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31>
- “세속과 무리짓지 말고 도를 보배삼아 -
- 절도를 지키고 고난과 가난 즐겨해야”-
道安法師 遺誡九章 (도안법사 유계구장) <2>
自獲荒流 道法遂替 新學之人 未體法則
자획황류 도법수체 신학지인 미체법칙
着邪棄正 妄其眞實
착사기정 망기진실
以小힐 爲智 以小恭 爲足
이소힐 위지 이소공 위족
포食終日 無所用心 退自推觀 良亦可悲
포식종일 무소용심 퇴자추관 량역가비
(그러나) 거칠고 황당한 무리들을 거느리고 부터 도법이 쇠퇴하기에 이르렀으니 새로 배우는 이는 법을 체달하지 못한지라
삿된 길에 집착하고 바른 길을 버려서 진실됨을 까마득히 잊고서는 작은 꾀로써 지혜로 삼으며 작은 공경으로써 족하다 하여 종일토록 제 배를 불리되 도에는 마음내는 바가 없으니
(한걸음) 물러서서 제 자신을 되돌아 볼진대 실로 슬픈 일이로다.
計今出家 或有年歲 經業未通 文字不決
계금출가 혹유년세 경업미통 문자불결
徒喪一世 無所成名 如此之事 可不深思
도상일세 무소성명 여차지사 가불심사
無常之限 非旦卽夕 三途苦痛 無强無弱
무상지한 비단즉석 삼도고통 무강무약
師徒義深 故以伸示 有情之流 可爲永誡
사도의심 고이신시 유정지류 가위영계
이제 출가한 때를 셈해보니 혹 여러 해를 지냈으되 도리공부에 통하지도 못하고 문자로도 결단치 못하매
한 세상 헛되이 보내 이름조차 이룬게 없으니 이같은 일을 깊이 생각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덧없는 한이 아침 아니면 곧 저녁이라(언제 죽을지 모를 일이라) 삼악도의 고통은 더함도 덜함도 없으리라(지은대로 받으리라) 스승과 제자의 의리란 깊은 까닭에 공부길을 써서 밝히노니
뜻있는 사람에겐 가히 오래두고 경계하는 말이 될 것이다.
其一曰, 卿已出家 永違所生
기일왈, 경이출가 영위소생
削髮毁容 法服加形
삭발훼용 법복가형
辭親之日 上下涕零 割愛崇道 意凌太淸
사친지일 상하체영 할애숭도 의릉태청
當遵此志 經道修明 如何無心 故存色聲
당준차지 경도수명 여하무심 고존색성
悠悠竟日 經業不成 德行日損 穢積遂盈
유유경일 경업불성 덕행일손 예적수영
師友慙치 凡俗所輕
사우참치 범속소경
如是出家 徒自辱名 今故誨勵 宜當專精
여시출가 도자욕명 금고회려 의당전정
그 첫째, 그대가 이미 출가했으니 영영 소생(부모)을 어긴지라
머리 깎아 용모바꾸고 법복을 입어 모양도 달라졌다.
부모를 떠나던 날 상하가 눈물을 흘렸거늘 (그럼에도)사랑을 베고 도를 숭상하니 뜻이 하늘을 능가했도다.
마땅히 이 뜻을 존중하여 불법을 닦아 밝힐 것이거늘 어찌 도에 무심하여 짐짓 색성(오욕락)에 머물며
한가히 나날을 마쳐 공부를 이루지 않는가. 덕행은 날로 줄고 더러움은 쌓여 마침내 가득 차니
스승과 벗에 부끄럽고 부끄러우매 범속에 업신여기는 바로다.
이같은 출가는 다만 제 스스로 이름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 이제 힘써 가르치노니 오로지 정진할지어다.
其二曰, 卿已出家 棄俗辭君
기이왈 경이출가 기속사군
應自誨勵 志果靑雲 財色不顧 與世不群
응자회려 지과청운 재색불고 여세불군
金玉不貴 惟道爲珍 約己守節 甘苦樂貧
금옥불귀 유도위진 약기수절 감고락빈
進德自度 又能渡人 如何改操 趨走風塵
진덕자도 우능도인 여하개조 추주풍진
坐不暖席 馳무東西 劇如요役 縣官所牽
좌불난석 치무동서 극여요역 현관소견
經道不通 戒德不全 朋友蚩弄 同學棄捐
경도불통 계덕부전 붕우치롱 동학기연
如是出家 徒喪天年 今故誨勵 宜各自憐
여시출가 도상천년 금고회려 의각자련
그 둘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세속을 버리고 임금(나라 일)을 마다한 것이다.
마땅히 스스로 꾸짖으며 힘써 뜻이 푸른 하늘같고 재물과 색을 돌아보지 않으며 세속과 더불어 무리 짓지 말라. 금옥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며 오로지 도를 보배로 삼아 몸을 검약하게, 절도를 지키고 고난을 달게 받아 가난을 즐겨하며 덕에 나아가 스스로를 제도하고 또 남도 제도해야 한다. (그러해야 하거늘) 어찌하여 지조를 바꾸어 풍진세상에 이리저리 날뛰며 앉은 자리 덥히지 않고 (좌정하지 못하고) 동서로 치닫기를 심하기가 마치 부역으로 관청에 끌려간 것 같이 하니
마음공부에도 통하지 못하고 계율과 덕행에도 온전치 못해 벗들이 비웃고 도반이 버리고 떠나게 하는가.
이같은 출가는 단지 천명만 잃게 할 뿐이니 이제 짐짓 꾸짖어 가르치노라.
각자는 마땅히 스스로를 가련케 여길 지어다. 龍 眼
치문경훈<32>
- 뜻을 불법에 두고 진리 본삼아 행하고 -
- 세속 이해에 집착말고 道만 흠모하라 -
道安法師 遺誡九章 (도안법사 유계구장)<3>
其三曰 卿已出家 永辭家族
기삼왈 경이출가 영사가족
無親無疎 淸淨無欲 吉則不歡 凶則不척
무친무소 청정무욕 길즉불환 흉즉불척
超然縱容 豁然離俗
초연종용 활연리속
志存玄妙 軌眞守樸 得度廣濟 普蒙福祿
지존현묘 궤진수박 득도광제 보몽복록
如何無心 仍着染觸
여하무심 잉착염촉
空諍長短 銖兩升斛 與世爭利 何異동僕
공쟁장단 수량승곡 여세쟁리 하이동복
經道不明 德行不足
경도불명 덕행부족
如是出家 徒自毁辱 今故誨示 宜自洗浴
여시출가 도자훼욕 금고회시 의자세욕
그 셋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길이 가족을 마다한 것이다.
