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던 날 저녁에 강구막회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비록 많은 이들이 참석을 안했지만 연초에 현직에서 한 발 물러나신 짜리형님을 뵐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짜리형님의 은퇴소식을 전해 듣고도 그간 술 한 잔 대접해 드리지 못해서 영 송구스러웠는데 마침 형님께서 참석을 하신다기에 다른 이들의 참석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모임을 강행했습니다. ㅡ.,ㅡ;;
경상도식 물회/강구막회
미리 공지한대로 첫 번째 메뉴는 강구막회의는 冷한 물회입니다.
이날 준비한 물회는 평소에 강구막회에서 내는 스타일이 아닌 다소 투박해 보이는 경상도(포항)식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경상도식 물회는 별도의 육수나 국물 없이 막 썰은 회와 곁들인 채소에 집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다가 나중에 냉수를 조금 부어서 질퍽하게 먹습니다.
취향에 따라 김가루, 참깨, 식초, 설탕가루, 참기름 등을 첨가해 맛을 보태기도 합니다.
잘 버무려진 물회
경상도식 물회는 조리법과 식재료가 심플하기에 회의 선도와 집고추장이 맛을 좌우합니다.
강구막회의 막회야 갑판장이 맛과 위생을 보장하는 것이니 당연히 최고의 식재료이고,
집고추장은 강구막회의 단골인 짝퉁창렬씨의 처갓댁에서 장모님이 담그신 수림원고추장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강구막회표 유기농매실청을 한 스픈 넣어 맛을 더했습니다.
금년에도 유기농 매실 60kg을 구해 못난이매실청을 담갔다는 소문을 슬쩍 흘립니다. ^^
마라샹궈 & 이성 문등학/대림동 왕찌마라샹궈
강구막회에서 이냉치열로 더위를 한풀 식힌 후에 이열치열로 더위를 다스리기 위해 대림동 '왕찌마라샹궈(王起麻辣香锅)'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라샹궈(麻辣香锅)는 중국 사천지방의 샤브샤브인 훠궈(火锅)와 궤를 같이 하는 마라향이 폴폴나는 알싸한 볶음요리입니다.
강구막회에서 지척인 남구로역 근처에도 마라샹궈를 하는 집이 있고, 서촌에는 한옥을 개조하여 아예 '마라샹궈'라는 상호를 달고 영업을 하는 사진 찍기 좋은 중국음식점도 있습니다만 갑판장이 즐겨찾는 마라샹궈집은 대림역 8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왕찌마라샹궈입니다.
갑판장이 이 집을 즐겨찾는 이유는 원하는 식재료를 원하는 만큼 손님이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 이번에도 식재료를 주워 담는데 치중하느라 깜빡하고는 그 장면을 사진에 담질 못했습니다.
입구에 샐러드바 처럼 채소류와 고기류가 진열되어 있는데 두 개의 냄비에 각각 채소류, 고기류를 담으면 그 무게를 달아 값을 정한 후에 한데 합쳐서 주방에서 마라향이 폴폴 나도록 볶음을 해서 다시 내줍니다.
이성 문등학(二星 文登學)
작년에 중국의 웨이하이(威海)로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곳에서 즐겨 마셨던 술이 문등학이었습니다.
당시 현지에서 살면서 갑판장네 일행의 잠자리와 먹거리를 책임졌던 하린아빠가 즐겨 마시던 빠이주라 자연스레 갑판장도 그 술맛에 푹 빠졌었습니다.
하린아빠의 주장에 의하면 웨이하이의 유흥주점에서는 짝퉁으로 의심되는 양주대신 값싼 빠이주를 주로 마시는데 삥뤼차(氷綠茶 가당을 하여 달다구리한 녹차음료)와 혼합하여 폭탄주를 만들어 마신다 하여 갑판장네도 그 코스를 그대로 밟았드랬었습니다.
당시에 유흥주점에서 마셨던 문등학은 삼성인가 사성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이성만 수입이 되었는지 그 것만 보입니다.
문등학은 별의 갯수로 등급을 표시합니다.
간만에 뵌 짜리형님의 안색이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날마다 헬스클럽과 도서관을 오가며 소일을 한다시더니 그러시다 짐승남으로 변신을 하여 셋째를 보시는 것은 아닌지 원...ㅎㅎ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아직도 마랴향이 폴폴~~~
첫댓글 ㅍㅎㅎㅎ 셋째를 본다???
오랜만에 파찌아빠와 영서아빠를 만나 즐거운 대화와 맛난 음식으로 회포를 풀었습니다. 파찌엄마와 이모님도 여전하시고, 앞으로도 무궁무진 발전하는 [강구막회]가 되시기 바랍니다......
더군다나 모든 비용을 파찌아빠가 부담하여 무지 미안(속으로는 고마워)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대빵 큰 수박을 먼 동네까지 들고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스지왕창)도가니(조금)찜이나 드시러 가시자구요. ㅎㅎ
나중에 경상도물회 먹으러 강구막회에 들러야겠군요... 후후훗
그러시든지....
참, 방아와 땡초는 이웃인 딸기아빠네 텃밭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소문입니다.
연락드려서 함께 찾아뵈야겠군요.
마무리는 방아잎과 땡초를 넣은 생태탕으로.. 후후후