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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타산 얼음골 이끼계곡 |
초입에서 만나는 이끼계곡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이끼계곡이 계속 이어지는데 국내에서는 가장 길고 가장 멋지다. 사진작가들의 발자국에 의해 좁은 산길은 반질반질 윤이 날 정도가 되었고 사진 포인트로 내려가는 길목에도 어김없이 길은 나 있다. 비가 내려 물줄기가 거세져서 물보라 치는 날 찾으면 이곳이 무릉도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보는 데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잠시 보고 진부 쪽으로 나오면 된다. 평창군 지역에 수해가 나기 전에 촬영을 했다. 폭우 탓에 다소 망가졌을 것을 감안해 찾아가면 좋을 듯하고 그저 눈과 가슴으로 느끼고 오라고 권하고 싶다.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진부 나들목~59번 국도 이용해 정선 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에 신기리마을 가는 다리를 만난다. 마을을 지나면 전봇대에 ‘보감’이라는 글자가 있다. 이 근처에 차를 세우고 개울을 건너 계곡 우측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가리왕산 장전 이끼계곡
진부에서 정선으로 가는 59번 국도변은 올 여름 수해로 망가진 도로를 어렵사리 복구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오대천은 물론이고 오른쪽으로 맑은 계곡이 이어진다. 막동을 지나면서 장전계곡(진부면 장전리)을 만나게 되는데 이 장전계곡을 기점으로 평창과 정선으로 군이 나뉘게 된다. 장전계곡의 상류에 이끼계곡이 있다. 차량으로 손쉽게 올라갈 수 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이끼계곡 중 하나이다.
▲ 가리왕산 장전 계곡 |
초입 계곡을 따라 위로 오르면 민가가 띄엄띄엄 나타난다. 예전에는 화전민이 살던 오지마을이었지만 몇 해 사이에 번듯한 전원주택이 여럿 둥지를 틀었다. 민가가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길을 오르면 가리왕산(1561m)의 임도길과 이어진다. 발심사 절집을 앞에 두고 왼편에 이끼계곡이 펼쳐진다. 계곡이 길지 않아 걷지 않아도 된다.이번 수해로 이끼가 약간 쓸려갔지만 장전계곡 자체는 괜찮다. 사진은 여러 해 전에 찍은 것이다.
찾아가는 길 진부~59번 지방도 이용~큰 길로 직진하면 막동~화의리 부석사 계곡~장전계곡의 순으로 이어진다. 장전계곡을 따라 10여분 정도 오르면 민가가 끝이 나고 왼편에 차 두어 대 정도 댈 공간이 나온다. 바로 옆 어두침침한 계곡이 이끼계곡이다.
맛집 장전계곡의 우미정(033-334-0739)에는 송어회가 있다.
*천혜의 비경,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평창의 장전리나 두타산 이끼계곡을 비단길에 비유한다면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용소 이끼폭포는 완전히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 무건리라는 오지마을에서도 더 첩첩한 산속(비포장 4㎞ 정도)마을인 ‘큰말’까지 들어가야 한다. 여름철에만 농사지으러 찾아든다는 큰말에서도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국내에 이런 오지가 있다는 것이, 이런 오지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큰말에서 산길을 따라 계곡 밑으로 내려가는 거리는 300m 정도로 짧지만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사진작가들이 찾는 날이 아니고서는 인적이 없는 곳이므로 혼자 가는 것은 삼가야 한다.
▲ 무건리 이끼계곡 |
쏴아 하는 물소리를 따라 계곡에 다다르면 높이 7~8m 높이의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 물줄기는 주로 바위 오른쪽을 타고 흘러내리는데 이끼가 무성하다. 바로 옆 산비탈에도 또 다른 폭포(10여m)가 있는데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이끼가 아름답다. 정작 더 아름다운 이끼폭포를 보려면 밧줄을 걸고 폭포 위로 올라가면 된다. 높이 10여m의 아름다운 이끼폭포가 있고 용소도 있어 절경. 하지만 오르는 일이 쉽지 않으므로 무리는 금물이다. 오르지 못해도 오지 마을의 공기를 가슴속에 가득 담았고 사람 손길 전혀 닿지 않은 폭포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라고 위안하길 바란다. 주변에 먹거리와 숙박지는 전혀 없다. 도계나 태백, 삼척 등지를 이용하면 된다.8월 중순에 혼자서 힘겹게 찾아간 필자는 무서워서 폭포 위로 올라서질 못했다. 내려오면서 전동섭 무건리 이장집을 찾았다. “위로 올라가야 용소도 보고 그럴 텐데. 얼마 전 도계에 살던 아주머니 여섯 명이 왔는데, 한 명도 위로 못 올라가고 돌아왔다”는 말도 전해준다. 이런 오지에도 사람들이 얼마나 찾는지 한꺼번에 차량 10대도 들어간 적이 있단다.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신림(혹은 제천) 나들목을 지나 영월을 거쳐 태백으로 오면 된다. 태백에서 도계를 지나 5분 정도 내려가면 고사리(혹은 현불사)라는 마을 팻말이 나온다. 우측 마을길을 따라 오르면 석회암 채굴장을 지나게 되고 더 올라가면 무건리 마을이다. 가파른 언덕 위에 마지막 민가가 왼쪽에 있고 우측에 현불사가 있다. 차단기는 길 못미쳐 우측 푸른 양철지붕 이장댁 옆에 있다. 차단기가 내려져 있을 때는 전동섭 이장(033-541-4314)댁에 연락해야 한다.