가깝고 멀게 없으며 청정무욕하여 길하다고 반기지 않고 흉하다고 슬퍼 않는다.
초연히 모든 것을 놓고 활연히 세속을 떠나며
뜻을 불법에 두어 진리를 본삼아 질박함에 머물어 법을 얻어 널리 제도하고 두루 복록을 받게해야 한다.
그렇거늘 어찌 무심하여 세속에 집착해 물들려 하는가.
쓸데없이 길고 짧음을 따지고 피와 말로 헤아려 세속과 더불어 이해를 다투면 어찌 하인배와 다르랴.
공부엔 밝지 못하고 덕행도 부족하니 이런 출가는 자신을 헐뜯고 욕되게 함이라 이제 짐짓 가르치노니 마땅히 심신을 씻고 씻을 지어다.
其四曰 卿已出家 號曰道人
기사왈 경이출가 호왈도인
父母不敬 君帝不臣
부모불경 군제불신
普天同奉 事之如神 稽首雉敬 不計富貧
보천동봉 사지여신 계수치경 불계부빈
尙其淸修 自利利人
상기청수 자리리인
減割之重 一米七斤
감할지중 일미칠근
如何怠慢 不能報恩 倚縱遊逸 身意虛煩
여하태만 불능보은 의종유일 신의허번
無戒食施 死入泰山 燎鐵爲食 融銅灌咽
무계식시 사입태산 요철위식 융동관인
如斯之痛 法句所陳 今故誨約 宜改自新
여사지통 법구소진 금고회약 의개자신
그 넷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이름이 도인이다.
부모를 모시지 않고 군왕의 신하되지 않는다.
널리 천하가 한가지로 받들고 섬기기를 신같이 하며 머리 조아려 공경하나 빈부를 헤아리지 않으니
오로지 청정행을 닦아 자리이타 함이라.
덜어내고 베어낸 시주공양의 무게가 쌀 한톨에 일곱근 상당이다(그만큼 무겁다는 뜻)
어찌 태만하여 은혜에 보답치 않고 방자히 놀아나는 일에 몸을 맡겨 심신으로 헛되고 번잡하게 하는가.
계행 없이 시주밥 먹으면 죽어서 태산지옥에 떨어져 끓는 쇠로 밥을 삼고 끓는 구리를 마시게 되리니
그와같은 고통은 법구경에서 진술한 바이라 이제 짐짓 가르쳐 약정하노니 마땅히 고쳐 거듭 날지어다.
其五曰 卿已出家 號曰息心
기오왈 경이출가 호왈식심
穢雜不着 惟道是欽
예잡불착 유도시흠
志參淸潔 如玉如氷
지참청결 여옥여빙
當修經戒 以濟精神 衆生蒙祐 竝度所親
당수경계 이제정신 중생몽우 병도소친
如何無心 隨俗浮沈 縱其四大 恣其五根
여하무심 수속부침 종기사대 자기오근
道德遂淺 世事更深
도덕수천 세사경심
如是出家 與世同塵 今故誡約 幸自開神
여시출가 여세동진 금고계약 행자개신
그 다섯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이름하여 식심(청정심·무심)이다.
더럽고 잡스런 것에 집착말고 오로지 도만 흠모하라.
뜻을 맑고 깨끗이 하되 옥구슬 같이, 어름 같이 하여
마땅히 경론과 계행을 닦아 정신을 가즈런히 하면 중생이 도움을 입고 아울러 부모·친족·벗들을 제도하게 된다.
그러하거늘 어찌 공부엔 마음을 두지않고 세속을 따라 부침하며 사대·오근을 방자하게 할 것인가.
도덕은 마침내 얕아지고 세간일만 더 깊어질 것이니
이같은 출가는 속진과 한가지라 이제 짐짓 경계하여 약정하노니 바라건대 스스로 정신차릴지어다.
龍 眼
치문경훈<33>
- 비록 외모 남루하나 앉고 섬 단정히 하라-
道安法師 遺誡九章 (도안법사 유계구장)<4>
其六曰 卿已出家 捐世形軀
기육왈 경이출가 연세형구
當務竭情 泥洹合符 如何擾動 不樂閑居
당무갈정 니원합부 여하요동 불요한거
經道損耗 世事有餘
경도손모 세사유여
淸白不履 反入泥塗
청백불리 반입니도
過影之命 或在須臾
과영지명 혹재수유
地獄之痛 難可具書 今故戒勵 宜崇典謨
지옥지통 난가구서 금고계려 의숭전모
그 여섯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세속의 형상과 몸을 버린 것이다.
마땅히 뜻을 왼통 기울여 니원(니르바나)에 부합하기를 힘써야 하거늘 어찌하여 (심신이) 요동하며 조용히 살기를 즐기지 아니하는가.
경도를 손상케 하고도 (도는 닦지 않으면서) 세간일이 남아 있고 맑고 깨끗한 길은 밟지 않고 발길을 진흙탕으로 되돌리니 지나가는 그림자에 불과한 이 목숨은 잠깐 사이라 지옥의 고통은 가히 글로 갖추어 쓰기 어렵나니 이제 짐짓 힘쓰기를 경계하노라. 마땅히 옛 성인들의 실다운 글을 숭상할지어다.
其七曰 卿已出家 不可自寬
기칠왈 경이출가 불가자관
形雖鄙陋 使行可觀 衣服雖추 坐起令端
형수비루 사행가관 의복수추 좌기령단
飮食雖疎 出言可찬
음식수소 출언가찬
夏則忍熱 冬則忍寒 能自守節 不飮盜泉
하즉인열 동즉인한 능자수절 불음도천
그 일곱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자신에게 관대치 말라.
