중에 주로 공격해야 할 대상은 에이스가 아닌데 잘 못 파악한 것을 소중한 경험으로 삼을 것이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진진한 경기를 펼쳤다.
부천명문에서 온 3위팀 조선미 권선숙은 “이 대회에 출전하면 젊은이들의 볼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최선을 다 했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못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인천 어벤저스에서 함께 운동하는 준우승 김병희 김은영 팀은 “파트너가 같은 클럽에서 운동하다보니 위기의 순간에 서로 어떻게 게임을 풀어 가야 하는지 편하게 상의할 수 있어서 좋은 결과가 온 것 같다”며 “진행이 빠르고 깔끔해서 좋은 여운을 안고 간다”는 인사를 남겼다.
최종 우승은 아만다 한나래 팀이 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해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던 아만다는 미국에서 아마추어 축구 선수였고 6년 전 영어유치원 교사로 입국했다. 더욱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발휘하던 아만다는 최근 각 구에서 주최하고 있는 대회를 휩쓸 만큼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어 갤러리들이 모두 우승 후보 팀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마지막 라켓을 놓는 순간까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발리보다는 수비 위주였던 두 사람은 끈질기고 차분한 롱 샷으로 결국 우승을 거머쥐었다.
아만다는 “파트너와는 처음 손을 맞춰 출전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며 “지역대회 우승하면 파이어볼 모임에서 한 달 회비를 면제 받는 특혜가 기다리고 있어 더욱 뿌듯하다”고 했다. 끝까지 남아 응원하던 파이어볼 팀원들은 마지막 샷이 끝나자마자 우르르 달려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금천구어머니 회원들은 매 년 조금씩 성장해 가는 직장 여성들의 테니스 실력을 지켜보며 15년째 겨룰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커다란 보람을 느꼈다. 회원 45명이 뭉쳐 위력을 발휘하며 총천연색의 다양한 빛깔을 빚어낸 특별한 대회였다. 글 송선순 사진 유길초
결과
우승- 아만다 한나래(파이어볼)
준우승- 김은영 김병희(어벤져스)
3위- 허정주 예사비나 (노란공테니스, 슈가볼). 조선미 권선숙(부천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