*지리산 뱀사골 실비단폭포
이끼계곡 중에서도 제일 난감한 곳이 지리산 실비단폭포다. 지리산 뱀사골(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반선마을에서 반야봉과 토끼봉 사이에 만들어진 계곡)이야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문제는 실비단폭포는 탐방로가 아니라는 점이다. 무수히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드는 바람에 아예 탐방로를 통제해 버렸다. 그럼에도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최근에 다녀온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50만원이라는 벌금을 감수해 가면서 찾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
▲ 지리산 뱀사골 실비단폭포 |
우선 실비단폭포를 찾아가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반선마을에서 30여분 걸어 와운교를 건너자마자 우측에 본격적으로 등산길이 나선다. 1시간30분 정도 아름다운 계곡과 숲에 취해 걷다보면 제승교를 만나게 되는데, 잘 살펴보면 우측(반야봉으로 이어지는 길)에 계곡줄기가 있다. 오른쪽 계곡길로 들어서면 등산객과 사진작가들이 만들어놓은 발자국이 새겨진 길이 이어지는데, 굵은 돌이 깔린 너덜지대도 많아 다소 힘들다. 그렇게 40분 정도 걸어 깎아지른 듯한 절벽 바위 밑으로 내려가면 동쪽 햇살을 잘 받는, 서쪽 바위벽에 온통 이끼가 피었다. 이끼를 타고 실가닥처럼 떨어지는 물줄기. 그래서 실비단 물결이 아니겠는가? 벼랑바위의 석간수가 이끼에 스며들면서 실줄기처럼 물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힘겨운 발품과 과태료를 뒤로 하고서라도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의 심정은 가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리라.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인월나들목~인월에서 1084번 도로 이용. 산내면에서 우측 729번 도로 따라가면 뱀사골 주차장. 인월에서 주차장까지 14km.
맛집 지리산 산채식당(063-625-9670)의 최성영씨는 이 지역 토박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인월면의 청솔회관(063-636-2489)의 웰빙 콩요리가 인기다.
*거창 금원산 이끼계곡
거창에는 덕유산의 일부인 남덕유산(1508m) 이외에도 높은 산들이 있다. 그 중 한곳이 금원산(1352m)이다. 금원산엔 휴양림(055-943-0340, 거창군 위천면)이 조성되어 있는데 유안청폭포, 자운폭포는 물론이고 문바위, 가섭암지 삼존불상 등 볼거리가 아주 많은 곳이다. 특히 금원산에도 이름난 이끼계곡이 있다.
▲ 금원산 자운폭포 |
이끼계곡은 금원산 휴양림 안에 있지만 일반 여행객이 찾지 않는 곳이라 쉽게 찾을 수 없다. 금원산 휴양림 안으로 들어가 유안청폭포를 지나면(일방통행) 돌아나오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가다 우측에 임도길 표지기를 만난다.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기백산과 지재미골과 금원산으로 나뉘는 삼거리를 만난다. 이 삼거리에서 금원산 쪽으로 1분 정도 오르면 왼편에 이끼계곡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수해 탓인지 계곡이 많이 망가져 있다.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오솔길이 나 있는데 쓰러진 나무 등걸이 많아 수해가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앞서 소개한 곳들보다 아름답진 않지만 금원산 자체만으로도 충분해서 재미삼아 찾을 만하다.
찾아가는 길 88고속도로~거창 나들목~거창읍에서 3번 도로 이용~말흘에서 37번 도로로 좌회전~위천면에서 금원산자연휴양림 팻말 따라 들어가면 된다.
맛집 거창에서 김천 방면으로 가는 길목의 대전식당(055-942-1818, 거창읍 서변리 원동)은 소문난 갈비탕 전문점이고 삼산이수(055-942-0103)에도 같은 메뉴가 있다. 특히 삼산이수는 식당 분위기가 멋지다. 갈비찜은 달짝지근하고 질깃하지만 밑반찬이 풍성해 일부러 가도 괜찮을 집이다.
<글·사진= 이신화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이것 좀 퍼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