형상은 비록 비천 남루하나 행을 볼만하게 하며 의복은 비록 거치나(더러우나) 앉고 섬이 단정하며 음식은 비록 보잘것 없으나 말할 때는 가히 먹음직스럽게 하라 여름엔 더위를 참고 겨울엔 추위를 견디며 능히 제 절개를 지켜 도천을 마시지 말라(도에 어긋난 일을 하지말라) (도천:그 이름이 도둑샘이라하여 공자가 마시기를 거부한 샘)
不肖之供 足不妄前
불초지공 족불망전
久處私室 如臨至尊 學雖不多 可齊上賢
구처사실 여림지존 학수부다 가제상현
如是出家 足報二親 宗親知識 一切蒙恩
여시출가 족보이친 종친지식 일체몽은
今故誡汝 宜各自敦
금고계여 의각자돈
불초한 공양(법에 맞지 않는 공양)자리엔 망녕되이 나가지않으며 사실에 오래 머물되 지존이 왕림한듯이 하면(남이 안보더라도 행동에 조심하라는 뜻) 배움이 비록 많지 않더라도 가히 옛 선지식과 가즈런할 것(같이 될것)이다.
이같은 출가는 족히 부모의 은혜를 갚고 종친과 아는 이가 모두 은혜를 입게 될 것이므로 이제 짐짓 네게 경계하노니 마땅히 각자 뜻을 두텁게 할지어다.
其八曰 卿已出家 性有昏明
기팔왈 경이출가 성유혼명
學無多少 要在修精
학무다소 요재수정
上士坐禪 中士誦經 下士堪能塔寺經營
상사좌선 중사송경 하사감능찹사경영
豈可終日 一無所成
기가종일 일무소성
立身無聞 可謂徒生 今故誨汝 宜自端情
입신무문 가위도생 금고회여 의자단정
그 여덟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나 성품은 (아직) 어둡다. 배움이 많건 적건 중요한 것은 세밀히 닦는데 있다.
상근기는 좌선, 중근기는 송경, 하근기는 절 살림을 잘 감당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종일토록 한가지도 이루는 게 없는가. 입신하고도 이름이 들리지(나지) 않으면 가히 헛 살았다 할 것이라 이제 짐짓 너를 꾸짖으니 마땅히 뜻을 단정히 할지어다.
其九曰 卿已出家 永違二親
기구왈 경이출가 여위이친
道法革性 俗服離身
도법혁성 속복리신
辭親之日 乍悲乍欣 邈爾絶俗 超出埃塵
사친지일 사비사흔 막이절속 초출애진
當修經道 制己履眞 如何無心 更染俗因
당수경도 제기리진 여하무심 경염속인
그 아홉째. 그대 이미 출가했으니 영영 부모를 거스른 것이다. 도법으로 심성을 개혁하고 속세의 옷을 버렸다.
어버이 하직한 날 한편 슬프고 한편 기뻤으니 아득히 세속과 인연끊고 풍진세상 뛰어 넘으려할진대 마땅히 불법을 닦아 자기를 다스리고 진리의 길 밟아야 하거늘 어찌하여 공부엔 마음이 없어 다시금 세속 인연에 물드는가.
經道已박 行無毛分 言非可貴 德非可珍
경도이박 행무모분 언비가귀 덕비가진
師友致累 에恨日殷
사우치루 에한일은
如是出家 損法辱身 思之念之 好自將身
여시출가 손법욕신 사지염지 호자장신
공부길은 이미 희박하고 행동거지엔 터럭만큼도 도라 할게 없으며 말은 귀하지 않고 덕은 가히 보배답지 않으매
스승과 벗에 누가 되고 통한은 날로 성해지는구나.
이같은 출가는 법을 훼손하고 자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스스로 심신을 조히 기를지어다.
龍 眼
치문경훈<34>
*慈恩法師出家箴
(자은법사출가잠)
-“선지식 찾아 머리의 불끄듯 궁구하라”-
捨家出家何所以 稽首空王求出離
사가출가하소이 계수공왕구출리
三師七證定初機 剃髮染衣發弘誓
삼사칠증정초기 체발염의발홍서
去貪瞋 除鄙인 十二時中常謹愼
거탐진 제비인 십이시중상근신
鍊磨眞性若虛空 自然轉退魔軍陳
연마진성약허공 자연전퇴마군진
집 버리고 출가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 머리조아려 출세간 법 구함이요
삼사칠증으로 처음 마음기틀 정하고 머리 깎고 먹물 옷 입어 큰 서원 세움이로다
탐진을 버리고 세속의 하찮은 욕심 제하여 하루 종일 근신하라
너의 참 본성 밝혀 티끌없는 허공같이 된다면 마구니는 절로 물러나리라.
勤學習 尋師匠 說與同人堪倚仗
근학습 심사장 설여동인감의장
莫敎心地亂如麻 百歲光陰等閒喪
막교심지란여마 백세광음등한상
踵前賢 斅先聖 盡假聞思修證得
종전현 효선성 진가문사수증득
行住坐臥要精專 念念無差始相應
행주좌와요정전 념념무차시상응
佛眞經 十二部 縱橫指示菩提路
불진경 십이부 종횡지시보리로
不習不聽不依行 問君 何日心開悟
부습불청불의행 문군 하일심개오
부지런히 닦고 익히되 선지식을 찾아 묻고 기꺼이 도반과 함께 견디어 의지할 지언정 마음이 난마처럼 얽혀 일생을 헛되이 손상케 하지말라
역대조사의 뒤를 잇고 선지식을 본받아 듣고 생각하고 닦기를 다해 증득할 것이니 행주좌와에 오로지 정진, 또 정진하여 생각생각에 어긋남이 없이하면 비로소 (조사·선지식에) 상응하리라
부처님의 참된 말씀 12부(모든 경전)에 가로 세로 보리의 길이 일러져 있거늘 익히지도 듣지도 행하지도 않는다면 그대에게 묻노니 어느 날에 마음 깨칠 것인가.
速須究 似頭燃 莫待明年與後年
속수구 사두연 막대명년여후년
一息不來卽後世 誰人保得此身堅
일식불래즉후세 수인보득차신견
不蠶衣 不田食 織女耕夫汗血力
부잠의 부전식 직녀경부한혈력
爲成道 業施將來 道業未成爭消得
위성도 업시장래 도업미성쟁소득
모름지기 속히 궁구하기를 마치 머리의 불 끄듯하여 다음해 또 그 다음해를 기다리지 말라
숨 한번 그치면 곧 다음 곧 다음 생이다. 뉘라서 이 몸 견고하다 보장하겠는가
누에 먹이지 않으면서 옷 얻어입고 밭갈지 않으면서
밥 먹으니 길쌈하는 여인과 밭가는 농부의 피땀흘린 노력이다.
도업 이루라고 시주한 것이거늘
도업 이루지 못하고 어떻게 그 업장 녹이리오.
哀哀父 哀哀母 嚥苦吐甘大辛勤
애애부 애애모 연고토감대신근
就濕回乾養育成 要襲門風繼先祖
취습회건양육성 요습문풍계선조
一旦辭親求剃落 八十九十無依託
일단사친구체락 팔십구십무의탁
若不超凡越聖流 向此因循全大錯
약불초범월성류 향차인순전대착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쓴 것 삼키고 단것 뱉어(괴로움은 당신 몫, 즐거움은 자식몫으로 돌리며)
큰 고통 견디고 진자리엔 당신들이,
마른 자리는 내게 돌려가며 길러주신것은
가문의 기풍을 따르고 선조를 계승케 하심인데
하루아침에 어버이 이별하고 머리깎으니
팔·구십에 의탁할 곳 없어라
(그대가)
만약 범부를 뛰어넘고 성현의 무리를 넘지 못한다면(득도 해탈 못하면)
한생 머뭇거리는 잠간사이에 크게 그르치게 된다.
福田衣 降龍鉢 受用一生求解脫
복전의 항룡발 수용일생구해탈
若因小利繫心懷 彼岸涅槃爭得達
약인소리계심회 피안열반쟁득달
善男子 汝須知 遭逢難得似今時
선남자 여수지 조봉난득사금시
旣遇出家披縷褐 猶如浮木値盲龜
기우출가피루갈 유여부목치맹구
가사와 발우만으로 평생을 두고 해탈을 구할 것이거늘
만약 작은 이익에 마음이 매이면
저 열반언덕에 어찌 도달하겠는가.
선남자여 너는 모름지기 알라.
얻어 어려운 것 만난게 이때인데 이미 출가해 누더기 옷 걸쳤으니
마치 눈먼 거북이가 바다에 뜬 널판지를 만난 것과 같다.
大丈夫須猛利 緊束身心莫容易
대장부수맹리 긴속신심막용이
당能行願力相扶 決定龍華親授記
당능행원력상부 결정용화친수기
대장부면 모름지기 용맹심의 날을 세워
몸과 마음을 속히 추스리되 쉽다고 하지말라
행과 원력이 빼어나 서로 부축이면 결정코
용화세계에서 직접 수기화게 되리라
龍 眼
치문경훈<35>
宗密禪師 座右銘
(종밀선사 좌우명)
-남 허물 판단말고 자기허물 닦아 없애라-
-생각·알음알이가 많으면 道의길 막힌다-
寅起可辨事 省語終寡尤
인기가변사 성어종과우
身安勤戒定 事簡소交遊
신안근계정 사간소교유
他非不足辨 己過當自修
타비부족변 기과당자수
百歲旣有限 世事何時休
백세기유한 세사하시휴
인시(새벽 3~5시)에 일어나야 (하루하루)일을 가릴 수 있고 (새벽에 일어나 마음 밭을 갈아야 그날의 일 속에서 거두는 바가 있고) 말을 아낄줄 알아야 마침내 허물이 적어진다.
몸은 계와 정에 힘써야 안돈하고 일은 간결하게, 벗과의 사귐은 성글게 하라.
남의 허물을 제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자기 허물은 마땅히 스스로 닦아 없애라.
기껏해야 백살이 한정인데 세상 일을 어느 때나 쉴 것인가
落髮墮僧數 應須모上流
낙발타승수 응수모상류
胡爲逐世變 志慮尙효浮
호위축세변 지려상효부
四恩 重山岳 치銖未能수
사은 중산악 치수미능수
蚩蚩居大厦 汲汲將焉求
치치거대하 급급장언구
머리 깎고 중이 된 팔자인대는 모름지기 윗 사람(스승·선지식)을 본보기 삼아 마땅하거늘
어찌 세상의 무상한 변화를 좇아서 뜻과 생각이 오히려 들뜨고 시끄럽게 하는가.
사은(부모·나라·중생·삼보의 은혜)이 산처럼 무거우니 치수(무게의 가장 적은 단위:적은 공력)로는 갚을 수 없거늘
어리석고 어리석게도 큰 집(절)에 기거 하면서 조급한 마음뿐이라 닦음이 없으니 어찌 도를 구할 것인가.
死生在呼吸 起滅若浮구
사생재호흡 기멸약부구
無令方服下 飜作阿鼻由
무령방복하 번작아비유
생사가 한 호흡간에 달려있고 나고 죽는게 물거품 같도다.
너로 하여금 가사를 걸치고 도리어 아비지옥의 인연·까닭을 짓게하지 말라.
法界 有如意寶人焉
법계 유여의보인언
久緘其身 銘其膺曰 古之攝心人也
구함기신 명기응왈 고지섭심인야
誡之哉 誡之哉
계지재 계지재
無多慮 無多知 多知多事 不如息意
무다려 무다지 다지다사 불여식의
多慮多失 不如守一
다려다실 불여수일
법계에 여의보인이 있으니 오래 그 몸살림을 닫아 걸고 가슴에 새겨 가로되 옛날에는 마음을 조섭한 이를 이름이라하니 경계할지어다. 경계할지어다.
많이 생각치 말고 많이 알려하지 말라. 알음알이가 많으면 일이 많으니 뜻을 쉬는 것만 같지 못하다.
생각이 많으면 (공부에) 잃는게 많다. 하나를 지킴(고요히 정에 들어 근본을 관함)만 같지 못하니라.
慮多志散 知多心亂 心亂生뢰 志散防道
려다지산 지다심란 심란생뢰지산방도
勿謂何傷 其苦悠長 勿言何畏 其禍鼎沸
물위하상 기고유장 물언하외 기화정비
滴水不停 四海將盈 纖塵不拂 五嶽將成
적수부정 사해장영 섬진부불 오악장성
防末在本 雖小不輕
방말재본 수소불경
생각이 많으면 뜻이 산란해지고 알음알이 늘면 마음만 어지러운지라 어지러우면 번뇌가 일어나고 뜻이 흩어지면 도의 길이 막힌다.
(이상에서 경계한 것을)무엇이 나쁘랴 하지말라, 그 고통은 더욱 길어지리라.
무엇이 두려우랴 하지말라, 그 화가 솥 속의 끓는 물처럼 어지러울 것이다.
물방울(사량·번뇌의 물방울)도 그치지 아니하면 장차 사해에 넘치게 되고 티끌도 털지 아니하면 장차 큰산을 이루리라.
(공부의) 끝 맺음은 근본에 있다. 비록(번뇌·망상이)적다고 가볍게 여기지 말라.
龍 眼
치문경훈<36>
- 미혹에 빠지면 수도의 길 영원히 막혀 -
- 교만한 마음 품고 남 대하면 미움싹터 -
亡名法師息心銘 (망명법사식심명) <2>
關爾七竅 閉爾六情 莫竅於色 莫聽於聲
관이칠규 폐이육정 막규어색 막청어성
聞聲者聾 見色者盲
문성자롱 견색자맹
一文一藝 空中小예 一技一能 日下孤燈
일문일예 공중소예 일기일능 일하고등
英賢才藝 是爲愚弊
영현재예 시위우폐
너의 일곱구멍(얼굴의 눈·귀·코·입)을 막고 육정(안이비설신의)을 닫아서 색을 엿보지 말고 소리를 듣지말라.
소리를 듣는 자는 귀가먹고 색을 보는 자는 장님이되니(듣되 듣지 못하고 보되 보지 못함)
(뛰어난) 글재주와 기예는 바람에 날리는 작은 모기에 불과하고 기술과 재능은 태양아래 외로운 등불이라 영웅·현사·재주꾼은 다 어리석고 헛된 것이다.
捨其淳樸 耽溺淫麗 識馬易奔 心猿難制
사기순박 탐닉음려 식마이분 심원낙제
神旣勞役 刑必損斃 邪逕終迷 修途永泥
신기로역 형필손폐 사경종미 수도영니
英賢才能 是曰혼몽 오拙羨巧 其德不弘
영현재능 시왈혼몽 오졸선교 기덕불홍
名厚行薄 其高速崩 塗舒汚卷 其用不恒
명후행박 기고속붕 도서오권 기용불항
순박함(천진함의 뜻)을 버리고 여색과 겉볼 아름다움에 빠져들면 식마는 날뛰기 십상이고(의식이 말처럼 뜀) 마음 원숭이를 제어키(마음이 원숭이처럼 까불어 댐) 어렵다.
정신이 이렇듯 고달퍼지면 몸도 반드시 망가지나니 삿된 길은 끝내 미혹일 뿐이라 수도의 길은 영원히 막힌다.
영현재능이 다 어둡고 심난한 것이다. 이 더럽고 치졸한 짓을 부러워하고 자랑해 보았자 그 덕은 크지 못하다.
이름은 두터운데 행함이 엷으면 (덕이)높다고 해 보았자 잠시 잠깐에 무너진다.
일이 순조로울 때는 잠시 펼치는 듯 하다가도(뜻대로 되는듯 하다가) 쇠퇴할 때는 말아들여야(뜻대로 안됨) 하나니 그 공용이 항상 떳떳치 못하다.
內懷橋伐 外致怨憎
내회교벌 외치원증
惑談於口 或書於手 要人令譽 亦孔之醜
혹담어구 혹서어수 요인령예 역공지추
凡謂之吉 聖謂之咎
범위지길 성위지구
賞翫暫時 悲憂長久
상완잠시 비우장구
안으로 교만한 마음을 품고 남을 억누르면 밖으로 원한과 미움만 짓는다.
혹 입으로 떠벌리고 혹 글을지어 사람으로 하여금 명예를 종요롭게 하면 또한 매우 추한 일이다.
범부들은 이를 좋은 일이라 하나 성인들은 이를 허물이라 이른다.
칭찬받고 좋아하는 것은 잠시요 슬픔과 근심은 길다.
畏影畏迹 逾走逾劇 端坐樹陰 迹滅影沈
외영외역 유주유극 단좌수음 적멸영침
厭生患老 隨思隨造 心想若滅 生死長絶
염생환노 수사수조 심상약멸 생사장절
不死不生 無相無名
불사불생 무상무명
一道虛寂 萬物薺平
일도허적 만물제평
何勝何劣 何重何輕
하승하열 하중하경
何貴何賤 何辱何榮
하귀하천 하욕하영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발자취가 두려워 아주 멀리 달아나면 달아날수록 더 좇아온다. 단정히 나무 그늘에 앉으면 (번뇌망상의)자취도 그림자도 사라지리라.
생을 싫어하고 늙음을 걱정하여 생각따르고 지음을 따르나니 한 생각 사라지면 생사가 길이 끊어진다.
죽지도 나지도 않으며 모양도 이름도 없느니라.
한 도가(마음길이) 텅비고 고요하여 만물이 평등하면 무엇이 높고 무엇이 낮으며 무엇이 무겁고 무엇이 가벼우며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천하며 무엇이 욕되고 무엇이 영화로우랴.
澄天愧淨 교日慙明
징천괴정 교일참명
安夫垈嶺 固彼金城
안부대령 고피금성
敬貽賢哲 斯道利貞
경이현철 사도이정
맑은 하늘은 깨끗함을 부끄러워하고 밝은 해는 빛을 부끄러워 한다(맑은 하늘은 스스로 깨끗하다 뽐내지 않고 밝은 해는 스스로 밝다고 으시대지 않는다)(고로 그 텅비고 고요하면) 편안하기가 무릇 태산준령같고 견고하기가 저 금성철벽이로다.
공경히(그대들) 어질고 슬기로운 이에게 붙이노니 이 도(불교)는 이롭고 바르니라.
龍 眼
치문경훈<37>
- 집착하고 분별한 업장허물 참회 하오니 -
- 세속에 물들지 않고 청정행 닦게하소서 -
歸命十方調御師 演揚淸淨微妙法
귀명시방조어사 연양청정미묘법
三乘四果解脫僧 願賜慈悲哀攝受
삼승사과해탈승 원사자비애섭수
但某甲 自違眞性 枉入迷流
단모갑 자위진성 왕입미류
隨生死而飄沈 逐色聲而貪染
수생사이표침 축색성이탐염
十纏十使 積成有漏之因
십전십사 적성유루지인
六根六塵 妄作無邊之罪
육근육진 망작무변지죄
迷淪苦海 深溺邪途 着我貪人 擧枉措直
미륜고해 심익사도 착아탐인 거왕조직
累生業障 一切愆尤
루생업장 일체건우
仰三寶以慈悲 瀝一心而懺悔
앙삼보이자비 력일심이참회
시방의 부처님과 진리를 펼쳐 보인 청정미묘법과
삼승(성문·연각·보살)·사과(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의 해탈승께 목숨바쳐 귀의하노니 원컨대 자비를 베푸사 가엽게 여겨 한마음으로 받아주옵소서
다만 제가 참 성품을 어기고는 미혹의 흐름(무명)에 굽어 들고,
생사를 따라 회오리바람처럼 돌며 색·성을 좇아 탐하여 물들고,
십전십사로 유루의 인을 쌓고(몸과 마음으로 항시 번뇌와 악업을 지어 고해를 드나드는 인연을 쌓아 올리고)
육근육식으로는 망녕되이 끝없이 죄를 지었습니다.
(또한) 어리석게도 고해에 빠지고, 삿된 길에 빠져들고, ‘나’에 집착하고, 남(상대)을 분별하고 바른 길은 버리고 굽은 길만 찾아 들었습니다.
(이렇듯) 여러 생에 지은 업장과 일체의 우심한 허물을 삼보의 자비를 우러러 빌며 일심을 기울여 참회하옵니다.
所願 能仁拯拔 善友提携
소원 능인증발 선우제휴
出煩惱之深源 到菩提之彼岸
출번뇌지심원 도보리지피안
此世 福其命位各願昌隆
차세 복기명위각원창륭
來生 智種靈苗同希增秀
래생 지종영묘동희증수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건져주시고 선지식이 손잡고 도와주사
번뇌의 깊은 흐름에서 벗어나 보리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하옵시며
이 세상의 복과 명은 각기 원하는 대로 창성하고
내생에는 지혜의 종자, 신령한 보리의 묘목이 빼어나게 자라기를 한가지로 희구하나이다.
生逢中國 長遇明師 正信出家 童眞入道
생봉중국 장우명사 정신출가 동진입도
六根通利 三業純和 不染世緣 常修梵行
육근통리 삼업순화 불염세연 상수범행
執持禁戒 塵葉不侵 嚴護威儀 용飛無損
집지금계 진엽불침 엄호위의 용비무손
不逢八難 不缺四緣
불봉팔난 불결사연
般若智以現前 菩提心而不退
반야지이현전 보리심이불퇴
태어남에는 이 땅에 나서 두고두고 눈밝은 스승을 만나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되 동진(색을 알기전 15세이하)으로 도에 들게 하소서.
(또한) 육근이 밝아 이치에 통하고 신·구·의 삼업이 깨끗하고 가즈런하며 세속 인연에 물들지 않고 항상 청정행을 닦게 하소서
금계를 굳게 지켜 털끝만큼도 침범치 않으며 행주좌와 중에 위의를 엄히 지키고 기어다니는 미물·나는 벌레의 생명이라도 다치지 않으며
(불법을 대면키 어려운) 여덟가지 난을 만나지 않고 (바른법을 익히는) 네가지 인연에 빠짐이 없어
반야의 지혜가 드러나고 보리심이 후퇴하지 않게 하소서.
修習正法 了悟大乘
수습정법 료오대승
開六度之行門 越三祗之劫海
개육도지행문 월삼지지겁해
建法堂於處處 破疑網於重重
건법당어처처 파의망어중중
降伏衆魔 紹隆三寶
항복중마 소륭삼보
承事十方諸佛 無有疲勞
승사시방제불 무유피로
바른 법을 익히고 닦아 대승법을 깨달아 마치고
육바라밀의 행을 쉬지 않아 삼아승지겁을 넘도록 계속하며
곳곳에 법당을 세우고 천겹만겹의 의심을 깨고
온갖 마군을 항복받고 삼보를 널리 번성케하며
시방제불을 섬기고 또 섬김에 조금도 피로함이 없게 하소서. 龍 眼
치문경훈<38>
- “기근들때 작물되어 굶주림 제도케하고 -
- 질병 나타나면 약초되어 치료케 하소서”-
怡山然禪師 發願文
(이산연선사 발원문) 쩗
修學一切法門 悉皆通達
수학일체법문 실개통달
廣作福慧 普利塵沙
광작복혜 보리진사
得六通之神通 圓一生之佛果然後
득육통지신통 원일생지불과연후
不捨法界 편入塵勞
불사법계 편입진로
等觀音之慈心 行普賢之願海
등관음지자심 행보현지원해
일체의 법문을 배우고 닦아 일체법에 다 통달 하고
널리 널리 복과 지혜를 지어 티끌 모래같이 많은 중생을 두루 이롭게하며육신통을 얻고 일생 일대사의 불과를 원만 성취한 연후에
중중무진 법계를 외면치 않고 두루 티끌세상의 노고에 몸을 나투어
관음보살의 자비심과 한가지로 마음을 내고 보현보살의 바다같은 행원대로 같이 행하게 하소서.
他方此界 逐類隨形 應現色身 演揚妙法
타방차계 축류수형 응현색신 연양묘법
泥犁苦趣 餓鬼道中
니려고취 아귀도중
或放大光明 或現諸神變
혹방대광명 혹현제신변
其有見我相 乃至聞我名
기유견아상 내지문아명
皆發菩提心 永出輪廻苦
개발보리심 영출윤회고
火확氷河之地 變作香林
화확빙하지지 변작향림
飮銅食鐵之徒 化生淨土
음동식철지도 화생정토
저 세상 이 세상 일체세계에 갖가지 중생류의 모양을 따라 색신을 나투어서 묘법을 널리 가르치고 떨치며
끝없는 고통의 진흙 밭을 가는 지옥세계와 아귀도 가운데서
혹은 대광명을 발하고 혹은 모든 신통변화를 나타내어서
나의 상을 보거나 나의 이름을 듣게 됨에
모두 다 보리심을 내어 영원히 윤회고에서 벗어나고
화탕지옥·빙하지옥은 향림으로 변화며 끓는 구리즙·뜨거운 쇠를 먹어야 하는 지옥무리는 극락정토에 태어나게 하소서.
披毛戴角 負債含怨 盡罷辛酸 咸霑利樂
피모대각 부채함원 진파신산 함점리락
疾疫世而 現爲藥草 救療沈아
질역세이 현위약초 구료침아
飢饉時而 化作稻粱 濟諸貧뇌
기근시이 화작도량 제제빈뇌
我願無窮 情與無情 同圓種智
아원무궁 정여무정 동원종지
털가진 짐승·뿔달린 짐승들과 원수맺고 빚진이들은 모두 신산고초에서 벗어나 다 함께 고루 복락을 누리며
모진 질병이 나타나면 변현하고 약초가 되어 고질병을 치료케 하고
기근이 들 때는 작물로 화하여 모든 이의 굶주림을 제도하게 하옵소서.
저의 원은 다함이 없나이다. 유정과 무정이 다 같이 일체 종지를 원망히 이루게 하소서.
山谷居士黃太史發願文
(산곡거사황태사발원문) 쩖
昔者 師子王 白淨法 爲身
석자 사자왕 백정법 위신
勝義空谷中 奮迅及哮吼
승의공곡중 분신급효후
念弓明利箭 被以慈哀甲
념궁명리전 피이자애갑
忍力不動搖 直破魔王軍
인력부동요 직파마왕군
三昧常娛樂 甘露爲美食
삼매삼오락 감로위미식
解脫味爲漿 遊戱於三乘
해탈미위장 유희어삼승
安住一切智 轉無上法輪
안주일체지 전무상법륜
我今 稱揚稱性實語
아금 칭양칭성실어
以身口意 籌量觀察 如實懺悔
이신구의 주량관찰 여실참회
옛적에 부처님께서 위없는 청정미묘법으로 몸을 삼고
수승한 지혜·걸림없는 적정 삼매의 경지에 들어 분신한 사자후를 하시며날카로운 지혜의 활과 화살에 자애의 갑옷을 입으사
한치의 흔들림이 없으매 바로 마왕의 권속을 깨뜨리시니
삼매 가운데 항상 열락을 즐기사 중생제도의 감로로써 미식을 삼고
해탈의 맛으로써 장을 삼아 삼승에 유희하시며(성문·연각·보살을 두루 열반의 언덕으로 이끄시며)
일체지에 머물러 위없는 법륜을 굴리셨도다.
내가 이제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을 받들어 칭송할제
신·구·의로써 헤아려 관찰하며(삼업이 한량없음을 스스로 살펴보며) 여실히 참회 하옵니다. 龍 眼
치문경훈<39>
- “어리석은 까닭에 삿된견해 숲 이루니 -
- 가피력으로 미혹구름 걷히게 하소서”-
山谷居士黃太史發願文 (산곡거사황태사발원문) 쩗
我從昔來 因癡有愛
아종석래 인치유애
飮酒食肉 增長愛渴 入邪見林 不得解脫
음주식육 증장애갈 입사견림 부득해탈
今者對佛 發大誓願
금자대불 발대서원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淫欲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부음욕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飮酒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부음주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食肉
원종금일 진미래세 불부식육
내가 예로부터 지금까지 어리석은 까닭에 매사에 애착이 많아
술 마시고 고기 먹고 사랑·애착에 목말라 이를 키워왔고 삿된 견해를 무수히 키워 숲을 이뤘으니 해탈을 하지 못했도다.
이제 부처님을 대함(수계)에 큰 서원을 발하옵니다.
원컨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음욕에 젖지 않겠으며
원컨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으며
원컨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겠습니다.
說復淫欲 當墮地獄 住火坑中 經無量劫
설부음욕 당타지옥 주화갱중 경무량겁
一切衆生 爲淫亂故 應受苦報 我皆代受
일체중생 위음란고 응수고보 아개대수
設復飮酒 當墮地獄 飮洋銅汁 經無量劫
설부음주 당타지옥 음양동즙 경무량겁
一切衆生 爲酒顚倒 應受苦報 我皆代受
일체중생 위주전도 응수고보 아개대수
設復食肉 當墮地獄 呑熱鐵丸 經無量劫
설부식육 당타지옥 탄열철환 경무량겁
一切衆生 爲食肉故 應受苦報 我皆代受
일체중생 위식육고 응수고보 아개대수
설사 다시 음욕에 젖으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 불구덩에 머물며 무량겁을 지내겠지만
일체 중생이 음란에 빠진 까닭으로 마땅히 받게 될 괴로운 과보를 내가 몽땅 대신 받겠습니다.
설령 다시 음주하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 바다같이 많은 끓는 구리즙을 마시며 무량겁을 지내겠지만
일체중생이 술 먹고 잘못을 저질음으로써 응당 받게 될 괴로운 과보를 내가 대신 몽땅 받겠습니다.
설사 다시 고기를 먹으면 마땅히 지옥에 떨어져 뜨거운 쇠구슬을 삼키며 무량겁을 지내겠지만
일체중생이 고기를 먹은 까닭에 받게되는 괴로운 과보를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願我 以此盡未來際忍事誓願
원아 이차진미래제인사서원
根塵淸淨 具足十忍 不由他敎
근진청정 구족심인 불유타교
入一切智 隨順如來
입일체지 수순여래
於無盡衆生界 現作佛事
어무진중생계 현작불사
恭惟十方洞徹 萬德莊嚴
공유시방통철 만덕장엄
於刹刹塵塵 爲我作證
어찰찰진진 위아작증
내가 이렇듯 미래세가 다하도록 (과보를 대신 받는 각오로) 인내하기를 서원하노니
육근육진이 청정하고 십인(보살이 무명 번뇌를 끊고 온갖 법이 본래로 고요하여 텅비었음을 깨닫기까지의 열가지 안주의 인)을 고루 갖추고 다른 교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며
일체지를 깨우쳐서 여래를 따라 중중무진 중생계 가운데 몸을 나투어 불사하기를 원하옵니다.
삼가 오로지 시방세계에 남김없이 통철하시며 만가지 공덕으로 장엄하시는 부처님께서는
찰나도 쉬지 않고 돌고도는 이 티끌세계에 저를 위해 증명을 지으소서.
說經歌羅邏身 忘失本願
설경가라라신 망실본원
惟垂加被 開我迷雲
유수가피 개아미운
稽首如空 等一痛切
계수여공 등일통절
설사 제가 가라라신(응골·태중에 들어 1주일이 되기전의 몸)으로 태중을 지나다가 제 본원을 잊을지라도
오로지 가피력을 드리워주사 저의 미혹의 구름이 걷히게 하소서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평등일심(한마음)으로 간절히 원하옵나이다.
龍 眼
치문경훈<40>
- “보살은 대비심 일으켜 큰 서원내되 -
- 일신 위해 홀로 해탈 구하지 마라”-
長蘆慈覺禪師 坐禪儀 (장로자각선사 좌선의) 쩖
學般若菩薩 先當起大悲心 發弘誓願
학반야보살 선당기대비심 발홍서원
精修三昧 誓度衆生 不爲一身 獨求解脫
정수삼매 서도중생 불위일신 독구해탈
爾乃放捨諸緣 休息萬事
이내방사제연 휴식만사
身心一如 動靜無間
신심일여 동정무간
量其飮食 不多不小 調其睡眠 不節不恣
량기음식 부다불소 조기수면 부절부자
반야지를 닦는 보살은 마땅히 먼저 대비심을 일으켜 큰 서원을 발하되오로지 선정삼매를 길이 닦아 맹세코 중생을 제도하되 일신을 위해 홀로 해탈을 구하지 말라
이에 모든 반연을 몰락 내려놓고 만사를 쉬며
심신을 한결같이하여 동정에 간단이 없이하라.
음식은 요량해서 많이도 말고 적게도 말며 수면을 조절하되 너무 억제도 말고 멋대로 하지도 말라
欲坐禪詩 於閒靜處 厚敷坐物
욕좌선시 어한정처 후부좌물
寬繫衣帶 令威儀 齊整然後 結跏趺坐
관계의대 령위의 제정연후 결가부좌
先以右足 安左陛上 左足 安右陛上
선이우족 안좌폐상 좌족 안우폐상
或半跏趺 亦可 但以左足 壓右足而己
혹반가부 역가 단이좌족 압우족이기
좌선할 때는 고요한 곳에서 두툼한 방석을 깔고
허리띠를 넉넉히 풀어 몸가짐을 단정히 고른 연후에 가부좌로 앉되
먼저 오른 발을 왼쪽 허벅지위에 올려 놓고 왼발은 오른쪽 허벅지에 올려 놓는다.
혹은 반가부좌라도 괜찮으나 다만 왼 발로 오른 발을 포개 누르면 된다.
此以右手 安左足上 左掌 安右掌上
차이우수 안좌족상 좌장 안우장상
以兩手大拇指面 相주
이양수대무지면 상주
徐徐擧身前向 復左右搖振 乃正身端坐
서서거신정향 부좌우요진 내정신단좌
不得左傾右則 前躬後仰
부득좌경우측 전궁후앙
令腰脊頭項骨節 相주 狀如浮屠
령요추두항골절 상주 장여부도
그런 다음 오른쪽 손을 왼발위에 편안히 놓고 왼손을 오른쪽 손바닥에 놓아 양손의 엄지 손가락면이 마주 보게하고
천천히 몸을 앞으로 들어보고 다시 좌우로 흔들어 본다음 몸을 바르게 하여 단정히 앉되
좌우로 기울어지거나 앞으로 구부정하든지 뒤로 제쳐진듯이 하지말라
그렇게해서 허리와 목의 골절이 서로 버티어 마치 부도탑같이 하라.
又不得聳身太過 令人氣急不安
우부득용신태과 령인기급불안
要令耳與肩對 鼻與臍對
요령이여견대 비여제대
舌柱上악 脣齒相着 目須微開 免致昏睡
설주상악 순치상착 목수미개 면치혼수
若得禪定 其力最勝
약득선정 기력최승
또 몸을 너무 꼿꼿이 곧추세워 남보기에 기가 급하고 불안케 하지말고
귀와 어깨가 마주 대하고 코는 배꼽을 마주 향하게 하라.
혀는 입천정에 붙여 입술과 이가 맞닿게 하며 눈은 가늘게 떠야 혼침을 면하게 되
니
만약(이렇게 해서) 선정에 들면 그 힘이 빼어날 것이다.
古有習定高僧 坐常開目
고유습정고승 좌상개목
向 法雲圓通禪師 亦訶人閉目坐禪
향 법운원통선사 역가인폐목좌선
以爲黑山鬼窟 盖有深旨 達者知焉
이위흑산귀굴 개유심지 달자지언
옛날 선정을 익힌 고승들은 좌선할 때 항상 눈을 떴다.
나아가 법운원통선사는 눈감고 좌선하는 이를 꾸짖어 ‘그리하면 흑산귀굴에 든
다’하니 다 같은 뜻이 있다. 통달한 이는 알것이다.
身相旣定 氣息旣調然後 寬放臍腹
신상기정 기식기조연후 관방제복
一切善惡 都莫思量 念起卽覺 覺之卽失
일체선악 도막사량 념기즉각 각지즉실
久久忘緣 自成一片 此 坐禪之要術也
구구망연 자성일편 차 좌선지요줄만
몸가짐을 바르게하고 호흡을 고른 연후에 아랫배를 편하게 풀어놓고
일체 선악을 도시 사량치 말라. 한생각 일어나면 곧 깨달을지니 그것을 깨달으면
곧 없도다.
(그렇게) 오래오래 반연 잊노라면 절로 일심 이룰지니 이것이 좌선의 종요로운 방
법이다. 龍 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